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e북]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外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다가도 하늘에 구멍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는 요즘이다. 고단한 일상에 생활고까지 겹치는데 날씨까지 말썽이라 여러모로 뒤숭숭한 6월의 마지막 주. 이 때문인지 전자책 플랫폼에서도 혼란 가득한 세상을 견뎌내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이 화제다. 경제, 자기계발, 에세이 등 각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ebook을 소개한다. 먼저 교보ebook에선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가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Fed(연준) 전문가 오건영 저자는 예측하기 힘든 격동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역사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Fed가 지나 온 행보가 곧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인 셈이다. 저자의 해설을 듣다 보면 앞으로 그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우리가 적용해야 할 투자법이 무엇인지 감을 잡아나갈 수 있다. 정재훈의 『무례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은 예스24 ebook 자기계발 분야 4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 저자는 SNS 계정 ‘마인드셋’을 운영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살면서 겪는 인간관계를 다루면서, 팩트로 무장한 자존감 도둑들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무례한 상대를 계속해서 용인한다면 그 상대와는 건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없으니, 자신을 위해 더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말자고 주장하는 책이다.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알라딘 ebook 베스트셀러 3위를 차지했다. 과학 전문기자 룰루 밀러가 쓴 이 책은 여러 매체에서 주목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저자는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추적한다. 그의 삶에서 생을 관통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긴 호흡으로 파고드는 이야기는 마치 소설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를 이어간다. 무질서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인 이 책은 과학을 렌즈 삼아 사랑과 상실 그리고 혼돈을 응시하는 방법을 말한다. 송상호기자

책으로 배우는 ‘소통의 방식’…『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外

말하는 게 중요한 시대다.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분명히 하고, 오해를 줄이는 수단은 말이다. 하지만 소통이 절실한 요즘, 말은 많으나 대화가 부족한 시대이기도 하다. ‘세대 차이가 나서’, ‘할 말이 없어서’,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공통점이 없어서’ 등 여러 이유를 붙이며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 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소통하는 법을 책에서는 어떻게 다뤘을까. ■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마일스톤 刊)는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받으면서 깨달은 것에 대한 기록이자 좀 더 괜찮은 대화법을 고민 중인 저자 이진희의 이야기다. 라디오 PD로 일하며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얘기를 나눴지만 매일 헛헛함을 느꼈다. 가족과의 대화는 빈곤했으며 직장에서의 대화는 피곤했다. 저자는 이러한 감정 속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말로 상처 주지 않는 방법, 폭력적인 말로부터 나를 지키는 비폭력 대화를 만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말, 상대방의 날카로운 말을 대응하는 법, 공감하는 대화 등 다양한 대화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또한, 말이 누군가의 마음을 찌르는 칼이 될 수도,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약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고백을 읽으며 자신에게도 그 방법을 적용해 볼 수 있다. ■ 감정 어휘 “짜증나.” 사람들이 보통 자신의 분노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이 말 속에는 불안, 초조, 분노, 우울, 자기 비하 등 다양한 감정을 안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두루뭉술하게 감정을 드러낸다.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데에 서투르다면 유선경 작가의 『감정 어휘』(앤의서재 刊)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작가는 책을 통해 감정에 알맞은 어휘를 붙이는 방법을 깨닫게 한다. 모든 것은 나의 감정에서 시작되니 그 감정에 세세하게 이름을 붙이는 것을 권유한다. 또한, 온도, 통각, 촉감, 빛을 감정과 엮어 ‘내가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진단하게 한다. 자신의 감정을 세세하게 살피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적절한 어휘로 표현, 나와의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 할 말은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독보적 유튜브 ‘희렌최널’의 첫 번째 책이다. 『할 말은 합니다』(유영 刊)에는 무례하게 선을 넘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언어 습관이 담겨있다. 불쑥불쑥 선을 넘으며 막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미지근한 대답을 하는 등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실용적인 언어 기술로 가득하다. 그렇다고 호신의 기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쓸수록 자존감이 높아지는 말투, 내가 점검할 말투, 처음 만난 상대에게 건네는 말, 따뜻하고 생생하게 감정을 전하는 방법 등 뻔하지 않은 표현으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대화법의 모든 것을 담았다. 김은진기자

