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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버스 시장

이명관 사회부장   2018년 10월 12일(금)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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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제 여파가 버스업계를 한바탕 뒤집어 놓았다. 수원여객과 용남고속의 극적인 노사 협상 타결로 귀결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수원여객과 용남고속의 임금 인상율은 각각 12%, 15%에 달했다. 이 중 한 업체 관계자는 “당초 8월에 협상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노조측에서 내년 최저임금 인상액이 결정된 뒤 논의하자고 해서 임금협상이 늦어졌다”며 “협상과정에서는 10% 넘게 인상된 최저임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7천530원이고, 내년 최저임금은 2018년보다 10.9% 인상된 8천350원이다. 2020년에도 최저임금이 이같이 올라간다면, 내년도 임금협상도 그 이상으로 올라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어 “버스가 멈춰서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노조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했지만, 향후 회사가 감당해야 할 돈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임금협상을 하지 않은 업체들로부터 ‘이런 식으로 첫 단추를 끼면 어떻게 하냐?’라며 늘어난 부담감에 대한 하소연을 수없이 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업체는 이번 노사 협상으로 버스기사 등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금 부담액이 연간 수십억 원 늘어났다. 버스업체의 성격상 인건비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탓이다.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공익적인 영역이라는 이유로 노사간에 극적인 임금 협상이 이뤄졌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결국은 단순한 시간벌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또한 앞으로도 수많은 버스업체들이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기만 한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수원여객과 용남고속 등 버스회사 관계자들이 수원시청을 찾아 이 같은 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감차 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비추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버스회사가 늘어난 임금 부분에 대해 내놓은 첫 번째 해결책은 감차 운행을 통한 비용 줄이기로 해석된다.

물론 지자체 입장에서는 시민 불편 등의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만큼 갈등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버스업체가 최근에는 버스운전기사 신규채용을 사실상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결국 마지막 해결책은 ‘버스요금 인상’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지만, 물가 인상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여서 아직은 수면 아래에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1년간 유예됐던 주 52시간제까지 도입되는 내년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버스업계에서는 내년 6월부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지만,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을 위해서는 내년 초부터 노사 등이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도버스운송조합 측은 주 52시간에 따른 1일2교대 시행을 위해서는 당장 8천여 명의 버스 운전자 신규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버스업체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약 4천억 원에 달하는 만큼, 버스업계의 경영악화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버스업체들도 주 52시간제에 발맞춰 나가려면 최소 25% 이상 버스기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회사 자체적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도입한 정부는 현재까지는 관망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관련 종사자들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결국 현재까지 뒷짐을 지고 있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 내에서도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의 의견이 하나로 합쳐져 한 목소리를 내야 혼선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준공영제 또는 공영제로 가야하는 것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열악한 환경의 버스업계에서도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이라는 좋은 취지의 제도가 안착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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