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칼럼]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왜 반성하지 않는가

국민의힘은 패배했다. 전국민이 지켜 본 도지사 선거를 졌다. 김동연 49%, 김은혜 48.9%였다. 시군의회 선거도 졌다. 민주당 208석, 국민의힘 196석이다. 도의회 선거는 비겼다. 78석 대 78석 동률이다. 시장·군수 선거에서는 이겼다. 국민의힘 22명, 민주당 9명이다. 정리하면 1승(시장·군수), 1무(도의회), 2패(도지사·시군의원)다. 전국 성적은 국민의힘 압승이다. 호남, 제주를 뺀 전 지역을 이겼다. 이래서 경기도 패배가 더 치명적이다. 처음이 아니다. 두 달 전 대선도 졌다. 민주당이 5.32%포인트 이겼다. 46만2천810표 차이다. 전국은 국민의힘이 24만7천77표 이겼다. 전국 표 차이의 두 배를 경기도에서 잃었다. 지방 선거 여건은 좋았다. 초기 정권 국민의힘에 우호적이었다. 소상공인 지원금까지 있었다. 그런데도 또 졌다. 이러자 당원들의 좌절감이 커진다. ‘경기도는 우리에게 안 되는 땅인가.’ 보수층 지지자들이 실망감도 커진다. ‘경기도 땅에 보수 정당이 있기는 한가’ 자칫 만년 패배의식에 빠질 위기다. 그런데 경기도당-경기도당 위원장-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 8일 보도자료 하나가 뿌려졌다. 김성원 도당위원장실이 낸 자료다. 예결특위 간사로 임명됐음을 알리는 내용이다. 거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경기도당위원장 등 핵심 요직을 맡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끄는 등 결단력과 추진력을 증명한 바 있다.” 이 소식을 당원들이 묻는다. 무슨 결단력으로, 뭘 추진해, 어떤 압승을 했다는 건가. 패배 원인으로 여러 얘기가 나돈다. 그 속에 공천 지연, 비정상 공천이 있다. 등록 하루 전에 결정된 시장 후보가 있다. 인구 70만 그 도시는 결국 패배했다. 지지율 30%를 웃도는 후보를 제척했다. 인구 60만 그 도시도 내줬다. 이런 부작용은 도지사 선거로 이어졌다. 선대위 출범이 덩달아 밀렸다. 안 그래도 국회의원 7명, 군수 2명, 도의원 6명이 고작인 선거였다. 이런 마당에 출발까지 늦어졌다. 게다가 도당 위원장은 거기 참석도 안 했다. (이 때 쯤 국민의힘 출입기자 ‘김부장’이 귀띔했다. ‘선거 결과에 상관 없이 도지사 캠프와 도당 위원장은 갈라 설 겁니다.’) 물론 경기도당만의 책임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경기도당의 책임이 가장 컸음 또한 분명하다. 여기에 도당 위원장의 사천(私薦) 논란까지 더해 있다. 도의원 비례 대표 배정의 잡음이다. 당원 ‘홍’이 말한다. ‘아무개·아무개를 안 넣었으면 보육인 대표나 노인 대표를 넣을 수 있었다.’ 특정 지역의 군수 공천 잡음이다. 언론인 ‘이’가 말한다. ‘군수를 공천한 실세가 누구인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두루 널린 여론의 일부다. 실제는 훨씬 많고 더욱 민망하다. 상대 민주당은 지금 난장판이다. ‘이재명 책임론’으로 파국이다. 반대파들이 면전에서 퍼붓는다. “당 대표에 출마하지 말라”(설훈 의원). “97세대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정춘숙 의원). 박영선 전 의원은 분당(分黨)까지 경고한다. 대선에서 지고, 지선에서 졌다. ‘이재명 책임’을 촉구하는 소리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 하지만 저런 게 정치다. 유권자 뜻을 충실히 쫓는 방식이다. 돌아선 유권자에 내 보이는 도리다. 그런 정치라야만 다시 산다. 그러니 희한하다. 기이하기도 하고. 대선에 지고, 지선에 졌다. 그런데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아무도 ‘패배’를 말하지 않는다. 도당 위원장은 불쑥 ‘압승’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당선자 대회’는 열지 않는다. 이 희한하고 기이한 정치집단이 국민의힘 경기도당이다. 저런 당에 도민은 표 ‘48.9%’를 줬다. 많은 이들은 2년 뒤엔 안 주겠다고 한다. 또 많은 이들은 22대 총선까지 3연패로 갈 거 같다고 한다. 이런 게 다 반성 없고, 책임 없어서 나오는 소리다. 主筆

[김종구칼럼] 충청도 어르신, 경기도 유권자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의 18일 행보가 주목을 끌었다. 충청북도 일부 지역을 방문한 일정이다. 진천군 덕산읍에서 ‘혁신도시 주민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노인회 금왕읍분회 간담회, 금왕읍 주민 간담회도 있었다. 음성군은 김 당선인의 고향이고, 진천군은 외가가 있는 곳이다. 청주 서원대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했다. 고향 음성군 주민들은 김 당선인 인수위 출범 직후인 9일, 직접 만든 꽃바구니를 선물한 바 있다. 당선인 측은 이번 충청 지역 방문에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취임으로 바빠지기 전에 고향 지역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김 당선인이 남긴 워딩은 묵직했다. “고향이기도 하지만 경기도와의 접경지역”이라며 “경기도정을 살피면서 음성, 진천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행정적인 약속이다. 정파 이념을 뛰어 넘고 싶다고 했다. 정치 구상 선언이다. 자연스런 고향 방문임을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토 달 생각은 없다. 선거에서 정서적 푸근함을 줬던 ‘어른들’이다. 당연한 인사일 수 있다. 그럼에도 어색한 건 뭘까. 뭔가 경기 언론엔 낯선 기사다. 전에도 경기 출신 아닌 경기지사는 있었다. 이인제(충청)·김문수(영남)·이재명(영남)지사가 그랬다. 그 중에 당선인 시절에 고향을 방문한 이가 있었나. 기억에 없다. 뿐만 아니라 재임 때도 ‘고향 어르신 방문’이라는 일정은 못봤다. 경기도 경제가 아슬아슬하다. 당선인 스스로 ‘비상경제’를 선언했다. 인수위에 ‘비상경제대책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위원장을 본인 스스로 맡았다. 현 도지사 권한 대행까지 본부장으로 참여시켰다. 17일 출범했는데 인수위가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위의 최우선 과제인 민생을 제대로 챙기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신속한 조치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선인의 의지다.” 많은 도민이 듬직해 했다. ‘역시 경제 전문가는 달라.’ 뿐만 아니다. 청와대에도 비상경제 체제를 주문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인수위는 열심히 하고 있다. 도 집행부도 성실히 참여 중이다. 하지만 이것과 구분되는 당선인만의 영역이 있다. 국가의 경제를 책임졌던 부총리 출신이다. 그가 선언한 비상사태다. 자연스레 ‘김동연발 혜안’을 기대하는 게 도민이다. 거기에 영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비상 경제와 고향 방문-다. 경기도민과의 소통 만남, 민원 파악에도 팍팍할 때다. ‘똑톡! 경기 제안’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인수위 홈페이지에 개설된 민원 창구다. 도민들의 호응이 뜨겁다. 19일 오전 기준 409건의 도민 제안이 접수됐다. 역시 교통·건설·환경이 197건으로 많다. 이밖에 도시·주택(126건), 가족·보건·복지(36건) 등 다양하다. ‘동인선 노선 조기 착공’, ‘경의중앙선 전철 증편’, ‘광역 버스 노선 다양화’ 등 허투루 넘길 아이디어가 없다. 문재인 청와대엔 국민청원 신문고가 있었다. 이재명 경기도엔 도민청원제와 도민발안제가 있었다. 김동연 경기도는 이 ‘똑톡! 경기 제안’을 창구 삼아도 좋을 법 하다. 민원 창구의 취지는 직접 민주주의다. 직접 소통을 원칙으로 한다. 답변자가 당선인일 때 더 좋다. 당선인 때만이라도 할수 있으면 해야 한다. 다 읽고 답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가 아까울 수 있다. “당은 국민의힘 찍고, 사람은 김동연 찍었어.” 이런 이들이 주변에 꽤 된다. 그의 능력에 보낸 기대였다. 경제 부총리로 갖춘 능력이다. 그렇게 당선되고 어느덧 20일째다. 그 시간 우리가 봐온 김동연은 어느 모습일까. 경제 9단 김동연이 아니라 정치 9단 김동연 아닐까. 많은 언론이 대권 정치라고 쓴 충청도 방문, 그는 ‘선거 때 고향의 은혜’라 말했다. 그렇게 보면, 갚아야 할 은혜가 경기도에 더 많지 않나. 그날, ‘새벽의 기적’을 선물했던 경기도민이 수백만이다. 主筆

[김종구 칼럼] “우리는 잠시 이 자리를 거쳐가는 사람들이다”

편지는 덕담으로 시작했다. ‘축하한다. 수백만이 당신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4가지 당부를 이어갔다. 첫째, 열심히 일하는 아이들에 성공의 사다리를 놔야 한다. 둘째, 국제사회에서 사려 깊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 셋째, 민주적 제도와 전통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 넷째, 친구들이나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도록 해라. 백악관 집무실 위에 남겨진 손 편지다. 편지를 받은 트럼프가 취임식에서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게 남긴 아름다운 편지다.’ 직접 경쟁하지는 않았다. 오바마는 재선으로 임기를 다했다. 민주당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그런데도 둘은 싸웠다. 오바마 출생지를 트럼프가 건드렸다. 만찬장에서 서로 얼굴까지 붉혔다. 트럼프가 승리하자 오바마가 실망을 표했다. ‘쓰리고 아프다’. 악연은 후에도 이어졌다. ‘대통령들 모임’에서 둘은 악수도 안 했다. 그런 둘 사이에 지킨 손편지 전통이다. 그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는 단지 이 자리를 잠시 거쳐가는 사람들이다.” 말대로 임기-5년-는 잠시였다. 2021년에는 트럼프가 졌다. 트럼프의 뒤끝이 대단했다. 대선 불복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지지자들이 의회로 난입했다. 바이든 취임식에도 불참했다. 152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대신 핵가방을 들고 플로리다로 가 버렸다. 바이든도 트럼프를 맹공격했다. 볼썽사나운 전·현직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 난장판에서도 전통은 지켜졌다. 트럼프도 손편지를 남겼다. CNN이 ‘5년 전 오바마 편지의 감동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손 편지 전통’이 부럽다. 꼭 천조국(千兆國)이라서가 아니다. 세상 극빈국(極貧國)이래도 부러웠을 것이다. 우리엔 상상 못할 일이다. 우리 후임 대통령은 전임자 잡아 넣는 게 일이다. 14대가 12·13대를 구속했다. 17대는 16대를 자살케 했다. 19대가 17·18대를 구속했다. 이 흐름은 지금도 꿈쩍 거린다. 전직 대통령 집 앞이 농성장이다. 욕설과 조롱이 넘쳐 난다. 말리면 ‘5년 전엔 당신이 이랬다’며 막무가내다. 손 편지는커녕 죽고 죽임의 연속이다. 지방 권력이 이걸 배웠다. 후임의 업무 시작이 전임자 뒤집기다. 괜찮았던 사업이래도 없앤다. 없앨 수 없으면 반토막이라도 낸다. 공직 사회를 내편 니편으로 쪼갠다. 능력 본위라지만 사실은 편 가르기다. 이 칼춤의 시작이 인수위다. 바로 지금이 그 인수위의 시간이다. 인사 과장 교체 여부로 술렁인다(고양시). 의장의 인수위 참여 문제로 시끄럽다(파주시). 옆 동네 출신 도시공사 사장 설로 어수선하다(부천시). 4년, 8년, 그 훨씬 전의 재현이다. 아름다운 이취임식은 없었을까. 희미해진 그림이 있다. 2010년 7월 1일 촬영된 사진이다. 신임 수원시장이 90도 절을 했다. 상대는 떠나는 전임 시장이었다. 신임 시장이 공식 취임사에서 밝혔다. ‘수원발전의 도시 기반을 마련하고...(전임)시장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말씀드립니다.’ 사실 둘은 그 4년 전 경쟁자였다. 그 선거에서는 후임 시장이 졌다. 패배의 앙금이 클법도 했다. 그런데도 선언했다. ‘전임자를 존경하는 전통을 만들겠습니다. 그 뒤 그런 모습이 있었나.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대부분 이임식과 취임식을 따로 한다. 전임자는 전날 간다. 후임자는 다음 날 온다. 인사 나눌 짬도 없다. 그게 전통이란다. 그래야 편하단다. 이번에 26개 시군이 바뀌었다. 갈 시장, 올 시장이 62명이나 된다. 한 두 장의 손편지 얘기라도 들리면 좋겠다. 한 두 장의 사진이라도 다정했으면 좋겠다. 내키지 않아 머뭇거릴 필요 뭐 있나. 기꺼이 주면 된다. 복수한다며 이를 갈 일 뭐 있나. 감사히 받으면 된다. 오바마의 연설은 늘 명언이었다. 말 한 마디가 세계를 관통했다. 지금 보니 우리에도 더 없는 명언이다. ‘여러분은 단지 그 자리를 잠시 거쳐가는 사람들입니다. 기꺼이 넘겨주고, 감사히 받으십시다.’ 主筆

