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에 직각주차 ‘만연’...인천 서구 공단도로 ‘아찔’ [현장, 그곳&]

“불법 주차인 줄 알지만 먹고 살려다 보니 어쩔 수가 없네요.” 21일 오전 8시께 인천 서구 석남동 공단지역. 2차선 600여m 길을 따라 평행주차 하도록 도로변에 주차라인을 그려 놓았지만 인근 공장으로 출근하는 근로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라인을 무시하고 직각주차를 했다. 주차라인을 넘어 도로를 침법하지만 직각주차를 하면 주차면 한 칸에 두대 가량 주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주차로 가뜩이나 좁던 길이 더 좁아진 탓에 이곳을 지나는 차들 역시 중앙선을 밟고 지나는 등 불법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공단지역을 오가는 덩치 큰 화물차들이 서로 아슬아슬하게 비켜가거나 다른 차가 지나갈 때까지 멈춰 서기도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A씨는 “주차공간이 부족한 데다 공단지역이라 대중교통도 불편해 이전부터 모두가 불문율처럼 직각주차를 한다”며 “불법인 걸 알아도 출근해서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인천 서구 준공업지역 일대에서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법 직각주차가 만연해 도로 기능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구에 따르면 석남동 건지로95번길 일대는 준공업지역으로, 500㎡ 이상 공장만 23곳에 근로자가 380명에 이른다. 500㎡ 미만 공장 및 상업시설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인원이 출퇴근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들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은 노상주차장 100여면에 그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이 주차라인을 따라 평행주차를 하지 않고 불법 직각주차를 하고 있다. 주차 공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지만 차량이 도로를 침범해 폭 16m 도로임에도 교행이 어려운 등 교통 흐름이 떨어지고 사고 위험도 높다. 근로자들은 직각주차가 부득이하다고 호소한다. 공장 안에는 화물차 공간도 확보해야 해 출퇴근 차량은 노면 주차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공영주차장도 없고 가까운 버스정류장도 400m를 걸어야 해 대중교통 이용도 어렵다. 구에서도 단기간에 주차 공간 절대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정이라 현재는 이중주차 단속에 그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서는 이 곳 불법주차 단속을 강화하고 주차공간 확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한종 구의원(국민의힘·나선거구)은 “지속적인 민원이 있었던 만큼 교통안전을 위해 불법주차를 수시 단속해야 한다”며 “공공주차장 확충이 어렵다면 사유지를 임대해서라도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구 관계자는 “직각주차도 함께 계도하겠다”며 “공영주차장 확충과 사유지 임대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장애인에 문턱 높은 인천… 간판만 ‘우수음식점’ [현장, 그곳&]

“우수음식점이라면 맛이나 위생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편의까지도요.” 19일 정오께 인천 남동구 한 우수음식점 앞. 휠체어를 탄 장애인 오현태씨(46)가 점심식사를 하러 들어서려 했지만 문턱에 걸려 좌절했다. 높이 10㎝ 남짓한 문턱이지만 그에게는 혼자 넘어설 수 없는 높은 벽과 같다. 결국 휠체어를 문밖에 둔 채 일행들 부축을 받아 들어갔다. 그는 식사하는 내내 밖에 세워둔 휠체어가 신경 쓰이는지 연신 고개를 돌려 밖을 내다봤다. 결국 식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빠르게 식당을 나섰다. 오씨는 “우수음식점이라고 해도 장애인 편의를 배려한 식당은 많지 않다”며 “같이 식사하는 일행이나 다른 손님에게 눈치가 보여 가급적 집에서 식사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인천 연수구 또다른 우수음식점. 김한수씨(52)는 저녁식사를 하던 중 볼일이 급해 화장실을 찾았지만 이내 휠체어를 돌려 세웠다. 휠체어가 겨우 들어설 정도 공간이지만 장애인이 짚어야 하는 지지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볼일을 참고 식사를 해야만 했다. 인천 우수음식점 상당수가 경사로나 장애인화장실 등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아 장애인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인천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인천지역 우수음식점은 538곳이다. 시는 해마다 연말께 점검을 거쳐 우수음식점을 선정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춘 음식점은 35곳(6.51%)에 그친다. 맛이나 위생·서비스 등을 기준으로만 우수음식점을 선정할 뿐, 장애인편의시설 설치 여부 등은 기준에 포함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8년 이후 문을 연 음식점은 장애인 편의시설인 경사로를 의무 설치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전에 문을 연 음식점이거나 경사로를 제외한 장애인화장실 등 다른 장애인 편의시설은 음식점 자율에 맡기는 상황이다. 인천에서는 미추홀구만 우수음식점과 별개로 2018년부터 ‘배리어프리 행복한 음식점’ 제도를 도입,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춘 30곳을 선정해 누리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다양한 제도를 도입,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수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은 “이미 7년 전부터 우수음식점 평가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시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우수음식점 선정기준에 장애인편의시설 여부도 포함하고, 필요하면 지자체가 설치를 지원하는 등 더 많은 음식점이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한국외식업중앙회나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트레킹·러닝 명소인데… 위험한 인천 거잠포해변 보행로 [현장, 그곳&]

