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50대 환자 김모씨는 통증이 줄어 안심하던 차에 다시 다리 저림과 당기는 현상을 느꼈다. 수술 직후에도 저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나아지던 증상이 다시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김씨처럼 허리디스크 수술 후 남아 있는 저림이나 감각 이상으로 재발을 우려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수술 후 통증과 저림은 재발 전초 증상인 걸까. 전문가들은 “허리디스크 수술 후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일정 기간 남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며 회복 흐름의 양상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수술 후 통증과 저림이 남았다고 해서 이를 바로 재발로 볼 수는 없다. 허리디스크 수술은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상태를 풀어주는 치료인 만큼, 수술 전 다리로 뻗치던 심한 방사통은 비교적 빠르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저림, 당김, 감각 둔함,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 같은 신경학적 증상은 통증보다 회복 속도가 느리다. 특히 수술 전 신경 압박이 오래 지속됐던 경우에는 눌렸던 신경이 회복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호전되기도 한다. 허리통증 역시 재발보다는 조직 회복이나 근육 긴장과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수술 부위 주변 연부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통증이 남을 수 있고, 허리 근육 긴장이나 자세 변화, 활동량 변화로 불편감이 이어질 수도 있다. 연세스타병원 차경호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수술 후 남은 증상만으로 재발을 단정하기보다 전체적으로 호전되는 흐름인지 다시 악화되는 양상인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 회복 과정으로 넘기지 않아야 하는 경우를 잘 살펴봐야 한다. 한동안 줄었던 증상이 다시 뚜렷해지면서 예전처럼 엉덩이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 나타나거나 저림과 감각 저하가 심해질 때는 특히 유의하도록 한다. 여기에 발목에 힘이 빠져 발을 들어 올리기 어렵고, 발가락이 잘 들리지 않거나, 걸을 때 발끝이 끌리는 변화가 있는지 본다. 이런 증상이 며칠 이상 이어지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신경을 다시 압박하는 원인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차경호 원장은 “다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 부위 디스크 재발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요추 마디의 새로운 디스크 문제를 비롯해 흉터 유착, 남아 있는 염증 반응, 근육이나 관절에서 오는 통증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곧바로 재수술로 이어지지 않고 진행성 근력 저하나 대소변 이상 같은 응급 신경학적 이상이 없다면 약물치료, 활동 조절, 재활치료, 필요 시 주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며 경과를 볼 수 있다. 통증이 매우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다리 힘이 계속 떨어지는 경우에는 재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수술 후 회복기 관리는 특히 중요하다. 허리를 깊게 숙이거나 비트는 동작,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드는 행동은 피하고, 흡연과 비만 역시 회복을 더디게 하거나 허리에 추가적인 영향을 주는만큼 함께 관리하도록 한다. 통증이 줄었다 해도 걷기처럼 무리가 적은 움직임부터 시작해 몸 상태를 보며 조금씩 늘려가는 편이 안전하다. 차 원장은 “허리디스크 수술 후에는 눌렸던 신경의 회복뿐 아니라 손상된 디스크 바깥층과 주변 조직이 안정화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복 초기에 허리에 반복적으로 부담을 주면 증상이 다시 도드라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하지 않고 몸 상태에 맞춰 회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가무형유산 대목장 이광복(한류문화예술회장)의 공개시연 행사가 17일 인천 강화 학사재에서 열려 전통 목조건축의 정신과 기술을 동시에 조명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의 후원으로 진행, 모탕고사 봉행과 목재 치목 공개 시연을 중심으로 전통 건축의 핵심 과정을 현장에서 생생히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남광주 관음사 주지 현고 대종사, 박용철 강화군수를 비롯해 박형빈 국가유산청 무형유산기술과장, 이근복 국가무형유산총연합회 이사장, 이칠용 황실공예협회장, Mark A. Wrathall 영국 옥스퍼드 바디오 크라이스트대 철학과 교수 부부 등 국내외 인사와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사회자가 “지금부터 국가무형유산 이광복 대목장의 공개시연 학사재 마름의 시작을 천지신명께 알리는 모탕고사를 진행하겠습니다”라고 고하면서 엄숙하게 시작됐다. 