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경복궁 생과방서 단종 서사·미식 체험 프로그램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경복궁 생과방에서 역사적 서사와 미식 체험이 결합된 특별 프로그램 ‘유주(幼主·나이가 어린 임금), 생과방의 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조선 6대 임금인 단종(1452~1455년 재위)이 겪었던 역사적 배경과 그 이면의 서사를 정서적으로 재조명한다. 특히 단종의 슬픈 유배길 이야기를 담은 ‘어수리 나물’ 등 특화 식재료를 활용해 생과방만의 차별화된 식도락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 구성은 ▲단종과 만나기 ▲단종과 함께하기 ▲단종과 공감하기 ▲일상의 나로 돌아오기 총 4단계로 마련돼 1시간 10분간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단종과 만나기’에선 단종의 생애와 유배 과정 등 역사적 이야기를 전문가 해설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어 ‘단종과 함께하기’는 본식과 후식으로 구성된 코스 요리를 체험한다. 왕실의 별식을 만들던 생과방의 역사적 용도를 활용해 단종의 유배지 식재료인 어수리를 보양식인 어수리죽으로 새롭게 개발해 선뵌다. 이와 함께 ‘단종과 공감하기’의 경우 시 낭송과 소감 나누기 활동이 진행되며 ‘일상의 나로 돌아오기’에선 역사를 돌아보며 위로와 공감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경복궁의 정취를 느끼며 일상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경복궁 생과방 특별행사는 무료 선착순 예매 방식으로 운영된다. 관람권은 이달 20일 낮 1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한 계정당 최대 2매씩 예매할 수 있다. 온라인 예매가 어려운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보훈등록증 소지자는 전화로 예매하면 된다. 이 밖에 자세한 사항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과 국가유산진흥원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국가유산진흥원 궁궐사업팀으로 전화 문의하면 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역사적 인물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위로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궁궐이 품은 깊은 서사를 일상 속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평화광장도서관서 울려 퍼지는 봄의 선율… 20일 '봄 콘서트' 개최

경기도는 4월 20일 오후 2시 북부청사 경기평화광장도서관 원형 무대에서 의정부시립합창단과 함께 ‘봄을 알리는 소리, 봄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평화광장도서관 문화의 날 행사로, 도서관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봄의 정취를 음악으로 전하는 힐링 콘서트로 진행된다. 공연은 약 1시간 동안 진행하며, 의정부시립합창단의 무대인사로 시작해 ‘가장 아름다운 노래’, ‘향수’, ‘잔향’ 등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으로 준비했다. 행사 참여는 별도 신청 없이 도서관을 방문하시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완성도 높은 합창 공연을 통해 도민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고, 공연 종료 후에는 평화갤러리 전시작품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울러 5월에는 마술 공연, 인형극 등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준비할 예정이다. 경기평화광장도서관은 연중 문화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보드게임 공간을 운영해 이용자 간 소통과 놀이 경험을, 개인 맞춤형 AI 도서 추천 서비스를 통해 독서 선택도 돕고 있다. 또한 AI 바둑 로봇 체험도 새로이 마련하여 디지털 기술과 문화가 결합한 새로운 도서관 모델을 구현하는 등 도민이 책과 기술, 놀이를 함께 경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원진희 경기도 행정관리담당관은 “경기평화광장도서관은 책과 공연, 체험이 어우러진 도민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도민이 일상 속에서 쉽게 찾고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 경기평화광장도서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BTS 효과 톡톡' 1분기 방한객 역대 최고...카드소비 3조2천억원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대형 공연과 전 세계적인 ‘K-컬처’ 열풍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양적인 성장과 지역 관광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1분기(1~3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476만명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이 열렸던 지난달에는 206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며 월별 기준 최대 기록마저 새롭게 갈아치웠다. 문체부는 불안정한 중동 정세 속에서도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와 민관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고른 성장이 돋보였다. 