“트레킹 명소인데,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깨지거나 주저앉아 매우 위험합니다.” 17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용유동 거잠포해변 보행로. 해변을 따라 이어진 우드데크 곳곳은 깨지거나 주저앉아 있다. 일부 목재 판은 들뜨거나 갈라져 있었고, 틈 사이로 내부가 드러난 곳도 눈에 띈다. 특히, 나무가 갈라져 내부가 훤히 보이는 곳은 방치한 지 오래 지난 듯, 안에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우드데크 아래와 주변 풀숲에는 빈 캔과 일회용 컵, 종이상자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이날 산책로에서 만난 김효섭씨(40)는 “거잠포해변은 바다 풍경이 좋아 걷거나 뛰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인데, 데크가 깨지고 내려앉은 곳이 많아 위험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 장소니 환경정비는 물론, 이들이 자칫 다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잠포해변은 일출과 해안 경관을 즐기려는 관광객은 물론, 무의도 일대를 트레킹하거나 러닝을 즐기는 시민들이 찾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다. 하지만 우드데크 파손은 물론, 쓰레기 방치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거잠포해변 보행로는 2016년 12월 말께 영종도와 무의도 사이에 있는 사렴도 유원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로 만들었다. 당시 6억원을 들여 길이 470m, 폭 2.5m 규모로 만들었다. 보행로와 차도를 분리하지 않아 통행 위험이 있었지만, 보행로 조성 이후 시민들이 안전하게 수변 경관을 보며 걸을 수 있게 되자 시민들은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 만들 당시 취지와는 달리 현재는 우드데크 곳곳이 파손된 채 방치, 오히려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가 하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무의도로 통행하는 유일한 길이면서, 이용객이 많은 해안 보행로인 만큼, 즉각적인 보수는 물론, 정기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박현배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해안가 우드데크의 경우 염분과 습기, 강풍 등에 노출돼 파손 속도가 빠른 만큼 정기적인 점검과 신속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작은 균열이나 들뜸도 보행자 낙상 사고로 이어질 지 몰라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거잠포해변 산책로 우드데크 파손 여부와 주변 환경 상태를 확인하겠다”며 “이용객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필요한 정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서 세월호 유가족 “안전한 세상이었으면”…참사 12주기 추모식 [현장, 그곳&]

“벌써 12년이 지났네요. 앞으로는 이 같은 아픔을 겪는 일이 없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6일 오전 11시께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 광장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12주기 추모식’ 현장에 검은색 옷을 입은 유가족들이 찾아온다. 엄마 손을 잡은 어린이, 군복을 입은 청년, 백발의 어르신까지 나이대와 복장도 다르지만 모두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잠시 후 추모식에서 사회자가 희생자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부르자, 유가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관계자가 합동 위패를 들고 무대 앞 대형 노란 리본 앞에 올려 놓자 많은 유가족들이 울음을 참으려 애쓰며 눈물을 훔친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유가족은 “12년전 세월호 참사로 남편이 추운 바다에서 고통을 받았을 것이 눈에 선하다”며 “너무 가슴이 시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곳곳에서 참사가 계속 발생하는데, 이젠 안전한 사회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참사 12주기를 맞아 안전한 사회를 향한 소망을 밝히고 있다. 4·16재단과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서 추모식을 했다. 이곳에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42명과 사고를 수습하던 잠수사 2명이 잠들어 있다. 추모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박찬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연수갑) 등이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또 지난 1999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참사’ 유가족도 함께 아픔을 나눴다. 전태호 협의회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12년이 지났지만 아픔은 여전하고 궁금증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게다가 또다른 참사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가 추모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안전 사회를 향한 책임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그동안 정부가 유가족의 간절한 목소리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왔다”며 “원인을 밝혀낼 뿐만 아니라 과정에 유가족들이 함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해 법적 안전망을 갖추겠다”며 “인공지능(AI)·드론 등 기술을 현장에 도입해 예방·대응력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차 전쟁인데 저 차는 몇 년째…" 번호판 없는 '유령차' 기승 [현장, 그곳&]

