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임대료 등 고정지출 높아 경기침체에 휘청
한은 “생산성 높은 업종으로 고용재조정 유도해야
IMF 등 경제침체기가 올 때마다 ‘나홀로 사장님’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대면서비스업종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22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종사상지위별 취업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558만7천명으로 지난해 1월(546만2천명)보다 12만2천명 늘었다. 그러나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는 오히려 줄었다.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 2018년 165만1천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153만8천명, 2020년 137만2천명, 올해 5월 131만7천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이 ‘직원 둔 사장님’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이들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들보다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지출비용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불확실성이 짙은 경기침체기에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IMF 위기 당시 1998년∼1999년 2년간 1997년 대비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8만8천명 감소하고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9천명 늘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자영업자들이 매출 하락 시 가장 먼저 조치하는 것이 인력 감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실내체육시설, 교육, 숙박업 등 다수를 상대하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 3월 기준 제조업(-2만7천명)과 도매 및 소매업(-2만4천명),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만4천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만2천명) 등에서 1년 전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많이 감소했다. 이 중 코로나19 타격이 큰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경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5천명 증가했다. 또 다른 코로나19 타격 업종인 숙박 및 음식점업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천명 감소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천명 이하 소폭으로 늘었다.
아울러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해온 최저임금도 ‘나홀로 사장님’ 증가에 한몫했다. 국내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로 급격하게 인상됐는데, 이 시기에 ‘직원 둔 사장님’은 줄고 ‘나홀로 사장님’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피고용인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용조정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자영업은 폐업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모되는 만큼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통적 자영업으로부터 생산성이 높은 업종의로의 고용재조정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완식ㆍ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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