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첫키스를 대학교 1학년 때 했다. 12년 동안 공교육을 받으면서 그 누구도 ‘키스 잘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 이가 없었다. 키스는 어디서, 어떻게, 달달하게 할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키스를 책으로 배웠다. 실전에 대비해 고등학교 때 봤던 영화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커플이 거대한 배 위에서 했던 백허그와 키스신을 보고 또 봤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뜬금없이 첫키스 얘기를 왜 하냐? 지난 22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열린 ‘2014 문화이음 Thanks Concert’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2014 문화이음 Thanks Concert’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초대됐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문화예술 나눔을 실천해온 개인 기부자를 비롯해 중소기업 대표,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협력한 재계인사, 문화예술 재능기부자 등 60여 명의 기부자들이 주인공들이었다.
콘서트 1부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지난해 8월 열린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피스콘서트’에서 국악, 타악, 현대무용을 활용해 피아노 연주곡을 편곡하는 등의 방식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적벽가, 베토벤 위에 얹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신비한 푸가’ 등을 연주해 그야말로 기부자를 위한 맞춤형 이색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두 번째 곡으로 박종훈 피아니스트가 편곡한 ‘착한 피아노를 위한 Jazz & Peace Suite’가 착한피아노 4대와 첼로, 반도네온과 같이 연주되는 동안 ‘영화 속 가장 멋진 키스신’이 배경화면으로 선보였다.
보는 내내 가슴이 쿵쾅거려 혼났다. 기부자를 위한 콘서트에 왜 하필 키스신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기부’와 ‘키스’는 공통점이 많다. 첫째, 사람과 사람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건강적인 면에서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둘째, 키스와 기부는 대가 없는 상생(相生)의 철학이 담긴 아름답고 값진 베풂이다. 셋째, 키스와 기부를 자주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5년 정도 더 산다고 한다.
사랑을 말로 전하는 것보다 한 번의 로맨틱한 키스가 사랑을 완성시켜주는 지름길이다. 기부도 그렇다. 문화기부는 사람을 살리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며 그 어떤 복지정책보다 파급력이 크다. 2014년에는 더 많은 이들이 기부와 키스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강현숙 문화부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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