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공공청사 공사장 ‘셧다운’ 공포… 피해 눈덩이

“이대로 가다간 공사기한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사 자체가 ‘올스톱’될 위기입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파업이 6일 차에 접어들면서 경기지역 공공청사 건설 현장에 이른바 ‘셧다운’ 공포가 드리워졌다. 29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의회 신청사 공사 현장(팔달구 인계동).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축구장 약 한 개 크기인 해당 공사장(대지 면적 6천342㎡)에는 하루 수십대의 대형 화물차량이 오갔으나 이날은 철문이 굳게 닫혀 있는 등 적막감만 가득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해당 현장은 현재 35%의 공정률을 보이며 골조 공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파업으로 시멘트 공급이 중단되자 타설(구조물의 거푸집 등 빈공간에 콘크리트 따위를 부어 넣는 행위)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시멘트 업체에 요청한 물량마저 제대로 수급할 수 없게 되자 수원특례시와 시공사는 내년 12월 완공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착공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사옥(2024년 6월 완공 예정, 영통구 이의동)도 12.5%의 공정률로 한창 공사가 진행돼야 하나 이날 중소형 화물차량 한 대만이 오가는 등 고요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번 파업에 따라 철근 공급이 끊기면서 시공사는 남은 해당 자재로 겨우 공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마저 다 사용하게 되면 공사가 멈추게 된다. 시공사가 발주처에 공사 기한 연장 요청을 고민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상황은 경기주택도시공사 융복합센터 신축공사 현장(영통구 이의동)도 마찬가지다. 경기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소요자재의 운반이 지연되면서 공사가 원활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이런 가운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선 긴장감이 맴돌았다. 대형 화물차량 2대는 순찰차의 호위 하에 이곳에 진입했으며 일부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운송기사의 차량 운행을 잠시 막은 뒤 파업 동참을 호소했다. 특히 올해 의왕 ICD의 월요일 평균 반출입량은 2천937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이나, 지난 28일 반출입량은 592TEU에 그치는 등 반·출입량이 뚝 떨어진 실정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성명을 통해 “국내 모든 건설현장이 셧다운 위기에 처한 만큼 화물연대는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기도를 관통하는 8호선 등의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 노조 역시 안전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30일 파업을 예고, 시민들의 출퇴근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정민기자·이다빈·서강준수습기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도내 대규모건축물 33곳 적발

