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값 껑충… 알뜰 소비자 ‘빈티지’ 열풍

#1. 수원에 거주하는 임소라씨(29·가명)는 아이들 입힐 옷을 구매하기 위해 ‘아름다운가게’를 자주 찾는다. 최근 옷 가격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아름다운가게를 통한 구매는 기부금으로 사회취약계층도 돕고 환경까지 지킬 수 있어 ‘일석삼조’이기 때문이다. 그는 “옷 가격이 최근 너무 많이 올라 아름다운가게를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2.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애용하는 박혜진씨(29)는 출근 전 현관문 문고리에 판매할 옷이 담긴 쇼핑백을 걸어 둔다. 비대면 중고거래의 한 방식인 ‘문고리 거래’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그는 “장롱 속의 안 입는 옷들은 사이트에 올리고 판매해서 번 돈으로 중고 옷을 산다”며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아지며 주로 옷들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식(食)·주(住) 물가 상승 속에서 의(衣) 비용도 예외없이 올라 '중고 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의류 구매가 환경 보호 등 가치지향 소비라는 인식까지 확산되고 있다. 29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4조원으로 500%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여성 의류 등록 비중은 2020년 22%에서 올해 45%로 두 배 이상 커졌다. 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도 중고 패션잡화와 의류 등이 인기 상품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중고물품을 기부 받아 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도 지난해 대비 구매건수가 10.5% 증가했고, 이 중 의류 판매량은 약 4% 늘었다. 이 같은 소비트렌드 변화에 기업들도 하나 둘 중고 거래 패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달 미국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번개장터와 손 잡고 중고 명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중고 패션 상품을 전문 거래하는 ‘콜렉티브’, ‘리클’ 등 온라인 플랫폼도 등장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의류 가격까지 많이 올라 중고 의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더욱이 이 같은 중고 의류 구매가 환경에 대한 관심 등 가치지향 소비로도 이어져 앞으로도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민주수습기자

[현장, 그곳&] 한파 예보에 경기도 난방 제조업계 '기대감'

#1. 전기요, 전기장판 등 계절 가전을 제작해 판매하는 양주 소재 기업 ‘창영테크’는 올 겨울 포근한 날씨 탓에 작년 대비 매출이 30~40% 줄었다. 이창근 창영테크 대표(35)는 “온열제품은 주로 10~11월에 많이 팔리는데 올해는 날씨 영향을 받아 실적이 저조한 상태”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이후 들려온 한파 소식에 그는 “12월엔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이라 기대된다”며 희망을 가졌다. #2. 부천에서 전기히터, 온풍기 등을 생산·판매하는 조경석 ‘대성정밀’ 대표(68)는 “올해는 작년에 비해 판매 실적이 60%가량 감소했다”며 “계절 상품은 날씨가 도와줘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공장에 자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다만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면 매출도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까 꿈꾼다”고 덧붙였다. ‘더운 겨울’ 영향에 하락세를 그리던 난방용품 매출이 12월부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경기도내 유통업계는 물론 난방기기 제조 중소업체까지 다가오는 ‘한파’를 두고 반가운 기색을 보이는 분위기다. 28일 유통가에 따르면 올해 11월 약 한 달 간 난방용품의 매출액과 판매량은 예년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같은 기간 핫팩·문풍지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난로·히터·가습기·난방텐트 등 계절 가전은 –10%로 각각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대표적인 난방용품인 전기요·히터·전기매트·가습기 등 4개 품목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판매량을 보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는 ‘수능 한파’도 덜했던 만큼 따뜻한 날씨 영향을 받아 매출액과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커머스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11번가의 난방용품 판매 추이를 살펴봤을 때, 전년 동기 대비 난방용품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전기매트·장판은 -1%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지만, 전기요(-47%), 전기히터(-61%), 온풍기(-69%) 등 대부분 품목에서 큰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전기히터와 온풍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 넘게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11월은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 따뜻한 날씨가 유지된 탓에 난방용품 판매가 특히 저조했다”면서도 “비가 그친 뒤 한파가 찾아오면 난방용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28일) 비 소식 이후로 강추위가 찾아온다고 전망했다. 30일부터 영하권이 시작되면서 다음 달 1일에는 영하 9℃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경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고됐다. 이은진기자

