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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이재명을 만나다] 인간 이재명은 여리지만, 도지사 이재명은 강하다

여승구 기자   2018년 07월 09일(월)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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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도청 북부청사에서 본보와 인터뷰 중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도청 북부청사에서 본보와 인터뷰 중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인간 이재명’이 그리는 새로운 경기도는 특별한 경기도가 아닙니다. 예측이 가능하고, 기본이 바로 서는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

민선 7기 이재명호(號)가 지난 1일 태풍 속에서 출항을 알린 지 어느덧 1주일이 지났다. 1천300만 도민과 함께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취임 첫 주는 숨 가쁜 도정 개혁 속 마무리됐다. 그러나 1주일이라는 시간은 협치, 균형발전, 공정과 정의, 복지 확대 등 이 지사의 수많은 도정 화두를 살펴보기에 짧은 시간이었다. 이에 본보는 ‘평화시대, 새로운 경기’를 외친 이 지사를 맞아 지난 6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의정부)에서 인터뷰를 진행, 이와 관련된 이 지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이 지사는 경기북부에 대해 “리트머스 시험지 같다”며 “북부 발전을 민선 7기 성공의 척도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또 도민을 아우르는 협치를 강조한 그는 “협치는 당연한 선택이었으며 특히 도민이 중심인 직접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새로운 경기의 실체를 ‘예측 가능한, 기본에 충실한 경기도’로 정의했고, 복지를 ‘경제 지속성장의 마중물’이라고 비유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인간 이재명이 여리고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이지만, 충실한 머슴으로서 열심히 잘할 자신이 있다”며 “임기가 끝날 때 즈음 ‘저거 일 좀 더 시켜먹어야겠다’라고 도민들이 생각하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부청사에서 지사를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도지사 이재명’에게 경기북부는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

이재명표 경기도정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리트머스 시험지를 통해 간단히 용액의 산성ㆍ염기성 여부를 판단하듯이 경기북부의 변화만 봐도 민선 7기 성공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공평함과 공정함이기 때문이다.

북부 도민들은 단지 북부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국민이 분담해야 할 분단의 고통을 혼자 다 뒤집어썼다. 그러나 이 같은 손실에 대한 보존은 안 이뤄졌다. 이게 바로 불공정함이 아닌가. 특별한 희생을 치른 곳에 특별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선거 기간 쟁점이 된 분도(分道) 이야기도 핵심은 소외감, 피해의식이다. 북부뿐만이 아니라 동부, 남부 외곽지역도 소외되지 않고 억울하지 않게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싶다. 특별한 재정적ㆍ행정적ㆍ정책적 배려를 실시, 이를 통해 도 전역이 고루 발전하는 게 제가 하고 싶은 핵심적인 일 중 하나다. 재차 강조하지만 북부가 잘 돼야 도정이 성공한다. 북부 도민들이 억울함을 느끼면 도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새로운 경기’의 시대가 열렸다. ‘이재명표 협치’란 무엇인가.

시기적으로 당연한 선택이며 민ㆍ관ㆍ정이 형식을 넘어 한 식구처럼 모든 것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과거 불가피했던 연정과 협치는 다르다. 민선 6기 여소야대 국면에서 다른 정치 세력 간 인사ㆍ재정 권한 등을 나눈 게 연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경기 정치 구조를 보면 단일한 정치 세력이 의회와 집행부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회와 집행부는 하나의 식구처럼 정책논의, 의사결정 등 단계를 함께 밟아가야 한다.

아울러 선출된 이들 간의 협치보다 주권자의 의지가 일상적으로 관철되는 직접민주주의가 중요하다. 민ㆍ관 협치를 가능케 하는 구조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구성 중인 (가칭)민ㆍ관ㆍ정 협치위원회도 그 일환이다. 또 도의 조정자 역할도 중요하다. 경기지역에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31개 시ㆍ군이 뭉쳐 있기 때문이다. 도는 이들 시ㆍ군이 특수성을 품고 협력하며 경쟁할 수 있도록 돕겠다. 시민사회, 집행부, 의회, 시ㆍ군이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 논의기구를 통해 협치를 완성하겠다.

-‘새로운 경기’를 실현할 구체적인 구상은.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기본에 충실한 경기도를 만들겠다. 새로운 경기는 특별한 곳 또는 다른 신세계가 아니다. 법, 상식, 원칙, 규범, 도덕 등이 잘 지켜지는 사회다. 기회가 공정하고 경쟁도 합리적으로 공정해 각자의 몫이 정상적으로 배당되는 게 중요하다. 상식이라고 믿어지는 사항들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경기도를 만들고 싶다.

