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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단상]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이하며

‘5월은 무슨 달인가?’ 하고 묻는 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정의 달’이라고 막힘없이 대답을 한다. 5월에는 어린이날을 비롯하여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날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각종 미디어나 언론, 사회단체 심지어는 기업에서도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며 다양한 행사와 홍보활동이 펼쳐진다. 이러한 모습은 가정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최근에 너무나 필요하고 또한 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6월은 무슨 달인가?’라고 묻는다면 어떨까?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정확하게 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현충일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6월이 호국보훈의 달임을 알 수 있는 장치들이 많지 않다. 방송이나 언론에서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이따금 알리고는 있지만 가정의 달인 5월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사회단체에서도 호국보훈의 달 관련한 행사는 극히 적으며, 기업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가정의 달 5월에 비해 사회적 관심 적어

현재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의 숭고한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의 총칼에 찢기고 만주벌판에서 돌아가신 분들, 625전쟁 속에서 목숨을 바쳐 애국애족을 실천하신 분들, 그리고 가난한 조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분들의 거룩한 살신성인의 호국정신 덕분에 우리는 815 광복을 맞을 수 있었으며,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 속에서도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났다.

얼마 전에는 서울에서 G20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세계 경제와 국제 질서 재편의 중심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러한 성공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이 근간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의 빛에 가려 호국영령을 기리는 정신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듯하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100만명이 훌쩍 넘었던 국립서울현충원 참배객은 2005년에는 40만명까지 줄어들었다. 최근 들어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사태와 같은 북한의 도발로 참배객 수가 70만명까지 회복되기는 했지만 이전의 분위기와는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와서 참배를 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묘비를 닦으며 기도를 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친일카페를 만들어 불에 태운 태극기 사진을 올리고 ‘봐줄만하다’고 말하는, 시쳇말로 ‘개념 없는’ 고등학생이 있었는가 하면, 심지어는 애국가와 태극기를 부정하는 모 국회의원도 있었다. 또한 최근의 뉴스에 따르면 일부 도시의 국경일 태극기 게양률이 10%대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조금이나마 극복해 보고자 구리시는 2010년 제65주년 광복절에 즈음해서 전국 최초로 ‘태극기의 도시’를 선포했다. 이후 365일 태극기 거리 운영, 국경일 전후 5일 동안 전 가정 태극기달기 캠페인 등을 통해 범시민 태극기 사랑운동을 역동적으로 펼치고 있다.

구리시, 전국 첫 ‘태극기의 도시’ 선포

또한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드물게 현충일을 포함한 국경일에 자체 기념식을 거행하며 호국보훈의 정신을 함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것은 작은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하나의 씨앗이 된다면 머지않아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E.H.카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렇다. 역사의 절대적 의미는 시간의 연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은 현재까지도 남아 대한민국을 든든히 지지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현충원을 찾고, 많은 가정에 태극기가 내걸리길 희망한다.

박영순 구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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