“퇴근하고 돌아오면 주차할 자리가 없어 몇 바퀴를 도는 게 일상인데, 저 차는 몇 년째 그대로 있네요.” 15일 오전 인천 남동구 간석오거리역 인근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주차면 한 칸을 차지한 승용차 한 대가 번호판도 없이 장기간 주차 중이다 차량 보닛과 유리창, 외관 곳곳에는 뽀얀 먼지가 두껍게 내려앉았고, 차체 곳곳엔 손자국과 오염 흔적이 선명하다. 누가 봐도 오랫동안 움직인 흔적이 없는 모습이다. 이곳에서 만난 최보미씨(33)는 “처음엔 잠깐 세워둔 줄 알았는데 계절이 몇 번 바뀌도록 그대로 있다”며 “멀쩡히 주차할 수 있는 자리를 방치 차량이 차지하고 있으니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같은 날 미추홀구 학익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마찬가지. 먼지로 뒤덮인 회색 승용차 한 대가 장기 주차 중이지만 앞 번호판 영치 사실을 감추려는 듯 다른 차들과 달리 전면주차 상태다. 입주민 박준철씨(45)는 “퇴근 시간이면 자리가 부족해 이중주차도 감수하는데, 저런 차라도 빨리 처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오피스텔이나 빌라, 아파트 등 주차장에 장기간 방치 중인 번호판이 없는 차량들이 많아 미관저해는 물론, 주민 불편으로 이어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도심 주거지일수록 한 칸의 의미는 크지만, 번호판 영치 차량이 장기간 차지하고 있어도 이를 추적·관리하는 체계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날 인천시 등에 따르면 자동차세 체납, 자동차 관련 과태료 미납, 의무보험 미가입, 정기검사 명령 미이행 등 위법사항을 발견하면 각 지자체는 번호판을 영치한다. 인천 10개 군·구의 번호판 영치 차량은 2023년 1만902대, 2024년 1만1천538대, 2025년 1만1천177대에 이른다. 하지만 번호판을 영치한 뒤에도 차주가 체납금이나 과태료 등을 정리하지 않고 차량을 사유지에 그대로 세워두고 방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제26조와 시행령 제6조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차량을 타인의 토지에 2개월 이상 방치하면 강제처리 대상이다. 분해·파손돼 운행이 불가능한 차량은 15일 이상 방치해도 강제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역 안팎에선 번호판 영치나 체납 징수에 그치지 않고, 영치 이후의 장기 방치를 막기 위해서는 견인 및 공매절차 등을 서둘러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박현배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장기 방치 차량이 줄어들면 주민 주차 편의가 개선되고, 공매 가능한 차량은 매각 절차를 통해 행정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구청이나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구 관계자는 “장기방치 차량 신고가 들어오면 안내문을 부착하고, 60일 안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관련 절차에 따라 견인과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유지 방치 차량은 현장 확인에 한계가 있는 만큼 주민 신고가 접수되면 절차를 밟기가 훨씬 수월하다”며 “방치차량을 발견하면 국민신문고나 구청에 문의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성폭행 혐의’ 색동원 시설장 첫 재판…피해진술 신빙성 공방 [현장, 그곳&]