대변화 시대 속 물류의 미래를 제시하다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우리나라의 생활물류는 우편서비스(1884년)와 철도소화물운송(1904년)으로 시작됐다. 1962년에는 노선정기화물서비스가, 1991년에는 택배서비스가 등장했다. 2019년 한 해 28억 개이던 택배 물량이 2020년에는 34억 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삶의 양적 질적 변화다. 이제는 생활 깊숙이 침투한 물류가 멈추면 의식주 전반에 걸쳐 우리들 생활도 멈추게 될 지경이다. 택배 서비스가 없다면 온라인 쇼핑 자체가 중단되고 퀵 서비스가 없다면 중국집,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 배달도 멈출 것이다. 최근 출간된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아웃소싱타임스 刊)는 대 변화의 시대 속 물류의 미래를 그려냈다. 급속한 디지털 전환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산업 간 경계가 무너졌다. 따라서 산업 간 카테고리는 사라지고 동일 산업 내 경쟁도 무의미하게 됐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구글 등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과 기술을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과 물류를 합세한 ‘신유통’을 표방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네이버, 카카오 등 ‘토탈 플랫폼 기업’과 쿠팡, 배달의민족 등 ‘전문 플랫폼 기업’이 이미 물류산업 영역을 깊숙이 침범해 있다. 그러면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책은 물류산업은 사라질 수도 있지만 물류가 없는 제조, 유통, 일상생활은 상상할 수가 없다고 단언한다. 이제 물류는 별도의 산업이 아니다. 오히려 제조, 유통 등 모든 경제활동의 근간이자, 각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는 저자의 통찰이다. 『뉴노멀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의 저자 이상근(삼영물류 대표)은 군 복무 시 군수지원사령부에서 처음 물류(병참·로지스틱스)와 연을 맺었다. 한국에 물류학과가 신설되기도 전에 유통산업을 전공해 학위를 땄다. 이후 줄곧 물류 산업 현장을 지켜내며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후즈후(MARQUIS WHO’S WHO)에도 등재됐다. 송상호기자

현실에서 벗어나 꿈같은 세상 펼치는 소설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外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 우리는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한다. ‘만약 내가~한다면’이라는 작은 상상으로 시작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한다. 상상이 실현되지 않지만 지루한 생활에 활력이 되기도 하며 무언갈 시작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에서 마음껏 나래를 펼치게 하는 책들을 꼽아봤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창비刊)는 독특하고 다채로운 서사로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박서련 작가의 13번째 작품이다. 책 속 ‘나’는 신용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해 한강에서 죽기로 결심한다. 한강 다리 위에 서서 뛰어내리지 못하고 울고 있던 나의 앞에 흰 옷을 입은 예언의 마법소녀 ‘아로아’가 등장한다. 아로아는 나에게 시간의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라며 기후 위기로 인한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함께 하자고 말하며 이야기가 흘러간다. 책은 이후 ‘마법소녀’라는 상상에 신용카드, 전염병, 기후 재난 등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을 녹여냈다. 박서련 작가가 “각자 자신의 삶에서 마법 같은 기적을 간절히 바란다고 상상하는 일에서 출발한 셈”이라고 말한 것처럼 책을 통해 마법 같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수상한 중고상점 지난 2011년 미치오 슈스케가 나오키상 수상 직후에 출간해 이목을 끌었던 『수상한 중고상점』(놀刊)이 11년 만에 찾아왔다. 가게 운영엔 관심이 없고 어떤 사건에 휘말리기를 기대하며 엉뚱한 추리를 늘어놓기 바쁜 점장 ‘가사사기’와 장사 수완이 없어 매번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쓰는 ‘히구라시’는 작은 중고상점을 운영한다. 어쩐지 어설프고 어수룩한 사람들이 경영하는 이곳에는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각자의 고민과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된다. 특히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배경으로 한다. 물건을 시장에 가지고 나오며 얽힌 사연과 아픔을 치유하고 그 과정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려냈다. 책 속 『수상한 중고상점』은 평범하지만 신비한 이력을 가졌다. 책을 덮고 나면 행복과 감동의 여운이 남는다.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허블刊)은 우다영, 조예은, 문보영, 심너울, 박서련 등 5명의 작가가 출간 예정작 5편의 프리퀄을 엮은 중·단편 SF 앤솔러지다. 이들은 각각 ‘긴 예지’, ‘돌아오는 호수에서’, ‘슬프지 않는’, ‘기억칩’,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이다음에 지구에서 태어나면’ 등 5편의 작품을 통해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들이 창조한 주인공들은 온 힘을 다해 살아가고 서로 사랑하고 연대한다. 그렇기에 책 속 인물들의 미래는 낙관적이고 희망적이다. 외계인, 괴물, 운석 충돌 등 SF 사건을 통해 혼란스러운 일상에서도 인간 사이에 차오르는 사랑과 우정, 서로의 문제를 깨닫고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준 5명의 작가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김은진기자

