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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 국기 달고 질주… 국제망신 우려

市, AG 참가국 깃발 1만5천개 제작 법인·개인 택시에 배포 했지만…

내구성 취약 3일만에 상당수 훼손 APG까지 부착 계획 ‘물거품’

인천시가 아시아경기대회(AG)를 맞아 택시에 단 참가 국가 깃발이 바람에 찢기는 등 훼손돼 외교상 결례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당초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APG)까지 지속하려던 계획과 달리 성급히 깃발을 내리는 모양새다.

30일 시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AG과 APG 참가국 환영을 위해 인천지역 택시 법인 6천대, 개인 9천대 등에 참가국 국기(國旗)와 대회기 등 1만 5천 개(개당 1천700원)를 배포했다.

그러나 현재 도로를 주행하는 택시 10대 중 3대가량은 깃발 끝 부분이 여러 갈래로 찢어지거나 오물이 묻어 있고, 5대가량은 아예 깃발을 빼놓은 상태다. 나머지 2대가량만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해당 국가의 깃발 모양을 띠고 있을 뿐이다.

이는 시가 배포한 깃발이 얇은 천으로 만들어져 내구성을 갖추지 못해 야외 주행을 하는 택시 외부환경에 견디지 못하고 훼손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가 강풍, 폭우 등 악천후에도 견뎌야 하는 택시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깃발을 제작·배포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선 택시 기사도 시가 나눠준 깃발은 3일도 견디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며, 일부 기사는 외국인 승객으로부터 항의를 받는 등 불필요한 갈등까지 감수하고 있다.

이처럼 비난이 일자 시는 뒤늦게 각 택시 밎 조합 측에 훼손된 깃발 교체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여분이 떨어져 아예 깃발을 달지 말라고 요청하는 판국이다.

개인택시 기사 A씨(57)는 “중국인 승객을 태웠다가 찢어진 깃발을 보고 갑자기 언성을 높여 진정시키느라 애먹었다”며 “이렇게 할 거면 왜 나눠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질이 약하다 보니 깃발이 훼손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깃발 여분이 떨어져 현재는 깃발을 달지 말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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