‘소비자 지갑을 열어라’…유통가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 열풍

일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이 시작된다는 ‘블랙프라이데이’(11월25일)를 맞아 국내 유통업계가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한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먼저 오프라인 매장은 일찍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나서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1일부터 시작한 할인 행사를 오는 30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이용현 롯데하이마트 수원롯데몰지점장은 “블랙프라이데이와 월드컵이 맞물리며 대형TV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평소 행사가보다 1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TV, 김치냉장고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마트도 18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블랙 ABC데이’ 행사를 열고 최대 7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여행 업계도 할인 행사에 총력을 쏟고 있다. 모두투어는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다음 달 30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 메가 세일’이 기재된 모든 상품에 최대 10만원을 즉시 할인해 준다. 이커머스 업계 역시 ‘직구족’을 겨냥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11번가는 23일부터 30일까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함께 ‘11번가 블랙프라이데이 오리지널’ 기획전을 연다. 캠핑·디지털기기·음향가전 등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베스트 셀러 카테고리를 총망라해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에 나선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쇼핑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블랙프라이데이가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이벤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진기자

삼성, 헌혈버스 4대 적십자사에 전달…10년간 40대 제작 지원

삼성이 헌혈 버스 4대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회와 함께 나누고 성장한다’는 동행 비전의 출발을 알렸다. 삼성은 23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임원들의 기부로 제작된 헌혈 버스 4대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달식에는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1월 삼성 관계자 임원들은 작년 12월 받은 특별격려금의 10%를 자발적으로 기부해 100억여원의 기부금을 조성, 신형 헌혈 버스 제작에 사용하도록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한 바 있다. 전체 헌혈 횟수의 33%가 헌혈 버스에서 이뤄지는 만큼, 헌혈 버스는 매년 혈액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현재 국내 전국 15개 혈액원에서 93대의 헌혈 버스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중 매년 10여대가 노후화로 교체가 필요함에도 예산 부족으로 6대 정도만 교체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삼성은 올해 4대를 시작으로 10년간 총 40대의 헌혈 버스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달식 이후에는 삼성전자 임직원이 삼성이 기부한 헌혈 버스에서 헌혈에 참여했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앞으로도 헌혈 캠페인을 적극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은 지난 1996년부터 26년간 삼성 관계사가 함께하는 헌혈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9년까지 전국 사업장에서 매년 평균 7천명 이상의 임직원이 헌혈에 동참해 왔다. 삼성은 이번 헌혈 버스 기부를 계기로 올겨울 임직원 헌혈 캠페인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헌혈에 참여한 임직원이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하는 ‘생애 첫 헌혈 스티커’나 ‘헌혈 팔찌’ 사진을 찍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리면 철분제를 제공하고, 삼성SDS는 개인 SNS 계정 등에 헌혈 참여 후기를 올리면 소정의 상품권을 준다. 김정규기자

[전국동시조합장선거 D-105] ③ 최대 규모 농협…'쌀값'이 핵심 쟁점

쌀 수매가 폭락 ‘성난 농심’… 선거전 이슈 ‘급부상’ 경기지역 조합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농협 조합장 선거는 쌀 수매가 폭락 등 농정 이슈들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농협은 도내 전체 조합 180개 중 133개(축협·인삼농협 등 제외)로 84%를 차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선 총 133명의 조합장이 선출될 예정이며, 현재까지 등록된 선거인 수(조합원 수)는 총 27만1천421명이다. 도내 농협 중 가장 선거인이 많은 곳은 평택의 안중농협(7천452명)이고, 파주의 월롱농협이 855명으로 선거인 수가 가장 적다. 그동안 농협 조합장에는 전·현직 조합장 및 이사, 전·현직 기초의회 의장 및 의원, 농민단체 임원 등이 각축전을 벌였다. 제1회 선거의 평균 경쟁률은 3.24대1이었고, 제2회 선거에선 3.0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제1회 선거에선 수원농협의 염규종 후보가 3천235표로 전체 조합 중 가장 많은 득표를 차지해 당선된 바 있으며, 제2회 선거에선 신김포농협의 신선균 후보가 2천469표로 최다 득표 당선자였다. 이런 가운데 내년 치러질 농협 조합장 선거에선 ‘쌀 수매가’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산지 쌀값은 20㎏ 기준 4만725원으로 지난해 5만2천248원보다 24.9% 떨어졌다. 산지 쌀값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7년 이후 45년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때문에 전반적으로 조합원들이 쌀값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여주는 올해 쌀 수매가를 작년과 동일하게 책정하기로 해 ‘그나마 다행’이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또 이천의 경우 5천원으로 소폭 인하해 ‘선방했다’는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이곳 외 지역에서도 조합원들의 표심은 ‘자신의 소득 피해를 덜 보게 해 준 후보’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조합원들을 지나치게 의식해 수매가를 결정하면 조합 입장에선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어, 조합장 후보들은 당선 시 이 같은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것도 변수다. 도내 한 농협 관계자는 “출마를 고려하는 현직 농협 조합장들의 경우 쌀값 하락을 막지 못해 조합원들의 원성을 들었던 곳들이 많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그동안 생산의욕 자체가 꺾였던 조합원들이 향후 자신의 쌀이 얼마나 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 지에 따라 표심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규기자