박지영 장편 '고독사 워크숍' 현실을 껴안고 삶을 견디는 이들의 이야기

주변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떠나는 것. 우리는 이러한 죽음을 고독사라 부른다. 뉴스 등을 통해 비춰지는 고독사는 말그대로 고독하다. 타인과의 교류가 오랫동안 끊겼거나 맞이한 죽음 역시 대부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세상에 알려진다. 주로 무연고 사망자 상당수를 고독사로 판단하는데, 2017년 무연고 시신은 2천8명에서 2020년 3천52명으로 약 52% 늘었다. 특히 40대 미만은 같은 기간 63명에서 102명으로 62%가량 증가했다. 이런 시대에 박지영 작가가 9년만에 내놓은 <고독사 워크숍>(민음사 刊)은 다소 도발적이다. ‘오늘부터 고독사를 시작하겠습니까?’ 어느 날 갑자기 등장 인물들은 이런 초대 메일을 받는다. 민간 동물 보호 협회 정책 2팀에 근무하던 송영달도, 고결한 도지처럼 죽고 싶은 영우도 모두 평범한 이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메일을 통해 워크숍의 제안대로 ‘고독사 워크숍’ 참가 지원서를 쓴다. 애초부터 일상이 고독하거나, ‘자발적 실종’에 관심 가졌던 이들을 골라 초대장이 발송된 터였다. 고독사를 ‘원하던’ 혹은 ‘준비하던’ 이들은 고독사를 해야 하는 이유와 고독한 일상을 온라인으로 적어내야 한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고독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도서관의 책들에 그어진 밑줄을 포스트잇에 옮겨 적기, ‘오늘의 부고’ 작성하기, 매일 한 사람을 위한 농담 하나 만들기 등등. 소설은 고독사 워크숍 참여자 한 명 한 명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존엄한 죽음을 꿈꾸는 인물들의 어찌보면 시시하고 또 모순된 욕망이 13편의 옴니버스 형태로 펼쳐진다. 무너지는 듯한 일상을 살아내는 한 사람이 여기 있고, 또 비슷한 사람이 저기에 있으며, 누군가는 비좁은 방 안에서 그것들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은은한 연대와 위로를 보내는 데서 이 소설의 진정한 힘이 느껴진다. “이럴 때일수록 탈모를 조심해야 합니다. 고독사는 슬퍼요. 그러나 대머리와 결합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대머리로 고독사하는 한 이유가 무어건 당신의 고독사 원인은 오로지 대머리가 될 겁니다.” 고독사를 원하던 참가자들은 서로 피드백도 건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오히려 고독을 견디는 힘을 기르게 된다. 소설가 정이현은 “<고독사 워크숍>은 고독사를 피하는 법이나 고독사에 담담해지는 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어떻게든 삶을 견뎌 내는 무형의 기술을 연마하고 동료의 연습 과정을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하는 학교”라며 “문학의 힘과,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 독서였다"라고 평했다. 13편의 옴니버스는 결국 현실을 껴안고 무한한 상상을 펼치며 희망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정자연기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먼저 밟다’…이화순 ‘먼저 걸은 길 함께 가는 길’