경기지역 대규모 건축물들에서 무단 증축이나 피난시설 훼손 등의 불법 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29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역 내 공장과 복합건축물, 판매시설 등 대규모 건축물 94곳을 대상으로 일제단속을 한 결과, 33곳이 피난방화시설 폐쇄·훼손, 소방시설 차단, 불법주·정차 등의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공장은 화재발생 시 자동으로 작동돼야 할 소방 펌프를 수동으로 전환해 둬 단속에 적발됐다. A공장은 관리인이 소방펌프를 임의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관리인 부재 시 스프링클러 작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B복합건축물은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해 항상 닫아둬야 하는 피난계단 방화문 주변에 고무매트를 설치해 문이 닫히지 않도록 했고, C판매시설에서는 비상구 통로에 대량으로 물건을 적치해 단속에서 적발됐다. 도소방재난본부는 이들 3곳을 비롯해 불법행위가 적발된 33곳의 위반행위 43건 중 10건은 과태료 처분을 했고, 31건은 소방시설 불량 등에 대한 조치명령을 했다. 또 방화문을 훼손하거나 증축한 2건에 대해서는 기관에 안전점검을 통보했다. 조선호 도소방재난본부장은 “지속적인 일제단속을 펼쳐 도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를 찾아 강력히 처벌해 나갈 방침”이라며 “시설 관계인들의 성숙한 안전관리 의식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맘껏 뛰어놀 곳 없어요”… 우울한 경기도 아이들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싶은데, 놀 곳이 없대요” 경기도의 한 유치원은 지난달 3년 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를 열려다 장소가 없어 포기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하려면 주변 학교의 운동장이나 대강당이 필요했지만, 인근 학교들이 모두 거절했기 때문이다. 원장 A씨는 “하루만 운동장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토요일에 출근할 직원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아이들의 기대가 컸는데,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착잡한 마음을 전했다. 또다른 지역 유치원도 지난 9월 화창한 날씨에 맞춰 아이들과 체육 활동을 기획했다가 단념했다. 주변 학교에서 마찬가지로 운동장 이용을 거절했고, 지역 내 어린이 체육시설은 ‘어린이’만 이용이 가능하다며 거절해서다. 원장 B씨는 “교육청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조차 대여를 해주지 않아 마음껏 체육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관을 해주지 않아도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내 유치원들이 유아 체육 시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내 체육활동은 움직임 등에 한계가 있어 외부시설을 빌려야 하지만 툭하면 거절 당하고, 그나마 2곳 뿐인 체육시설은 멀어서 이용하지 못하거나 대기 기간만 몇 개월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유치원의 삼중고에도 도교육청에는 유아체육을 전담할 부서 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내 유치원 중 학교에 짓는 병설유치원(1천127곳)을 제외한 1천46곳 대부분이 운동장이나 대강당 등의 대형 체육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광주시와 군포시에 지자체나 도시공사 등 공기관이 운영하는 유아체육시설이 있지만, 이들 모두 수요가 높고 다른 지역 유아들이 이용하기에는 버스로 1시간 이상 움직여야 하는 등 거리가 멀어 해당 지자체 외에는 이용이 어렵다. 만 2~7세는 신체활동을 통해 정서발달과 사회성 향상이 이뤄진다. 대근육과 소근육 발달 등의 신체적 발달과 함께 체육 활동을 통한 부정적 감정의 해소도 이뤄져 유아 체육은 생애주기 상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도교육청에는 이를 전담할 조직 조차 없다. 유아교육과와 학생건강과가 있지만, 유아교육과는 교육 정책에 대한 분야가 주를 이루고, 학생건강과는 초중등 체육에 관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명지대 미래교육원 김민규 교수는 “교육청에 담당 부서가 없다 보니 시설을 확충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힘들고, 학교 운동장 대관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유치원 인근에 실외 놀이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규정 등이 있는 만큼 놀이터에 실내 체육시설을 놓는 방안 등 현실적 대책을 찾을 수 있는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유치원별로 원내에서 1일 1시간 가량의 체육활동을 하고 있기는 하다”며 “(별도의 부서를 신설하는 부분은)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파국으로 치닫는 화물연대 파업…산업계만 피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정부와 노동계 대치가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시멘트 운수 종사자 2천500명(운송업체 201곳)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이는 운수 종사자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 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큰 위기를 가져올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명령에 의해 강제로 업무를 재개하는 제도다. 지난 2004년 도입 이후 18년 만에 첫 발동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안전운임 일몰제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이번 업무개시명령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무효 가처분 신청과 취소 소송 제기를 예고하는 한편 전국 16곳에서 동시 결의대회를 열고 삭발 투쟁에 나섰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산업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일선 주유소의 공급 중단으로 재고 부족 사태가 터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타이어업계 역시 이번주 후반부터 물량대란을 전망했다. 또 철강업계는 긴급재 운송을 위해 대체 차량을 투입했으나 모든 물량을 감당하기엔 버거운 실정이다. 원자재를 조달받지 못한 중소기업계도 제품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다. 강해인·이정민기자