“화가 나더라도 허벅지를 꼬집으며 꾹 참겠습니다.” 10일 오전 9시께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19호 앞. 색동원 시설장 첫 재판을 앞두고 한 시간 전부터 시민 50명이 이를 지켜보고자 법정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 뒤 문이 열리자 하나 둘 씩 법정에 들어서고, 몇몇 장애인은 자리가 좁아 휠체어에서 일어서 부축을 받으며 들어선다. 재판에 앞서 법원 관계자가 정숙을 부탁하자 방청석 곳곳에서 “물론이다”, “화가 나더라도 허벅지를 꼬집으며 꾹 참겠다”는 말이 나온다. 이어 오전 10시께 구속된 색동원 시설장 A씨가 녹색 수의를 입은 채 들어선다. 정면만을 응시하고 입술을 굳게 다물며 어두운 낯빛이다. 판사가 A씨에게 “직업이 사회복지사업 종사자냐”라며 직업을 묻자 A씨는 “이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를 지켜보는 방청객들은 침묵하는 한편 때때로 작은 한숨을 내쉰다. 인천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이 장애인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본보 2025년 9월25일자 인터넷판 등 연속보도) 관련, 색동원 시설장의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피해진술 신빙성 및 범행시기 특정이 쟁점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이날 성폭력처벌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A씨 변호인단은 “검찰이 피해진술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진술인 특성상 신빙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또 범행시기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해 알리바이 등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장소를 보면 범행하기 어려움을 알게될 것”이라며 현장검증도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피해진술이 가장 중요하다”며 “범행시기도 가능한 최선으로 특정했으며, 특정과정기록 제출이 가능한 데다 유사기소사례를 미루어봐도 범행시기 설정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현장검증에 적극 협조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피해자 변호인단 역시 “일부 피해자는 진술능력이 충분하다”며 “경찰·검찰이 피해진술 전문가 감정을 거쳐 사건을 넘긴 만큼 법원도 거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하고픈 말이 있냐는 재판부 질문에 “없다”고 짧게 답했다. 재판부는 구속 상태서 이뤄지는 재판인 만큼 재판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색동원 입소자들이 중증발달장애를 가진 만큼 피해자발언 및 증인신문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4일 본격적인 재판에 돌입해 약 7차례 재판을 거쳐 오는 8월 말~9월 초 판결하겠다며 이날 재판을 마무리했다. 이어 오전 11시께 법원 입구에서는 색동원사건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재판에 앞서 3월30일~4월6일 시민 5천5명으로부터 받은 A씨 엄벌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진술보고서를 핵심 증거로 채택할 것을 주장하는 한편, 현재 송치·기소된 사건의 피해자 6명뿐만 아니라 더 많은 입소자들이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장종인 색동원사건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색동원 사건은 국가와 사법부가 존재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설장 엄벌과 더불어 다른 장애인들의 피해도 조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색동원에 입소한 장애인 3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거부하는 장애인 1명의 머리에 유리컵을 던져 다치게 한 혐의다. 또 2021년 다른 장애인 1명의 손바닥을 드럼스틱으로 34차례 때린 혐의도 받는다.

“무엇을 위한 부제 강화냐”…‘공공 차량 2부제’ 첫날 경기 곳곳 혼란 [현장, 그곳&]

“대중교통으로 통근이 안되는데 차량 출입만 막다보니 다들 공영주차장이나 상가를 전전하고 있어요. 무엇을 위한 부제입니까.” 전국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동시에 시행된 8일 오전 경기도청 광교청사.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차단기가 출입이 금지된 번호를 가진 차량 진입을 막고 있었고, 이 영향에 혼잡했던 주차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시간 수원·평택·성남·용인 등 시군 상황도 마찬가지. 시청 주차장 입구에 부제 시행을 알리는 손팻말을 든 단속 공무원들이 위치해 진입하려는 공무원과 민원인의 차량 번호 끝자리를 확인, 안내와 돌려보내기를 반복했다. 이 영향으로 평소 이중주차가 만연했던 도와 각 시군 청사 주차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청사 출입이 막힌 공무원과 민원인의 차량이 주변 공영주차장과 상업지역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부제를 시행하는 시군에 재택근무, 유연출퇴근제 적용 등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으면서 일부 공무원들이 부제 대상임에도 차량을 운행한 데 더해, 일반인에 대한 시군 공영주차장 통제 역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실제 성남, 용인시 공영주차장 곳곳은 5부제 실시 안내문은 부착됐지만 출입 금지 번호를 가진 차량이 더러 섞여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수원, 평택 등 전통시장이 인접한 공영주차장을 부제 적용 예외 구역으로 둔 시군에서는 해당 주차장으로 원정 주차에 나선 차량과 기존 주차 수요가 뒤엉키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자체에 유연근무제 활용을 강제하지 않고 권고하는 데 그치면서 공직사회 특성상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사실상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불가능한 공무원에 대한 사전 조처 없이 부제만 강화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군 관계자 역시 “원거리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이 비싼 요금을 감수하고 사설주차장을 이용하거나, 가족끼리 차를 바꿔타거나, 부제 적용을 받지 않는 공영주차장을 찾아 헤매는 실정”이라며 “제도 취지는 취지대로 무색해지고 공무원과 민원인 모두의 피로도만 쌓이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규제일변도적 부제 강화로는 지역 사회 불편만 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준상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부제 강화로 공공기관 내부 주차장 혼잡도는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겠지만 갈 곳 잃은 차량을 주변으로 밀어내는 풍선효과는 심화할 것”이라며 “지자체와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차량 운행 제한에 따른 실효성 있는 대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종합