[김종구 칼럼] 이재명·김동연, 그들은 곧 경쟁자다

-2006년 6월 어느 날이다. 손학규 지사와 앉아 있다. 퇴임하는 그를 찾은 자리다. 그가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그래, 팔당호 준설 아주 좋은 거야. 나도 해보려고 했는데. 열심히 해” 상대는 도지사 당선인 김문수다. 더 없이 다정한 말투가 생생하다-. 그 뒤, 둘은 갈라섰다. 대선이 둘을 갈랐다. 내게 남은 짧고 강한 추억이다. 경기도지사들의 퇴임 후가 그랬다. 친했다가도 대선 가면 갈라섰다. 이인제와 손학규, 손학규와 김문수, 김문수와 남경필.... 이제 그때 그 경기도가 아니다. 정치적 무게가 엄청 커졌다. 정치적 색깔이 분명해졌다. 전국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서울도 5%p 넘게 쏠렸다. 하지만 경기도는 전혀 다른 5%p를 택했다. 석 달 뒤 선거에서 또 그랬다. 전국이 국민의힘 일색이었다. 이번에도 경기도는 홀로 민주당이었다. 독립한 1천300만의 표밭이다. 그때는 이런 힘도 없었다. 경선에서 떨어지고, 대권 근처도 못 갔다. 그런 경기도를 두고도 서로 경쟁했다. 이제 더 할 거다. 김동연 당선인이다. 호남·제주를 뺀 유일 민주당이다. 선거 기간 내내 조명을 받았다. 개표는 차라리 9시간짜리 드라마였다. 5천만 시선을 붙잡은 이벤트였다. 기다렸다는 듯 등장한 기사가 있다. ‘김동연=대권’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음 했다’고 썼다. 예상되는 다음 기사가 있다.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기사다. 어느 기관, 어느 언론이 곧 발표할 거다. 아마도 ‘김동연’이 쑥 올라가 있을 거다. 거기 따라붙을 기사는 이런 거다. ‘김동연 급부상.’ 불쏘시갯 거리가 많은 그다. 불 타 오를 재료가 많다. 충청도 출신도 그 중 하나다. 대권에 캐스팅 보트 지역이다. 준비된 충청 대망론이다. 여기에 흙수저 시절이 극적이다. 상고를 졸업한 은행원이었다. 일하면서 입법고시, 행정고시에 붙었다. ‘이생망’엔 더 없는 꿈이다. 나라 경제를 큰 틀에서 책임졌다. ‘경제’를 소망하는 유권자 기대에 맞는다. 이런 그가 경기도에서 기회를 찾은 듯 하다. 강해진 경기도 정치를 품게 됐다. 듬직한 대권행에 올랐다. 이쯤에서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그러면 이재명은?’, ‘이재명과의 관계는?’ 둘의 호칭은 같다. ‘이재명 지사님’이고 ‘김동연 지사님’이다. 안 그래도 닮은 꼴이었다. ‘이재명’도 지독히 가난했다.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다. 야간 대학을 다니며 사법시험에 붙었다. 성남 재야에서 힘겹게 정치했다. 그의 행정도 늘 경제와 연결돼 있다. 대권 구호도 ‘경제 살릴 후보’였다. 대권행 경기호에 미리 올라타 있다. 둘 다 대권 후보라서 문제다. 모두 5년 뒤를 보고 있다. 모두 경기도를 안방 삼을 기세다. 이게 가능한가. 하나의 경기도에 두 잠룡이 가능한가. 단일화는 대선 패배로 끝났다. 승리한 단일화는 충돌하지 않는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을 각자 분점 한다. 패배한 단일화는 충돌한다. 원래로 돌아가 다시 경쟁한다. 이재명〈2022〉김동연은 패배한 단일화다. 2027년 대권에서 다시 붙을 경쟁자다. 1천300만 경기도의 주인을 가려야 한다. 이게 둘 앞에 놓인 정치다. 그래서였을까 ‘김동연 발언’ 몇개가 주목 받았다. “(김혜경씨 법카 의혹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언론이 ‘홀로 서기일지 모른다’고 썼다. 아니라고 해서 넘어갔다. “(김포공항 공약은) 토론 과정이 없어 문제다”. 언론이 ‘홀로 서기가 맞다’고들 썼다. 곧바로 투표날이어서 넘어갔다. 당선 후 발언이 있다.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혁신’ 얘기도 여러 번 나왔다. 언론은 이제 의심하지 않는다. 단정한다. ‘김동연 정치 시작’이라고 쓴다. 속내를 누가 알겠나. 언론도 짐작해 더듬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꾸 그의 말을 받아 쓴다. 여기엔 언론이 깔고 있는 전제가 있다. ‘이재명 김동연은 경쟁할 것이다’ 또는 ‘둘은 언젠가 갈라 설 것이다’. 이런 잣대로 보니 자꾸 분석하는 것이다. 짐작컨대 이 잣대는 앞으로도 한참 갈 것 같다. 인사(人事) 때마다, 정책(政策) 때마다 등장할 것 같다. 둘의 인사가 어떻게 다른 지, 둘의 정책이 무엇이 다른 지 계속 분석할 것이다. 그런 게 언론이고 그런게 유권자다. 원치 않은 승부일 수 있다. 그러나 한 용소에 잠룡(潛龍)은 하나일 수 밖에 없다. 主筆

[김종구 칼럼] 절박하지 않은 쪽, 엿새 뒤에 진다

경기도민이 꼽은 선결 과제가 있다. ‘일자리 및 경제 정책’이다. 응답자의 35.8%가 후보자의 첫째 임무라고 답했다. ‘주거 안정’(24.8%), ‘교육인프라 구축’(15.6%), ‘복지 확대’(14.4%)는 그 뒤다. 그러면 ‘일자리·경제’에 표가 가야 한다. 배치되는 답이 있다. 후보 선택 기준이다. 유권자 희망이 녹여 넣은 게 공약이다. ‘공약 보겠다’가 많을법 한데 결과는 아니었다. 가장 많은 답변이 ‘소속 정당’(36.9%)이다. 아이러니지만 이게 표심이다. 정당이 우선이다. 소속 정당으로 다 덮는다. 지방 선거를 ‘줄 선거’라 했다. 그래서 더 그렇다. 대개, 정당에서 결정된다. 그 정당지지도를 보자. 경기일보의 24일 여론조사다.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다. 국민의힘 48.3%, 민주당 42.4%다. 5.9%p 차이다. 대통령 선거 때와 반대다. 그땐 민주당이 딱 이만큼 이겼다. 전국과 반대인 것도 그때와 같다. 전국 정당 지지도는 두 자릿수다. 경기도민의 정당 지지도만 오차범위 이내다. 도지사 후보 지지도는 더하다. 김은혜 후보 46.3%, 김동연 후보 44%다. 김은혜 2.3%p 우세다. 경기도 내 다른 언론의 결과도 있다. 경인일보의 5월19일 발표다(모노리서치). 김은혜 42.1%, 김동연 41.7%다. 김은혜 0.4%p 우세다. 중부일보의 5월16일 발표다(데일리리서치). 김동연 44.3%, 김은혜 42.9%다. 김동연 1.4%p 우세다. 대선 때 ‘경기도만의 특별한 여론’을 끝까지 감지했던 세 언론이다. 이 세 개 언론이 예외 없이 ‘초박빙’이라 발표했다. 여론조사 분석 방식이 있다. 특정 시기의 수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특정 구간의 변화를 더 중히 본다. 흔히 ‘추세’ 또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그 분석법으로 보면 국민의힘이 좋다. 3월 대선 민심이 민주당 압도였는데, 지금은 국민의힘 우세로 왔다. 후보 확정 초반엔 김동연 절대 우세였는데, 지금은 김은혜 김동연 박빙으로 왔다. 상승 곡선이 틀림 없다. 힘 날 만하다. ‘승기를 잡았다’는 장담도 들린다. 정말 그런가. 정말 승기를 잡았나. 흐름아닌 시점을 못 보는 것 같다. 지표 흐름이 갑자기 끝났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다. 국민의힘엔 고약한 시기다. 정당 지지도가 막 뒤집혔고, 도지사 후보 지지도가 막 붙었다. 하필 이런 때 걸려들었다. 이제부터 믿을만한 진실은 없다. 거짓의 시간이다. 서로가 ‘골든 크로스’를 말할 것이고, ‘이기고 있다’고 떠들 것이다. 포장도 그럴듯해서 ‘여의도연구소 자료’니 ‘민주연구원 자료’니 하는 괴문서들이 뿌려질 것이다. 이 난장판에 무슨 분석이 있겠나. 끊긴 흐름의 정점은 그냥 ‘여야 박빙’이다. 하필 이 지점에 사전 투표가 왔다. 현재 공인된 여론은 ‘정당 지지도 박빙·도지사 지지도 초박빙’이다. 이게 맞다면 사전 투표 결과는 박빙이어야 한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보수의 가슴을 철렁케 할 경험칙이다. 사전 투표는 진보에 유리했다. 지금까지 그랬고, 변할거란 조짐도 없다. 사전 투표율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투표율은 50% 후반에서 60% 초반에 고정됐다. 전체 투표율은 고정인데 사전 투표율만 치솟는다면. 진보 쪽 환경 아닌가. 6일 뒤면 결과다. 여당이 이길 수 있다. 야당이 이길 수 있다. 어느 쪽이어도 이상하지 않다. 경기도가 주목받는 이유도 그래서다. 이 숨 막히는 간극을 어찌 측량하겠나. 그런 과학은 애초에 없었다. ‘여론조사 환상’을 버릴 때다. 절박함에 매달릴 때다. 비굴해지고 처절해질만큼 절박해질 때다. ‘아는 사람 전화해 주십쇼’, ‘잘못했으니 용서해 주십쇼’.... 민주당은 이걸 시작했다는데, 국민의힘엔 안 보인다. 완승 장담하다가 허옇게 질렸던 그 날-대선(大選)-, 그 당인데도 말이다. 主筆 ※ 인용된 각 여론조사의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다.

