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23명 죽었는데 2층 비상구 의무 없다니”... 아리셀 박순관 2심서 징역 4년

아들 박중언 본부장은 징역 7년
재판부 “원심 양형 무겁다” 감형
중대재해법 실효성 논란 재점화

image
영장실질심사 마친 박순관 대표. 연합뉴스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신현일)는 22일 열린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 책임이 1심 대비 70~80%가량 감형되면서 법조계와 노동계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항소심에서도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박 대표 측은 "명목상 대표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경영책임자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재판부는 감형의 결정적 근거로 ‘비상구 설치 의무’에 대한 법리 해석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안전보건규칙은 건축물 자체의 비상구를 규정할 뿐 층별 설치 의무는 없다”며 참사 현장인 2층의 비상구 미설치를 무죄로 판단했다.

 

아들에게 경영 전반을 맡긴 것 역시 책임 면탈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며,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형량을 크게 줄였다. 함께 기소된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의 형량도 원심보다 감경됐다. 

 

또한 합의 여부를 양형에 제한적으로 반영할 경우 피고인의 피해 회복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논리도 덧붙였다.

 

박 대표는 지난 2024년 6월 24일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23명 사망, 8명 부상)와 관련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하고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 파견받아 투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앞서 1심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고 형량인 징역 15년이 선고됐고, 함께 기소된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도 징역 15년과 벌금 100만원이, 아리셀 법인에는 벌금 8억원이 내려진 바 있다.

 

image
2024년 6월 화성시 아리셀 리튬 배터리 제조 공장 화재 현장 모습. 경기일보DB

 

 이번 판결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법정을 찾은 유가족들은 “사람이 23명이나 죽었는데 징역 4년이 말이 되느냐”며 통곡했고, 피해자 측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앞으로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라며 판결을 정면 비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