명소가 흉물로…‘인천 영종도 자연유산’ 무관심 속 방치 [현장, 그곳&]

“영종도의 상징인 비포장군 바위는 더럽혀지고, 한때 장관을 이루며 관광객을 맞던 해당화는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7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 중구 운서동 비포장군 바위. 바위 앞에는 이 자연유산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햇빛과 바람에 빛이 바래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낡아있었다. 또 바위 주변으로는 빈 유리병이나 캔 등 쓰레기들이 나뒹굴었고 잡초가 무성했다. 용유팔경 중의 하나라고는 짐작하기도 힘든 초라한 모습이었다. 사람 모습의 큰 바위인 비포장군 바위는 왕산낙조, 선녀기암, 명사십리 등과 함께 이 지역에서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역사와 설화를 품은 상징적인 자연유산이다. 용유팔경 중 하나로 꼽히지만 현장은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방치 중이다. 주민 A씨는 “비포장군 바위는 용유도를 대표하는 곳 중 하나지만 그 누구도 관리하지 않아 존재 자체가 잊혀지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4시께 영종해안남로 공항남측 자전거도로 일대. 해마다 5월이면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을 유혹하는 해당화길이지만 꽃망울을 틔우지 못할 정도로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영종해안남로 약 6㎞와 영종해안북로 약 6.4㎞ 구간 해당화 군락지의 해당화 절반 이상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일부는 손만 대도 부서질 정도로 바싹 말랐고 군락지 주변에 대한 정비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 박인기씨(70)는 “몇 년 전만 해도 해당화로 가득한 해안도로가 정말 예뻤다”며 “지금은 너무 삭막해졌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천 영종도의 상징인 비포장군 바위와 대표 관광지인 해당화 군락지 등이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역 안팎에선 영종도 전반의 생태·역사문화 자원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함께 훼손된 자연유산에 대한 관리·복원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용유팔경이 공식 지정 문화유산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쓰레기 방치 문제는 지자체가 관리해야 할 영역”이라며 “영종도의 생태 자원과 역사·문화 자원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어떤 방식으로 보호해야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비포장군 바위는 현재 문화재로 등록돼 있지 않지만 지역 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만큼 관리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해당화 군락 역시 올해 현장을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 영종구 출범 이후 관련 자원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정비와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해명했다.

또 물고기 집단 폐사…썩은 내 덮친 수원 서호천 [현장, 그곳&]

“오전부터 서호천 일대에서 악취가 강하게 나서 확인해 보니 물고기 수십마리가 죽어있었어요.” 6일 오후 수원특례시 권선구 서호천 일대. 산책로에서 만난 주민 A씨(45)는 코를 틀어막고 연신 눈살을 찌푸렸다. 주민 산책로로 애용되는 하천변은 메기, 붕어 등 한 눈에만 50여마리가 하얀 배를 드러낸 채 둥둥 떠 있었고, 유속이 느린 천변 가장자리나 수초, 돌 틈 사이에는 부패가 진행된 폐사체들이 엉겨 접근조차 어려웠다. 봄날을 맞아 산책을 즐기려던 시민들은 하천에서 풍기는 썩은 내를 피해 코를 틀어막고 발걸음을 돌렸다. 완연한 봄을 맞아 수변 산책로를 찾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서호천 일대에 원인 미상의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하며 수질 관리를 둘러싼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집단 폐사가 발생한 구간은 과거에도 수차례 동종 사고가 발생한 전적이 있음에도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못해 지자체의 수질 관리에 큰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수원시 등에 따르면 서호천 일대에서는 2022년 1월과 2024년 3월에도 원인 불명의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다. 당시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수질 오염, 수위 저하에 따른 산소 농도 문제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고, 시는 유관 기관과 협의해 수질 및 수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현재도 동일 구간에서 같은 사건이 반복, 행정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으며 정확한 역학 조사와 근본적인 수질 관리 대책을 촉구했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장은 “서호천에서 그간 물고기 폐사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시를 비롯한 행정당국은 여전히 명확한 원인과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주변 오수가 하천으로 유입됐거나, 최근 내린 비로 오염된 침전물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물고기 집단 폐사를 이끌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농번기가 시작되는 3~4월에는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서호천 일대 수문을 닫아 물을 가둬두고 있다”며 “수량이 부족해진 상태에서 최근 내린 비로 하천 바닥 침전물이 부상해 일시적으로 수질이 악화했고, 물속 산소량까지 줄어 물고기 집단 폐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폐사체를 수거,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 곳곳 ‘바닥 신호등’ 먹통… 고장 방치에 안전 ‘아찔’ [현장, 그곳&]

