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 연임 위한 ‘정관’ 개정 의혹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KoCACA·이하 한문연)가 오는 30일 회장 선출 선거를 앞둔 가운데, 현재 회장의 연임을 위해 한문연이 정관을 개정했다는 의혹이 회원기관들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16일 한문연에 따르면 지난 6월23일 정관을 개정하면서 ‘회장선거관리규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규정엔 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 후보자 등록 조건, 선거운동 방법 등을 구체화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한문연은 규정 제13조에 ‘회원기관 또는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회장 후보자의 등록 조건을 명시했다. 이에 따른 세부 규정으로 회원기관 전체 227개 중 10분의 1 이상인 23개 기관 이상의 기관 추천서를 받거나 이사회의 추천을 받을 시 출석 이사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회원기관들은 사실상 회장 연임을 위한 정관 개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A 회원기관 관계자 B씨는 “한문연이 선거일을 지난 4일에서야 공고했다. 15일까지 후보 등록을 해야 하니, 10일 동안 추천서 23개 이상을 받아오라는 건데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이승정 현 회장이 출마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인데, 이 회장 체제에서 꾸린 이사들의 과반수 동의를 얻을 수 있겠는가. 사실상 회장이 연임하려고 만들어진 규정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특히 한문연이 회장 후보자 요건을 총회를 거쳐야 하는 정관에 명시하는 대신 ‘회장 선거 관리 규정’을 만든 것 자체가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관의 개정은 이사회와 총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규정의 제·개정은 이사회의 동의만 얻으면 된다. 이에 따라 한문연은 해당 규정을 227개 회원기관의 동의를 얻는 총회를 거치지 않은 채, 이사회의 동의만 얻어 제정했다. 회장 후보자 요건을 명시한 한문연의 규정 제정은 이례적이다. 233개 회원기관을 보유한 한국문화원연합회의 경우, 정회원 중 누구나 회장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으며 특별한 자격 조건을 두지 않았다.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역시 회장 후보자 등록 조건이 없으며, 회장 선출 규정을 정관에 명시해 놔 개정을 하려면 총회를 거쳐야 한다.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도 회장 선출 관련 내용을 정관에 명시했고, 이사 중에 회장을 선출하던 종전 방식에서 누구나 입후보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 중이다. 특히 한문연이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대한 회원기관의 공청회를 열었을 당시, 해당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회원기관들의 반대 의견이 다수를 이뤘음에도 원안대로 이사회 결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C 회원기관 관계자 D씨는 “공청회에서 반발이 굉장히 많았는데 반영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이럴 거면 공청회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23개 기관의 추천서를 받는 것이 사전투표의 성격이 강해 혹시라도 회장이 알게 돼 불이익을 당할까 추천 도장을 찍지 않은 기관이 많았다. 그래서 2명이 회장 후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문연 관계자는 “후보들의 난립을 막고, 회원기관 중 10%의 동의를 얻어야 대표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해 자격 조건을 명시한 것”이라며 “지난 선거를 거치며 규정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정관, 규정을 제·개정했다”고 반박했다. 김보람기자

