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이자 해외로 나가 자취를 감춘 남욱 변호사에 대한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남 변호사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일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고 9일 밝혔다.
요청사항은 남 변호사의 체류지 확인으로, 수배나 형사사법공조와 달리 강제력은 없지만 경찰은 인터폴의 지원이 이뤄지게 되면 남 변호사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남 변호사의 여권을 취소해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여권 무효화 조치는 무효 사유가 발생하면 당사자에게 여권을 반납하라고 통지하는 절차로, 외교부는 여권법 등에 근거해 남 변호사의 여권을 무효로 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남 변호사는 지난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핵심인물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한 뒤엔 민간 개발을 위해 주변 토지를 사들이고 직접 토지주를 설득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개발 방식을 민관 합동으로 바꾸면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이기도 한데, 대장동 개발에 8천721만원을 투자하고 1천7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숨은 남욱 찾기’와 함께 검찰도 수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정민용 변호사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정 변호사는 과거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며, 공모지침서 작성 등에 깊숙하게 관여한 인물이다.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유원홀딩스를 설립, 대장동 개발 수익을 세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오는 11일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를 소환한다.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들게 된 경위, 배당 수익의 용처, 천화동인 1~7호와의 관계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의 용처, 특히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속 ‘정관계 로비 의혹’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엔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고 실탄은 350억원”이라는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천대유가 지분을 100% 소유한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을 두고 김씨가 “절반은 ‘그분’의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여기서 등장하는 ‘그분’이 실소유주를 뜻하는 게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시는 검찰 조사에 앞서 변호인단을 꾸려 막판 대응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측은 “본인은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다 이야기한다는 입장”이라며 “한 90% 가까이 부풀려져 있는 만큼 조사를 받고 나면 다 소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경기남부청이 찾아낸 유 전 사장의 휴대전화에 대해 경찰의 포렌식 절차가 끝나는 대로 영장을 통해 분석 결과를 전달받을 예정이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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