[김종구 칼럼] 경기 출신 장·차관 0명, 이런 때 경기지사 선거

“방 차관 좀 알아?” 김 구청장이 진지하게 물었다. “얼굴은 아는데 연줄을 댈 정도는....” 솔직히 관계랄 것도 없었다. 선도부 완장을 찬 3학년 선배였다. 교정에서 농구하는 걸 본 게 전부였다. 도중에 학교를 나와 검정고시를 본 나다. 개인적 연이 있을리 없다. 그런 나한테조차 ‘줄’을 묻는다. 기억이 가물거린다. 전화로 김 구청장에 물었더니 기억이 맞단다. “그런 일이 있었지. 세종시에 가서 같이 저녁 먹고 왔어. 아마 시장님이 다녀오라고 했던 거 같아.” 기재부는 예산 주무르는 부처다. 더구나 지자체엔 문턱이 높다. 방문규씨가 그 기획재정부 차관에 올랐다. 역사에 없던 수원 출신 차관이었다. 지역 공무원 사회 기대가 컸다. 동문 수첩 뒤적인 공무원들이 많았다. 수성고 수첩, 아니면 수성중 수첩, 아니면 세류초 수첩이라도. 세상 일 그렇듯이 평은 나뉜다. ‘큰 도움 받았다’ ‘득 본 것 하나도 없다’. 그래도 뿌듯했던 기억만은 다 같다. 차관이 경기도 출신이라 좋았고, 중앙 부처에 비빌 언덕이 있어 좋았다고 회고한다. 모두들 퇴직하고 없다. 추억을 말할 일도 없다. 누가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 이런 얘기를 굳이 꺼낸 이유가 있다. 윤석열 정부가 단행한 차관 인사다. 그제, 15개 부처 차관 20명을 발표했다. 정부를 움직이는 실세 그룹이다. 한 명 한 명의 출신지가 소개됐다. 서울이 6명으로 가장 많다. 충청과 영남이 각 각 5명이다. 호남이 3명이다. 강원 1명이다. 경기도 0명이다. 차관은 대부분 공무원이다. 이번에도 18명이 관료다. 그런 공무원 집단인데 경기도는 없다. 그 때 ‘방 선배’처럼, 경기 출신이 기재부 차관 됐으면 좋았을텐데. 1, 2차관이 다 서울이다. 수원군공항 이전이 경기 남부 최대 이슈다. 관련 부처가 국방부다. 국방부 차관이 경기 출신이면 좋을텐데. 충청(천안) 출신이다. GTX는 경기도 교통 수단이다. 아파트 해법도 경기도에 달렸다. 국토부 차관이 경기 출신이어도 될 이유가 충분하다. 그런데 이 자리도 아니다. 충청(충주) 출신이다. ‘허름한 차관 자리’ 하나도 안 줬다. 정부 모든 차관에 경기는 없다. 좀스럽게 따지냐고? 처음이라면 이러지 않는다. 당선인 이후 이게 두 번째다. 4월 중순 장관급 인사가 있었다. 그 인사가 어땠나. 4월 14일 발표 당시를 기준으로 보자. 모두 18명의 장관 후보자가 있다. 영남(경상남북·부산·대구·울산)이 7명이다. 서울 4명이다. 충청(충청남북·대전·세종) 4명이다. 강원, 제주가 각 1명이다. 그때도 경기는 없었다. 인구 67만 제주 출신도 있었다(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 그 20배, 1천400만 경기 출신 후보가 없었다. 그래선가 이상한 분류가 등장했다. 수도권으로 묶었다. 경기도와 인천, 서울이 다 하나란다. 이렇게 놓고 수도권 4명이라고 쓴다. 얼핏 경기도 출신이 있는 것처럼, 인천 출신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교묘해서 불쾌하기까지 한 분류다. 그냥 서울 장관 4명, 경기 장관 0명이다. 서울 우대·경기 홀대 인사다. 보름 뒤 차관 인사도 똑같다. 서울 차관 6명 우대, 경기 차관 0명 홀대 인사다. 전남 신문들을 보니까 분노 하던데, 정작 펄쩍 뛸 곳은 여기 경기다. 대선 때 득표율이 있다. 윤석열 후보가 서울에서 4.8% 이겼다. 경기에서 5.32% 졌다. 윤석열 승부는 ‘서울 압승·경기 참패’다. 그래서 이러는건가. 그 승자의 인사인데 어딘가 많이 닮아있다. 장·차관 경쟁, ‘서울 압승·경기 참패’다. 능력으로만 인사했음을 계속 강조한다. 그래도 기분 나쁘다. 장관 그룹이야 그렇다치자. 어차피 경기도 보수 빌빌댄 게 어제 오늘의 일인가. 차관은 다르다. 경기 출신 공직자들이다. 차관 능력자 하나 없단 말인가. 하필 경기도지사 선거가 코 앞이다. 20여일 남았으니 한참 예민할 때다. 장·차관 경기도 홀대는 눈앞의 진실이다. 이를 선거판에 어떻게 풀어놔야 할지 고민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를 뽑자. 경기도민의 분노를 표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경기도를 홀대했다. 경기도민도 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 다른 이는 말한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뽑자. 경기도의 이익을 꾀해야 한다. 경기도 출신 장·차관 하나도 없다. 대통령 측근 도지사라도 만들어야 한다-. 主筆

[김종구 칼럼] 전국평검사회의도 이제는 권위·구태다

검사를 ‘영감님’이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검사라는 직업에 대한 경외(敬畏)였을 게다. 직책에 대한 존경심, 또는 기소독점권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게다. 왜 안 그랬겠나. 검사 한 명이 독립된 기관이다. 그런 검사들이 한 자리에 모일 때가 있다. 거기서 동일한 주제를 토론하고 의견을 낸다. 그 자체로 대단한 의미다. 거기서 주는 중량감이 크다. 현안(現案) 당사자들이 받을 압박감도 크다. 검사 위력이 극대화하는 모임이다. 흔치 않은 일인데, 그제 또 열렸다. 철야 회의를 거친 뒤 입장문을 냈다. ‘검수완박’에 대한 검사들의 반박이다. 중요 범죄로부터 국민 보호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수사 과정의 과오와 인권 침해를 바로 잡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범죄 방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선진 민주 국가도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기소 독점을 규정한 헌법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적절한 반박이다. 옳은 법률 해석이다. 검찰의 ‘모임’은 앞서도 있었다. 8일과 18일 전국고검장들이 한 데 모였다. 서울고검장, 수원고검장, 대전고검장, 광주고검장,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이 다 참석했다. 중간 간부인 부장검사 회의도 20일 열렸다. 각급 청을 대표하는 부장검사급 명이 참석했다. 최고위 간부급-고검장-, 중간 간부급-부장검사-, 평검사급 모임이 모두 열렸다. 동일한 현안을 두고 검찰의 각 계층이 다 나선 셈이다. 검수완박에 대한 검찰의 반발·우려가 얼마나 큰 지 엿볼 수 있다. 난 검수완박을 반대한다. 국론 분열이다. 명명부터 그렇다. 여권이 검찰 개혁이라고 말한다. 검수완박이라고 쓰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어딜 봐도 검수완박이다. 개정의 목표가 지향하는 바도 옳지 않다. 원전 등 사건이 검찰에 있다. 현재 대통령이 연관됐다고 얘기된다. 여기서 검찰이 손을 떼라는 개정이다. 대장동 등 사건도 검찰에 있다. 전 대통령 후보가 연관됐다고 얘기된다. 여기서도 손을 떼라는 것이다. 개혁이라고 봐 넘기기 어렵다. 내 눈에만 그렇겠나. 하지만 그 해법을 검사 회의로 보진 않는다. 평검사회의는 더 그렇다. 역대 평검사회의가 남긴 추억이 그렇다. 지금까지 여섯 번 있었고, 이번이 일곱 번째다. 첫 번째 평검사회의는 2003년이었다. 노무현 정부, 강금실 법무 장관 때다. ‘기수 파괴’ 방침에 반발한 회의였다. 2005년에도 있었는데, 검찰 수사의 증거 능력을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화근이었다. 2011, 2013년, 2020년 평검사회의도 있었다. 검찰 또는 총장 권한과 관련된 집단 행동이었다. ‘국민을 위하려’라는 전제는 매번 붙었지만 속은 검찰조직 얘기였다. 검사 권한을 줄이거나, 자율권을 줄이려 할 때 모였다. 여섯 번의 평검사회의가 예외 없다. 그러면서 국민 눈에 남은 모습이 있다. ‘검찰은 손해를 보지 않는 집단이다’ ‘불이익 앞에서는 무섭게 뭉친다’. 그렇게 해서 매번 내려진 결론도 있다. ‘결국 통치권도 검찰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검사들은 부인하겠지만, 이게 국민 다수에 남은 전국평검사회의 기억이다. 지금 상대는 국회다. 입법 기관이다. 180석은 국민이 준 힘이다. 그 힘을 쓰겠다는 거다. 거기에 위법은 없다. 이에 맞서는 것도 절차와 국민에 의해야 한다. 평검사회의는 여기 해당하지 않는다. 다분히 위력적이다. 심지어 권위적 구태까지 섞여 있다. 이러니 되레 ‘검수완박論’ 덫에 걸려드는 것이다. 그 숱한 증명이 어제 오늘 댓글에 있다. ‘검찰의 특권 의식이 또다시 시작됐다’ ‘검수완박 해야 할 필요성이 이로써 확인됐다’…. 평검사회의가 원치 않았을 효과다. 율사(律士)가 여전히 다수인 국회다. 국회 설득에 최선을 다했는가. 위헌(違憲)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위헌제청 절차는 준비하고 있는가. 여론(輿論) 다수가 검찰 편에 있다. TV·신문을 통한 설득전은 펴 봤나. 국민 눈에 별로 보이는 게 없다. 그날 입장문에 이런 게 있었다.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겠다.” 맞다. 그렇다면 투쟁의 방식도 2022년 국민 눈 높이에 맞춰야 한다. ‘영감님들’ 1천명 모이는 평검사회의는 아무리 봐도 그런 눈높이가 아니다. 主筆

