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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APEC정상외교 결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상하이를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21일 정상회의를 끝으로 4박5일간의 방중 일정을 사실상 마쳤다.

김 대통령의 이번 APEC 참석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 4강 정상과의 개별회담을 통해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테러사태 이후 조성되고 있는 새로운 국제질서 아래서 양국간 협력을 다짐하고 전통적인 동맹관계와 대북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을 최대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김 대통령은 지난 3월 워싱턴 회담에 이어 7개월여만에 두번째로 가진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 및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재확인받음으로써 대북정책과 관련한 확고한 한미공조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우리는 이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미북대화를 갖자고 제의했으며 이에 대한 (북한측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분명히 확인했다.

이처럼 부시 대통령이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확고한 지지입장을 표명하고 북한측에 미북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은 김 대통령이 미국의 반(反) 테러전쟁에 대해 적극적으로 호응한데 따른 ‘보답’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의 테러근절 노력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분명하게 표명함으로써 긴밀한 한미안보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아·태지역 차원에서의 대(對) 테러 국제연대 형성에 기여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가진 한일 정상회담도 그동안 냉랭했던 한일관계에 비춰볼 때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외교당국자들은 평가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회담에 이어 닷새만에 이뤄진 상하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꽁치분쟁’ 등 7개 경제 및 외교현안에 대해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한일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특히 한일간 최대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쿠릴 수역내 ‘꽁치분쟁’해결을 위해 외교.수산당국간 고위급 회담을 적극적으로 개최키로 합의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또 내년 한일 월드컵 대회와 관련해 대 테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월드컵 공조’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관계의 순항 여부는 두 정상간 합의사항의 구체적인 실천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에 향후 일본측의 합의이행 여부가 주목된다.

아울러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중국측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 의지를 확인받고 내년 한중수교 10주년을 계기로 ‘전면적 협력관계’를 구축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꽁치분쟁’의 원만한 해결책 강구를 위해 러시아측의 긴밀한 협력의사를 확보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러시아측의 건설적인 역할 수행의지를 확약받은 것도 상하이 방문의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다자간 정상외교 무대인 APEC 정상회의에서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개인적인 ‘명성’을 적극 활용해 테러사태 관련논의를 주도하고 APEC역내 경제의 조기회복을 위한 ‘3대 정책공조 및 5개사업’을 제안해 회원국 정상들로부터 호응을 얻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김 대통령은 APEC 정상 가운데 첫번째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테러근절을 위한회원국간의 연대 강화 ▲역내 경제의 조화로운 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한 정책공조 강화 ▲APEC 역내 국가간 정보화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 등을 제안해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세계적인 경기부진과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약화된 만큼 먼저 내수확대를 통해 자국 경제를 일으켜야만 세계 교역량도 증대될 수 있고 세계경제 회복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회원국 정상들은 이같은 구상에 적극 동조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김대중 대통령이 제안했듯이 내수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중”이라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또한 이날 채택된 정상선언문에도 김 대통령이 제안한 경제구조개혁의 필요성, 역내국가간 거시경제 협력의 중요성 등이 포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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