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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근혜·최순실·이재용 판결은 다 별개 / 자의적 문구 해석으로 법원 압박 말아야

경기일보   2018년 02월 14일(수)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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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종범 수첩’ 인정, 다를 수 있어
朴 재판 예단 위해 경쟁적 왜곡
판결문구 자의적 해석 자제해야

법원이 최순실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미르ㆍK 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은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해 기업체에 출연을 강요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받거나 약속받은 433억원 중에는 72억9천만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삼성에서 받은 영재센터 후원금과 두 재단 출연금 204억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롯데 그룹이 낸 70억원은 박 전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 사이에 청탁 대가로 봤다.
예상했던 중형이다. 그런 만큼 최순실 판결문 자체에 대한 갑론을박은 적다. 대신, 이번 판결문을 놓고 박 전 대통령 재판 결과를 예상하는 ‘판결 문구 해석 논쟁’이 시작됐다. 국정 농단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이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당연한 일이다. 많은 부분에서 박 전 대통령의 판결을 예상케 하는 암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도를 넘는 ‘판결문구 해석’은 재판부를 압박하는 그릇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안종범 수첩이다. 이 수첩은 박 전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로 여겨졌다. 박영수 특검팀은 ‘사초(史草)’라고 표현하며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게 내용과 분량이 방대하다. 안 수석이 경제수석ㆍ정책조정수석으로 근무하던 2014~2016년에 작성했다. 여기에 대통령 지시 사항을 일자별로 적어놨고 그 분량만 63권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순실과의 관계도 상당 부분 적혀 있다.
이 수첩에 대한 법원 판단이 얼핏 다르게 보인다.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증거 능력이 없다’고 했고, 최순실 1심 재판부는 ‘증거 능력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벌써부터 ‘같은 증거, 다른 판단’이라는 주장들이 쏟아져 나온다. 정말 그런가.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수첩의 증거 능력에 대해 “객관적 일정이나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기재한 것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내밀한 독대에서 오간 내용까지 증명하는 자료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최순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정황증거로 사용되는 범위 내’에서 증거 능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증거 능력 인정 여부는 수첩 자체가 아니라 수첩에 기재된 구체적 기록이다. 당연한 판시다.
재판부 판단이 다른 게 아니라 구체적 내용이 다른 것이다. 여기에 피고인도 다르니 달리 보는 게 당연하다. 이런데도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여론몰이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증거 능력이 부인됐으니 박 전 대통령은 무죄’라거나 ‘증거 능력이 인정됐으니 박 전 대통령은 유죄’라며 섣부른 예단을 남발하고 있다. 더구나 알 만한 전문가들이 논평을 빌미로 이러고들 있다. 혹세무민(惑世誣民)을 통한 법원 압박이다.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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