[김종구 칼럼] 윤석열 검사와 박근혜 피의자, 바뀐 것은 없다

“검사들 사주를 보면 깡패나 백정과 같이 나온다.” 검찰 출입기자 시절 들었던 말이다. 팔자가 사납다는 얘길 거다. 윤석열 당선인도 검사였다. 그 중에도 지독하다는 특수부 검사였다. 그가 수사하는 걸 보면서 국민이 환호했다. 응원단의 깃발은 매번 바뀌었다. 2017년에는 파랑, 2020년에는 빨강이였다. 흐름이 우파에 가 있을 때 승부수를 띄웠다. 별의 순간을 잡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권력의 주인이 됐다. 오늘 대구를 간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사과를 할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 사과를 받을 것인가’.... ‘윤석열 사과 뽑아 내기’다. 지겨울만도 한데 계속 된다. 처음은 대권 도전 선언 직후였다. 작년 7월20일, 대구를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지역 방송이 예상대로 그 질문을 했다. ‘적폐 수사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윤 전 총장이 답했다. “...마음 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 언론은 이를 이렇게 옮겼다. ‘윤 전 총장 대구 찾아 사과’ ‘박 전 대통령에 송구하다’.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 사과 뽑아 내기’는 계속된다. 그해 9월17일 사달이 났다. 박정희 생가를 찾은 그가 봉변을 당했다. 빗 속에서 몸싸움에 휘둘렸다. 경찰이 말렸지만 아수라장이 됐다. 친 박근혜 성향 인사 100여명이 그를 에워쌌다. “죄도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사람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이곳을 찾았다”며 성토했다. 두 달 전 사과로는 직성이 안 풀린 듯 했다. 윤 전 총장은 아무 말 없이 떠났다. 뭐라고 말해 볼 기회조차 없었다. 후보가 돼도 ‘윤석열 사과 뽑아 내기’는 여전했다. 2021년 12월24일,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다. 여기저기서 찾아가서 사과하라고 했다. 몇 번이고 예상 기사도 나갔다. 하지만 매번 이뤄지지 않았다. 아마도 허락을 받지 못 한 듯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출소 성명이 있었는데, 거길 보면 이해가 된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사면 결정을 내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윤석열’은 없었다. 사과 받지 않겠다였다.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런데도 ‘윤석열 사과 뽑아 내기’는 변함 없다. ‘방문’이 언제일지 다들 관심이다. 그 사이 박 전 대통령은 대구로 내려갔다. 지지자들이 찾으면서 성지가 됐다. 거기를 오늘 가는 것 같다. 당선인이 찾아 가고, 박 전 대통령이 맞는다. 이번에도 방문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언제는 간다고 했다가. 언제는 오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가. 도대체 왜 이래야 하는 건지. 경호 경력 쭉 거느리고 거기까지 가야 하는 건지. 또 사과를 해야 하는 건지. 검사는 수사로 말한다. 그래서 사과도 사건에서만 한다. 무죄가 나면 사과해야 한다. 수사가 부실했음을 사과해야 한다. 피의자가 억울했음에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아니다. 1, 2, 3심을 통해 유죄로 마무리 됐다. 징역 22년으로 형량도 최종 확정됐다. 확정된 유죄가 무죄로 바뀌는 절차가 있다. 재심 청구를 통해 다시 재판해야 한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재심 청구 얘기를 한 적도 없다. 이의제기도 없는 징역 22년 확정 사건이다. 사면? 그건 죄를 인정하고 용서 받는 것이다. 베풀어준 은혜에 자중하고 사는 게 옳다. 전두환, 노태우의 사면 여생이 그랬었다. 그런데 사면된 박 전 대통령은 많이 다르다. 사저에서 요즘 이해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측근 변호사가 대구 시장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과 무관한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의외 상황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 지지 연설도 했다. ‘힘들었던 5년 시간’ ‘선공후사 도시 대구’ ‘모두 떠날 때 곁을 지켜준 사람’.... 국정 농단이 보수를 궤멸시킨 5년, 그 기간 수모는 보수 국민이 다 받았다. 등록 막판 내 사람 끼워 넣기, 선공후사 대구라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 곁을 오래 지켰으니 챙겨야겠다는 논리, 그래서 품었던 인연이 최순실이었다. 하필 이런 때 대통령 당선인이 간다. 당선인이 정한 날은 아닌 것 같고. 조율 받아 정한 날 같은데. 그래서, 안 봤으면 하는 기사들이 있다. ‘윤 당선인, 국정 농단 수사 사과’가 하나고, ‘박 전 대통령, 유영하 공천 부탁’이 다른 하나다. 한때는 검사였잖나. 수사 사과하면 안 되는 것이다. 한때는 피의자였잖나. 또 측근 정치하면 안 되는 것이다. 主筆

[김종구 칼럼] 대권 놀이 허탕 28년, 이제 대권 안 갈 경기지사도

캐치 프레이즈를 여전히 기억한다. ‘덤 받으러 가세!’ 수원 재래시장 축제안이었다. 지동·남문·영동을 한 데 엮었다. 놀고 춤추고 팔자는 거였다. 심재덕 시장이 무릎을 쳤다. “저런 구호를 어떻게 생각했어.”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지 역경제국에서 막혔다. ‘이 과장’이 거부했다. 그럴 만했다. 심 시장은 재판 중이었다. 선거에 질 게 뻔했다. 모두 다음 시장에 줄 서 있었다. ‘떠날 시장’ 지시를 따를 이유가 없었다. 그 해 ‘덤 받으러 가세!’는 그렇게 사라졌다. 민선은 곧 시장이다. 시장이 곧 권력이다. 모든 행정은 시장이 한다. 시장이 하면 하는 거다. ‘안 된다’는 없다. 그때는 심 시장이 ‘끝물’이라서 그랬다. 이 과장이 승부를 건 거였다. 민선 시장엔 인사권도 크다. 많은 예상대로 시장이 교체됐다. 이 과장에 꽃길이 열렸다. 국장 되더니 구청장까지 갔다. 누구는 이걸 민선의 폐단이라고 한다. 8년 대기해 본 ‘주 과장’, 술 깨기도 전에 파면 당한 ‘곽 과장’이라면 그렇게 볼 거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민선은 좋은 거다. 지역의 다양성이 개발된다. 행정의 창의력이 발휘된다. 관선은 획일적이었다. 중앙 권력을 따라 일사분란했다. 누가 시장이든 달라지지 않았다. 되레 달라지면 큰 일 났다. 청와대 헛기침이 시군에는 태풍으로 와야 했다. 그런 게 관선이었다. 그걸 깬 게 민선이다. 지역 마다 갈 길이 달라졌다. 경기도는 1천300만명이 산다. 사람 수가 자산이다. 이에 맞는 사업을 해야 한다. 강원도는 자원이 좋다. 그걸 이용한 행정을 해야 한다. 이런 다양성이 맞붙는 민선이다. 그 경쟁에 쉴 틈이 없다. 도지사 집무실은 그 무한 경쟁의 총 지휘부다. 촌각을 다투는 결정과 지시가 늘 거기서 오간다. 새벽에도 불 켜져 있으면 좋고, 주말에도 문 열려 있으면 좋다. 그런데 어느 한 집무실만 달랐다. 대낮인데 인기척이 없다. 주중인데 문이 닫혀 있다. 두 달, 세 달 째 휴가라고 한다. 아예 방 주인이 떠난 적도 있다. 어쩌다 한 번만이 아니다. 4년에 한 번, 주기적으로 이런다. 가까운 이들은 또 그러려니 한다. 대통령 선거철이구나 하고 만다. 경기지사 집무실이다. 이인제 경기지사는 중간에 사퇴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선 휴가’를 떠났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경선 휴가’를 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선 출장’을 갔다가 사퇴했다. 역대 민선 지사가 6명이다. 그 중 4명이 이렇게 경선 휴가, 경선 사퇴를 했다. 말이 좋아 휴가지, 그게 끝이 아닐 거다. 대통령 뽑는 선거 아닌가. 그 몇 배의 시간을 거기 매달렸을 거다. 다른 도(道)라면 부재 사태라고 난리 났을텐데, 그걸 경기도는 체념하고 만다. 그런 집무실의 구상은 오죽했겠나. 툭하면 대권과 뒤섞였다. 목표가 도민이 아니었다. 대권 때 표 계산이었다. 노무현 정부 수도 이전 논란 때였다. 지금은 이골이 났지만, 그때는 수도권에 충격이었다. 다 빼앗기는 줄 알았다. 실제 많이 빼앗겼다. 서울시장은 위헌심판을 청구했다. 그런데 손학규 경기지사가 ‘수도이전 찬성’을 말했다. 충청지사와 상생 협약도 맺었다. 충청표를 향한 대권 투자였다. 그 뒤 경기지사들에게 세습된 나쁜 전통-도민 배반-이 됐다. 그랬던 경기도지사 선거. 이제 한 수 더 뜬다. 아예 ‘대권 후보’를 자격인 것처럼 말한다. 국민의힘 유승민 투입론이 딱 짝이다. 경기도민 아니잖냐고 물어도, 괜찮단다. 경기도에 남긴 기여가 없잖냐고 따져도, 괜찮단다. 거물이란 주장만 자꾸 한다. 배신의 거물은 아닐 거고. 결국 대권 갔었으니 거물이란 얘기다. ‘인재 없는 경기도에 결단 해준 거물 유승민을 환영하라’는 건가. 촘촘히 짜여진 각본이다. 연출 이준석 대표, 주연 유승민, 조연 언론(중앙)까지. 지사 되면 다 대권 후보, 된 대통령은 하나 없고, 365일 대권 놀음만, 때 되면 장기 휴가, 더 심하면 지사 사퇴.... 또 지사 되면 대권 후보.... 민선 28년을 이랬다. 그 때 수습 기자는 이제 뒷방 주필이다. 주필 눈엔 지겨운 이 패턴이 저들엔 처음이라 신기한 모양이다. 그래서 더 찾아 보게 된다. 어디 대권 얘기 안 할 경기지사 후보 없나. 경기도민을 위해 충청·전라·경상도와도 멱살잡이 해 댈 후보 없나. 그런 후보를 보고 싶다. 등장할 때가 된 것도 같은데. 主筆

[김종구 칼럼] 유승민, 거물 아니고 경쟁력 낮고

어떤 이들이 유승민을 거물이라 한다. 내가 거물 아니라고 썼다. 그랬더니 분노의 댓글이 붙었다. 그지같은 사설이라고 막 퍼붓는다. 이런 얘기도 섞여 있다. 유승민이 거물이 아니면 누가 거물인가요. 왜 거물인지 설명은 없다. 그냥 유승민 거물론 비난이 잘못이란다. 이도 저도 유치한 논쟁이다. 이런 거물론에 정답이 있겠나. 반박하고 있는 것도 한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논쟁은 좀 다르다. 경기도지사 후보를 전략 공천하자는 논리로 등장했다. 1천300만 도민의 대표로 뽑자는 근거다. 선거가 바뀌고, 도정이 바뀌는 얘기다. 그러니 거물 맞는지 살펴야 하는 것이다. 왜일까. 혹시, 경제 능력 때문일까. 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의 경제학 박사다. 현실 정치에서 경제를 말하는 드문 정치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붙을 때도 증세론이었다. 여기서 역대 경기도지사 선거를 보자. 임창열 후보는 경제부총리였다. 진념 후보도 경제부총리였다. 김진표 후보는 경제부총리도 했고 교육부총리도 했다. 진대제 후보는 장관에 반도체계 신화였다. 경기지사 선거마다 이런 경제 거물들은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 스스로 거물이라 칭한 건 못 봤다. 앞서 간 면면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기도지사 선거 역사에 유승민 거물이란다. 맞나. 혹시, 정치적 이력을 말하는 건가. 4선 국회의원을 했고, 정당의 대표도 했다. 보수의 성지, TK 출신의 성골이기도 하다. 그래서라면 이것도 경기도지사 선거로 보자. 김문수는 민주화의 상징이다. 그런 그도 후보가 된 건 부천에서 수십 년 검증 받은 뒤다. 남경필 3선 때 유승민 초선이었다. 그 남경필도 5선을 하고서야 기회를 얻었다. 김진표는 부총리, 5선,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까지 했다. 그런 그도 겨우 후보만 경험했다. 이인제, 임창열,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당선자들이다. 후보 때 이미 잠룡들이었다. 이들조차도 거물이니까 공천 거져 달라고는 안했다. 혹시, 경쟁력 1등 거물이라고 말하려는 건가. 선거의 현실적 목표는 이기는 거다. 당선 가능성이 최우선 조건이다. 다행히 그의 경쟁력을 짐작할 지표가 남아 있다. 많이 알려진 자료는 아니다. 5년 전 대선에서 남긴 경기도 득표 현황이다. 문재인 후보가 1등이다. 331만9천800표로 42.08%를 휩쓸었다. 2등은 안철수로 180만7천300표, 22.91%다. 3등은 홍준표로 163만7천300표, 20.75%다. 늘 그랬듯이 패배자엔 인색하다. 1등만 기억한다. 끽 해야 2, 3등 정도만 얘기한다. 그래서 유 후보 기록이 안 보였다. 그렇게 안 봤던 통계를 선관위에서 봤다. 사실인가 싶다. 5등이다. 54만표, 6.84%를 얻었다. 심상정 후보(54만6천300표6.92%)에도 밀린다. 의외다. 그해 대선은 탄핵 선거였다. 보수-홍준표-가 몰락한 선거였다. 바른미래당은 좀 달랐다. 차별화를 위해 독립한 정당이었다. 거기 대표가 유 후보였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정의당에도 졌다. 전국에선 안 그랬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순이다. 경기도에서만 심상정-유승민으로 바뀐 것이다. 하필 경기도에서 크게 밀려난 득표율이다. 현실적 목표가 선거 이기는 거라 했나. 경기도에서 5등하고 6.84% 기록한 전력이 확인 된다. 거물이라며 경선 안 하고 공천줄 수 있겠나. 그 댓글이 따진다. 도민이라는 기준이 뭐냐. 맞다. 그래서 뺄란다. 내 생각으로 끝낼란다. -역대 경기지사 선거를 본다. 진짜 경제 전문가, 진짜 다선 정치가. 다 있다. 거기 어떤 기준에서도 유 전 의원은 특출하지 않다. 공천 주고 싶으면 주면 된다. 중앙당이 흘리고, 중앙 언론이 뿌리고, 다시 중앙당이 받는 자가발전 정치로 쇼 할 필요 없다. 지켜보는 사람 우롱하는 짓이다. 열흘 여 전, 3월9일 밤에서 10일 새벽을 기억하잖나. 그 날 경기도는 수도권이 아니었다. 경기도만의 목소리가 있었다. 서울 5%p와 경기도 5%p로 갈라섰다. 이걸 안다면 거물론 장난 못 칠 텐데.- 主筆