중국 관광객이 145만명으로 전체 방한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일본 94만명, 대만 54만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대만은 전년 동기 대비 37.7%나 급증하며 주요 방한 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 미국과 유럽 등 원거리 지역에서 온 관광객도 69만명에 달해 방한 관광 시장이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전 세계로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지역 관광의 활성화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제주, 부산, 인천 등 국내 주요 항만으로 입항한 크루즈 선박은 총 338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크게 늘었다. 지방 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자 수 역시 49.7% 증가했으며,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방문율도 1년 전보다 3.2%포인트 상승한 34.5%를 기록하며 수도권에 집중되었던 관광 수요가 지역으로 점차 분산되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경제적 파급 효과와 관광객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액은 3조2천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방한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90.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경기도 ‘컬처패스’ 새단장…9천300개 명소 담은 문화 지도 완성

경기도가 도민의 일상 속 문화 향유를 확대하기 위해 ‘경기 컬처패스’ 앱을 전면 개편했다. 이번 개편으로 사용자는 주변 9천300여개 문화·체육·관광 시설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장 참여형 미션과 다양한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번에 전면 개편된 ‘경기 컬처패스’ 앱의 핵심 기능은 ‘내 주변 문화 지도’다. 위치 기반 서비스로 영화관, 공연장, 스포츠 시설은 물론 산업관광, 경기바다, 웰니스, 워케이션 등 경기도 특화 테마 여행 정보까지 한눈에 제공한다. 또 새롭게 마련된 ‘컬처 프로그램’ 메뉴에서는 각 시·군의 축제, 무료 공연, 강좌 정보를 통합해 도민들이 지역 행사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 ‘트레저헌팅’ 기능도 도입됐다. 지정된 문화 시설이나 축제 현장을 방문해 QR코드를 인증하면 미션이 완료되며, 5개 인증을 달성한 1천명에게는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상당의 액티비티 쿠폰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컬처모아’ 전용 쿠폰을 통해 지역 프로젝트 참여 기회도 확대했다. 경기도는 20일 오전 10시부터 문화소비할인쿠폰 10만장을 추가 배포하며, 사용 기한은 6월30일까지로 연장된다. 박래혁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도민이 생활권 내에서 문화를 즐기고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참여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완성된 영웅은 없다”…‘21세기 무관’ 무예인문학자가 쓴 이순신의 시간

다가오는 4월28일은 이순신 장군의 탄신 481주년이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불패의 영웅’으로 불린다. 조선군을 승리로 이끈 이 난세의 영웅은 처음부터 완성된 장수였을까. 신간 ‘진화하는 장수, 충무공 이순신’(민속원 펴냄)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 최형국(51)은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 상임 연출가이자 한국전통무예연구소 소장이다. ‘무예도보통지’를 번역하고, ‘정조의 무예사상과 장용영’(2015) 등 10여 권의 저서와 40여 편의 군사사 및 무예사 논문을 발표한 역사학 박사이기도 하다. 연구실을 넘어 무대와 현장에서 역사를 복원해온 그는 이순신을 ‘결과로써의 영웅’이 아닌 ‘과정에서 형성된 장수’로 바라본다.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임진왜란의 명량과 한산도가 아니라, 이순신이 처음 군문에 들어선 북방 변방으로 시선을 돌린다. 종9품 무관으로 부임한 ‘동구비보’(蕫仇非堡). 이름만 남아 있을 뿐 정확한 위치조차 불분명했던 이 공간을 저자는 사료와 지도, 위성 자료를 교차 검증해 구체적으로 짚어냈다.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이순신 장군의 첫 부임지가 정확히 어딘지는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한다”라며 그의 ‘출발점’부터 다시 확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가 복원해 낸 것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여진족과 맞섰던 북방 전투, 발포 수군만호 시절 바다를 익혀가던 과정, 그리고 지금은 더 이상 섬이 아닌 녹둔도까지. 이순신이 어떻게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는지를 공간과 경험의 축적 속에서 따라간다. 이러한 시선은 저자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조선시대 군사 훈련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무예24기를 30여 년간 수련하고, 이를 현대 무대에서 재현해 온 연출가다. 정조의 명으로 1790년 편찬된 ‘무예도보통지’를 바탕으로 장용영 군사들이 무예를 익혔듯, 오늘날 무예24기 시범단 역시 화성행궁을 배경으로 민족의 기상이 담긴 무예 시연을 펼치며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몸으로 익힌 전투 감각과 지휘의 감각은 자연스럽게 이순신에 관한 해석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무관의 입장에서 보면, 전쟁은 기록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직접 몸으로 느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표현했다. 