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태로 조기 대선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대권 주자들이 잇따라 인천을 찾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18일 인천시청을 찾아 대한민국의 시대 교체를 역설했고, 지난해 연말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도 인천을 방문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21일 인천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인천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전국 최종 투표 결과와 똑같은 표심(박근혜=전국 51.58%, 인천 51.55%, 문재인=전국 48.04%, 인천 48.02%)을 나타내며 정국의 잣대 역할을 했다. 대권 주자들이 각종 선거 때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인천을 찾는 일은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천을 똑바로 볼 수 있어야 대권을 잡을 수 있다’라는 점이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경제는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 끼여 아사 직전 상태이다. 정치나 경제 분야 모두 기대할 만한 동력도 없다. 특히 경제 분야는 원천기술은 없고 모방 기술은 한계에 부딪히면서, 상당수의 제조 기술 산업은 중국에 이미 추월당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경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992년 8월 한·중수교 체결 당시부터 대한민국 정부는 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한·중수교 10년이나 지난 2002년에서야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할 국가 프로젝트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이뤄졌다.지리적으로 유리한 인천을 동북아시아의 대표 국제도시로 육성해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였다. 따라오는 중국은 따돌리고, 앞에 선 일본을 제치고 선진국으로 들어가자는 대한민국 핵심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인천 경제자유구역프로젝트는 노무현 정권 5년 동안 ‘균형 발전’이라는 정치 논리에 발목이 잡혀 허송세월을 보냈다. 경제 대통령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 이명박 정부 5년은 4대강과 새만금개발사업만 쫓아 다니다 끝났다. 박근혜 대통령 정권 들어와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과 취지조차 사라질 정도로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가 됐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안상수 전 인천시장 8년과 송영길 전 인천시장 4년 등 12년이 야당 시장인데다, ‘힘 있는 시장’으로 출발한 유정복 시장마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힘을 잃으면서 경제자유구역은 사실상 개장 휴업상태이다. 이제부터라도 외국기업이 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활용한 대한민국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인천은 중앙 정부와 정치권의 오랜 무관심과 차별 속에서도 주요 도시 중 유일하게 인구 수가 증가하며 300만 도시로 성장했다.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 글로벌시대에 필요한 기반시설과 지리적 여건 등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저력을 밑바닥에서부터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인천발 KTX, 수도권정비계획법, 제3연육교,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수도권매립지 등 인천의 각종 주요 현안이 인천만의 발전이 아닌, (수 많은 동북아 국제도시들과 경쟁해야 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대승적 시각을 가진 국가 지도자가 필요하다. ‘인천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닌 ‘인천을 활용한 대한민국을 위한 프로젝트’로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권 주자들이 인천을 똑바로 보고, 제대로 알아야 승리할 수 있고,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은 이미 인천항과 인천공항, 송도신도시를 중심으로 동북아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을 중심으로 황해를 ‘아시아의 지중해’로 만들어야 한다”라는 한 대권 주자의 주장이 정치적 멘트가 아닌, 인천을 제대로 보는 깨달음이기를 기대한다.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 부국장
오피니언
인천본사 정치부 부국장
2017-02-16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