중기중앙회 경기본부, ‘경기기업승계입법추진위’ 발족…"세제개편안 조속 처리돼야“

경기도 중소기업계가 원활한 기업 승계를 위해 세제개편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22일 경기중소벤처기업연합회·경기도중소기업CEO연합회·경기벤처기업협회 등이 참여하는 ‘경기 기업승계 입법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기업승계 입법추진위는 원활한 기업 승계를 위해 세제개편안의 국회 통과를 요구하기 위해 조직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위원장인 추연옥 중소기업중앙회 경기회장을 비롯해 최경용 경기중소벤처기업연합회 수석부회장, 서기만 경기벤처기업협회 회장, 추연옥 중소기업중앙회 경기회장, 이석한 경기도중소기업CEO연합회 회장 등 약 10명의 도내 중소기업인들이 참석했다. 그간 도내 중소기업들에선 70세 이상 중소기업 CEO가 2만명을 넘는 등 중소기업 대표자의 고령화가 현실화되고 있어 승계를 통한 세대교체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이 때문에 국회가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켜 존속 위험에 처해있는 중소기업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연옥 위원장은 “그간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 등 기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가 조금씩 개선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중소기업 현장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정부도 기업승계 세제 개선 건의를 대폭 반영한 2022년도 세제 개편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업력이 100년 넘는 장수기업이 우리나라에선 7곳에 불과한 데 반해 일본은 3만3천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평균 업력이 11.4년으로 업력이 100년 이상인 장수기업은 7곳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의 100년 이상 장수기업은 3만3천76곳이었고, 미국은 1만9천497곳이었다. 김정규기자

[집중취재] 무인 매장 많고 결제방식 간소화에... 머니, 어디로 간 거니?

