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터졌다. 아니 연달아 터졌다고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연예인들의 마약관련 이야기다.
박시연, 이승연, 장미인애 등 유명 연예인들이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하다 사법당국에 적발돼 이번 주에 불구속 기소됐다.
그런데 이들로 인한 사회적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아이돌’까지 대마초에 연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아이돌그룹 DMTN의 멤버 최다니엘이 대마초를 판매한 혐의로 입건된 것이다. 검찰 측은 최씨외에 유명 영화배우의 아들에 대해서도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연예계의 마약파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정확히 선을 긋기는 어렵지만 대략 과거 뉴스를 검색해 보면 1975년부터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 멀리 기억에도 없는 연예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89년 가수 이승철ㆍ신해철 대마초, 90년 탤런트 임옥영 대마초ㆍ허윤정 필로폰, 92년 가수 신성우 대마초, 93년 가수 이현우 대마초ㆍ현진영 필로폰, 95년 가수 조덕배ㆍ심신과 영화배우 박중훈 대마초ㆍ가수 김범룡 필로폰 98년 가수 전인권 필로폰 등 연예인 마약사건이 줄을 이었다.
마약에 ‘영혼’을 파는 연예계
2000년대 들어서도 이 같은 사건은 계속 이어진다. 2001년 탤런트이자 영화배우인 황수정이 필로폰으로 구속되면서 전 국민을 경악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같은 해 싸이가 대마초 흡연혐의로 구속됐다. 2002년 탤런트 성현아와 가수 코요태 멤버 김구가 에스터시 투약으로 구속돼 사법처리됐다.
그리고 잠시 주춤하던 연예인 마약관련 사건이 올해 또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마약이 연예인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2010년도를 넘기면서 마약단속 규모가 액수로 600억~700억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니 밝혀 내지 못한 것까지 하면 이보다 수배, 수십배 훨씬 더 큰 규모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 직업도 다양해 교수에서 재벌총수의 자식, 대학생, 농부, 심지어 가정주부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마약 안전국이라는 국가 이미지가 과연 맞나 싶을 정도다. 마약은 사회를 급속도로 병폐화시키는 독버섯이자 악성 바이러스다.
중국의 아편전쟁에서 보듯이 씨앗이 뿌려지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마약을 한 개개인의 몸과 정신이 피폐해 지는 것은 물론 이를 구하려고 심지어는 절도나 살인까지 한다.
그 뿐인가? 마약사범을 둔 가정치고 제대로 정상적인 삶을 누리는 가정을 찾을 수가 없다.
사법당국이 연예인 마약에 대해 더욱 더 단호히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마약문제는 개개인은 물론이고 사회, 정부 모두가 인식을 같이할 때 해결할 수 있다.
우리를 망치는 ‘악성 바이러스’
불행이도 우리는 마약예방을 위한 전문 기관이나 갱생시설의 부족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처럼 마약 관련 법률이 많지 않다고 한다. 종종 관련단체에서 마약 예방 캠페인을 하기는 하지만 정부차원의 계몽운동은 거의 없다.
마약 복용자들은 그 이유를 대부분 ‘심각한 스트레스’나 ‘무거운 중압감’ 으로 꼽는다. 그들 말에 의미를 둔다면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상당수는 마약 유혹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연예인 마약이 일반인 마약으로 확산되지 않는 대책이 필요할 때다.
마약문제 만큼은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에서 제외되길 기대해 본다.
정 일 형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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