전수생들이 도열한 가운데 징을 세 차례 울리며 고사의 시작을 알렸고, 향을 피우고 토지신과 천지신명을 모시는 의식이 이어졌다. 특히 100년 이상 된 황장목으로 만든 신목을 앞세우고, 대목장이 직접 먹칼을 들고 신을 청하는 장면은 전통 건축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의례와 정신의 영역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초헌은 김영훈 학사재 가주가, 아헌은 박형빈 국가유산청 무형유산기술과장이, 종헌은 이광복 대목장이 맡아 축문을 올리며 고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어 여암 이재혁 등 12명의 전수생 도편수들에게 먹칼이 전달되며 기문 계승의 상징적 절차도 진행됐다. 고사가 마무리되자 본격적인 목재 치목 시연이 이어졌다. 이광복 대목장은 대자귀를 이용해 장여 등 주요 부재를 다듬는 과정을 직접 선보이며 “건축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수천 년 이어온 철학과 사상, 정서를 담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대자귀의 구조와 상징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날과 몸체, 자루로 구성된 대자귀는 ‘치우천왕’의 정신을 담아 목재를 다스리는 도구로, 강인한 민족정신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학사재와 온평원, 사평원, 경복궁 향원정 현척도 등을 바탕으로 한 도면 설명과 부재 가공 과정이 공개됐으며, 점심 이후에는 향원정 일부 구조를 실제로 조립하는 실연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행사장인 학사재는 ‘학문을 익히고 삶을 사유하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전통 공간으로, 이날 공개행사는 한 장인의 기술을 넘어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목조건축의 맥과 철학을 체험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전통은 기록이 아니라 실연으로 이어진다. 강화 학사재에서 울린 징소리는 단순한 시작을 넘어, 한국 목조건축의 정신을 다시 깨우는 울림으로 남았다.
경기도서관이 청년 창작자들의 작업 공간 ‘청년기회스튜디오’를 도민에게 처음으로 개방한다. 경기도서관은 도서관 주간(4월12~18일)을 맞아 18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5층 스튜디오에서 ‘오픈 스튜디오 데이’를 열고, 입주 작가들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경기도서관 5층에 자리 잡은 이 스튜디오는 만 19~39세 도내 청년 창작가를 위해 마련된 디지털 콘텐츠 제작 공간이다. 현재 AI 미디어아트(김가빈), 웹툰(문효진), 애니메이션(송예진), AI 플랫폼 개발(조성우) 등 4개 분야의 1기 입주 작가들이 활동 중이며, 작업 공간 제공과 함께 워크숍·멘토링·전시 등 지원을 받고 있다. 평소 비공개였던 이곳을 공개하는 이번 행사는 작가들의 창작 과정을 직접 관람하고 노하우를 배울 기회다. 자유 관람 외에 작가들이 스튜디오를 안내하며 분야별 작업 방식을 설명한다. 핵심은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4인 릴레이 워크숍이다. ▲김가빈(미디어아트, 1~2시) ▲문효진(웹툰, 2~3시) ▲송예진(애니메이션, 3~4시) ▲조성우(AI 플랫폼 개발, 4~5시) 순으로 강연과 멘토링이 이어지며, 사전 신청(경기도서관 누리집)은 필수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은 “청년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이자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장”이라며 “이번 오픈 스튜디오 데이를 통해 도민들이 창작의 재미를 느끼고, 도서관을 기회와 성장의 거점으로 인식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땅의 기운 나무 위에 머물다 하얗게 몸을 얻는다 친구들 이미 떠나고 구석에 남은 시간 속에서 아~ 뒤늦게 도착한 빛, 뽀얀 신부처럼 더욱 찬란히 눈부시다 숨결처럼 얇은 시간들이 가지 끝에 걸려 보이지 않는 향기는 가슴으로 스민다 별이 내려앉은 자리인지 하늘이 잠시 놓고 간 빛인지 차가운 겨울을 견뎌낸 고요한 인내 목련의 흰 숨이 빛난다 이 찬란한 날, 당신에게도 목련 같은 환한 웃음이 피어나기를
인천시립교향악단이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피아노 거장 이경숙과 함께 대한민국 클래식의 어제와 오늘을 잇는 ‘세대를 잇는 선율’을 선보인다. 인천시향은 5월15일 오후 7시30분께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제443회 정기연주회 ‘인천시향의 드보르자크’를 연다. 첫 곡은 피아니스트 이경숙과 함께하는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다. 이 작품은 협연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긴밀하고 속도감 있는 음악적 대화가 핵심이다. 이경숙은 국내 최초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완주하며 한국 피아노계의 기틀을 닦아온 거장이다. 지휘자로는 최근 수석부지휘자로 임명된 정한결이 지휘봉을 잡는다. 