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스타를 배신하는 ‘플라스틱OTHER’”
‘버리스타’는 ‘버리다’와 ‘Star’를 합성한 것으로 인천시가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선언하면서 환경정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캠페인 용어다. 이는 쓰레기를 제대로 잘 버리고 덜 버려서 우리 모두 지구의 스타가 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버리스타가 되려면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라는 4가지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캠페인은 친근하고 흥미로운 홍보 영상 등에 힘입어 인천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재활용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친환경 분리수거 방법을 안착시키는데 기여했다. 이 캠페인은 TV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대국민 환경캠페인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버리스타 자원순환 영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광고상인 ‘2020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TV광고 부문과 공익광고 부문 2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언론을 통해서도 집중 조명받고 있다. 또 편의점 GS25가 버리스타 챌린지 캠페인에 협업하는 등 민간기업의 자발적인 캠페인 참여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는 또 단독주택과 상가지역 등을 대상으로 품목별 재활용 전용봉투를 보급하고 재활용 거점 분리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등 ‘재활용 배출·수거체계 개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폐기물 발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폐기물처리시설은 포화상태로 자원순환 전 과정에서 한계점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재활용품의 혼합과 오염을 방지해 재활용률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버리스타 캠페인과 재활용 배출·수거체계 개선사업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것은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재활용품이 재활용선별장에서 쓰레기로 나뉘지 않고 실제 재활용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난해 즉석밥 용기가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즉석밥 용기는 현재 ‘플라스틱 OTHER’로 분류한다. 이는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섞인 복합 재질’이라는 의미로 다른 제품으로 재활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자레인지에 밥을 데워야 하는 상품의 특성상 플라스틱에 산소차단 물질이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재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갈색이나 초록색인 주류 페트병도 색깔이 들어가 있어 재활용 방법이 까다롭고 재활용도 제한적이다.
이쯤이면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라는 4가지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을 지구를 지킨다는 굳은 신념으로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감수해온 수많은 ‘버리스타’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개정을 통해 분리배출 품목에 무색페트병을 별도 항목으로 추가하고 품목별 정기 수거일의 지정·운영 등 제도를 개선하고 있지만 재활용률을 높이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인천은 분리배출한 재활용품이 선별장에서 쓰레기로 분류하지 않고 재질별 선별이 정확하게 이루어져 실질적인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선별장의 운영실태를 확인해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천의 재활용 선별시설은 공공과 민간으로 나눠진다. 공공 선별시설은 재활용률이 66.4%인데 비해 민간시설의 재활용률은 낮은 상황이다. 특히 4개 구를 반입지역으로 하는 민간시설의 경우, 하루 반입량이 125t으로 인천 전체 323t의 38.7%를 담당하는데 이 곳의 재활용률은 20%대로 매우 낮다.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고 이를 적절하게 선별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일. 이는 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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