카카오 전산망 사태가 터진지 한달여 만에 케이뱅크, IBK기업은행, 우체국은행 등도 전산 장애를 겪으면서 온 나라가 멈춰섰다. 지갑 없이 가벼운 호주머니로 다니는 시대의 치명적 맹점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온라인 거래·결제 방식이 확대됨에 따라 현금 사용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폐·동전 같은 ‘화폐’는 취약계층의 경제활동을 돕는 점에서 공적거래의 주축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익명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하경제의 원흉으로 꼽히기도 한다. 오늘날 경기도 안의 화폐는 어디로 향하고 어디에 숨었을까. 현금 없는 사회에서 화폐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편집자주 버스를 탈 때도, 커피를 살 때도 현금이 거부 당한다. 신용·체크카드나 계좌이체 등 비현금지급수단을 통한 지출이 날로 증가하면서 경기도에서도 바야흐로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했다. 2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전국 가계 및 기업이 상품 및 서비스 구입 등을 위해 지출한 현금의 규모는 꾸준히 감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3년마다 현금사용행태 조사를 정례 실시하는데, 가장 최근인 2021년 기준 국내 가구당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51만원으로 2018년(64만원)에 비해 13만원(△25.4%) 감소했다. 전체 지출액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1.6%로 신용·체크카드(58.3%)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경기도내 현금지출액 역시 전국 통계와 동일한 수준이다. 기업 역시 원재료 구입 등을 위한 현금 지출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 기업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2018년에서 2021년까지 2천906만원에서 912만원으로 감소(△1천990만원 △68.5%)했다. 기업의 지급수단은 계좌이체 부분에서 큰 상승세(86.0%)를 보였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이처럼 현금 사용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결제방식이 간소화된 영향도 있고,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안전자산 확보를 위해 현금을 쓰지 않고 보유하려는 심리도 있다. 실제 가계(23.3%⟶31.4%)와 기업(222만원⟶470만원) 모두 비상시에 대비해 예비용 현금을 보유하는 비중 및 규모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현금을 ‘쓰고 싶어도’ 쓸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현금은 1만원권의 경우 재화 및 서비스 구입, 사적이전지출, 종교기부금·친목회비로 쓰이고, 5만원권의 경우 경조금으로 쓰이는 편이다. 10·50·100·500원화는 방치 장수가 많아(약 40%) 말 그대로 ‘잠들어’ 있는 상태다. 교통수단도, 프랜차이즈 음식점 및 미용실도, 편의시설도 무인(無人)화와 함께 현금을 거부하는 곳이 늘면서 대부분의 현금이 ‘시장’에 나타나질 않는다. 비단 경기도 내 은행점포만 봐도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227개가 줄어들었을 정도다. 상당수가 이용률 저하로 출장소 전환했거나 공동점포로 운영하거나 철거됐다. 이에 따른 나비효과로, 경기도 내 화폐발행액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19년까지 1조1천950억2천만원(3분기 기준)이었던 금액이 3년 만에 1조13억4천700만원(2020년 3분기)까지 16.2%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과거엔 없던 ‘현금결제 거부’가 증가하고 있다. 일부 사업장은 거래내역의 회계처리 누락 위험과 현금의 분실·도난 위험, 입출금 등 관리비용 부담을 이유로 현금결제를 제한하는 분위기”라며 “고(高)금리 시대에서 현금이 ‘안전자산’으로의 수요가 늘면서 비현금지급수단 이용이 증가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화폐는 포용적 금융… 현금 가치·영역 지켜져야” 현금 사용 감소는 화폐 시장 축소와도 연결된다. 경기도 안에서 ‘현금’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지역 내에 ‘화폐’는 왜 유통돼야만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화폐는 *포용적 금융, 개인정보 보호 등 공적경제 시스템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비현금지급수단으로의 급격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추가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서라도 ‘현금’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현금 안 쓰니 전국 화폐 발행액도 ‘뚝’…경기도는 선방 실제로 현금 지출이 줄어듦에 따라 화폐발행액 역시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통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3분기’를 기준으로 화폐발행실태를 분석해봤다. 첫해(2017년) 전국 ‘화폐발행액’은 14조1천104억5천100만원에서 최근(2022년) 7조9천58억9천200만원으로 44% 감소했다. 화폐발행액이 줄어든다는 건 순유입 인구 감소와 같은 ‘경제규모 축소’를 의미한다. 한은 경기본부가 발행한 화폐 액수도 같은 기간 1조4천465억2천800만원에서 1조13억4천700만원까지 31% 떨어졌다. 전북본부 발행액이 12%, 경남본부 발행액이 11%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땐 다소 감소 폭이 큰 수준이지만, 부산본부(△59%)나 울산본부(△54%) 등 여타 12개 지역본부들에 비하면 그나마 ‘선방’한 성적이다. 반대로 말하면 전국적으로 화폐발행액수가 낮아지며 경제규모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16개 지역권 중 경기도는 3~4위 수준의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 경기도 內 화폐, 시장에 돌기보단 가계·기업의 ‘안전자산화’ 이어 ‘화폐환수액’을 봤다. 화폐환수액은 훼손, 오염 등으로 재발행하기 부적합한 화폐를 의미한다. 사람들의 ‘손때’가 많이 탈수록 환수액이 커지는 식이다. 2017년 3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 전국의 화폐환수액은 4조7천억원 수준에서 4조4천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거래보다 온라인 거래가 주축을 이룬 영향이다. 현금을 만지는 이가 적은 만큼 손상된 화폐도 비교적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화폐발행액 대비 화폐환수액 비중(화폐환수율)이 낮았던 곳은 ▲경남(6년 평균 10.5%) ▲경기(15.3%) ▲강원(16.1%)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높았던 곳은 ▲제주(128.16%) ▲포항(101.5%) ▲목포(100%) 등이다. 시중에 공급된 화폐량에 비해 다시 돌아온 양이 낮다는 건 화폐가 어딘가에 묶여 있거나 외국 등으로 유출되고 있음을 뜻하며, 돌아온 양이 많다는 건 활발하게 유통 중임을 뜻한다. 즉 경기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경제규모 축소 폭이 덜한 상황에서, 그 돈이 시장 안에 돌지 않고 가계·기업 내에 ‘안전자산’으로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된다. ■ 한은·은행권·유통계 등 ‘화폐 수급 동향’ 머리 모아 한국은행도 같은 궤의 인식을 품고 있다. 지난 10월엔 한국조폐공사, 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 등 금융기관, 신세계·이마트 등 유통업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기업중앙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를 발족하고 최근 화폐 수급 동향을 공유하기도 했다. 당시 한은은 코로나19가 국내 화폐유통시스템에 미친 영향과 화폐유통시스템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때 협의회에선 “금융기관 점포 및 ATM 수의 감소폭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현금결제 거부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현금접근성 및 현금사용선택권이 저하된다”며 “고령층, 저소득층 등 디지털 지급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제약 가능성이 증대됐다”는 의견이 오갔다. 아울러 국민의 일상적인 현금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발권당국인 한국은행을 비롯한 화폐유통시스템 참가기관들의 각별한 관심과 대응 노력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 화폐 유통, 양음 있지만 가치는 지키자…“경기북부 현금 접근성 높여야” 전문가들은 ‘얼어붙은 현금 사회’의 장단이 있다고 본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실물 현금도 결국엔 수요에 따라 발행된다. 현재 현금에 대한 수요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어 발행액도 줄고, 필요성도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물 현금이 사라질 때의 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돈의 흐름이나 거래가 기록이 되기 때문에 회계가 투명해질 수 있고 불법적인 문제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반면 지불 수단이 모두 스마트화될 때도 단점은 있다. 해킹 및 도용 문제는 물론 지난번 카카오 사태 당시 우리가 먹통이 됐듯이 손 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여전히 ‘현금만 쓸 수 있는’ 계층이 존재하고, 비현금지급수단이 확대되는 데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지역 안에서 현금이 갖는 현금만의 가치는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저소득자나 고령자 등의 계층이 현금의 주요 사용층이긴 하나 이 외에도 현금은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된다”며 “사회 모든 부분을 현금으로 처리하기엔 어려움이 있겠지만, 온라인 결재 과정에서도 처리 비용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취약계층에겐 비현금지급수단 역시 ‘체감 비용’이 존재하는 만큼 현금만의 가치와 영역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과 연계한 현금 인프라를 개선·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정환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병원이나 약국 등 생활 속 필수적인 공간에서 현금을 받지 않는다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며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를 보면 전자금융이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통신망 장애가 생기면 현금 외엔 결제수단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ATM 축소 등 ‘현금 없는 사회’가 실현되면 현금유통망이 무너질 수 있는데, 기본적인 유통 인프라를 개선하면서 현금이 꾸준히 중요한 지급수단으로 유지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교수는 “군사지역과 농촌 위주로 구성된 경기북부는 특히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노년층 등의 금융 지원을 위한 수도권 차원의 연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이연우·이은진기자 *포용적 금융: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접근성을 높여 취약 가구 및 기업에 대한 기회를 확장하는 것