[경기도의 뉴실버세대, 문화예술로 도약하다] 1.늘푸른문화나무

우리는 사회적으로 65세를 넘은 사람을 인생의 최종 단계, ‘노인’이라고 칭한다. ‘어르신’, ‘실버세대’ 등 노인을 부르는 말 또한 다양해졌으며 ‘뉴실버세대’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전의 노인 세대와 달리 신체적인 건강도 좋으면서 사회 활동에 대한 열망이 높고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기존의 실버세대와는 구별되는 뉴실버세대의 특징은 소일거리로 여생을 보내거나 집 안에 갇혀 있는 대신 삶을 개척하고 사회에서 쌓은 경험과 지혜를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이러한 뉴실버세대 중에서도 문화예술로 인생 2막장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 전문 예술인 못지않은 감각과 청년과 비교할 수 없는 연륜에서 뿜어내는 그들의 기량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편집자주] 지난 10일 고양 일산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늘푸른문화나무 건물. 전날 모진 장마가 휩쓸고 갔지만 이곳은 맑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웃음소리를 따라 계단을 오르자 캔버스와 물감이 놓여진 책상 앞에 팔토시를 끼고 붓을 쥔 어르신 8명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지난 2019년부터 어르신 즐김터를 운영하고 있는 늘푸른문화나무다. 어르신들은 오는 11월까지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도 하며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집과 경로당 등을 오가며 다소 무료한 시간을 보냈던 이들은 삶의 보람을 느끼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각자의 이유로 늘푸른문화나무를 찾았다.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늘푸른문화나무에서 책 한 권을 쓰고 그림 8점을 그렸다는 윤순이 할머니(83)는 심한 손떨림으로 글을 쓰는 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윤 할머니는 “손떨림도 여기선 예술이 된다”며 “우리가 그리는 것이 작품으로 완성된다”고 말하며 캔버스 위의 꽃밭을 완성해나갔다. 학창 시절 이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다는 안금지 할머니(68) 역시 그림을 그리며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우연히 늘푸른문화나무를 접하게 된 안 할머니는 이곳에서 붓을 잡은 후부터 삶이 달라졌다고 한다. 안 할머니는 “노인이라고 우리를 대우해 주는 곳이 없다. 하지만 이곳에선 우리를 나이 든 노인이 아닌 붓을 잡은 작가 한 명으로 대우해준다”며 “완벽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지만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 우리 노인들을 위한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르신들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호진숙 할머니(87)는 지난해부터 늘푸른문화나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집에 있는 시간은 따분해 작년부터 늘푸른문화나무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이 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동안 모두 잊고 즐겁다. 자신이 없었는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소녀처럼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들이 이날 완성한 어르신들의 그림 8점은 ‘경기도 어르신 작품 공모전’에 출품했으며 추후 늘푸른문화나무 내에서도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어르신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과 정물화 작품으로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늘푸른문화나무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그리고 쓰는 것 자체가 모두 문화예술 활동이며 작품”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경기옛길을 걷다]① 희망 담아 ‘자유’ 새겼지만…절망 닿아 ‘고통’ 남았네

길은 가장 확실한 인간의 흔적이다. 자주 다녀 흔적이 된 길이 있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길이 있다. 셀 수 없는 이들이 오간 그 길은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아직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가 한 가득인 그 길은 우리 가까이 존재한다. 특히 조선시대 한양과 지방을 이어주는 관문 역할을 했던 경기도에 많다. 지금은 ‘경기옛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 길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까. 경기옛길을 걸으며 길 위에 새겨진 이야기들을 연재해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희미하게 남은 수인선 철도의 흔적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던 지난 7월의 어느 날,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중고차 매매단지로 핸들을 돌렸다. 도로 한쪽에 차를 세워두고 발걸음을 옮겨 정갈하게 포장된 산책로 위에 발을 디디자 곧게 뻗은 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간단하게 촬영을 마치고 1분가량 걸어 들어가자 서호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가 눈에 띄었다. 무심코 지나칠 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의 정체가 ‘옛 수인선 철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철로를 나무로 덮어 다리로 만들었지만, 철길 자체를 드러내 이곳이 수인선 철로였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알리고 있었다. 옛 수인선 철로는 경기옛길 삼남길의 다섯 번째 구간인 중복들길 위에 있다. 과거 수원과 인천을 이어주던 이 철도는 1937년 조선경동철도주식회사 소유의 사립 철도로 세워졌다. 일제 치하에 있던 당시 산미 증산 계획에 따라 조선의 곡식이 일본으로 대량 반출될 때 이 수인선이 사용됐다. 즉, 수인선은 일제에 의한 가혹한 수탈과 궁핍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수인선은 1977년 수원-인천 간 산업도로가 개통하면서 그 쓰임새가 줄었고, 1995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철로는 폐쇄됐고, 철길의 모습도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 위를 지나고 있었다. 다리 입구에는 이 길 이름이 삼남길이라는 것과 모수길, 수원둘레길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덩그러니 서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수인선에 대한 설명이 적힌 녹슨 스토리보드가 이 길의 과거를 설명하고 있었다. ■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북한강변을 따라 두물머리나루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두물머리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배다리 입구에 자리한 경기옛길 스탬프함에서 도장을 찍고 공원으로 향했다.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많았다. 가장 눈에 띈 건 곳곳에 걸린 핫도그 판매 간판이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 두물머리 핫도그가 맛있다는 내용이 방송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두물머리의 멋진 광경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보다 핫도그가 더 유명하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모인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양수리이다. 공원 중앙에는 두물머리 나루비가 세워져 있는데, 이를 통해 이곳이 과거 나루터였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도 광주를 오가던 나룻배가 있었고, 나루 근처에는 객줏집·술집 등이 즐비했다. 또한 이곳에는 수령이 500년이 넘는 ‘도당 할아버지’라는 느티나무가 1982년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원래 그 옆에는 ‘도당 할머니’ 느티나무도 있었지만, 1968년 5월 팔당댐이 착공되면서 1970년대 해당 구역이 수몰돼 자취를 감췄다. 나루터의 역사적 배경이나 도당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설화를 알지 못해도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두물머리를 찾고 있다. 한가로이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커플들, 그리고 조용히 사색에 잠겨 여유를 즐기는 이들까지 각자만의 방식대로 두물머리를 즐기고 있었다. ■ 임진강의 남과 북을 잇던 자유의 다리 임진강역에서 의주길 제5길 임진나루길을 따라 걸으니 임진각관광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멀리 민통선을 왔다갔다 하는 곤돌라도 보였다. 다소 까다로워 보이는 탑승절차에 곤돌라 탑승은 다음을 기약하고 임진각 광장에 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망배단이라고 쓰인 커다란 비석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허름한 다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자유의 다리였다. 어린 시절 기억과 달리 매우 낡고 허름했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은 자유의 다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유의 다리는 겉으로는 목재를 이용해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힘을 많이 받는 부분은 철재를 사용했다. 1953년 한국전쟁 포로 1만 2천773명이 이 다리를 건너 귀환해 현재까지 ‘자유의 다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원래 경의선 철교가 폭격으로 파괴돼 기둥만 남아 있었지만 전쟁 포로들을 통과시키고자 철교 일부를 복구하고 그 남쪽 끝에 임시다리인 ‘자유의 다리’를 설치했다. ‘자유로의 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반대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과 함께 자리하고 있어 고향으로 갈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아픔 역시 안고 있었다. 자유의 다리를 건너 임진강 철교를 지나면 경의선 남쪽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이 나타난다. 그다음 역은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이다. 비록 철길은 끊어지고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지만 언젠간 임진각 이북으로 길을 이어가길 희망해 본다. 우리 조상들이 그랬듯 의주길을 통해 전 세계로 다시 한 번 뻗어갈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글·사진=장영준기자 / 영상촬영=곽민규PD