책 속 이순신은 단순한 전략가가 아니라, 군령을 세우고 병사를 이끌어야 했던 ‘지휘관의 인간적 고뇌’를 함께 품은 존재로 그려진다. 이러한 해석은 정조의 시선과도 맞닿는다. 정조는 왕권 강화를 위해 친위 부대 ‘장용영’을 창설하고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군사 질서를 재편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이상적인 장수의 표상으로 불러낸 인물이 이순신이었다. 저자는 “부국강병을 꿈꾸는 한편, 여러 정치적 상황에 놓였던 정조는 이순신처럼 나라에 헌신하는 장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정조가 그를 영의정으로 추증하고 직접 신도비문을 남긴 것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간형’을 세우려는 시도로 읽힌다. 책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저자의 개인적 체험이다. 집필 과정에서 그는 어머니를 잃는 아픔의 시간을 보냈다. 저자는 “난중일기를 보며, 그 슬픔이 더 실감됐다”며 백의종군 시절 어머니를 떠나보낸 이순신에게 깊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관직을 잃고 평군으로 전장에 나섰던 시간, 장례를 채 마치기도 전에 다시 싸움터로 향해야 했던 순간들. 저자는 이를 ‘한 인간의 감정’으로 읽어낸다. 동시에 지휘관으로서 부하를 전장에 내보내야 하는 고통 역시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전투 기록과 전략 분석에 머물지 않는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이순신이 어떻게 ‘기억되고 재구성됐는지’까지 통시적으로 추적한다. 저자는 지금 시대에도 이순신의 의미는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세계는 여전히 갈등과 전쟁 속에 있고, 우리는 정전 상태에 살고 있다. 이순신의 마음은 이 땅이 존재하는 한 계속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책은 이처럼 완벽해서 위대한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단련했기에 위대한 장수를 말한다.

율곡문화진흥원 설립 본격화…경기도 유학벨트 조성 가능할까

파주시가 우리나라 대표 사상가인 율곡 이이의 정신과 학문을 체계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율곡문화진흥원’ 설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계기로 경기도 차원의 유학벨트 조성에도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15일 파주시청에 따르면 최근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율곡문화진흥원 설립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최병갑 파주시 부시장을 비롯해 경기도 문화정책과, 파주문화원, 학계 전문가 등 20여 명은 이 자리에서 최종 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진흥원 설립의 타당성과 향후 역할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최종보고회에서는 ▲율곡문화진흥원의 비전 및 방향 설정 ▲설립 주체별 장단점 비교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학술연구, 교육·전시 콘텐츠 개발 ▲운영 활성화 계획 및 지속 발전 전략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논의됐다. 시는 지난해 7월 용역을 착수해 율곡문화진흥원의 기능과 역할, 필요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특히 10월에 개최된 학술대회에서는 율곡 선생의 실용적 철학과 실천적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며 진흥원 설립의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올 1월엔 율곡 종중이 파주시와 진흥원 설립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건립 부지 확보(무상) 상호 협조 ▲율곡 이이 관련 종중 보유 역사·문화자료 제공 ▲협의체 구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율곡정신문화진흥원의 설립 필요성은 도내 지역문화계에서도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에 40개 서원이 휴암, 율곡, 우계, 구봉 문하의 112명 기호유학자를 배향하고 있어 한국 국학의 중심지로 평가받는다. 경기도 31개 문화원장들은 지난해 지난 6월 ‘율곡정신문화진흥원’ 설립 추진을 결의하고 “율곡정신문화진흥원 설립을 통해 경기유학이 국학으로 격상하고 나라발전과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율곡문화진흥원 설립 본격화를 계기로 경기도 곳곳에 흩어진 유학의 흐름을 연계해 지역 역사문화콘텐츠로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파주의 율곡 이이뿐만 아니라 실학의 정약용(남양주), 성호 이익(안산), 양명학의 정제두(시흥) 등 한국 정신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유학의 흐름이 시군에 뿌리내려 있다. 박재홍 파주문화원장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유교문화에 바탕을 둔 수기치인 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파주는 물론 경기도 지역 곳곳에 흐르는 유학의 흐름을 유학벨트로 연계해 확산하면 경기도 지역 역사문화콘텐츠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이라는 바다를 건너는 100가지 방법…‘거룩한 유산’ [신간 소개]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은 모든 부모의 화두다. 돈과 물질, 기술이 만능인 시대이지만 그것만으로 자녀가 이 땅에서 발을 내딛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 ‘거룩한 유산’은 부모가 자녀에게 남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책이다. 