한국 클래식의 거장 이경숙의 깊이 있는 연주와 젊은 지휘자 정한결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만나 세대를 초월한 깊은 음악적 교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음악원장과 연세대학교 음대 학장을 역임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해 온 이경숙과, 인천청소년시립교향악단 초대 상임지휘자로 미래의 음악가들을 지도하고 있는 정한결의 만남은 그 자체로 배움과 가르침의 가치를 공유하는 특별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9개 교향곡 중 가장 심오하고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교향곡 7번’이 무대를 채운다. 보헤미아의 묵직한 서사성과 깊은 내면의 고뇌를 담아낸다. 인천시향의 밀도 높은 음향과 단단한 응집력을 통해 드보르자크 음악이 지닌 또 다른 진면목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인천시향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스승의 날 당일에 열려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가정의 달을 맞아 음악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향의 드보르자크’는 전석 1만 원이다. 초등학생 이상(2019년 이전 출생자) 관람 가능하며, 예매는 인천문화예술회관·아트센터인천 누리집 및 엔티켓, NOL 티켓 등에서 가능하다.
법무부 수원출입국·외국인청이 16일 경기아트센터에서‘제8회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과 ‘나의 뿌리, 나의 날개 : 대한민국 국적 이야기 글짓기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 국적취득자 185명(귀화자 166명, 국적회복자 19명)에게 국적증서를 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소속감을 높이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 귀화자 대표로 나선 나츨리 루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는 “한국의 곳곳을 여행하며 문화와 역사를 배웠고, 한국을 사랑하게 돼 귀화를 결심했다”며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저를 걱정하고 챙겨주는 시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진행된 글짓기 공모전 시상식에서는 화성 도이치초 6학년생 이키아라양이 대상을 수상했고, 최우수상과 우수상, 장려상 등 3명이 수상의 영예를 함께 안았다. 이키아라 양은 “새가 철장에 갇혀 있다가 빠져나온 것 같은 자유를 얻은 느낌”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르게 살아가겠다”고 국적 취득의 기쁨과 포부를 밝혔다. 송소영 수원출입국·외국인청장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새롭게 출발하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배우며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이천문화재단은 17일부터 26일까지 이천아트홀 아트갤러리에서 기획전시 ‘이천, 문화를 건네다:이천통신사 아카이브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과 2025년 유럽 4개국(프랑스,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7개 도시를 순회하며 이천 문화를 세계에 알린 이천통신사 활동을 조명하기 위해 열린다. 이천통신사는 이천문화재단의 지역문화 브랜드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국제문화교류 프로젝트로 이천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현대판 문화사절단이다. 이천통신사는 그동안 유럽 주요 도시에서 이천거북놀이 공연, K-클래식 기획공연, 거리 버스킹, 공식 퍼레이드 참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지역 문화의 해외 확산과 도시 간 문화 교류 기반을 확장해왔다. 전시는 이천통신사 사업 추진 과정과 주요 공연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영상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공연 사진과 영상을 중심으로 관람객이 각 도시에서 이뤄진 문화 교류의 흐름과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공연 준비 과정과 현지 반응까지 함께 담아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국제교류 의미를 더욱 입체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응광 이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이천통신사의 해외 활동을 통해 지역 문화의 국제적 가능성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이천 문화가 세계와 소통하는 과정을 직접 느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약 5억원 상당의 채권이 있다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채무자가 사망하자 채권자는 상속인들로부터 채권을 추심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승계집행문을 받았다. 여기서 승계집행문이란 판결 등 집행권원에 표시된 채권자나 채무자가 사망, 상속, 양도 등으로 변경됐을 때 그 승계인에 대해 강제집행을 실시하기 위해 법원이 발급하는 문서를 말한다. 그런데 상속인들은 법원에 정식으로 상속포기 신고를 해 채무자의 빚과 재산을 모두 물려받지 않기로 했다. 