[전시리뷰] 일상을 예술로 승화…수원시립미술관 기획전시 '우리가 마주한 찰나'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거나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몇몇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무런 의미 없는 그런 일상을 붙잡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이들이 있다. 지난 9일부터 오는 11월6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소장품 교류 기획전 ‘우리가 마주한 찰나’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수원시립미술관을 비롯한 경기도미술관, 오산시립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 열 곳의 소장품을 한 데 모았고, 24명(팀)의 작가들을 대표하는 회화·영상·설치·조각 등 79점의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전시다. ‘자연’·‘인간’·‘그 너머’의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먼저 1부 전시장에 들어서면 주변 풍경에 녹아든 자연 요소를 탐구하는 작가들이 기다린다. 이들의 작품들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제공해주고 있다. 임선이 작가의 사진 연작 ‘극점 2-1, 2-2, 2-3, 2-4' 시리즈는 자연에 축적된 시간과 인위적으로 변화된 문명의 시간의 간극을 비교한다. 전현선 작가의 ‘나란히 걷는 낮과 밤’은 수채화이면서도 15점의 캔버스를 겹쳐 놓았으므로 디자인 툴로 그린 듯한 컴퓨터 이미지들을 연상시킨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회화로 재조합된 초록빛 숲 속에서 대상들 간의 새로운 관계를 음미할 수 있게 된다. 1부가 일상에 스며든 주변부를 바라보는 방식을 다뤘다면, 2부는 살면서 마주하는 사건과 현상들을 어떻게 대할지 탐색하는 구간이다. 정정엽 작가는 일상의 곳곳에서 사람들이 스쳐 갔을 법한 거울들에 의미를 잡아낼 수 없는 단어들인 ‘져’, ‘꾸’, ‘옵’, ‘핍' 등으로 제목을 붙여 완벽히 이해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표현했다. 거울에 비친 인간의 모습은 ‘탈핵-몸’, ‘네 방에 댄스홀을 허하라’ 등에서 사회문화적 맥락을 통해 의미가 확장된다. 이어 듀오 아티스트 ‘뮌(김민선·최문선)’은 잡동사니가 진열된 캐비닛에 조명을 비추는 구조물인 ‘오디토리움 (템플릿 A-Z)’을 선보인다. 벽에 비친 구조물의 그림자가 수시로 바뀌면 관람객들은 자신이 마주해온 일상에 의미 부여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돌아볼 수 있다. 3부 전시장에는 바깥으로 향하던 시선을 내면 깊숙한 곳으로 돌아오게 하는 작품들이 있다. 윤향로 작가의 ‘Drive to the moon and galaxy'와 ‘스크린샷 5.41. 16-001’, ‘스크린샷 5.41. 16-003’이 연달아 나오는 통로를 지나게 되면 삶의 단면과 미술과 매체 등 문화가 어우러진 작가의 소우주를 통과해 본격적인 심연으로 진입한다. 이어지는 김아타 작가의 ‘온 에어 프로젝트 160-13, 인디아 시리즈’는 2002년부터 시작된 ‘온 에어 프로젝트’ 사진 연작 중 하나로, 장시간 노출 후 중첩시킨 인도의 한 도시 전경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뿌연 먼지로 지워내는 듯한 시간의 흔적을 드러낸다.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전시 기획을 담당한 조은 큐레이터는 “관람객들이 작품 간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공간 설계와 작품 배치 등에 특히 주안점을 뒀다”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중진 및 신진 작가들의 인지도 높은 작품을 총망라하는 전시로, 미술사의 흐름을 조망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기아 AutoLand 화성, 초록우산과 함께 교육기부 후원금 전달