“반갑다! 월드컵”… 식당·유통가 웃음꽃

“홀 손님도, 배달 손님도 크게 늘어날 것 같아서 평소보다 많은 재료를 미리 주문해뒀어요!” 수원특례시 팔달구에서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김승욱씨(38)는 21일 오후 들뜬 모습으로 재료를 손질하고 있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들이 전부 ‘황금 시간대’에 잡혀 그때마다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막이 오르면서 식당가, 유통가 등 경기지역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번째로 열리는 월드컵인 데다가, 지난 월드컵에서도 한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영업점 매출이 2배가량 늘어서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먼저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치킨업계는 신메뉴를 선보이며 ‘손님 사냥’에 나섰다. 제너시스BBQ와 굽네치킨은 각각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이하 자소만)’과 ‘남해마늘 바사삭’을 출시하며 해당 광고들을 통해 축구팀을 응원했다. 편의점계에서도 CU의 경우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내세우며 월드컵 마케팅 대열에 합류했다. CU는 ‘#GO쏘니 챌린지’를 통해 내년 초 토트넘의 빅매치를 관전할 수 있는 직관 투어 특전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개인 매장들은 연장 영업을 고지하거나, 거리응원전 대신 빔프로젝터 등을 통한 모니터응원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영화업계도 가세했다. CGV는 5회 연속 전국 100여개 극장에서 월드컵 생중계를 진행하는 등 이색적인 이벤트로 고객 유치에 나선다. 경기 당일에는 테라 캔맥주를 판매하는 일부 극장에 한해 2캔을 주문하면 2캔을 더 주는 2+2 이벤트도 벌인다. CGV 관계자는 “월드컵은 전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즐기는 축제”라며 “승패와 관계 없이 축제를 즐기면서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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