많은 이들이 재산과 조건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그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스스로를 지켜내는 힘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삶의 기준’을 100가지 메시지로 정리해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인생을 바다를 건너는 항해에 비유한다. 순풍이 불어오는 날도 있지만, 거센 파도와 예기치 못한 폭풍을 만나는 순간도 있다. 그렇기에 인생에는 방향을 읽는 감각과 스스로를 지키는 기준이 필요하다. 나침반을 보는 법, 바람의 흐름을 느끼는 법, 흔들려도 다시 균형을 잡는 법과 같은 삶의 태도들이 이 책 전반에 담겨 있다. ‘거룩한 유산’의 가장 큰 특징은 진심이다. 글은 훈계나 교훈의 형식을 취하기보다 자녀를 향해 조용히 말을 건네는 편지처럼 적어 내려갔다. 성공을 강요하거나 경쟁을 강조하지 않고, 정직함과 성실함, 배려와 책임,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 힘과 같은 기본적인 가치들을 차분하게 전한다. ▲때를 아는 게 지혜 ▲어떻게 볼 것인가? ▲관계 속에 해답이 ▲결국은 마음 다스리기 ▲즐기는 자가 이긴다 등 큰 카테고리 안에 담긴 각 글은 짧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이 책은 특정 연령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청소년, 자녀를 키우는 부모 등 모든 시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성찰의 계기를 마련한다. 가장 값진 유산은 물질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힘’이란 것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사명감보다 생존’… 공직 30년의 현실 기록 담은 ‘철밥통 일기’ 눈길 [신간 소개]

최근 공직 사회를 둘러싼 통념을 되짚게 하는 책 한 권이 출간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필명 ‘공노비’가 펴낸 에세이 ‘철밥통 일기: 생계형 공무원의 미화되지 않은 생존기’는 30년 공직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안에서 치열하게 버티고 살아남았던 시간을 담담하게 풀어낸 기록이다. 책은 흔히 접하는 성공담 중심의 회고록이나 숭고한 사명감을 강조한 지침서와는 결이 다르다. 저자는 1997년 외환위기(IMF) 당시 다니던 의류회사의 부도를 계기로 공직에 들어섰다. 그는 공직 입문의 출발점이 거창한 소명이 아닌 오직 ‘생존’이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9급 말단 서기보로 출발해 시장의 그림자인 수행비서를 거쳐 한 부서의 과장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지나온 30년의 시간은 화려한 성취라기보다 정글 같은 조직에서 다치지 않고 견뎌온 생존의 시간에 가깝다. 책은 공직 사회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현직 공무원들이 마주할 복합적인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특히 문서 요약본인 ‘요지(要旨)’ 대신 이쑤시개를 챙겨온 신입 직원의 해프닝, 시장 수행비서 시절 꽉 막힌 도로 위 차 안에서 겪어야 했던 처절한 생리적 한계의 사투 등 공문서에는 남지 못한 ‘행정의 여백’을 과장 없이 풀어냈다. 동시에 출산한 아내를 뒤로하고 사무실로 향해야 했던 젊은 날의 선택을 후회하며 훗날 교복 입은 딸 앞에서 눈물 흘렸던 가장의 고단함과 감정의 무게도 함께 비춘다. 저자는 책을 통해 “공직은 제도로 남지만, 기억은 사람으로 남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기록이 이제 막 공직에 들어선 후배들에게는 현실을 미리 들여다볼 수 있는 예고편이 되고,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동료들에게는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담백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덧붙였다. ‘철밥통 일기’는 공직 사회의 겉모습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제 얼굴에 주목한 책이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들은 물론, 조직 속 생존과 관계의 의미를 돌아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공감과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휠체어 사용인이 여행하는 길…'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 外 [책소개]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담긴 책을 소개한다. 전동휠체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자신만의 여행지도를 그려가는 전윤선 작가와 청각 장애인 부모를 둔 이길보라 감독. 두 사람은 여전히 사회 전반에 깔린 장애인에 대한 인식, 차별과 고통에 당혹해하지만 거기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바퀴를 굴려 갈 수 있는 곳을 찾아 여행하고, 자신과 유사하지만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또다른 세상을 발견한다. ■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휠체어 타고 직접 확인한 바로 그 곳(전윤선 지음) 여행의 기본은 이동이다. 먹고, 자는 과정에 불편함이 없는 비장애인들은 알 수 없는 장애인들의 고충은 그들에겐 삶의 폭을 좁히는 또다른 장애물이다. 