이후 상속인들은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청구이의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제1심과 항소심은 상속인들이 법에서 정한 기간 내에 상속을 포기함으로써 확정판결에 따른 망인의 채무를 부담하지 않음을 근거로 상속인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여기서 상속인들의 청구를 인용했다는 것은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불허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심 법원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우선 대법원은 집행문부여의 요건인 당사자 지위 승계 여부는 집행문부여와 관련된 집행문부여의 소 또는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심리돼야 할 사항이지 집행권원에 표시돼 있는 청구권에 관해 생긴 이의를 내세워 그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심리돼야 할 사항은 아님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대법원(2026년 4월2자 선고 2025다218671 판결)은 이 사건처럼 채권자가 채무자의 상속인들에 대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으나 상속인들이 적법한 기간 내에 상속을 포기함으로써 승계적격이 없는 경우에 상속인들은 집행정본의 효력 배제를 구하는 방법으로서 민사집행법 제34조의 집행문부여에 관한 이의신청을 하거나, 같은 법 제45조의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확정판결에 따른 채무자의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지 여부는 집행문부여의 요건에 관한 것으로서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 등에서 심리돼야 할 사항이지, 확정판결의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심리될 사항이 아니다. 대법원은 이상과 같은 이유로 상속인들의 패소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이처럼 상속인들이 위 청구이의의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위 대법원 판결의 진의를 오해해서는 안 된다. 위 판결이 상속인들이 사망한 채무자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원은 상속인들이 사망한 채무자의 빚을 갚을 의무가 없다는 주장은 타당하지만, 그들이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채택한 수단(소송의 형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을 뿐이다. 위 대법원 판결은 자신의 주장이 궁극적으로 옳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해 올바른 법적 절차와 형식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먹으로 수원화성 등 전국 명소의 아름다움을 그려온 이명옥 작가가 이달 22일까지 수원 인계동 LG전자 베스트샵 수원본점 1층에 위치한 ‘베스트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작업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20여점의 한국화를 전시하고 있다. “1993년 처음 붓을 잡고 서예를 시작했습니다. 먹과 붓에 익숙해질 즈음 오랜 세월 마음에 품고 있던 그림을 그려보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집안 곳곳에 있던 아버지 그림을 보며 ‘언젠가 나도 그림을 그려보리라’ 생각했습니다.” 이 작가의 부친은 영화 ‘피아골’, ‘백치 아다다’ 등을 연출한 이강천 감독이다.이 감독은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영화 미술감독을 거쳐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작가는 “감독 데뷔 전부터 화가로 활동하며 많은 작품을 남긴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지금도 아버지의 산수화 작품을 휴대폰에 저장해놓고 한 번씩 들여다본다”고 전했다. 전시된 작품은 수묵담채화가 주를 이뤘다. 얼핏 평범한 나무 한그루, 흔한 논밭으로 보여도 그 안엔 섬세한 먹의 농담 조절과, 수십 수백 번의 붓질이 더해져 있다. ‘만석공원’, ‘건너마을’ 등 푸근한 동네 풍경과 ‘매화마을’, ‘제주유채’ 등 화사한 봄꽃 색감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기에 충분했다. 한편 갤러리 한복판에는 작가의 작품을 엮어 만든 영상이 LED TV에 재생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LG전자 베스트샵 수원본점 ‘배스트갤러리’는 수원미술협회와 지역연계 기획으로 매달 2주간 회원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수원미술협회 한국화 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이 작가는 “지역 예술인에게 이런 기회는 소통의 창구이자 창작 의욕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작품 활동 외에도 장안구민회관 사군자채색화 수업에 출강하며 화실을 운영하는 이 작가는 뒤늦은 그림 활동에 기반을 다지고자 연세대우리그림지도자마스터과정(3년)과 홍익대미술교육원 과정(1년)을 수료했다. 사군자를 시작으로 어느새 ‘화가’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이 작가는 "붓을 들고 작업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전시는 22일까지.
