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사설] 일꾼을 뽑을 것인가, 머슴이 될 것인가

image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6월3일이다. 지방선거일이다. 면면을 살펴 냉정히 결정하자. 신분증 챙겼으면 투표장으로 가자. 선택한 후보자에게 한 표를 건네자. 오늘 투표가 4년을 좌우한다. 이제 서른살도 넘긴 지방자치다. 투표에 좌우된 행정이 수없이 많다. A시장은 개인 비리로 시정을 망가뜨렸다. B시장은 오판으로 빚더미 행정을 남겼다. 반면 고품격 문화 도시로 발전시킨 C시장도 있다. 10년 숙원을 한 방에 해결한 D시장도 있다. 그 극단의 결과를 부르는 선택, 그 투표 현장으로 가자.

 

되돌아보면 유난히 차분했던 선거다. 선거 때마다 목격되던 폐습이 있다. 유세장 싸움, 선거운동원 충돌, 확성기 시비 등이다. 거의 안 보였다. 현수막·벽보 중심의 선거도 조용했다. SNS 등 인터넷 선거로 옮겨간 듯하다. 선관위의 집계가 상황을 잘 설명한다. 2022년 선거 때는 선거일 하루 전까지 2천600여건이 적발됐다. 현수막 관련, 허위 사실, 기부행위, 공무원 선거 개입 등이 있었다. 이번 통계는 최종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크게 줄어든 추세는 확인된다.

 

선거의 양면성은 존재한다. 차분한 선거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지역 현안 토론을 막았다. 경기도 선거다.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GTX, 교통망, 신도시, 산업단지, 교육 문제 등이다. 그런데 대부분 조용했다. 후보들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지역 이슈를 덮으면서 개인 홍보에 치중했다. 공약은 토론과 공방을 통해 다듬어진다. 이런 과정이 공론화되면서 실현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이번에 이런 게 없거나 부족했다. 차분함이 빼앗아 간 유권자 권리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투표 참여 의지다. 미디어리서치의 마지막 여론조사가 있다. 61.1%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가능하면 투표’까지 합치면 90.4%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투표 의사를 밝혔다. 사전투표에서는 이미 최고의 투표율이 나왔다. 20.96%로 4년 전 18.96%보다 2%포인트 높다. 지역·연령·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다. 하지만 투표 참여 의지는 분명히 높아졌다. 치열한 선거 열기와 구분되는 냉철한 투표 열기다. 포기해서는 안 될 이유다.

 

프랑스 정치 사상가 장 자크 루소가 말했다. “투표하는 순간만 자유롭다. 투표가 끝나면 다시 예속된다.” 유권자의 한계를 잘 짚었다. 절절히 와 닿는 명언이다. 5명의 경기지사 후보, 2명의 경기교육감 후보, 75명의 시장·군수 후보, 355명의 광역의원 후보와 754명의 기초의원 후보. 틀림없이 여기서 ‘4년 선출직’이 나올 것이다. 잘 뽑으면 일꾼, 잘못 뽑으면 상전이다. 일꾼을 뽑아 행정의 주인이 될 것인가. 상전을 뽑아 행정의 머슴이 될 것인가. 가서 선택하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