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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엘리트 지망생의 치매 인식도

김근홍   2018년 06월 12일(화)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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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의 법조인들을 양성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시키는 어느 학원에서 근래 실시한 전국 논술모의고사에 치매 관련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문제에 문제는 없는지 검토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역시 치매 관련한 사실과 맥락을 살펴달라는 부탁이었다.

치매의 심각성에 따른 몇 가지 자료들과 예방과 조기 진료의 중요성 그리고 시설에 대한 노인들의 거부감과 환자 가족의 부담 등이 간결하게 제시됐다. 이어 ‘치매국가책임제’의 약속과 치매 환자 관련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는 상황이 설정되었다. 그 원인으로 병의 진행 정도, 환자의 행복, 환자 가족의 삶, 치료와 돌봄의 전문성, 정부 재정의 효율성 등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다섯 가지가 제시되었다.

이어서 10행 안팎 분량의 자료가 다섯 개 나온다. ①병원의 계열화와 대형화 : 모든 단계의 환자들 체계적 수용으로 효율성과 전문성 강화 ②재가 돌봄 : 살던 곳에서 같이 살던 사람과 함께 살기 ③일본 사례 중 지역사회 돌봄 모델과 경북의 ‘우리마을 예쁜치매쉼터’와 ‘치매보듬마을’ : 몸이 기억하는 지역사회에서 자기 몫의 역할도 할 수 있는, 파견 전문 인력을 갖춘 공동체 차원의 돌봄 체계 ④네덜란드 호그백 치매마을 : 모든 인력이 치매 관련 교육 받고, 152명의 중증 환자들이 서로 어울리는 문화의 사람들끼리 짝을 이뤄 주거하며 사는 마을 ⑤중증 혹은 이상 증세 환자들 대상으로 주거지에서 가급적 가까운 곳에 소규모 시설 : 취미와 소일거리 등 최대한 격리 성격 완화책들 포함. 마침내 문제로서 자료에서 둘을 정책 방향으로 선택하여 논변하고, 선택하지 않은 자료들을 논박하라고 제시되었다. 2단으로 나눈 A4 한 장에 치매와 관련한 현실을 거의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었다.

이런 사항들을 굳이 정리한 것은 치매인식의 현황을 제법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 문제를 보고 2와 5 아니면 3과 5를 고르고, 나머지를 논박하는 문제겠다고 생각했다. 시험과 채점이 모두 끝난 뒤 궁금하여 결과를 물었다. 대략 10% 정도가 저 조합을 고르고 제대로 설명했다고 한다. 2와 3을 고른 경우, 1과 4, 1과 5를 고른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2와 1, 1과 3 등 생각할 수 있는 조합 가능성이 거의 다 나온 듯했다. 추측에 따르면, 주변에 치매환자가 있거나 아니면 사회복지 분야와 연관이 있는 수험생들의 경우 문제의 취지와 쟁점을 쉽게 이해하고 해결했다. 반면 치매환자와 만나본 경험이 없고, 생각해본 적 없는 이들은 맥락을 놓치고, 시설만 두 개 고르거나 아니면 재가와 공동체 돌봄의 조합처럼 스스로 함정에 빠진다.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치매로도 엘리트 교육을 위한 시험문제를 꾸밀 수 있구나.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에는 시험이 참 많고도 많다. 그 시험들에서 이런 문제들이 다양하게 다루어진다면, 그 또한 중요한 시기의 학생 및 수험생들에게 바람직한 인식 변화의 효과적인 기회가 되지 않을까.

복지란 사회가 사회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돕는 것이요, 국가가 가족의 일을 대신할 수도 없고,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래서는 안 된다. 문제의 해제에 나온 말이다. 곧 치르게 될 선거의 후보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들의 치매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유권자로서 나서서 질문이라도 했어야 참다운 유권자 역할을 다한 것이려나? 6월13일 투표라도 꼭 해서 책임이라도 다해야 하겠다.

김근홍 강남대 교수한국노년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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