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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천만의 지방기록원 설치가 필요한 때

조혜경   2018년 02월 13일(화)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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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흥행가도를 달리며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영화 1987’에 나왔던 장면이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에서 대공분실 사람들은 교도소에 수감된 고문경찰들의 면회기록을 못 남기게 하고 심지어 기록을 남긴 보안계장의 문서를 박박 찢어버린다. 

보안계장은 처음에는 권력에 순응하지만 민주주의를 위하여 그 면담기록을 해직기자에게 전하고 그 기록이 밖으로 전해져서 고문치사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된다. 이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민주주의의 근간은 바로 기록이다. 기록이 없는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

기록관리는 공공기록물 관리 측면에서 보면 행정투명성과 설명책임성의 근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정부에서는 기록을 관리하지도 않았고, 비밀문건을 만들어 특정권력자들끼리만 공유했다. ‘기록이 없는 나라, 기록을 보지 못하는 나라’였던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며, 이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자 해결책은 바로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의 설치다.

지방기록물이란 지방자치단체나 기타 지역의 권한 주체가 공식적으로 설립한 영구보존 기록물관리기관으로서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개정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특별시·광역시·도 또는 특별자치도 단위로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기록물관기기관의 역할은 시정 중요기록물이 방치되거나 유·멸실되지 않도록 보존·관리하며 더 나아가 시민들의 생활과 공적·사적 활동과 관련된 기록물을 적극적으로 수집하여 관리·활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들의 기록은 공공영역이 미처 포괄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일상, 의식과 이를 포함한 인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풍부한 내용을 가진 중요한 기록으로 지방에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공공기관 내부적 측면에서는 행정기록의 참고를 통한 행정력 효율성 증대효과가 있고 시민들로서는 공공기록 공유를 통한 행정참여, 시민기록 활용을 통한 교육 및 문화적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듯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은 기록을 단순히 보관만 하는 건축시설이 아니다. 기록의 보존과 함께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와 교육센터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종합적 공간의 개념이다.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을 영어로 하면 아카이브(ARCHIVES)라고 하는데 외국에서는 도서관, 박물관과 더불어 3대 핵심 문화기관에 속한다.

뉴욕, 런던, 암스테르담, 북경, 도쿄 등 해외 이름난 주요 도시에서는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의 아카이브와 지방에 있는 아카이브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해당 지역의 지방기록물 수집, 정리, 보존, 열람서비스 등의 기본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활동과 교육지원을 통해 지방의 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아카이브들은 시민 누구에게나 평등한 접근을 제공하고 있다.

투명행정에 기반한 거버넌스에 기여하고 동시대 지역주민의 삶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기 위한 인천의 지방기록원 설치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되는 시기가 왔다.

조혜경 인천시 민원실 기록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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