안성과 수원에서도 AI항원 검출…방역당국 비상

용인·화성에 이어 평택·이천 등지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안성과 수원까지 번지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오전 7시께 안성시 일죽면 화곡리 한 농장 육용오리 폐사체에서 간이키트 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의심되는 H5 항원(양성)이 검출됐다. 이날 H5 항원이 검출된 농장은 1만2천800수의 42령 육용오리 출하를 앞둔 시점에서 2~3마리가 설사 증세를 보이면서 폐사한 것을 농장주(59)가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방역당국은 오후 5시를 기해 3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농장 2곳이 사육 중인 육용오리 1만7천800마리에 대해 모두 예방적 살처분을 할 방침이다. 또 발생지역 외 가금류 농장에 H5 발생상황을 전파하고 자체 소독 강화 지도는 물론 방역차량을 활용한 하천과 도로변 등에 대해 집중소독을 강화키로 했다. 이와 함께 방문차량과 관련시설 역학 농가에 3주간 이동제한과 일제검사를 실시하는 등 전담관을 통한 각 농장별 전화예찰도 시행키로 했다. 수원특례시에서도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AI가 검출됐다. 시는 지난 22~23일 축만제(화서동)에서 큰기러기 1개체, 민물가마우지 1개체의 폐사체를 수거했고,국립야생동물 질병관리원에 AI 검사를 의뢰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판정받았다. 폐사체를 수거한 경기도 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초동방역을 지원했고, 경기도는 검출지 반경 60m를, 시는 축만제 산책로 700여m를 통제했다. 시는 이상 행동을 하는 야생조류와 폐사체 예찰을 강화하고, 폐사체가 발생하면 즉시 수거해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예찰 지역은 주요 철새 도래지(축만제, 황구지천)를 포함한 하천·저수지 7개소다. 아울러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가금농가 소독·예찰을 하고, 지속해서 방역 조치를 할 예정이다. 박석원·이정민기자

성균관대, 국가고객만족도 16년째 1위…비결은?

성균관대학교가 한국생산성본부의 올해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16년 연속 사립대학 부문 1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29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국가고객만족도는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국생산성본부가 미국 미시간대학과 함께 개발한 고객만족 측정 지표다. 성균관대는 코로나19 이후 대학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사, 비교과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교육시설을 개선하는 등 활기찬 캠퍼스를 조성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건물별 열람실, 대학원생 라운지, 국제관 글로벌라운지 강의실 등을 개선해 쾌적한 환경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대면 교류와 협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신입생의 원활한 대학생활 적응과 새로운 문화 창출을 위해 ‘신방례(조선시대 유생 환영식)’와 ‘2022 고하노라(임금에게 상소를 올리던 것을 현대적 재해석)’ 등을 시행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들도 이에 함께하는 만큼 소속감을 향상했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성균관대는 농촌 봉사활동,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 등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 학생들에게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사회에서 활약 중인 동문들의 기부금을 통해 재학생들에게 아침 식사를 주는 ‘천원 학식’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의 애교심을 더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주말 지나자 확진자 껑충…국민 56% “코로나19, 인권에 영향”

하루 동안 코로나19에 걸린 시민이 급증한 가운데 국민 2명 중 1명은 이번 사태가 인권에 영향을 끼쳤다는 반응을 보였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2만2천327명)보다 4만9천149명 증가한 7만1천476명이다. 주말이 지나면서 검사 건수가 늘어나 확진자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확진자는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7만2천860명)과 비교하면 1천384명, 2주일 전인 15일(7만2천864명)보다는 1천388명 각각 감소한 수치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11일째 400명대인 491명이며 하루 동안 코로나19로 사망한 시민은 41명이다. 경기지역에선 1만9천832명의 감염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국 9천43가구(가구원 1만6천148명)를 대상으로 ‘2022년 인권의식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56.4%가 코로나19가 인권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가장 심각한 인권 침해로는 영업 제한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재산권 침해(43.5%·복수 응답)가 꼽혔다. 뒤이어 돌봄 공백에 따른 취약계층 고립(43.5%), 백신접종 여부나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차별(28.2%) 순이었다. 인권침해를 당하거나 차별을 받는 대상으로는 ‘경제적 빈곤층’이 38.2%로 가장 많았다. 장애인(33.7%), 결혼 이주민·이주노동자(20.3%), 학력·학벌이 낮은 사람(16.6%)이 뒤를 이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미국 보건부와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보건 안보 협력의 강화를 논의했다. 이정민기자

[설 곳 없는 北이탈주민] 목숨 걸고 내려왔는데... 한파보다 ‘차가운 현실’