“바닥 신호등이 고장인 줄 모르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가 늦어서 뛰었는데 큰일 날 뻔 했습니다.” 3일 오후 7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중삼거리 횡단보도. 발 밑에 바닥형 보행신호등(바닥 신호등)이 있지만 고장이 나 보행 신호가 들어왔음에도 학생들은 스마트폰 삼매경이었다. 이곳 바닥 신호등은 올해 초 고장이 나 몇 달째 신호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A군은 “바닥 신호등이 고장 나 불편한데 고쳐 주질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9시께 부평구 부평역 북광장. 역에서 나온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가운데, 한쪽 바닥 신호등은 불이 켜져 있지만 건너편 바닥 신호등은 지난 3월부터 고장 상태다. 1개당 약 1천만원을 들여 인천지역 곳곳에 설치한 바닥신호등이 고장 난 채 방치돼 있어 관리체계 개선이 요청된다. 이날 인천시와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인천 지자체들은 2019년부터 보행자, 특히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들의 안전을 위해 바닥 신호등을 도입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교차로나 어린이보호구역 등 376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보행자들이 밟고 지나가는 탓에 고장에 취약, 고장 나 꺼진 곳이 많다. 그러나 지자체 등은 고장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시간·원격 확인체계가 없어 주민 제보나 교통시설물순찰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관리주체도 제각각이어서 주민이 고장을 발견해도 신고도 쉽지 않다. 처음에는 시가 모든 바닥 신호등을 관리했으나 2024년부터 군·구 설치 바닥 신호등은 3년 후 시로 이관하는 등 복잡하기 때문이다. 현재 376곳 중 절반 이상을 시가 관리, 수리가 더 늦어진다. 전문가들은 바닥 신호등이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제대로 관리해 그 이점을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태헌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부 연구위원은 “인천 바닥신호등 설치구간에서 사고가 14.0% 줄었다”며 “확대보다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군·구 관리가 효율적”이라며 “통신장치를 활용한 원격·실시간 관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고장 난 바닥 신호등은 확인해 수리하겠다”며 “또 군·구가 관리 등을 검토해 시민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공급 차질 없어야”…유정복 시장, 종량제봉투 생산 현장 점검 [현장, 그곳&] [영상]

“종량제봉투 공급 차질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2일 오후 3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종량제봉투 제조업체 영광산업.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압출기가 내뿜는 열기와 기계음이 현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현장을 찾은 유정복 인천시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압출기 앞을 지나며 작업 중인 근로자들의 표정을 살폈다. 이어 유 시장은 추영옥 영광산업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생산 시설 가동 현황과 원재료 확보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유 시장은 “시민 생활과 밀접한 종량제 봉투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며 “원료 수급 불안정이나 생산 단가 상승 등 외부 요인에 민감한 업종인 만큼, 현장에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적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 시장은 이날 추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마주 앉아 간담회를 열고 합성수지 제조업계의 현장 건의사항을 들었다. 유 시장은 업계의 고충에 공감을 표하며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방문한 영광산업은 종량제 봉투 제조업체로, 옹진·미추홀·부평·계양 등 4개 군·구 종량제봉투를 제작하고 있다. 총 상근 근로자는 25명이며, 압출기 12대, 인쇄기 6대, 가공기 6대 등 총 24개의 종량제봉투 생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이 급증하면서 합성수지 제조업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량제 봉투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지자체가 가격과 공급을 관리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해 원가가 올랐다고 해서 곧바로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 측은 치솟는 원료비 대비 낮은 납품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할 뿐만 아니라, 설비가 있어도 이를 운용할 숙련공이 부족해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생산자는 물론 비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까지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며 “숙련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작정 신규 인원을 투입한다고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유 시장은 즉각적인 검토와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는 “업계의 경영난 해소와 생산 현장의 활력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 행정을 통해 시민이 편안한 인천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기가 정조의 ‘효행길’ 맞나”...방치 차량·쓰레기 더미로 몸살 [현장, 그곳&]