경기도 여성 공직자 중 처음으로 기술감사계장, 도시주택실장, 기획조정실장, 성남 수정구청장, 의왕부시장, 화성부시장, 의회사무처장 등을 맡아왔다. 그래서 그에겐 ‘최초’,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1989년 경기도에서 지방행정에 첫발을 떼고 경기도 최초의 여성 부지사로 역임하고 지난 2월 제1대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원장을 지낸 이화순의 이야기다. 그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디뎠던 이야기를 <먼저 걸은 길 함께 가는 길>(도서출판 위 刊)로 펴냈다. <먼저 걸은 길 함께 가는 길>은 ▲세상으로 나오기까지 ▲주택·도시 행정 이야기 ▲나의 인생, 나의 가족 ▲먼저 걸은 길, 함께 가는 길 등 크게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됐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차근차근 들려준다. ‘세상으로 나오기까지’에선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여학생이 없는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택·도시 행정 이야기’에선 경기도청에서 첫 공무직을 시작한 이야기와 성남, 의왕, 평택에서 인연을 맺고 경기도의회에 발을 들인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풀어냈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수많은 일들과 맺은 인연들을 책으로 기억해내면서 자신의 길을 뒤 따라올 후배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다. 저자는 “일하던 환경에 여성이 많지 않아 고단하고 예민했지만 동료들과의 호흡을 맞춰 좋은 성과를 냈다”며 “혼자가 아니라 같이 일하고 함께 열심히 뛴 것이 주효했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책의 3번째 파트 ‘나의 인생, 나의 가족’에선 소박하지만 따뜻했던 저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남편과 아이, 저자의 곁에서 묵묵히 있어준 엄마의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에게 가족의 사랑과 온화함을 전달한다. 마지막 ‘먼저 걸은 길, 함께 가는 길’에선 후배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과 위로를 건넨다. 앞으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 등을 알려준다. 김은진기자

‘책으로 울고 웃고’…서울국제도서전서 화제인 책 '울다가 웃었다' 外

국내 최대의 책 축제 ‘2022 서울국제도서전’이 지난 5일 닷새 간의 일정을 끝내고 막을 내렸다. ‘반걸음’을 주제로 한 이번 도서전은 더 나은 사회로 반걸음 내딛기 위한 사회적 키워드를 담은 책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인간적 온기와 감수성을 높이는 사유가 담긴 책들을 골라봤다. ■‘웃는 얼굴 뒷면엔 슬픈 얼굴’…<울다가 웃었다> 코미디언 김영철의 <울다가 웃었다>는 ‘웃픈’ 휴먼 에세이다. 긍정 에너지의 대명사인 저자가 가슴속 우물에서 길어올린 가족담, 일상담, 방송담을 살뜰히 들여다본다. 책에는 상처와 상심을 보듬고 살아가는 법부터 장래에 관한 진지한 고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을 소개하며 대중들의 마음을 울린다. ■‘함께 공동체 지도 만들기’…<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커뮤니팅매핑’의 선구자 임완수의 책엔 그가 그동안 시민들과 함께 연구하고 개발해온 모든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커뮤니티매핑은 사회혁신의 도구로 주목 받으며 한국의 지자체·마을공동체 및 각급 학교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결과 중심의 성과보다도 함께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책은 최근 벌어지는 커뮤니티매핑 활동으로 자칫 놓치기 쉬운 본연의 가치를 생생한 사례를 통해 일깨워 준다. ■‘타인과의 연대, 유실된 인간성 회복’…<강한 견해> 신예 작가 설재인의 다섯 번째 장편 <강한 견해>는 동저자의 하이퍼리얼리즘 재난 소설인 <붉은 마스크>의 속편이자 완결편이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퇴화’에 이른 인간군상의 현실을 다룬다. 재난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특별한 아기로서 전작의 마지막 열쇠가 됐던 히로인 ‘강한’은 <강한 견해>에서 열여섯 살이 됐다. 책은 강한이 일그러진 세상을 어떻게 이겨내며 성장하는지, 유실된 인간성을 어떻게 다시 되찾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다름을 혐오하고 조롱하며 타인을 짓누르는 크고 작은 권력들의 압력에도, 연대하며 살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좇고 있다. 송상호기자

아내를 향한 그리움 담은 '박상천' 시인 40편의 시 '그녀를 그리다'