기아 AutoLand 화성 (공장장 송민수)이 12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본부장 김창연)와 함께 화성시에 교육기부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금은 기아 AutoLand 화성에서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 비용 중 2억4천만원으로 화성시내 초·중·고·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사회공헌 교육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후원금을 통해 후원금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그램 ‘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는 초등학생들에게는 ‘즐거운 환경과학교실’이라는 이름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중학생들에게는 ‘ECO리더되기’교육을 통해 자동차와 환경을 통한 진로교육이 진행된다. 또한 고등학생들에게는 ‘2050미래학교’라는 미래에 대한 다양한 교육이 제공되며 가족들이 함께 환경에 대해 교육받을 수 있는 ‘우리 가족 힘내요’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란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화성시 내의 환경관련 보도기사를 작성하고, 환경보전의 의식을 높이는 캠페인을 지난 5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날 후원금 전달식에 참여한 임종철 화성시 부시장은 “화성시의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여 주시는 기아 AutoLand 화성의 임직원 분들 감사드린다”며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환경과 과학에 대한 지식은 물론 화성시의 아이들이 미래의 인재가 되는데 큰 힘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송민수 기아 AutoLand 화성 공장장은 “기아 AutoLand 화성은 항상 화성시의 초∙중∙고∙대학생들을 위해 교육복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사업을 계속해서 발전시켜서 화성시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고, 꿈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 AutoLand 화성의 교육기부 후원금 사업인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사업은 ‘즐거운 환경학교실(초등)’, ‘ECO리더되기(중등)’,’2050 미래학교(고등)’, ECO서포터즈(대학생) 프로그램은 매년 화성시 교육기부사업으로 진행되며 올해 12월까지 화성시 학생들을 위해 제공될 예정이다. 김은진기자

[영화리뷰] 액션으로 채운 역사의 여백…이정재의 '헌트'