“여기가 둘레길이라고요?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주민들 말고 이곳을 걷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거든요” 31일 오후 수원시 효행로 입구. 이곳에서 만난 70대 파장동 주민 A씨는 효행길의 존재도, 정조대왕 동상도 처음 듣는다며 “인적이 드문 이 도로는 주정차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의 8개 둘레길인 ‘팔색길’은 2014년 조성됐고, 팔색길 중 하나인 효행길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륭원을 참배할 때 오고갔던 길이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담긴 길이지만 이 길의 일부 구간은 불법 주차차량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도로 양측에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차량 한 대가 겨우 통과할 정도의 폭만 남아 있었고, 사실상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질된 모습이었다. 효행길을 걷기 위해선 양방향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피해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효행길 중 ‘효행공원~괴목정교(약 700m)’ 구간은 상황이 심각했다. 북수원전시관 측에서 설치한 ‘주차금지’ 경고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지만 실효성은 떨어졌다. 해당 구간 도로변에만 140여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캠핑카와 덤프트럭은 물론 앞 범퍼가 파손돼 번호판이 없는 차량까지 방치돼 있었다. 천으로 덮인 차량 2대는 같은 자리에 수개월째 방치돼 있었다. 부서진 컨테이너 등 불법 적치물도 곳곳에서 확인됐으며, 효행공원 주차장 주변에는 거대 쓰레기가 쌓여 방치된 상태였다. 기자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수 차례 현장을 찾았지만 그때마다 차량 및 쓰레기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청소 업무를 맡고 있다는 효행로 관리인은 “방치된 차량 때문에 청소가 어렵고, 달리는 차량에 부딪힐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효행길에 설치된 ‘정조대왕상’ 역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동상은 오염으로 노랗게 변색돼 있었고, 하단부에는 새 배설물 등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심지어 정조대왕상에 대한 별도의 표지판이나 안내 문구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동상 뒤에 조그마한 설명문구만 있는 상태였다. 수원시 관계자는 “효행공원 일대는 오래 전부터 주정차 문제가 반복돼 온 곳”이라며 “계고장을 부착하고 2개월 뒤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일부 차량은 소유자가 응하지 않아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계고장은 부착하고 계도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정조대왕동상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오염 상태와 안내 표지판 미비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선제검사 의무·감염 관리 지원 부재…일부 요양원 ‘나홀로 방역’ [현장, 그곳&]

“다제내성균 확진자는 격리가 필수인데 마땅한 공간이 없어 2인실을 활용 중입니다. 제대로 된 격리공간도 아니어서 (추가 확산이)걱정됩니다.” 30일 오전 찾은 시흥시 월곶동 센트럴요양원. 복도 끝 2인실 앞에는 일회용 장갑과 보호복이 쌓여 있었고, 요양보호사는 출입 때마다 새것으로 갈아입었다. 이곳에는 법정 2급 감염병에 해당하는 다제내성균인 CRE(카바페넴성 장내세균)에 감염된 80세 환자 A씨가 4개월째 격리 중이다. 별도의 감염 관리 인력이 없는 탓에 B씨에 대한 치료는 다른 감염병 전문 병원 의료진이 왕진하고 있다. 센트럴요양원은 선제 검사를 통해 B씨가 확진자라는 사실을 인지, 기존 입소자 전수조사를 거쳐 그를 격리했다. 하지만 이는 해당 요양원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자체 검사에 나선 결과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은 요양원에 입소자 다제내성균 선별 검사 의무, 지원 모두를 적용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격리실 운영에 따르는 ‘비용’은 오롯이 요양원이 지고 있다. 요양원은 방역복 등 물품 비용과 2인실 중 공석인 한 자리를 계속 비우는 데 따른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다제내성균이 확산(경기일보 2025년 12월8일자 1·3면 등 연속보도)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대응조차 일선 시설의 의지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요양업계에 따르면 도내 다제내성균 환자 격리시설을 운영하는 요양원은 센트럴요양원과 같이 공간 조성과 비용 조달이 가능한 소수 시설에 한정된 상태다. 정부가 요양원에 대한 입소 전 사전 검사 항목을 결핵 등 일부 감염병에 한정한 데다, 격리치료를 요구하는 다제내성균 환자 관리 지원도 하고 있지 않아서다. 지원 부재는 격리 시설을 운영 중인 일부 요양원에도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효과적인 격리 치료와 추가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음압병동 수준의 시설과 전담 인력이 필요한데, 이를 일선 요양원이 자체 확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신정화 센트럴요양원 원장은 “시설 내 다제내성균 확산을 막고자 격리 공간을 운영 중이지만 비용과 위험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가 입소 전 사전 검사 의무화, 요양원 감염 관리 지원 등을 시급히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지역 의료계와 요양업계는 26일 정부와 경기도에 ‘요양시설 신규 입소자 다제내성균 선제검사 제도 도입 정책 건의문’을 전달했다. ●관련기사 : 항생제 남발… 소리없이 번지는 ‘죽음의 그림자’ [현장, 그곳&]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207580298 신고·검진 의무 없는 복지시설… 예방·대응 ‘사각지대’ [보이지 않는 지옥도, 다제내성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207580299 코로나 팬데믹 기점… 감염·사망 폭증 [보이지 않는 지옥도, 다제내성균] https://kyeonggi.com/article/20251207580300