박상천 시인이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40편의 시로 엮은 <그녀를 그리다>(나무발전소 刊)가 출간됐다. 시집에는 슬픔을 꾸역꾸역 삼키며 보낸 시인의 10년의 시간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옮겨졌다. 시집은 총 3부로 구성돼 1부에선 ‘이젠 전화기에 그의 이름이 뜨지 않은 지 / 시간이 꽤 지났지만 / 난 아직 그의 번호를 지우지 못한다.…고맙고 미안했던 그녀에게 / 응답 없는 전화라도 걸고 싶기 때문이다.’(-「전화」 중)라며 갑자기 떠나버린 아내에 대한 깊은 슬픔을 표현한다. 2부에서는 ‘당신이 참 좋아했던 꽃, 능소화. / 당신, / 딸과 남편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 이렇게 넘겨다보고 있나요?’(-「능소화」 )라며 아내와 함께 한 시간을 떠올리며 성찰하는 시인의 마음이 쓰였다. 3부에서는 '살다 보면 살아진다’라며 긴긴 그리움과 사무침을 뒤로 하고 이별을 받아들이며 삶을 살아내는 시인의 마음이 읽혀진다. ‘이제 여기서 당신에 대한 시는 . 마무리하려고 한다…그 견디기 어려웠던 상처도 / 시간이 가니 조금씩 아물게 되었고 / 당신 산소에 가는 횟수도 점차 줄게 되었듯 … 이제 그냥 멀리 있는 친구, / 잘 지내려니 생각하며 살려고 한다 // 잘 지내, / 가끔 찔레꽃, 능소화, 수국으로 / 당신이 보낸 소식 들으며 / 나도 그렇게 지내 볼게 안녕.’(-「그녀를 그리다, 마지막」 중) 그가 옮긴 시에는 30여 년 간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함께 했던 아내와의 일상과 추억이 생생히 살아 움직인다. 주말농장 텃밭 한 편에 따뜻한 봄 햇살 속에 씨를 뿌리던 중년 부부의 모습과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 노래를 들으며 서로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부부의 모습 등 시인의 일상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옮긴 듯 해 더 와닿고 가슴이 시린다. 하지만 시인은 아내가 없어도 뜨끔거리는 통증을 견디며 지하철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우리 인생엔 어느 날 느닷없이 생각지도 못한 어둠 속에 버려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문득 내 삶에 찾아온 절망과 고통에 관한 기록인 이 시들이 그런 분들께 조그만 위안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책을 마무리 했다. 한편 시인 박상천은 전남 여수 출생으로 198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사랑을 찾기까지>, <말없이보낸 겨울 하루>, <낮술 한잔을 권하다> 등을 펴냈다. 한국시협상, 한국시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정자연기자

지친 일상 벗어나 책으로 떠나는 여행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外

빠르게 찾아온 더위로 지친 요즘, 일상이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일상에서 벗어나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기고 싶어지는 이들이 많을테다. 글자로 마음껏 다른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잠시 나마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을 통해 얻은 삶의 태도’…<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어릴 적 천식으로 걸핏하면 쓰러지고 엄마의 도움을 받아왔던 저자 매기 다운스는 평생 자신이 태어난 미국 오하이오의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라는 엄마의 말을 떠올리고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다. 저자는 혼자 아마존을 탐험하고 마추픽추에 오르고 우유니 사막을 걷는다. 앙코르와트도 보고 나일강에서 급류를 타보고 인도의 아시람에서 기도를 올리며 1년간 17개국을 여행한다. 그는 여행을 통해 낯선 세상,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두려워할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는 다양한 여행지에서 일을 보여주며 순간순간을 사는 법을 알게 한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다’,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는 김영하 작가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코로나19 이전 떠났던 여행지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9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책은 작가가 집필을 위해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 당하고 추방됐던 일화로 시작한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이고 새로운 경험과 배움이다. 하지만 여행에는 늘 변수가 생겨나고 이는 행로를,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작가는 여행 도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로 미묘하게 바뀌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경험이 여행기의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과 닮았다고 얘기한다. ■‘더 넓은 세상을 보는 법’…<학원 대신 시애틀, 과외 대신 프라하>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폭넓은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나의 자녀는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남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는 ‘사교육비’를 쏟아붓는다. <학원 대신 시애틀, 과외 대신 프라하>의 이지영 저자는 자녀교육에는 정답이 없다는 소신으로 사교육 대신 가족 여행을 택했다. 책은 10년간 가족 해외 여행기가 담겨 있다. 남편, 두 딸과 함께 누빈 미국, 태국, 중국, 프랑스, 체코, 홍콩 등 여행의 조각을 꺼내 소개한다. “멀리 가보니, 큰 세상에 가보니, 다른 경험을 해보니 내가 변했다. 경험은 고스란히 나의 양육 가치관과 태도에 영향을 주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사교육보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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