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 금융당국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업들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먼저 채권이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채권이란 정부, 공공기관 또는 민간기업 등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정 시기에 정해진 원금과 이자의 지급을 약속하면서 발행한 증서이다. 채권을 매수한다는 것은 돈을 빌려주고 이 증서를 받는 것이며, 채권을 매도한다는 것은 일정 기간(만기) 뒤에 받을 수 있는 이익(원금과 이자)에 대한 증서를 파는 것이다. 다시 말해, 채권은 돈을 빌려주고 받는 증서이며 채권시장은 이러한 채권이 발행되고 유통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채권은 발행 주체, 보증유무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발행주체를 기준으로 보면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방채, 은행ㆍ증권회사ㆍ신용카드회사 등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금융채, 일반적인 주식회사 등이 발행하는 회사채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원리금에 대한 제3자의 지급보증 여부에 따라 보증채와 무보증채로 나뉜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 등으로 기업들의 매출이 하락하게 되면 재무상태가 악화된다. 기업들은 적자를 버텨내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투자받거나,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시도한다. 이 중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경우 기업은 자금을 조달받는 대신, 특정 기간 이후 원금과 이자의 지급을 약속하게 될 것이다. 이때 만약 기업의 영업실적이 양호하고 신용도가 높다면 보다 낮은 이자를 받더라도 돈을 빌려줄 것이다. 반면 기업의 도산 위험이 커지고 경제 상황이 위축되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회사채 매입을 포기하거나 보다 높은 이자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많은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고 회사채 금리도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금융당국이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은 자금흐름이 막혀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우량 채권을 펀드를 통해 매입해 주는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업은행이 80%를 인수해 그 대금으로 회사채를 상환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해 기업은 상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통해 기업들이 단기 유동성 문제로 도산하는 것을 막고, 충분한 자금 공급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금융팀 정현석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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