스스로 운전을 하는 경우도 불편한데 휠체어와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렵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의 저자 전윤선씨는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의 대표이다. 2017년 설립된 이 단체는 장애인의 여행문화를 발전시키고, 장애인 관광진흥법 개정과 제정을 위한 활동, 국내 접근가능한 관광 콘텐츠 개발과 홍보 등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전씨는 이런 활동의 연장선으로 여행가이드북을 꾸준히 출간한다. ‘휠체어 타고 직접 확인한 바로 그 곳’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본인 역시 전동휠체어 사용자로 눈높이에 맞게 체험에서 우러나온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휠체어 사용 여행객에게 여행지는 ‘가고 싶은 여행지’와 ‘가기 편한 여행지’로 구분되다 보니 관광자원이 빈약해도 ‘가기 편한 여행지’를 우선시 하게 된다.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기차에서 내려 다른 이동수단으로 갈아타지 않아도 되는 곳이며, 관광자원까지 풍부한 곳이다. 그런 여행지는 국내에서 그리 많지 않지만 찾아보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작은 네 바퀴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인지, 쉴 곳과 먹을 곳은 어디인지, 장애인 전용 화장실 위치부터 편의객실이 마련된 숙소까지 세세한 여행 정보를 담았다. 이 책의 정보는 전동휠체어 사용자 뿐 아니라 노인,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이 더욱 쉽고 편리하게 무장애 여행을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포천의 산정호수와 국립수목원, 제부도(화성), 동구릉(구리시), 수원 화성, 광명동굴, 인천 교동도 등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근교 여행 코스가 장애인에게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 여행지인지 깨닫게 된다. ■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이길보라 지음)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감독이자 작가인 이길보라 감독은 청각 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시부터 청력을 잃은 두 부모는 수어를 모국어로 사용했고, 저자 역시 말보다 수어를 먼저 배웠다. 저자는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 아래에서 자라며 ‘고통’이 부정적인 의미만을 품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모두의 인생이 그렇듯 화가 나고 속상할 때도 있고 기쁘고 가슴 벅찬 날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좋은 경험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유독 슬픈 이야기를 할 때 공감한다며 눈물을 흘리거나 연민의 혀를 찼다. 그럴 때마다 저자가 ‘불쌍한 사람’이 아님을 알려준 것은 텔레비전과 책에서 접한 논픽션 작품들이었다. 반지하방에서 호떡 장사를 나간 부모를 기다리며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저자에게 좋은 작품들은 창문과도 같았다. 자신과 유사하게, 그러나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고통을 납작하게 바라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1부 ‘나를 만든 세계’, 2부 ‘나와 우리가 만드는 세계’로 나눠 장애의 의미를 사유하는 작품들과 확장된 시야로 미래를 그리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장애운동가들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크립 캠프: 장애는 없다’, 도시 인구의 25명 중 1명이 농인인 마서스비니어드섬에 관한 책 ‘마서즈 비니어드 섬 사람들은 수화로 말한다’ 등 장애가 상실이나 결여, 손상이 아니라 그저 또 하나의 다름임을 보여준다. 작가가 소개하는 세계들을 탐험하다 보면 타인의 경험에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 우리는 서로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국가유산청, 단종 따라 떠나는 '왕릉 팔경' 1박2일 확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30일부터 11월15일까지 총 34회에 걸쳐 조선왕릉길 여행 프로그램 ‘왕릉 팔(八)경’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6회를 맞는 이 행사는 명사·전문강사와 함께 경기 여주·파주·화성 등 8곳의 조선왕릉과 궁궐 등을 탐방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을 둘러보며 왕과 왕비에 얽힌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올해는 1천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다시 재조명된 단종(재위 1452~1455년)의 일화가 소개된다. 기존에는 단종의 능인 영월 장릉을 탐방하는 1일 행사였으나, 4월과 5월, 10월 총 3차례에 걸쳐 1박 2일 코스로 답사가 진행된다. 단종이 상왕 시절 머물렀던 창덕궁, 영월 장릉과 남양주 사릉, 부부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신 종묘 영녕전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경기지역은 여주 장릉·영릉, 파주 장릉·소령원, 화성 융릉·건릉, 고양 서삼릉 등이 이번 코스에 포함됐다. 명사의 해설과 함께하는 심화 코스는 총 4차례 운영한다. 참가 인원은 회당 26~30명이다. 이달과 다음달 프로그램은 네이버 예약 누리집을 통해 한 사람당 최대 4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로도 예약이 가능하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역사와 문화를 결합한 다양한 국가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봬 적극 행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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