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훌쩍 넘겨 찾은 최전방, 내가 근무하던 부대를 회억하며 찾아갔으나 정작 차안에선 선잠 채우기에 바빴다. 금성지구 전투비가 있는 말고개에서 맹렬히 치고 올랐으나 눈에 빠지고 얼음에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무릎 꿇는 즐거움도 이곳에선 치욕이지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은 여느 산과 달랐다. 바로 앞에 펼쳐진 북한초소들과 오성산으로 시야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등고선처럼 촘촘히 깔려있는 군 보급로와 크고 작은 고지들이 아득한데 나무들이 없다. 봄 되면 또 저들이 산불을 지를 것이라고 한다. 병사들과 점심을 먹으며 좋아진 군대를 실감한다. 우리의 대성산도 믿음직하다. 사랑하는 전우여! 중부전선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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