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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 제갈공명의 ‘후보자 감별법’

변평섭   2018년 06월 13일(수)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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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생신을 맞아 가족들이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6ㆍ13지방선거에서 교육감은 A후보를 찍으라고 했다. 과거 아버지가 교직에 있을 때 함께 근무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어머니가 “그 교육감 후보는 어느 정당이냐?”고 물었다. 교육감은 정당공천이 없다고 하자 모두들 “정당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다”며 아버지가 이야기한 A후보를 찍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다음에는 시·도지사 후보 이야기가 나왔다.
장남은 시 후보는 사람은 별로지만 정당이 좋아 찍겠다고 했다. 차남은 B 후보가 정당은 안 좋지만 인품이 좋아 그를 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시집간 딸이 의견을 말했다. C후보는 정당도 마음에 안들고 공약도 모르지만 지난 연말 바자회 때 자기 아들을 데리고 갔는데 예쁘다고 안아 주었기 때문에 그를 찍겠다고 했다.

모두들 “아이 한번 안아 주었다고 찍어 주는 건 말이 안된다”고 하자, “다른 사람은 별수 있나요? 다 똑같지 뭐…우리 아기 한번이라도 안아 준 후보가 좋다구요…”하는 것이었다.
이때 어머니가 거들었다.
“도대체 그 많은 출마자들을 어떻게 아나? 나는 영 모르겠더라. 그래서 첫 투표지부터 마지막 투표지까지 줄투표를 하겠다.”
이날 그들의 가족모임에서 나온 이야기가 오늘 투표장으로 나가는 우리들 현실이다.
여기에는 공약이나 정책을 촘촘히 챙기는 것도 없고, 그저 아버지가 추천해서, 인물은 마음에 안들지만 정당이 좋아서, 정당은 마음에 안들지만 인물이 좋아서…그리고 똑같은 사람들이니 아기 한 번 안아준(그러니까 스킨십) 후보를 찍는다는 것.

더욱 놀라운 것은 후보자가 하도 많아 누군지도 모르고 줄투표를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민 90%는 자기가 사는 곳의 구청장 후보를 모르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래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줄투표다. 처음에 찍은 칸대로 나머지 후보들(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의원을 비롯한 기초의원) 모조리 같은 순서로 찍겠다는 것.

정말 이것이야 말로 많은 세금을 쏟아 부어 치루는 지방선거의 뜻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발전을 위해서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도지사는 도지사, 시장은 시장, 군수는 군수이고 도의원, 시의원, 교육감도 다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만큼 투표도 거기에 맞춰 깊이 생각하고 행해져야 한다.

중국 삼국시대 최고의 전략가이며 유비의 스승 역할을 한 제갈량은 그가 사람을 뽑을 때 기피해야 할 인물을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① 의식적으로 사람들 눈에 잘 띄는 옷을 입는 자 ② 귓속 말 하기를 좋아하고 자기보다 능력있는 사람을 비방하는 자 ③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상론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자 ④ 공적인 규율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판단하여 선동하기를 좋아하는 자 ⑤ 이익이 된다면 적과도 서슴없이 내통하는 자.

그렇다면 오늘 내 손에 들어 온 투표용지에 오른 후보자들 중에서 제갈량이 예시한 다섯 가지 유형에 드는 사람은 없는지 챙겨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또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들 유권자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제갈량은 이런 부류를 감별하는 방법의 하나로 술을 취하도록 마시게 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많은 후보들에게 술을 마시게 할 수는 없고 ‘일’에 취하게 하는 건 어떨까?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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