[김종구 칼럼] 안철수·원희룡·나경원, 경기지사 할 명분 없다

다수 분석은 이렇다. 서울에서 민주당이 졌다문재인 정부 실정 때문이다부동산 정책 실패가 원인이다. 이 말에 큰 모순이 있다. 인접한 경기도 선거 결과엔 대입하지 못한다. 서울과 다르지 않은 경기도다. 같은 문재인 정책 영향권이고, 같은 부동산 정책 실패 지역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서울은 5%p 차이인데 경기는 3%p 차이인 정도. 그런데 그게 아니다. 정반대로 나왔다. 서울은 +5%p 윤석열 승, 경기는 +5%p 이재명 승이다. 다르지 않았던 서울 경기 표다. 그랬던 두 지역이 처음으로 쪼개졌다. 확실한 분석을 들은 건 아주 가까이서다. 솔직히 서민들은 몇 푼 주는 후보가 좋지. 포크레인 기사 박모씨(62안산시 중앙동)의 평이다. 투박하지만 절절히 와 닿는다. 맞다. 답이다. 이재명의 경기 압승은 현금 복지의 결과다. 언제부턴가 도민은 중독돼 가고 있었다. 안 받으면 허전한 쌈짓돈으로 보고 있었다. 유권자인 도민엔 지켜야 할 의리로 자리하게 됐다. 받았으면 찍어야지. 내겐 또 한 번의 좌절이다. 첫 번째는 무상급식이었다. 2009년 경기도 교육청에 등장했다. 무차별로 지급하는 퍼주기였다. 매표 행위다 안 된다고 썼다. 교육감 측근 공보관이 비아냥 댔다. 뻔히 질 주장을 왜 하세요. 그의 말이 맞았다. 모든 도민이 무상급식을 찬양했다. 그 뒤 또 몇 년이 흘렀다. 다른 현금 복지들이 등장했다. 청년 배당, 지역 화폐, 재난 지원금. 나는 또 썼다. 나라 곳간을 거덜 낼 퍼주기 행정이다. 또 부질 없어졌다. 많은 도민이 몰표로 화답했다. 더는 군시렁 댈 기력이 없다. 나라 예산이 어떻다며 토 달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또 부언하고 있다. 여기엔 한가지 이유가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다. 특히 국민의힘 쪽 때문이다. 경기도지사 후보군들이 나온다. 나원박이 그 중에 있다. 나경원원희룡박수영이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친구들이다. 박수영 의원은 경기도 부지사 출신이다. 경기지사 나오냐 물었다. 적절치도 않고 그럴 생각 없다고 했다. 남는 건 나원인데, 어제 오늘 언론에 두루 깔렸다. 안철수 대표도 있다. 단일화 때부터 나온 말이다. 그제부터 인수위원장이다. 곧바로 총리로 달릴 지 관심이다. 다른 총리 후보가 등장한다. 당내 전망은 경기지사 쪽이다. 박 의원도 필요한 카드라며 평한다. 기사로 읽고, 통화로 듣고. 그런데 허전해진다. 서울 출생에 서울 동작구 국회의원 출신 나경원이라니. 제주 출생에 제주도지사 출신 원희룡이라니. 경남 출생에 서울 노원구 국회의원 출신 안철수라니. 프로필 어디에도 경기도는 없는데. 8도민이 만드는 경기도다. 1천300만 앞에 고향 챙기기는 가당찮다. 도지사 역사도 그랬다. 이인제 지사는 충청도였다. 임창렬 지사는 서울, 김문수 지사는 경상도였다. 다 잘하고 끝냈다. 고향을 따지려는 게 아니다. 고향을 넘어 도민이 캐물을 자격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 힌트가 이재명 5%p승리에 있다. 경상도 지고, 충청도 지고, 서울까지 다 졌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이긴 이유, 현금 복지였다. 그가 경기도에 뿌린 12년의 기여였다. 성남시장만 8년 했다. 많은 현금 복지를 실천에 옮겼다. 그 중에 청년 배당이 있다. 정부 반대와 싸우면서 추진했다. 그 싸움을 성남시민이 기억에 담아두고 있었다. 경기도지사 4년 했다. 지역 화폐를 돌렸다. 재난 지원금도 뿌렸다. 국민 88%가 받을 때, 경기도민은 100% 받았다. 이 12% 차이를 두고 중앙 정부와 싸웠다. 그 싸움도 도민이 기억에 담아두고 있었다. 기억을 대선에서 되살렸다. 5%p 승리는 그 기여에 대한 도민의 선물이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에서 졌다. 경기도 전체에서도 졌고, 대도심에서도 졌다. 6월 지방 선거도 쉽지 않다. 경기도지사에 질 수 있다. 수원시장, 용인시장에 질 수 있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저런 거물급 투입론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런 정치공학이 도민에 통하겠는가. 경기도민이 고향을 묻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세월 기여는 엄하게 묻는다. 경기도를 위해 무엇을 했나. 경기도로 싸워도 질 수 있는 선거라면, 비(非)경기도로 싸우면 반드시 진다. 主筆

[김종구 칼럼] 요란했던 ‘지자체 행정명령’들, 다 어디로 갔나

...행정 명령은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 불가피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쓰는 비상 조치다. 그 적절성에 대한 판단은 언제든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든 과한 규제였다는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 그 경우 명령자는 명령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교회에 대한 행정 명령도 그렇다. 함부로 행정명령의 칼을 휘두를 대상이 아니다. 아주 많은 평범한 교회가 긴 시간, 혹독한 코로나 피해를 받고 있다. 2020년 8월25일. 사설은 그렇게 마무리 되고 있다. 코로나가 커지던 때였다. 신천지 사태로 3월이 휘청댔다. 하루 평균 확진자가 214명이었다. 30~50명으로 잠시 줄었다. 8월 들어 다시 182명이 됐다. 그 시기에 쓴 사설이다. 그 때 저렇게 적고 있다. 그렇게 보였었다. 행정 명령엔 본질이 있다. 시민의 권리를 압제한다. 행정명령 때마다 누군가가 힘들어진다. 그 걸 남발하고 있었다.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파주시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한 유명 커피숍에서였다. 파주시장이 행정 명령을 발동했다. 휴게음식점 집합 제한 행정명령이다. 커피숍 495개소, 패스트푸드점 79개소, 다방 16개소를 묶었다. 전국 최초라고 강조했다. 파주시 행정 명령은 12월에도 등장한다. 병원급 의료기관 행정 명령이다. 진단검사 실시 및 면회 제한 통제였다. 역시 전국 최초란 설명을 붙였다. 명령만 보면 혼자 방역 다 하는 거 같았다. 특화된 행정명령까지 등장했다. 안산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 그 개성을 살린 명령을 만들었다. 해외 입국자 시설격리 의무화 행정명령이다. 이거 역시 전국 최초다. 포항시도 아이디어를 냈다. 가구마다 1명씩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명령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정치적 의심을 받는 명령까지 등장했다. 전라북도의 전세버스 탑승자 명단 제출 행정명령이다. 광화문 보수 집회를 막는 수단이란 비난을 받았다. 이 모든 행정 명령엔 원조가 있다. 그 해 2월 2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신천지를 치고 들어갔다. 관련 시설을 강제 폐쇄했다. 집회 가능한 모든 시설을 묶었다. 도내에만 353개소였다. 공무원이 일일이 감시했다. 대구 신천지 무더기 감염 시기였다. 그 절묘한 시기에 등장한 게 행정명령이다. 행동으로도 보였다. 이 지사가 직접 이만희씨를 체포하겠다며 찾아 갔다. 이 지사가 코로나 영웅이 돼 가는 과정이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이 법률이 행정명령의 근거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랬으면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3월17일 도내 교회 137개소에 행정명령을 또 내렸다. 하루 뒤 3월18일, 또 다른 명령도 냈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밀접이용제한 행정명령이었다. 서울 이태원 클럽의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그때도 경기도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해만 몇 번인지 정리도 어렵다. 강력한 행정 명령이 던져지던 그 때. 새로운 명령이 뿌려지던 그 때. 그 2020년의 코로나 수치가 있다. 일일 평균 환진자 수다. 1월 1명, 3월 214명, 5월 23명, 6월 182명, 12월 856명이다. 2년이 지났다. 2022년 현재다. 평균 낼 필요도 없다. 어제 하루만 4만9천567명이다. 하루 새 1만2천848명 늘었단다. 누적 확진자가 113만 1천248명이다. 이달 말엔 십수만명 간다고 한다. 코로나 지옥이다.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2020년은 코로나가 적었다. 지자체 행정명령이 넘쳐났다. 2022년 코로나가 창궐한다. 지자체 행정명령이 사라졌다. 구태여 답을 적을 필요도 없다. 그저 짧게 적어 마무리할 뿐이다. 2020년 하나의 괴질이 돌았다. 행정 명령이라는 괴질이다. 전염의 크기가 코로나보다도 독했고, 해악의 크기가 코로나보다 무서웠다. 그 고약한 괴질이 꽁무니를 뺀 건 확진자 4만명의 진짜 공포가 오면서다. 主筆

