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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수원시립미술관, ‘모두의 미술관’ 표방…‘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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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맨사 나이 作 ‘비주얼 플레저/주크박스 시네마’. 김보람기자

 

‘미술관은 어려운 곳일까?’ ‘어떻게 해야 모두가 즐겁게 예술과 연결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미술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지우고 문턱을 낮췄다. 수원시립미술관이 15일부터 ‘모두의 미술관’을 주제로 선보이는 개관 10주년 특별전 ‘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 이야기다.

 

전시 제목에는 수원시립미술관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포괄적으로 제시됐다. ‘초콜릿’은 과거 남미 문화에서 신분이 높은 이들만 먹을 수 있었던 특별한 음료였지만 지금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간식이 됐듯 미술관 또한 누구나 즐겁게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인생이 네게 레몬을 주면 그것을 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만들라’는 서구권의 속담에서 착안한 ‘레모네이드’ 역시 미술관이 난해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재창조되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고, ‘파티’는 포용적인 열린 공간이 되고자 하는 수원시립미술관의 방향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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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 전시 전경.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전시는 11팀, 13명의 작가가 참여해 영상·설치·퍼포먼스·텍스타일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품 45점을 펼쳐보인다.

 

전시는 총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된다.

 

1 전시실은 미술관의 권위와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질문하며 이를 와해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남다현 작가의 ‘MoMA from TEMU’가 대표적이다. 그는 ‘명작’으로 불리는 미술 작품들을 테무, 다이소, 이케아, 쿠팡 등에서 구한 공산품으로 재구성했다. 권위있는 작품들이 지닌 경제적·상징적 가치에 질문을 던지며 예술의 신화에 의도적인 균열을 가한 것이다. 작가는 다이소 수세미로 만든 마크 로스코의 작품, 이케아 컵으로 만든 아그네스 마틴의 작품으로 예술의 고상함과 자본 사이의 긴장 관계를 드러냈다.

 

이어지는 2 전시실은 ‘연대’와 ‘돌봄’을 키워드로 비언어적인 방법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학승 작가는 소리를 매개로 공동체적인 삶을 탐구하는 ‘3층상가’를 출품했다. 작가가 사용하던 임대공간의 위층에서 들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리에서 착안해 공간과 관계의 문제를 다루며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식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전시에선 24개의 손뜨개 패널로 된 케이트 저스트의 ‘셀프 케어 액션 시리즈’도 볼 수 있다. 각 패널에는 ‘노래하다’, ‘산책하다’, ‘숨쉬다’ 등 자기 돌봄을 상기하는 문구들이 담겨 있다. 생기 있는 색감과 촉각적인 재료를 활용해 돌봄의 행위가 예술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을 드러내며 연대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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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성 作 ‘수원역전시장커피’. 김보람기자

 

3 전시실은 ‘포용’을 주제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천근성 작가는 예술을 매개로 시장과 미술관의 장소를 잇고 타인과의 관계 맺음을 실험하는 작품 ‘수원역전시장커피’를 선보인다. 작가는 지난 2개월간 수원역 전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음료와 손님의 창작물을 교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전시에선 해당 카페를 본떠 작품들과 함께 전시했다.

 

이와 함께 윤결 작가는 ‘전체관람가’를 통해 난장품바 공연의 다층적 의미와 현재적 의미를 조명했다. 영상 속 퍼포머들은 사회적 소수자의 정체성과 대중문화, 전통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4 전시실은 관람객과 작품 간 긴밀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작품으로 구성된다. 최원서의 ‘틀 없는 문, 구르는 난간’은 미술관은 정적이고 작품의 형상은 불변하다는 통념을 뒤흔드는 상호작용적 설치작품이다. 문의 위치가 주변의 움직임을 감지해 이동하는 이 작품은 관람객의 행위와 연결돼 개입과 참여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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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 전시 전경.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전시에선 이 외에도 클레어 퐁텐의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 크리스틴 선 킴&토마스 마더의 ‘Find Face’, 서맨사 나이의 ‘비주얼 플레저/주크박스 시네마’, 안드레아 프레이저의 ‘뮤지엄 하이라이트: 갤러리 토크’ 등을 볼 수 있다.

 

남기민 수원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예술과 관람자 사이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방식으로 참여와 감상이 이뤄지는 관계의 장이 될 것”이라며 “열린 대화 속에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감각을 만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월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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