별 거 아니고 쉬워 보이지만, 막상 현실에서 이런 사회를 보기 어렵다. 우리가 모두 노심초사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규칙을 위반할 거야’, ‘다른 사람들이 내 몫을 빼앗을 거야’, ‘나도 언젠가 다른 사람들처럼 규칙을 어기고 이익을 얻을 자리로 가겠지’ 등의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규칙을 지키면 손해 보지 않는 예측 가능한 사회, 기본에 충실한 경기도가 이러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지닌 잠재력과 자원을 오롯이 펼칠 수 있다면 개인과 사회 모두 발전할 것이다.

-성남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ㆍ무상교복ㆍ공공산후조리원)의 경기도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이재명 지사에게 ‘무상복지’란 어떤 의미인지.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자 밑거름이다. 요즘 상황을 보면 투자할 돈은 많은데 투자할 곳이 없어 경제가 죽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때 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게 보편적 복지를 늘리되 지역화폐 형태로 투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시중의 구매력이 늘어나고 돈의 순환이 최소 2배 이상으로 보장된다. 보편적 복지로 구매력이 생긴 서민들이 일차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영세 상인과 자영업자에게 지역화폐를 건넨다. 이어 지역화폐를 받은 상인들은 이를 다시 현금화하면서 돈을 순환시킨다. 복지와 지역화폐의 연계가 경제 모세혈관을 살리는 것이다.

저는 이러한 정책을 루스벨트(1930~40년대 미국의 4선 대통령, 지역개발과 노동시장 확충 등 뉴딜 정책을 통해 대공황을 물리치고 미국 경제 호황기를 이끌었다)의 성공으로부터 배웠다. 성장의 결과를 특정 소수만 누리지 말고 모두가 최대한 누려야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다. 돈이 쌓여 있고 멈추면 경제 대공황이 찾아와 자본주의 체제가 무너진다. 이 같은 신념을 품은 저에게 복지란 성장의 반대개념이 아닌 현 단계에서 성장을 뒷받침하는 존재다.

-지사님에게 ‘촛불 혁명’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도민들은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형 혁명’을 원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대리인에게 책임을 물은 첫 사례로,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진짜 민주국가로 태어났다. 이후 주권자들의 주인의식과 자신감이 엄청나게 커졌다. 단순한 사건으로 보면 안 된다. 주권자가 주권자로서의 책임과 노력을 다하고, 이를 대접받은 출발점이다.

촛불 혁명은 끝나지 않았고 아직 진행 중이다. 혁명은 정권 교체로 이어졌지만 문재인 정부의 ‘나라다운 나라’는 각 지역 현장에서부터 실현될 수밖에 없다. 경기도는 평화ㆍ번영 등 문재인 정부 핵심 키워드와 가장 들어맞는 곳이다. 경기도는 ‘나라다운 나라’를 가장 모범적ㆍ선도적으로 실현하는 지방정부가 될 것이다.

-‘이재명’이라는 고유명사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진짜 ‘인간 이재명’은 어떤 사람인가.
상처도 쉽게 받고 정도 많은 사람이다. 과거 MBTI 검사(성격 유형)를 받았는데 전문가 의사가 결과를 보고 저를 끌어안고 울었다. 의사는 “이렇게 여린 사람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겠느냐”라고 울먹였다.

저는 이 나라의 부정부패 청산을 외치며 전차 같이 저돌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하지만 어쩌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 워낙 단단한 껍질을 가진 사람이어서 내면의 고통도 없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마음이 여리다.

-‘협치 주체 1호’인 1천300만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도민들은 자기에게 필요한 도구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남의 일이 아닌 자기 일로써 판단한 것이다. 주인인 도민들은 정치인을 지배 주체가 아닌 머슴 혹은 나의 일을 대신 해줄 사람으로 보며 투표했다. 저는 이에 보답해야 한다. 충실한 머슴으로서 활동하며 임기가 끝날 때 즈음 ‘저거 일 좀 더 시켜먹어야겠다’라고 도민들이 생각하게끔 하겠다. 열심히 할 자신 있고, 나쁜 짓 안 할 자신 있다. 높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이용성 정치부장 / 정리=김규태ㆍ여승구기자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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