영화 ‘헌트’(감독 이정재)가 지난 10일 개봉했다. 5월 ‘범죄도시2’를 시작으로 예열을 마친 한국 상업 영화계가 7월 말부터 잇따라 출격한 ‘외계+인 1부’, ‘한산:용의 출현’, ‘비상선언’ 등으로 여름을 장악하는가 싶었지만, ‘탑건: 매버릭’의 장기흥행과 최근 불거진 바이럴·역바이럴 등 여러 논란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형국이다. 이에 ‘헌트’가 극장가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가 된다. 영화는 시공간을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1980년대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정권의 공고한 권력 유지를 위해 온갖 더러운 범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핵심 권력자에 대한 암살 시도나 테러의 가능성이 언제든 유효했다. 이런 불안정한 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기부의 국내 팀 차장 김정도(정우성)와 해외 팀 차장 박평호(이정재)는 상부의 지시로 조직에 숨어든 스파이(동림)를 찾아내기 위해 각자의 부서를 압박하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수사하고 파헤친다. 아웅산 묘소 테러가 일어났던 1983년이 영화의 주 무대다. 그런데 영화는 그날의 진실 추적이나 현실의 재현 등에 힘을 쏟지 않는다. 1980년 광주를 극으로 불러들이는 모습이나 인물의 몇몇 대사, 독재자 대통령 등이 묘사되는 순간들만 보더라도 분명 현실 요소를 극에 녹여내고 있지만,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적절한 각색과 비워두는 전략을 통해 실존 인물들의 흔적이 아닌 극 중 인물들의 상황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래서 역사에 녹아든 격동의 시대상을 알면 분명 도움이 되지만, 굳이 알고 가지 않아도 감상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 ‘헌트’는 이렇게 느껴지는 이야기의 여백을 다양한 액션으로 채워 넣는다. 극 전개의 리듬이 몇몇 결정적인 장면에서 선보이는 액션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이때 ‘헌트’가 주요한 액션 신들을 인물들의 처지를 강조하는 데에도 활용하고, 그 자체로 전개에 빠져서는 안 될 요소로 녹여내기도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거리를 두면서 서로를 견제하던 박평호와 김정도가 계단을 굴러 내려오며 뒤엉켜 맨몸 액션을 벌이는 장면에 이르면, 서로의 육체가 충돌하는 그 시점부터 두 사람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후반부의 결정적인 건물 폭발 신에서 두 사람은 각종 파편과 회색빛 먼지와 재에 뒤덮여 서로 분간이 안 가는 형상이 된 채 만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관객은 사냥꾼이기도 했다가 사냥감이기도 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형태로 변해 왔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어쩌면 ‘헌트’는 움직임으로 인물들을 표현하고, 몸짓으로 시대의 여백을 채운 ‘행위’의 영화가 아닐까. 그래서 ‘헌트’의 무대는 밀도 넘치는 심리 묘사를 진득하게 몰아붙일 수 없는 곳이다. 막다른 길에 내몰린 두 사람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눌 뿐이다. 송상호기자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임기 4개월 남겨두고 사직서 제출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 산하 공공기관장의 임기 보장을 약속한 가운데, 공공기관장 중 처음으로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임기 4개월가량을 앞두고 사퇴했다. 잔여 임기를 남겨 두고 사퇴한 첫 사례인 만큼, 민선 7기 이재명 전 지사 당시 취임한 공공기관장과 도 임기제공무원들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경기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강 대표이사는 지난 8일 일신상의 사유로 경기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 대표이사는 지난 2018년 12월 부임해 2020년 12월 1차례 연임한 뒤 올해 12월27일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다. 강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임기가 남았지만 건강이 좋지 않고 여러가지 정리할 일들이 있어 지금 시점에서 사직서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리랜서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강 대표이사의 사퇴는 김동연 지사가 도 산하기관 간부 등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지 채 3주가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김 지사는 지난 달 22일 경기일보 등 출입기자단과의 취임 첫 간담회에서 “적어도 경기도내에서 임기가 정해진 자리에 계신 공직자분들을 그만두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통상 새 지사의 임기가 시작되면 이전 지사가 임명한 임기제 고위공무원이나 산하기관장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관례였지만, 이재명 전 지사가 임명한 인사의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강 대표이사가 사퇴하면서 다른 기관장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부재 시 경영본부장이 권한 대행을 해야 하는데, 경영본부장도 공석이기 때문에 경영기획실장이 직무 대행을 하고 있다”며 “경영기획실장이 권한대행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규정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김보람기자

수원문화재단, 노사 공동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근절 선언문 선포

수원문화재단이 노사가 함께하는 인권경영 체계구축을 위해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근절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선포했다. 수원문화재단은 9일 오전 10시 수원문화재단 2층 상황실에서 노사공동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근절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영식 관광국장, 송기철 문화국장, 박현주 수원문화재단노동조합위원장을 비롯해 노동조합 간부 및 부서장 등이 참석했다. 재단 노사는 ▲인권 보호 및 인권침해 예방 노력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행위 방지 노력 ▲노사 상생 및 협력을 통한 상호 존중의 조직 문화 조성 노력 등을 담은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근절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김영식 국장은 “직장 내 괴롭힘 등 갑질 근절을 위한 선언으로 조직 내 인권문화 확산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재단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존중받는 조직이자 인권경영을 실천하는 조직이 되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현주 노동조합위원장은 “노동조합 역시 인권경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재단이 상호 존중하는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측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수원문화재단은 임직원 대상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및 인권 감수성 교육을 진행하고, 갑질 근절을 위한 홍보물 배포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또 올해 말 인권경영을 공식 선언하고 인권영향평가 및 구제절차 수립 등 인권경영 체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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