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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드론’ 거미줄 규제가 北에 영공 내줬다

경기일보   2017년 06월 15일(목)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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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활용되는 분야는 다양하다. 물품 수송, 산림 보호 및 재난 감시, 시설물 진단, 국토 조사, 레저스포츠, 농업 등등이다. 평화적 사용을 기준으로 분류했을 때의 용도다. 여기에 공개하기 어려운 중요한 용도가 있다. 바로 무기(武器)다. 적진(敵陣)에서의 정보 수집, 시설물 탐지, 특정물 타격, 지형 조사 등 군사적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처럼 주적(主敵)과 대치하고 있는 나라에서의 중요성은 더 말할 것 없다.
13일 전 국민이 북한 드론에 놀랐다. 군사 분계선으로부터 270㎞ 떨어진 성주에까지 잠입한 북한 무인기다. 강원도에서 발견됐는데 군사 비밀 시설인 사드 포대 사진이 10여 장이나 나왔다. 북한 무인기가 수도권 일부를 탐색한 사실은 몇 차례 언급된 적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한반도 남부까지 활개치듯 비행한 행적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드론 기술로 개발된 북한 무인기에 우리 영공이 무방비 상태임을 증명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 드론 산업을 돌아보자. 세계 드론 기업 순위 1위는 중국의 DJI다. 10위까지 기업 중 중국이 5개, 미국과 독일이 각 2개, 프랑스가 1개다. 우리 기업은 없다. 지난해 8월 용인시 마북동에 세계 최초 실내 드론 비행장이 문을 열었다. 이마저 주인은 중국 기업 DJI다. 2015년 발간된 정부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로봇산업은 중국보다 0.7년 앞서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 같은 로봇 계열 산업인 드론만 크게 뒤져 있는 셈이다.
원인은 뻔하다. 규제 때문이다. 비행금지 구역에 진입시킨 조종사에게는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야간에 비행하거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비행하는 조종사도 같은 처벌을 받는다. 항공 촬영을 하려면 국방부가 막아서고, 시험 비행을 하려면 국토부가 막아서고, 주파수를 받으려면 미래부가 막아서고 있다. ‘금지된 곳에서는 비행하지 마라’가 아니라 ‘허가된 곳에서만 비행하라’는 전형적인 네거티브식 규제다.
정부라고 드론의 산업적, 국방적 가치를 모를 리 없다. 이런저런 육성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5천억원의 육성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드론은 기계, 항공 등이 어우러지는 융합기술 산업이다. 다양한 민간기업의 투자가 저변을 이뤄야 한다. 그런데 드론을 사용할 기회를 정부가 잔뜩 틀어쥐었다. 소비 시장을 틀어막고 있다. 어떤 인재(人材)가 뛰어들겠나.
북한 무인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군사 기지 노출’을 우려한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남북한 드론 기술의 차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도 전 근대적 규제로 썩히고 있는 우리 드론 산업, 그 사이 한반도 전역을 제 안마당 찍듯 비행하고 있는 북한 드론 산업. 이 인재(人災)에 가까운 규제를 지적하려는 것이다. 당장 풀어야 한다. 산업(産業)이 아니라 국방(國防)을 위해서라도 즉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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