“수원을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닌 ‘머무는 도시’로 바꾸겠다”. 곽도용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취임 인터뷰를 통해 재단의 방향을 문화도시 사업의 성과를 일상으로 확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체류형 관광 구조를 구축하는 데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부터 추진되는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사업을 통해 관광객 유입을 넘어 체류형 관광 기반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제10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곽 대표는 수원시 문화관광체육국장 등을 거치며 문화·관광 정책을 현장에서 기획·운영해 온 실무형 행정가다. 수원연극축제, 수원화성문화제 등 주요 문화행사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과 현장을 잇는 실행력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는 “행정과 현장을 모두 경험한 만큼 실효성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재단과 시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곽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가장 큰 과제로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마무리를 꼽았다. 그는 “기간이 정해진 사업일수록 무엇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일상이 문화가 되는 수원’이라는 가치와 의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원문화재단은 2021년 법정문화도시 선정 이후 문화누림 확대, 문화인력 양성, 문화브랜드 확산 등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동행공간’ 조성, 지역 예술인 활동 지원, 문화직거래 장터 ‘수문장’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재단은 이 가운데 일부 사업을 상설 콘텐츠로 전환해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문화 기반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곽 대표이사는 향후 재단 운영의 또 다른 축으로 ‘관광 콘텐츠 활성화’를 제시했다. 단순 방문 중심의 관광 구조에서 벗어나, 문화 경험을 통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예술과 관광은 분리해서 볼 수 없는 영역”이라며 “좋은 문화 콘텐츠가 도시의 경쟁력이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머무는 시간의 확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야간·체험형 콘텐츠 확대가 핵심으로 꼽힌다. 수원문화재단은 ‘화성행궁 야간개장’,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국가유산 야행’ 등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야간에도 이용 가능한 문화공간과 체험시설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낮에 집중된 관광 흐름을 밤까지 확장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체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원 방문의 해’ 역시 이러한 전략과 맞물린다. 재단은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관광객 경험을 확장하고, 이를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플루언서 및 관광 전문가와 협업한 홍보 콘텐츠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입을 늘리고, 기존 관광자원을 체류형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시민 참여 확대도 중요한 축이다. 재단은 ‘새빛 문화예술클럽’, ‘1인 1악기’ 사업 등을 통해 시민이 문화예술의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이자 참여 주체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넓히고 있다. 버스킹 공연과 생활문화 활동을 활성화해 시민의 일상 속 문화 경험을 늘리고, 이를 도시의 고유한 콘텐츠로 축적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곽 대표이사는 “재단의 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하기보다 수원의 문화관광 브랜드 구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해 나갈 것”이라며 “문화도시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수원을 찾고 싶은 도시, 역사·문화적 가치와 매력을 가진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원문화재단이 15년 차를 맞은 지금은 그간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소통해야 할 시점”이라며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