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을 넘나드는 부천교육지원청 ‘징검다리학교’ 부천교육지원청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필요에 맞춘 교육 지원을 위해 ‘징검다리학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징검다리학교는 돌봄·학습·정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학교와 마을을 넘나들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을 기반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을 위해 촘촘하고 깊이 있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교육 사각지대의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습 및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해 초등학생 대상 ‘거점형’과 중고등학생 대상 ‘찾아가는형’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 찾아가는형·거점형 운영으로 ‘촘촘한 지원 체계’ 징검다리학교는 학교로 직접 가는 ‘찾아가는형’, 학교 및 인근 지역 거점 공간에서 운영하는 ‘거점형’의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찾아가는형’은 마을 활동가가 학교를 방문해 상담 및 체험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올해에는 중학교 8개교(내동중, 도당중, 부천동여자중, 부일중, 부천일신중, 부천남중, 성곡중, 심원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지역 활동가가 운영하는 ‘청개구리 버스’가 학교로 들어가면 이 버스 공간에서는 타로 카드 게임 등 재미있는 체험 활동이 펼쳐진다. 학생들은 마을 활동가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생활·학업·진로에 관한 고민을 자연스럽게 털어놓게 되고 마을 활동가들은 사안의 경중에 따라 교사와 의논해 학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이 외에도 인권·법률 상담, 세계시민 감수성 교육 활동, 성인지 감수성 교육 활동, 보드게임 기반 관계 형성 활동, 체험 중심 공예 활동 등 다양한 부스를 운영해 학생들의 정서 안정과 사회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거점형’은 학교 및 인근 마을 공간을 활용해 초등학교 8개교(고강초, 도당초, 동곡초, 부천덕산초, 부천수주초, 부천삼정초, 성곡초, 원미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집중 프로그램(학급당 마을활동가 2명, 6~8명 학생)으로 운영한다. 감정 소통 활동, 신체·예술·요리 체험, 생태·마을 탐방 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이해와 공동체 의식을 함께 키울 수 있도록 한다. ‘거점형’ 징검다리학교는 먼저 학생 스스로의 언어로 존중 약속을 정하고 매주 수업 시작 전 존중 약속을 다시 확인하도록 돕는다. 이어 아동 청소년을 위한 5분 명상 또는 감정카드(이미지카드) 등을 활용해 현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경험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경험을 쌓아간다. 이때 자연스럽게 자신의 학교생활, 가정에서의 경험 등을 말하며 자신의 삶과 감정을 되짚는 기회가 된다. 이후 본격적으로 예술활동, 요리활동, 생태활동 등을 한다. 활동 중 정리 정돈 등은 학생이 할 수 있도록 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의 시작과 마무리 과정에 동참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 혹은 글을 쓰며 그날의 활동을 돌아보고 활동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갖도록 하고 있다. ■ 한 아이를 위해 학교와 마을 함께... 지역 협력 교육 강화 징검다리학교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사, 마을 활동가, 상담 전문가 협업으로 사전·중간·사후 협의회를 통해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상시적으로 학생 상황을 공유하고 시의적절하게 학생 맞춤형 지원을 함으로써 단순 체험을 넘어 지속적 성장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징검다리학교의 한 마을 활동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 주고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다정한 어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던 아이들이 활동을 통해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친구의 감정에 공감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관계 속에서 소통하는 방법도 배워갔다”며 “무표정하던 아이가 웃음을 보이고 헤어질 때 조용히 저희의 옷깃을 잡는 작은 행동 속에서 아이들이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징검다리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교와 마을, 아이와 어른,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따뜻한 연결의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자신을 이해하며 건강하게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거점형 징검다리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A학생의 변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A학생은 우울감, 충동성, 불안, 낮은 집중력으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화가 나면 의자를 넘어뜨리고 교실 밖으로 나가는 돌발 행동을 자주 하고 이 과정에서 다치기도 했다. 그러다 징검다리학교 수업에서 마을 활동가로부터 ‘화’라는 감정에 대해 수업을 받게 됐다. 화가 날 때 몸과 마음에서 나타나는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고 심호흡을 하거나 쿠션 꼭 안기, 잠시 쉬기 등 안전하게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습하게 했다. 또 학교 상담실 한쪽에 ‘감정쉼터’를 마련해 화가 날 때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전한 공간에서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A학생은 수업 중에 화가 나면 ‘감정쉼터’에서 심호흡하며 스스로 감정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럴 때마다 마을 활동가는 즉시 칭찬과 격려를 했다. 이후 그 학생은 예전처럼 갑자기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화가 나는 마음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안전한 방법으로 조절하려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 징검다리학교 마을 활동가, 성장하는 교육전문가 징검다리학교 마을 활동가들은 자체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 정기회의와 사례 컨퍼런스를 열어 수업을 함께 계획하고 수업 사례를 나누며 상호 피드백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수업을 마련한다. 또 연 2회 정기 워크숍을 통해 수업 시연을 하고 인권 감수성 및 성인지 감수성, 아동발달과 성장 이해를 돕는 전문가 연수를 한다. 아울러 매월 정기 토론학습모임을 갖고 교육분야뿐만 아니라 인문,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독서활동으로 지적 성장을 추구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을 활동가들은 늘 성장하는 교육전문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태성 교육장은 “마을 활동가들이 학생들과 장기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며 다양한 심리·정서 지원 교육 활동을 하고 교사와 상담 전문가들이 협력해 학생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과정은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며 “학교 안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제를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징검다리학교는 공교육의 역할을 확장하는 새로운 지역협력 교육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징검다리학교의 가장 큰 힘은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교와 마을이 함께 성장한다는 데 있다”며 “학생들은 프로그램 속에서 자기 이해와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마을 활동가들은 끊임없는 연구와 학습을 통해 교육전문가로 성장하며 학교 역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폭넓은 교육적 지원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꿈꾸는 경기교육
박화선 기자
2026-05-21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