[김종구 칼럼] 이재명式 사이다 발언, 이젠 경기도 점령에 족쇄로

상인이 흥분해서 말한다. 도민 응어리 풀어주려고 온 거 아니예요? 이재명 지사가 웃으면서 답한다. 풀어 줄려고 온 거 아닙니다. 2019년 어느 날. 이 지사가 계곡 상인들과 대화 중이다. 정비하면 쫓겨 날 사람들이다. 그들과의 토론에 직접 나선 이 지사다. 상인 대표의 말이 도를 넘는다. 이 지사의 답변도 아슬아슬하다. 끝내 이 지사는 굽히지 않는다. 훗날 이날 영상이 떴다. 이재명, 핵 사이다라는 제목이 붙었다. 남양주와의 논쟁이 있었다. 최초를 두고 벌인 갈등이다. 계곡 정비는 남양주의 특색 사업이었다. 환경부에서 상을 탔다. 당 내 우수 사례로도 뽑혔다. 그런데 언론은 경기도 치적으로 보도했다. 남양주 공무원들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관련 기사에 댓글을 붙였다. 경기도가 최초라니요. 실명 숨긴 소심한 표현이었다. 이걸 경기도가 감사로 쑤셨다. 8급 여직원을 찾아냈다. 댓글의 윗선을 대라며 윽박질렀다. 그럴 필요 없었다. 계곡 정비는 옳았다. 그렇다고 윽박지름까지 옳진 않다. 이 지사가 던진 사이다 발언이 그 상인 남양주 공무원엔 평생 갈 모욕이 됐다. 시민 대표가 여러 말을 한다. 정치 계산 결정 명분 쌓기 토론.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항의다. 말이 토론이지 차라리 훈계다. 이 지사의 독무대다. 대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 후 상황은 시위로 격화됐다. 도청 앞에서 삭발식을 했다. 정치인 소환 요구까지 했다. 이날 토론 영상도 이 지사 행정의 상징으로 돌았다. 이 지사의 말이 제목으로 뽑혔다. (화난다고) 멱살은 잡지 마시고. 공공 기관 이전 발표가 사달이었다. 세 번째 이전 발표였다. 수원에 있는 기관들이 포함됐다. 15개 기관 중 12개가 그랬다. 수원시민이 화낼만 했다. 기관들이 몰린 광교 지역은 더했다. 하지만 괜히 한 토론이었다. 이 지사는 단호했다. 더 이상의 토론은 없었다. 한 개도 철회하지 않았다. 이 지사의 완승이었고, 수원시민의 완패였다. 그 기관들은 지금도 이전되고 있다. 그럴 필요 있었나. 기관 이전의 논리는 있다. 그렇더라도 수원시민은 피해자다. 이 지사 혼자 독주하던 그날 토론이 그 대표와 듣는 시민엔 평생 갈 모욕이었다. 이제 그가 대통령 후보다. 판세가 좀 불리한 거 같다.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드물다. 남은 시간이라야 41일 정도다. 뭘 시작하기엔 팍팍하다. 그래선가. 그가 돌아왔다. 아래쪽 일정을 싹 다 버렸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가 자란 곳이다. 대통령 후보로 키워준 곳이다. 인구가 1천300만명이다. 판을 뒤엎고도 남을 표밭이다. 그에겐 분명히 회복의 땅일 수 있다. 무릎 꿇고, 평펑 울고, 호소한다. 그런데 주위가 썰렁하다. 사람이 없다. 도지사였던 곳 만나 싶다. 앞서 전국을 돌았다. 부산 젊음의 거리도 갔고, 충청전라도 시장도 누볐다. 많이들 왔었다. 경상도도 갔었다. 그때도 지금보다는 많았다. 이동 유세이긴 하다. 그렇더라도 너무 없다. 모라토리엄 선언에 동의하던 시민들. 지역화폐 도입에 환호하던 상인들. 그들의 일부만 나와줘도 나을 텐데. 사이다 발언에 열광하던 지지자들은 또 어딨나. 바람 찬 거리에 홀로 있다. 사이다 발언은 여전한데, 들어줄 사람이 없다. 사람 많아 보이는 사진을 골랐다며 구설수다. 그에게 닥친 평생의 모욕일런지 모른다. 그날 동영상의 한 부분을 보고 있다. 그가 말한다. 정치에서는 적을 만들지 말라고 한 이유가 있어요. 칭찬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열 명이라도 반대하는 사람 한 명이 아주 나쁘게 생각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그 열 명의 우호적인 사람들을 넘어서요. 이렇게 잘 알면서. 그는 왜 말로 적을 만들었을까. 그의 사이다 한 마디가 누군가엔 한(恨)이 됨을 왜 몰랐을까. 지금 그 한이 곳곳에서 응어리져 갈길 바쁜 그를 붙잡고 있다. 어디선 어색함으로, 어디선 싸늘함으로, 어디선 적대감으로. 主筆

[김종구 칼럼] 30대 도의원, 60대 후보자에 ‘노인 폄하’ 청문

30대 젊은 도의원이 묻는다. 그런데 제가 우려하는 바는 현실적으로 연세 부분에서 정년퇴임이 많이 남지는 않으셨기 때문에 그 안에 뭔가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젊은 사람보다는 열정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는 겁니다. 61세 후보자가 답한다. 좀 변명처럼 말씀드리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답 자체가 안쓰럽다. 고약한 질문이다. 노인 폄하다. 퇴직자 모욕이다. 경기관광공사 사장 청문회 속기록이다. 질문자는 1982년생 권락용 도의원이다. 박사 출신의 유능한 정치인이다. 답변자는 1959년생 이모 후보자다. 전 서울관광재단 대표다. 흔히들 앞뒤 문맥을 잘라내 왜곡했다고 한다. 그래서 앞뒤를 다 봤다. 달리 해석될 내용은 없다. 연계 없이 등장하는 독립된 문맥이다. 상대에 전달되는 의도가 선명하다. 몇 개 질문이 더 있다. 모욕을 더하는 것들이다. 며칠 뒤 후보는 사퇴한다. 질문은 실체적 진실과도 안 맞는다. 권 의원은 정년 퇴임이 많이 남지는 않으셨기 때문에 그 안에 뭔가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이 후보자 나이 61세다. 일반 공직자 정년은 60세다. 이 얘기라면 남은 임기는 없다. 관광공사 대표이사는 정년이 없다. 정관에서 정한 3년이 임기다. 이 얘기라면 시작도 안 됐다.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질문의 전제부터가 오류다. 앞뒤 없는 나이 트집이다. 경기도 산하기관 실태와도 안맞는다. 산하기관이 30개쯤 된다. 그 수만큼의 기관장이 있다. 많은 퇴임 공직자가 그 자리에서 일한다. 중간 간부 자리는 훨씬 더 많다. 거기도 많은 퇴임 공직자들이 일한다. 그들의 나이가 대개 60 언저리다. 오랫동안 자리한 공직 퇴임 산하기관은 관행이다. 이 문제를 지적할 순 있다. 하지만 나이 60이 그 지적의 근거일 수는 없다. 문화재단 송 대표는 70대였다. 잘했고, 청렴했다. 민주당에 남은 몇 개의 노인 폄하가 있다. 2014년 설훈 의원 논란이 그중 하나다. 국회 교문위원장이었다. 한국관광공사를 국감하고 있었다. 79세 자니윤(본명 윤승종) 상임감사를 몰아쳤다. 정년이라는 제도가 왜 있겠느냐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 돌아보면 이번 일과 판박이다. 똑같이 의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똑같이 관광을 다루는 기관 얘기다. 똑같이 정년과 나이를 무능력의 기준으로 들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그건 발언 배경이다. 대한노인회를 찾아간 설 의원이 해명했다. 낙하산 인사를 지적한 것이다. 실제 그런 면이 있었다. 자니윤은 박근혜 미주후원회 회장이었다. 대선 캠프에서 본부장도 했다. 그걸 지적했다고 했다. 억지 같지만 말은 됐다. 그러나 이건 다르다. 이 후보자는 정치 배경이 없다. 그 흔한 도지사 추천서도 없다. 오로지 능력으로 지명받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향한 나이 모욕이다.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가 말했다. 세월은 흘러가고 혁명가는 늙어간다(冊 나의 생애 중에서). 세월의 도도함이 혁명의 가치만큼 중함을 말한다. 젊음에 오만하면 안 된다. 세월에 겸허해야 한다. 가고자 하는 길이 정치라면 더 그렇다. 3년 반 전 선거였다. 그때 뭐라 했나. 어르신들 모시겠다고 하지 않았나. 반년 뒤면 또 선거다. 그땐 뭐라 할 건가. 정년해서 열정 떨어졌으니 노인들은 빠지세요라 할 건가. 결코 과한 가정(假定)이 아니다 그날 청문(聽聞)이 바로 이랬다. 主筆

[김종구 칼럼] ‘김진표 수원시장’

아마 본인은 펄쩍 뛸 거다. 실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주위에선 더 그럴 거다. 모함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게, 급이 다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했다. 한 정부의 설계자다. 국무총리 후보에도 올랐다. 언제나 열려 있는 가능성이다. 국회의장에도 가까이 가 있다. 하반기 의장이 될 수 있다. 거기에 갖다 붙인 수원시장이다. 김진표가 수원시장 된다면. 엉뚱함을 지나 황당함에 이른다. 7년을 혼자 해온 말이다. 그때, 이런 칼럼을 썼다. 김진표 불출마 論(2015년 8월12일자). 총선을 열 달 앞두고다. 공천 싸움이 치열했다. 그 속에 김 의원이 있었다. 스무 살 아래 후보군과 섞였다. 보기에 많이 민망했다. 그 얘기를 적은 거였다. 다들 김진표 출마하지 마라로 해석했다. 그게 맞다. 그렇게 쓴 칼럼이었다. 다만, 거기 담지 못한 말이 있다. 국회의원 아닌 수원시장이 멋진 선택일 수 있다. 미쳤다고 할까 봐 못썼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 지금에 왔다. 모든 환경이 바뀐-국무총리로 거론되고, 국회의장으로 예상되고, 거물급으로 성장한-그다. 이제 수원시장 김진표는 더 황당해졌다. 누가 눈치 줄 일도 없다. 화제에 낄 화두도 못 된다. 그럼에도, 굳이 적고 가는 이유는 있다. 7년 전과 수원시장 격이 달라졌다. 이제 보통 시가 아니라 특례시다. 보통 시장이 아니라 특례시장이다. 실권이라고 준 건 별로 없다. 그래도 법적 위치 변화는 분명하다. 누구도 본 적 없는 수원특례시장이다. 행정의 최상위는 국가 경영이다. 그 영역이 경제라면 더 중하다. 국부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예산의 셈법을 외우고 있어야 한다. 그 통솔자 모습이 김진표에 있다. 진단에 허투룸 없고, 정확한 논리와 예시를 동반하고, 던지는 전망은 늘 예언이다. 수원특례시에 요구되는 능력이다. 수원특례시장에 필요한 조건이다. 농기계 경영으로 넘어가던 시절이 아니다. 특례시에 당당히 맞는 시장이 나와야 한다. 그 선거가 이번 선거다. 선거 앞둔 연말이다. 한참 북적거릴 때다. 하루에 수십 곳도 다닐 때다. 수천명과 손 잡을 때다. 그런데 못한다. 만나면 안 된다. 손잡아도 안 된다. 경험 못한 코로나 선거다. 대선까지 겹쳤다. 이재명ㆍ윤석열 뿐이다. 나온 후보들은 여럿인데 저들만 바쁘다. 계속 이렇게 갈 듯하다. 결국, 유권자가 품을 팔아야 한다. 신문도 열심히 읽어야 한다. 인터넷도 열심히 뒤져야 한다. 경력도 보고, 얼굴도 봐야 한다. 특별한 선거라니 더 그렇다. 행정을 잘 한다는 이가 있다. 김진표의 구력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얼추 전문가 소린 듣는다. 아쉽지만 됐다. 정치를 잘한다는 이도 있다. 김진표의 중량감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당원 가입은 꽤 받아냈다. 아쉽지만 됐다. 지역을 잘 안다는 이도 있다. 김진표의 대표성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동문회 향우회는 꽉 잡고 있다. 아쉽지만 됐다. 세 가지 다 갖췄으면 오죽 좋겠냐만, 그런 후보는 없을 것 같고. 하나하나 버려가며 골라낼 참이다. 수원시장 김진표의 시간은 끝나간다. 언론인의 철없는 상상도 끝나간다. 마냥 부질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김진표 비교표는 남았다. 김진표 행정력과 비교해 본다. 정치력과 비교해보고, 지역 상징성과 비교해본다. 그 비교표에 후보를 넣는다. 어렵지 않게 결과가 나온다. 어떤 이는 깜 되는 후보다. 어떤 이는 깜 안 되는 후보다. 주위의 결론이 같다. 수원시장 김진표, 이 황당함도 결국은 이런 특례시에 대한 모두의 기대감이다. 主筆

[김종구 칼럼] 道 공공기관 이전, “경제적 도움은 솔직히 아니고요”

