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령에 학생 급감한 학원, 고용유지금으로 버틴 여행사 등
직원 해고·퇴사한 1인 자영업 급증... 2018년 398만명比 28만명 ‘껑충’
#13년 넘게 2명의 강사와 학원을 운영 중이던 김성민씨(53ㆍ가명)는 얼마 전부터 혼자 학원을 책임지게 됐다. 지난해 초 갑작스럽게 발생한 코로나19가 서서히 김씨의 학원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학원생들의 발길은 줄었고, 12월에는 학원에 집합금지 명령까지 내려지며 학원 문은 굳게 잠겼다. 더이상 강사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여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조금만 참고 기다려보자고 강사들을 다독였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김씨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그동안 동고동락한 강사들과 이별을 결심했다.
#안양에서 8년째 등산복 매장을 운영하는 김지훈씨(36ㆍ가명) 역시 코로나19 풍파를 온몸으로 겪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월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다. 이후 어쩔 수 없이 직원 한명과 주말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님’으로 전락했다. 하루 10시간씩 가게에 머무르며 1년이 넘도록 단 하루도 쉬지 못했지만 손에 거머쥐는 돈은 한 달에 190여만원. 김씨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직원 2명을 고용하고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했지만,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더이상 직원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푸념했다.
#수원 팔달구에서 작은 여행사를 운영하는 서세원씨(59)도 1년 넘게 혼자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그동안 함께했던 2명의 직원이 코로나19 이후 고용유지지원금과 무급휴가로 간간히 버텨왔지만 지난달 1명이 그만뒀다. 서씨는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남은 직원마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백신 접종자 대상으로 해외 여행길이 열린다는 등 희망적 얘기가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해외발 변이바이러스 등 위험 요소가 존재해 당장 수요가 늘어날지는 의문”이라며 “기약 없는 희망고문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직원을 두고 가게를 운영해 왔던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인원 절감 등 사업을 축소함에 따라 ‘나홀로 사장님’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2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종사상지위별 취업자’에 따르면 직원 없는 ‘나홀로 사장님’은 2018년 말 398만7천명에서 2019년 406만8천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가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키며 지난해 415만9천명을 기록, 올해 5월 기준 427만명까지 급증했다.
이같이 1인 자영업자 수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지난 3년간 32.8% 상승한 최저임금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추세였다”며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가세하며 운영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피고용인을 해고, 홀로 운영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완식ㆍ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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