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주 운정신도시로 이사 온 서울 토박이 김미선씨(58)는 집 앞 10분거리의 운정호수공원산책로를 걷거나 연결된 소리천을 자전거로 이용할 때마다 청계천을 떠올린다. 운정호수공원이 자연환경과 인공이 잘 어우러져 청계천의 경관에 견줘도 손색이 없어서다. 김씨는 “서울에서 쭉 살다 운정신도시로 이사 오는 것을 주저했는데 GTX-A 노선 개통으로 서울 진입이 편해 왔다”며 “운정호수공원이 너무 좋다. 서울 친구들에게 이사 오라고 재촉한다”며 흡족해했다.
김씨처럼 서울 등지에서 파주 정주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운정신도시 랜드마크인 운정호수공원이 각광받고 있다. 여유 있고 질적으로 향상된 삶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주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뛰어난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살리고 여기에 인공적인 요소가 잘 어울리는 운정호수공원이 호세권에 더해 숲세권까지 덤으로 갖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승면 도시관리본부장은 “운정신도시를 개발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부터 운정호수공원을 인수받을 당시만 해도 허술한 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시가 전국 최고 호수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운정호수공원 때문에 파주로 이사 왔다고 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성 10년째 지나는 운정호수공원 현주소
운정신도시 와동동 1413 일원 56만8천여㎡ 규모의 운정호수공원은 LH가 2009~2014년 조성한 뒤 파주시에 인계했다. 당초 실개천 형태의 천연 저류지였으나 지금은 천혜의 자연를 고스란히 살린 자연환경과 인공이 결합된 광활한 녹색지대다. 담수면적은 5만6천㎡, 담수량은 평상시 7만t, 최대 90만t이다.
LH가 파주시에 인계할 당시 운정호수공원은 민망할 정도로 변변찮았다. 운정신도시 최대 커뮤니티인 운정신도시 연합회 이승철 회장은 “인계 당시 공원 내에는 ‘이쑤시개’ 크기 정도의 보잘것 없는 수목들만 일부 식재됐다”며 “일산호수공원의 두 배에 이른다는 말만 듣고 이사 온 주민들이 크게 실망했을 정도로 초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야박한 평가를 받은 운정호수공원이 지금은 전국 최대의 세종특별시 세종호수공원(70만㎡) 못지않은 시설 개선 등으로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시가 최근 공원이용 만족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402명)의 약 80%가 공원 이용 만족도를 보였다. 불과 10년 만에 만족도가 급상승한 것이다.
이에 정정희 도시관리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90% 넘는 시민들이 매주 2~3회 이용한다”며 “처음 조성 당시 외면받았는데 시민 눈높이에 맞는 시설 개선 등 조치를 통해 절대 호감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또 시는 운정호수공원을 전국 최고 호수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호수공원전담 직제도 만들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심재구 시 호수공원팀장은 “인수 후 10여년에 걸쳐 수목식재, 산책로·보행로 등 정비, 수질개선, 사계절 특색에 맞는 야간경관 조성 등 지속적으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순환시스템도 크게 개선했다. 수처리 시설 수준을 높여 녹조 발생을 차단하고 물 강제 순환을 위해 수중펌프 10대를 운영한다.
비점오염원시설(공사장 등 불특정한 장소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물) 설치로 수질을 크게 개선했다. 운정호수공원에 유입되는 소리천등 실개천에 곡릉·원앙폭포를 설치해 경관성도 높였다. 산책로 등에 나이테가 많은 수목을 식재하고 희망 꽃밭도 계절에 맞게 가꿔 꽃경관을 강화했다.
녹지정비도 대폭 개선했다. 운정호수공원 및 수변공원 생육불량 등 전반적인 조경 경관을 획기적으로 정비했다. 운정호수공원 지천인 소리천이 위치한 이벤트홀 주변에 조경석을 쌓고 잔디식재, 목재덱(deck) 교체 등으로 이용 편의를 높였다.
수월한 진입을 위해 길이 35m, 폭 5m의 보행교도 설치했다. 공원 내 바람의 언덕길 옆 소치호수 정자와 덱길에 경관조명도 설치, 야간보행로 조도를 확보했다. 공원서 생태감수성을 키우는 공원생태체험학습도 운영해 어린이 방문객을 배려했다.
■ 하와이 못지않은 운정호수공원의 명소들
매년 4~10월 운영되는 운정호수공원 내 ‘음악분수’는 단연 인기다. 가로 72m, 세로 12m, 최대 곡사 높이 50m를 자랑하는 음악분수는 조명 230여개, 워터스크린분수 등 13종 분수가 64곡으로 연주된다.
음악분수를 보기 위해 시민들이 주야간 가리지 않고 줄지어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운영 기간 내로 보면 10만명 가까이 몰렸다. 이를 두고 안승면 시 도시관리사업본부장은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철저히 주민 눈높이에 맞췄다”고 덧붙였다.
하와이에나 있을 법한 ‘바람의 언덕길’도 조성, 호수공원 이용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총연장 약 300m의 벚꽃길산책로에 경관조명 설치, 노면포장 정비, 난간교체, 포토존과 벤치형 쉼터를 마련, 주야간 벚꽃과 야경으로 운정호수공원 밤을 황홀하게 하고 있다. 김경준 시 수변공원팀장은 “야간경관 조명 조성으로 시민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도 몰려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운정호수공원, 10배 더 즐긴다
운정호수공원의 산책로, 자전거로, 수변공원, 야간조명등 빼어난 자연환경과 경관이 있다면 이를 10배 더 즐기는 콘텐츠로는 불꽃축제가 있다.
올해 7회 불꽃축제를 앞두고 있는데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아 매번 5만여명에 이르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화려한 불꽃이 조명등 레이저와 함께 어우러지고 기상천외한 드론쇼도 열려 관람객들의 탄성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터뷰 김경일 파주시장 “운정호수공원 화두, AI 덧입혀 첨단 녹색공원화 하는 것”
“운정호수공원의 향후 10년 화두는 인공지능(AI)을 덧입혀 첨단 녹색공원화시키는 것입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19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나온 10년이 운정호수공원의 정착기라면 앞으로 더 발전하기위해 AI 시대에 대비하겠다. 올해가 그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를 위해 “물순환시스템은 물론이고 보행로,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 시설 부족분에 대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운영을 첨단화하고 필요한 작업은 즉각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민들의 각종 시설개선 요청과 관련해서도 “운정호수공원의 나무덱 등 각종 시설이 노후하면서 순차적으로 교체가 진행 중”이라며 “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질개선, 계절별 꽃밭 조성, 화장실 확충 개선 등 숙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시장은 “운정호수공원 등 운정신도시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시청직제에 도시관리본부(서기관급)를 뒀다”며 “대한민국 최고의 운정호수공원을 갖춘 운정신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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