4월22일 기록된 말이 있다. 사실은 이게 경제적으로 엄청난 이해관계가 있는 건 솔직히 아니고요. 이재명 당시 지사다. 그리고 여덟 달이 지났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이 이전했다. 수원 광교를 떠나 양평으로 갔다. 경상원 노조가 자료를 냈다. 직원 설문 결과다. 출퇴근 소요 시간을 물었다. 대중교통은 2시간 48분이라고 했다. 환승 시간은 뺀 시간이다. 자가용은 1시간30분이라고 했다. 오고 가고 최소 3시간이다. 최대 6시간이란 답도 있다. 급한 대로 수원 광교에서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70%는 퇴사를 고려한다고 했다. 4명은 벌써 관뒀다고 한다. 경제 효과 기대가 안 보인다. 그도 그럴 게, 직원이라야 56명이다. 애초에 지역을 키울 규모가 아니다. 그나마 이주 비율도 낮다. 직원들이 거의 오지 않는다. 노조 위원장이 설명한다. 부동산 매물이 없다. 급하다고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들어갈 수는 없지 않나. 이주지원금이란 게 있긴 하다. 집 구할 때 좀 보태주는 거다. 그런데 그나마 집을 구해야 준다. 집 못 구하면 헛거다. 옆 하남에 마련하면 반만 준다. 많은 이들이 말해 왔다. 공공기관 이전에 문제 많다. 그때마다 경기도는 괜찮다고 했다. 한 달 전에도 그랬다. 김중식(용인) 도의원이 물었다. 성급하게 이뤄지고 있다이주정주 여건이 배려되지 않았다. 최원용 도 기획실장이 답했다. (직원들과) 상호 협력해 개선해나가겠다. 뭘 개선한다는 건지. 수원에 실어 나를 셔틀버스? 아침저녁 수원 가서 먹게? 원조 양평 해장국 안 먹고? 도대체 왜 간 건가. 다 허상이다. 15개를 10여곳에 쪼갠 거다. 지역에겐 한개다. 직원 몇십명이 다다. 경상원은 그나마 빨리라도 왔다. 이주 시기도 못 정한 기관이 숱하다. 문화재단(고양), 관광공사(고양), 여성가족재단(이천). 제법 큼직한 기관들일수록 그렇다. 통상 시한이라면 언제까지 한다가 자연스럽다. 그런데 거꾸로다. 2023년 이후부터 옮긴다로 돼 있다. 그 먼 앞일을 어찌 아나. 백지화, 통폐합. 아슬아슬하다. 너무 서둘렀다. 뭔가에 쫓기듯 왔다. 2월17일 이재명 지사가 발표했다. 선정 방식부터 특이했다. 공개경쟁에 붙였다. 프리젠테이션까지 넣었다. 기관 따먹기였다. 시군의 맥박이 빨라졌다. 뛰어들고 봐야 했다. 부지가 없어도 일단 신청했다. 발암 물질 나온 땅도 그냥 내밀었다. 결과는 싱거웠다. 골고루 나눠줬다. 뻔한 결과인데도 시군은 자찬했다. 기관 유치했다고 나붙였다. 큰돈 온다며 자랑했다. 행정이라면 이랬을리 없다. 당연히 연구 용역 했을 거다. 당연히 주민 공청 했을 거다. 노조 의견도 물었을 거다. 그래서 그건 정치였다. 대통령으로 갈 정치였다. 북동부 정신을 쏙 빼놓은 이벤트였다. 동북부는 거기에 장단을 맞췄다. 신청서 접수하고, 동영상 제작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문제 많고 돈 안 된다는 걸 알았을 거다. 하지만, 숨겼다. 그것도 정치였다. 시장으로 갈 정치였다. 곧 기관 유치라 써 돌릴 거다. 지역균형발전론을 보자. 성공한 예와 실패한 예가 있다. 세종시는 나름 성공한 예다. 행정의 본산, 정부 청사가 갔다. 국토부가 가고, 해수부가 갔다. 그래서 사람이 꼬이고 땅값이 올랐다. 나머지 혁신도시는 실패한 예다. 국토부 산하기관만 갔고, 해수부 산하기관만 갔다. 그래서 청사만 허허벌판에 서 있다. 도 공공기관 이전이 이 경우다. 산하기관만 갔다. 경기도청은 안 갔다. 실패로 갈 것만 같다. 4월22일 그날. 이재명 전 지사의 말은 이어진다. 솔직히 아니고요. 소외감에 관한 문제. 소외감 위로라는 얘기로 들리는데. 겨우 그것 때문에 이 난리를 겪어야 하나. 도청 앞 시위도 열흘째다. 主筆

[김종구 칼럼] 사이다 발언은 대통령의 언어가 아니다

바지 또 내릴까요라 했다. 여배우 논란이었다. 이미 신체 확인까지 있었다. 그 질문이 또 나온 거다. 답답하니 한 얘기였을 게다. 하지만, 실언이 됐다. 초보운전 발언도 있었다. 음주운전이 좋다는 아니었을 게다. 하지만, 실언이 됐다. 오피스 누나 발언은 어땠나. 가벼운 위트라 생각했을 게다. 하지만, 실언이 됐다. 제일 컸던 건 부산 재미없다다. 부산에 일부러 욕하러 갔겠나. 하지만, 실언이 됐다. 말만 하면 실언이 된다. 오죽하면 1일 1실언이라 한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이재명 무기는 말이었다. 말로 여기까지 왔다. 촛불 군중 속에도 빛났다. 박근혜 구속하라고 선창했다. 현직 대통령을 향한 구호였다. 사람들이 그를 주시했다. 아니, 말을 경청했다. 점차 빨려 들어갔다. 불필요한 형용사 생략, 거침없는 결론, 적중률 높은 예측. 그에게 사람들이 별명을 줬다. 이재명 사이다 발언. 그랬던 그가 지금 말로 몰린다. 기자 질문을 피할 정도다. 누가 진단했다. -대장동으로 궁지에 몰렸다. 지지율도 답보 상태다. 그 초조함이 말실수로 이어진다-. 이런 걸 분석이랍시고 내놓나. 틀렸다. 그의 말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화려하다. 여전히 상대를 약 올린다. 바뀐 건 언론과 국민이다. 분석하기 시작했다. 평가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재치 있는 말, 유머 섞인 말로 끝났다. 이제 그걸 분석하고 평가한다. 그리고 부도덕한 말, 반사회적인 말, 비통합적인 말이라고 결론 내린다. 답답할 거다. 그래서일까. 그제부터 언론을 탓한다. 요만한 것 같고 이만하게 만든다 기울어진 (언론)운동장이다 이 주장도 잘못이다. 여당 후보다. 방송 다수는 여당 편이다. 신문도 여당 편이 많다. 야당 쪽은 손에 꼽힌다. 신문이라야 서너 개다. 방송도 그 신문 종편이 전부다. 분포를 굳이 계측해보면, 여당 쪽에 기운 운동장이다. 그런데 왜 언론 탓을 할까. 아마도 본인의 말을 여전히 믿는 모양이다. 문제없다고 보는 모양이다. 너무나 모른다. 끝난 거다. 효력이 끝난 거다. 사이다 발언은 지사 때까지다. 그 후부터는 대통령의 언어다. 언론도 그 잣대를 갖고 기다렸다. 국민도 그걸 옳은 기준이라 믿고 있다. 그러니 놀라는 거다. 바지 또 내릴까요-대통령의 언어가 아니다. 부산은 재미없다-대통령의 말이 아니다. 언론도 알고 국민도 아는 이걸 이 후보만 모른다. 그렇다면 걱정이다. 계속 사이다 언어로 말할 건가. 그러면 1일 1실언 논란 이어질 텐데. 가까이 윤석열 후보의 예가 있다. 그도 사이다 발언이었다. 시작은 국정감사였다. 여권 공세에 기죽지 않았다. 중상모략은 가장 점잖은 표현이다. 이 한 마디가 오늘의 윤석열을 만들었다. 본디 수사는 말싸움이다. 했다는 쪽과 안 했다는 쪽의 우기기다. 거기에 베테랑이다. 그런만큼 말을 잘했다. 자신감까지 넘쳤다. 그러다가 1일 1실언에 휘말렸다. 전두환 발언이 최악이었다. 이제 달라졌다. 미리 써서 읽고 짧게 말한다. 말이라는 게 그렇다. 달변이 주는 건 감탄이다. 마음을 사는 건 감동이다. 표심을 쫓는 대선이 똑같다. 감탄 준 후보는 진다. 감동 준 후보가 이긴다. 2012년이 그랬다. 문 후보는 달변이었다. 박 후보는 눌변이었다. 문 후보 질문은 날았고, 박 후보 답변은 기었다. 문 후보가 이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여자를 너무 몰아세웠다는 역풍이 불었다. 결국, 눌변 박 후보가 이겼다. 하물며 투박한 사이다 발언이다. 표 될리 없다. 집에 곶감 몇 개 달았다. 수정과 담글 계절이다. 계피 향기 그윽하다. 곶감 단맛이 따라온다. 잣 고소함이 마무리다. 바뀌지 않는다. 막 담근 동짓달에도, 얼음 덮인 섣달에도, 설날 제사상에도 그 맛 그대로다. 정이월엔 더하다. '규곤요람'까지정이월 수정과라 적었다. 그 이월 초 이레(음력)가 대선이다. 지금 담근 수정과는 그때까지 간다. 이 진득한 풍미를 사이다 거품이 당할 쏜가. 굳이 따지면 대통령 언어는 수정과에 가깝다. 이재명, 윤석열. 저들도 사이다 발언 버리고 수정과 발언으로 가면 좋겠는데. 主筆

[김종구 칼럼] 주군의 임기가 어공의 임기다 - 떠나라

그때, K와 식사 중이었다. 주고받은 낮술이 거나했다. 전화벨이 울렸다. 입으로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지사님 국제 전화에요. 해외 순방 중인 L지사다. 그때 도청은 시끌벅적했다. L지사 임기가 한 달 남았다. 그 상황에서 인사를 했다. 국장급을 새로 임명했다. 도지사 당선자 S가 펄쩍 뛰었다. 알박기 인사라며 맹비난했다. 그 상황을 묻는 국제전화였다. 조용한 장소라서 대충 들렸다. 지사 목소리가 컸다. 강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K는 지사 측근이다. L지사가 데려온 공무원이다. 요새 말로 풀면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다. 그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는 그런 줄 알았다.) 당선자에 강하게 받아치라는 명령이었다. 그 대목에서 예상 밖 광경을 봤다. 너무 의외라 세월이 지났어도 기억이 선명하다. 당선인 쪽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되레 당선자 쪽 주장을 두둔했다. 강하게 나가지 않겠다고도 했다. 항명이었다. L지사가 말을 더듬었다. 내 기억 속 한 조각이다. 어공에 숙명이 있다. 지금 또 그런 때다. 경기도청 내부 게시판이 있다. 공무원들만의 소통 공간이다. 거기 글이 올랐다. 민선 7기 출범 시 캠프 및 성남시 등에서 도청에 입성하실 분들. 이재명 측근들을 지목하고 있다. 떠나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지사님도 사임하셨는데 아직도 도청에서 자리 잡고 계시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그간의 불만을 넌지시 설명한다. 뒷 배경 믿고 직원들에게 갑질하셨던 분들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댓글이 여럿 붙었다. 따라지들 들어오면서 갑질할 때는 마치 계엄군이 신발도 안 벗고 들어와 설친다는 기분이 들었다. 남 앞길 막지 말고 퇴사하세요. 이형기의 시, 낙화도 등장한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놀랍지도 않다. 공조직의 관행이다. 어공은 철저히 어공으로 대한다. 임기 동안 충분히 모신다. 임기 끝나면 냉철히 외면한다. 그래서 내보낸다. 그게 시작된 것이다. 버티면 주군이 다칠 수 있다. 이재명 지사는 이제 대통령 후보다. 경쟁할 상대가 명확하다. 국민도 둘로 갈라졌다. 공직사회도 갈라졌다. 나가라고 쓴 저 사람, 갑질했잖냐고 쓴 저 사람. 아마 이재명 지지자는 아닐 거다. 맞서봐야 좋을 거 없다. 더 험한 댓글만 따를 거다. 이 전 지사를 향한 험담만 나올 거다. 그걸 기다리는 세력이 도청 주변에 진쳤다. 이재명 비리 수집꾼들이다. 공직-어공 싸움에서 떨어질 콩고물을 고대한다. 당사자가 받을 상처도 크다. 뒷 배경 믿고 갑질하셨던 분들 신발도 안 벗었던 계엄군. 겁박의 시작이다. 공조직이 숨겨온 관성이다. 출근길에 계곡을 지난다. 현수막이 요란했다. 이재명ㆍ계곡 칭송 일색이었다. 그게 싹 없어졌다. 날짜가 공교롭다. 이 전 지사 퇴임 직후다. 소름 돋는 광경이다. 그런 공직사회에 주군 없이 남아 뭘 하겠나. 서먹함이 적대감 되고, 서운함이 배신감으로 커지기밖에 더하겠나. 그때, K는 계획이 있었다. 연명(延命)하는 거였다. 일단은 성공했다. 조용한 자리를 새로 받았다. 신임 지사가 준 선물이었다. 대가가 혹독했다. 도청 주변에구설이돌았다. 민망한 사생활 구설수까지 퍼졌다. 떠났다면 안 받았을 모욕이다.오래도 못갔다. 그도 잘렸다. 그에게 배웅자는 없었다. 낮술 친구와도 인사 없이 갔다. 주군 버리고, 신뢰 버린 K. 그 대가로 근무 몇 개월ㆍ월급 몇 푼을 더 받은 K. 궁한 역사의 예(例)다. 민선 지사 30년이다. 그 30년을 취재했다. 이쯤 되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공식이다. 주군의 임기가 어공의 임기다. 토론이 필요하지 않다. 따질 것도 없다.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손학규 오니 임창렬 사람들 떠났다. 남경필 오니 김문수 사람들 떠났다. 이재명 오니 남경필 사람들 떠났다. 그 시간이 또 왔을 뿐이다. 비켜줄 때다. 딱히 손해본것도 없다. 어차피 그 자리도 3년 전 누군가를 쫓아냈던 거니까. 主筆