탈북 후 어려운 가정형편을 호소하던 한 북한이탈주민이 지난 7일 경남 김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에는 서울에 거주하던 북한이탈주민이 고독사한 지 1년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외면받은 북한이탈주민의 사망 소식이 이어지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목숨 걸고 내려왔는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어요.” 28일 오전 취재 기자가 만난 북한이탈주민 50대 여성 A씨(수원 거주)는 이곳에서 지냈던 지난 10년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2009년에 탈북해 4년을 중국에 머물다 국내에 정착했다는 그는 불안과 가난 속에서 힘겹게 살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A씨는 국내에 입국해 국가정보원 조사기관인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자유누리센터)’에서 약 석달간의 조사를 거친 후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12주간의 사회적응 교육을 받았다. 북한이탈주민이 국내에 정착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교육 이후 거주지역을 고를 때 A씨는 수원을 선택했다. 탈북 과정에서 브로커 등으로부터 ‘경기도나 서울이 살기 좋고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말을 들은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A씨의 ‘경기도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수원에 정착하면서 통일부에서 받은 초기정착금 300만원(현재 800만원)은 탈북을 도왔던 브로커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모두 지급했고, 새 삶의 터전이 된 경기도와 수원시에서는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A씨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다시 보기 위해 식당일과 청소 등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A씨는 첫째 아들과 남편, 둘째 아들을 순차적으로 데리고 왔다. 배고픔을 참고 추위를 견뎌 비로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자신은 비교적 ‘운이 좋은 편’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한 탈북 지인은 병원비 때문에 생계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4년 전에는 취업을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탈북 남성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오장미 연꽃쉼터(북한이탈주민 공동생활시설) 팀장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초기 정착 지원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으나, 이후에는 남한 사람과 똑같은 국민으로 취급돼 추가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면서 “이들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김건주수습기자 “아플 때 병원 가기도 힘들어”... 의료지원 전무 경기도에는 가장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할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3만1천446명(올해 9월 기준) 중 1만877명이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나, 도에는 이들을 전담하는 공무원이 단 3명뿐이다. 1인당 전담하는 북한이탈주민이 3천625명인 셈이다. 같은 수도권인 서울(1인당 1천110명)보다 3배가 높고 인천(1인당 2천925명)보다도 많다. 1인당 전담 북한이탈주민이 가장 적은 세종(108명), 제주(173명), 강원(228명)과는 수십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런 가운데 올해 도의 북한이탈주민 대상 정책지원 사업에는 28억2천400만원(국비 21억2천300만원·도비 7억1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세부적으로 국비는 △북한이탈주민 지역센터(6곳·19억8천800만원) △도 북한이탈주민 지역협의회(3천300만원) △시군 북한이탈주민 지역협의회(1억200만원) 등에 쓰였다. 도비는 △북한이탈주민 인턴십(1억8천만원) △북한이탈주민 취업교육(1억3천만원) △도 전입 초기 생활안정 지원(9천600만원) △시군 지역사회 소통·화합 사업 지원(5천900만원) 등 10개 항목에 7억100만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의식주와 직결되는 문제인 전입 생활안정 지원과 취업교육 등에 편성된 예산은 2억2천6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문화 지원 등에 주로 편성돼 있다. 한 북한이탈주민은 “여러 지원이 있어도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부분은 적다. 의료지원 등도 없어 아플 때 병원도 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일례로 서울의 경우 탈북 및 정착 과정에서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건강관리 패키지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종합건강검진과 심리검사부터 일반질환 치료비나 간병비까지 지원한다. 더욱이 도의 북한이탈주민 대상 정책지원 사업 예산은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부족하다. 도비(7억100만원)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연간 6만4천원(월 5천원)가량에 불과한데, 서울(22만8천910원), 전남(29만5천840원), 제주(24만9천275원) 등 다른 지자체와는 3~5배까지 차이가 난다. 도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의 경우 공무 직원도 있고 지역마다 1~2명씩 정착 지원 담당 공무원들이 있어 인력은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산 편성에 대한 질문에는 “코로나19 이후 입국자가 급격히 줄면서 가족 결연사업이나 문화 사업 등 통합·인식 개선 등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도의 정책 환경에 맞춰 의료지원 등 다른 사업들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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