[김종구 칼럼] 식당 개업, 어떤 퇴직자ㆍ청년에겐 꿈이다

지난해 6월이었다. 김종인씨가 백종원씨를 언급했다. 대권 후보로 백종원 어때요. 정확한 워딩은 백종원씨 같이 대중친화적 사람이 나와야 한다라고 알려진다. 의원들과 오찬 자리였다. 백씨가 웃어넘겼다. 그냥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랬던 백씨가 대선판에 또 등판했다. 얼마 전 이재명 후보가 음식점 총량제를 말했다. 야당이 공격했다. 캠프가 반박 논리를 만들었다. 여기서 등장한다. 백종원도 했었던 주장이다. 그러니 옳다. 백종원 대표의 발언은 2018년 국정감사 때다. 한국 프렌차이즈의 문제를 묻는 질문에 답했다. 외식업을 너무 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매장을 내려면 1~2년 걸린다고 소개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인스펙션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구를 이재명 캠프가 인용했다. 당시 화면을 공개했는데 이런 자막을 넣었다. 허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 인스펙션은 안전점검, 검사를 뜻한다. 다른 뜻이다. 다소 억지스럽다. 대단히 큰일은 아니다. 넘어가도 될 일이다. 그런데 그러기 불안하다. 짚고 가야 할 것 같다. 이 후보의 스타일 때문이다. 웬만해선 주장을 바꾸지 않는다. 합리화를 위한 논리 개발은 늘 기발하다. 이 문제도 그리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야권이 꼬투리로 잡았다. 계속 써먹을 기세다. 이러면 이 후보도 발끈할 것이다. 음식점 총량제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짚고 가려는 것이다. 이건 아무리 봐도 옳은 정책이 아니다. 백종원은 재벌이다. 그의 더 본 코리아는 업계 문어다. 시중에 브랜드만 엄청나다. 원조쌈밥집ㆍ한신포차ㆍ본가ㆍ새마을식당ㆍ빽다방ㆍ홍콩반점ㆍ미정국수ㆍ백스비어ㆍ역전우동ㆍ돌배기집ㆍ백철판ㆍ롤링파스타ㆍ인생설렁탕ㆍ리춘시장ㆍ성성식당ㆍ막이오름. 각 점포가 수십~수백개씩이다. 없는 곳이 없다. 이런 그가 한 주장이다. 새로운 음식점 허가를 엄격히 하자. 이제 와서? 자기는 돈 수백억 벌어 놓고? 그의 발언이 깔고 있는 정서도 옳지 않다. 망한 책임을 개인에 돌린다. 겁 없이 대들어서 망했다고 단정한다. 전지전능한 시각으로 내려 본다. 그는 완벽한가. 안 망했나. 행복분식ㆍ해물떡찜ㆍ알파갈매기살ㆍ절구미집ㆍ한국본갈비ㆍ최강집ㆍ백스비빔밥ㆍ대한국밥ㆍ죽채통닭ㆍ마카오반점ㆍ라면셀프제작소ㆍ사운드바삭. 없어진 그의 브랜드다. 굳이 다르다면 이거다. 망해도 돈으로 메꾼다. 전형적인 재벌식 확장이다. 이래놓고 식당 장벽 높이자고 주장하면 되나? 참 배부른 소리다. 대한민국 60대. 월급쟁이로 살아왔다. 정년이 다가온다. 회사에서 역할 끝났다며 가란다. 집에서 가장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 육신 멀쩡한 게 더 서글프다. 그래서 꿈꾼 게 식당이다. 평생 먹었던 음식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 평생 만들었던 음식이다.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평생 사먹었던 식당이다. 잘 될 거로 생각한다. 선택이 아니다. 이것 말곤 해볼 것도 없다. 꽤 망하지 않는 이들도 꽤 있다. 이걸 뭔 자격으로 하라 말라 하나. 망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서(이재명). 남발하면 안 되니까(백종원). 개업 막자는 이유다. 배려 같기는 하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다. 쿼터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그래서 식당 해 볼 권리조차 박탈당할 사람들-을 어쩔 건지는 없다. 실직한 가장이다. 그들에 뭘 해줄 수 있나. 기본 소득 월 8만원? 그 돈이면 가장 역할 할 수 있나. 취직 못 한 청춘이다. 그들에 뭘 해줄 수 있나. 청년수당 연 100만원? 그 돈이면 자식 역할 할 수 있나. 음식점 총량제, 결국엔 권력이 흔드는 통제 다. 음식점 조건 강화, 결국엔 재벌이 휩쓰는 독점이다. 허가든 inspection이든 다를 거 없다. 퇴직자ㆍ청춘의 꿈-어쩌면 꿈이라고 하기에도 초라하게 비칠지 모르지만-을 뺏어가기는 마찬가지다. 퇴직자ㆍ청춘, 그들이 원하지 않는 나라는 이런 나라다. 장사 안된다니까 식당 숫자 줄이겠다는 나라. 그들이 원하는 나라는 이런 나라다. 장사 안된다니까 손님 채워주겠다는 나라. 主筆

[김종구 칼럼] 대장동 해법, ‘사람 구속’ 아닌 ‘8천억 환수’다

지난 7일 경기도가 보낸 공문이 있다. 민간에 간 수익 환수를 권고하고 있다. 공문 속의 환수 설명은 두 가지다. 하나는 청렴 이행서약서, 다른 하나는 이해관계인 유죄다. 서약서는 2015년 체결됐다. 사업자의 비위 책임을 정해놨다. 계약 단계에 따라 책임 정도도 있다. 그런데 이 판단의 근거가 유죄다. 사법기관에 의해 인정되는 경우라고 돼 있다. 결국, 근거는 하나다. 이해관계자 유죄다. 그리고 구속자는 유동규 하나다. 성남시가 충실히 따라갔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준공 승인 연장이다. 공영개발 준공 승인을 미루겠다고 한다. 했다는 것은 아니다. 11월에 신청이 들어오면 하겠다는 것이다. 자산 동결, 개발이익 배당 중지 구상도 있다. 역시 앞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결론은 경기도의 의견과 같다. 이해관계인의 유죄를 기준 삼겠다고 했다. 유동규 공소장을 입수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내 사설은 20일자였다. 환수 1천억으로 수익 8천억 면죄부 주려나-경기도ㆍ성남시의 환수 약속이 미덥잖다고 썼다. 위험한 기대라고 봤다. 구속 영장 속 죄명은 두 개였다. 하나가 배임으로 범죄 액수 1천100억원이다. 다른 하나는 뇌물로 대장동 업자에서 받은 5억원, 위례신도시 업자에서 받은 3억원이다. 다 넣어도 1천100억여원이다. 1천억 환수하고 7천억 인정? 나만의 괜한 가정일까. 어쨌든 내겐 그렇게 보였다. 우려는 맞았다. 그것도 너무 빨리, 너무 극명하게 맞았다. 사설 하루 뒤, 유동규가 기소됐다. 공소장이 나왔다. 영장에 있던 배임죄가 사라졌다. 성남시가 계속 거론했던 그 배임죄다. 유씨 배임죄가 성립되면 손해배상 가능하다고 설명하던 그 배임죄다. 뇌물도 바뀌었다. 8억원이 5억원으로 줄었다. 거창한 700억원(세후 428억원)짜리가 들어가긴 했다. 별 볼 일 없다. 약속 범죄다. 인정된들 몰수할 돈이 아니다. 자, 이제 뭐로 환수할 건가. 핵심은 유동규였다. 그의 유죄가 중요했다. 그 언덕이 무너졌다. 배임이 사라졌다. 환수의 핵심 근거가 사라진 거다. 뇌물도 쪼그라들었다. 몰수할 범죄 액수가 쪼그라든 거다. 검찰도 영 민망했던 모양이다. 유동규 추가 수사라고 흘렸다. 글쎄다. 유동규는 이제 검찰 피의자가 아니다. 법원 피고인이다. 검찰이 불러도 안가면 그만이다. 그걸 막아줄 변호인단까지 화려하다. 수사 끝난 거 아닌가. 대장동 여론조사가 있다. 여기저기서 한다. 질문은 똑같다. 특검으로 가야 하느냐. 그래놓고 50 몇%가 찬성했다고 발표한다. 누구 게이트로 보느냐. 이래놓고 아무개 게이트라고 발표한다. 대선 정국이다. 안 그래도 국론이 쪼개져 있다. 물음 자체가 정치다. 답변도 당연히 정치다. 보수엔 이재명 게이트, 진보엔 국민의힘 게이트다. 이런 뻔한 조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진짜 민심과 분노는 따로 있는데. 8천억원!그제, 한 어른이 말했다. 젊은이들이 8천억원에 멍~해졌다. 투박하니 더 와 닿는다. 요새 젊은이들, 정신을 놨다. 8천억 수익50억 퇴직금50억 고문료. 한 청년이 버스킹 연설대 올랐다. 권력에 가까운 자는 수천억을 벌어 일평생을 떵떵거리며 살고, 권력과 멀리 있는 국민은 일평생 내 집 마련 꿈조차 꿀 수 없게 처참하고 빈곤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됐습니다. 나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게 대장동 민심이다. 가늠 안 될 분노에서 시작돼 이제 회복 안 될 절망까지 왔다. 사람 잡아넣는 걸로 해결되지 않는다. 시장, 국회의원, 특검, 업자다 잡아넣어도 안 된다. 부족하지만 그나마 해볼 일은 복구다. 8천억원을 환수해야 한다. 그래서 공정을 복구해야 한다. 그 책임과 권한이 성남시에 있다. 그래서 걱정하는 것이다. 시(市)가 특혜 안 줬다고 강조할수록, 민(民)의 반환 의무도 없어지는 것인데. 절대로, 부당 특혜 준 적 없다-반드시, 부당 수익 환수하겠다. 이 두 주장이 함께 갈 수 있다고 보나. 나는 그 묘수를 알지 못한다. 主筆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