널뛰는 기름값에 속타는 운전자들…경찰·소방 비축유 카드 만지작 [현장, 그곳&]

“2차 가격조정 다음 날부터 자고 일어나면 기름값이 뛰고 있어요. 가격 단속을 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입니다.” 29일 오전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주유소.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45)는 주유를 마치고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의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전까지만 해도 1천7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이 3일 만에 1천924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찾은 성남시 분당구 한 주유소의 경우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998원, 경유는 1천997원으로 사실상 2천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용인특례시 기흥구 한 주유소의 휘발윳값은 ℓ당 1천770원대를 유지, 막바지 주유를 위한 차량들이 몰려들며 장사진이 이뤄졌다. 정부가 중동 사태발(發) 에너지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고자 27일 2차 석유최고가격제를 시행한 가운데, 도내 주유소 기름값이 널뛰며 운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경찰과 소방은 유가 폭등 지속에 대비, ‘출동 차량 비축유 활용’ 카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경기 지역 ℓ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26일 1천820원에서 2차 조정 첫날인 27일 1천846원, 28일 1천866원을 거쳐 29일 1천875원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도내 ℓ당 평균 경윳값도 26일 1천816원에서 이날 1천868원으로 3일 만에 52원 급등했다. 앞서 27일 정부는 2차 최고가격제를 적용하며 정유사 휘발유, 경유 공급가를 1차 대비 ℓ당 21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고정된 공급가는 휘발유 1천934원, 경유 1천923원이다. 하지만 이날 기준 도내 주유소별 휘발유 최고가(ℓ당 2천159원)와 최저가(ℓ당 1천744원) 간 격차는 415원, 경유 최고가(ℓ당 2천199원)와 최저가(ℓ당 1천539원) 간 격차는 660원까지 벌어졌다. 성남시 한 주유소에서 만난 배달 차량 운전자 B씨는 “1차 최고가격제 때는 인하폭이 낮았는데 2차 조정 이틀 만에 경윳값이 200원 넘게 뛰었다”며 “배달 업종에게 유가 인상은 수익 감소를 의미하는데, 앞으로 유가가 얼마나 더 뛸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차량 출동이 빈번한 도내 경찰, 소방당국은 비상시를 대비해 일선 관서에 ‘비축유’ 사용을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유가 폭등이 긴급 출동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 조치를 강구하는 차원이다. 도내 한 소방 관계자는 “소방차, 구급차 운용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유류비 예산이 조기 고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태”라며 “정부에 추경을 요청해도 실제 예산이 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그 동안 비축유를 꺼내 쓰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통시장 누비는 '무법' 오토바이…광명지역 보행안전 사각지대 [현장, 그곳&]

“오토바이가 갑자기 튀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26일 오전 11시20분께 광명시 광명동 광명전통시장 입구. 경기지역 3대 재래시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평일인데도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그 사이를 비집고 배달 오토바이들이 질주하고 있었다. 좁은 시장 통로에서 오토바이가 이용객 사이를 통과할 때마다 장바구니를 든 고령층 이용객들은 매대 옆으로 몸을 바짝 붙이며 ‘곡예 보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인근 새마을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시장 입구에 ‘차량 통행 제한’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지만 정작 시장 내부에선 이륜차가 이용객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가면서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최근 부천의 한 전통시장에서 차량 돌진 사고로 21명의 사상자가 나며 보행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광명 일대 전통시장들은 여전히 ‘보행안전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이용객들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용객 A씨(68)는 “오토바이가 뒤에서 빵빵거리며 밀고 들어오면 피할 곳도 마땅치 않다”며 “사고발생 위험이 있는만큼 정해진 시간만이라도 못 들어오게 통제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상인회는 보행안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상인회 소속 상인들의 오토바이는 자체적으로 서행을 유도하거나 통제할 수 있지만 정작 시장을 누비는 이륜차 상당수는 외부 배달 플랫폼 오토바이라는 이유다. 이를 강제로 막을 경우 상인들의 영업권과 직결돼 내부에서도 고충이 깊다. 경찰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명경찰서 관계자는 “사고급증 시 플랫폼업체와 간담회도 진행하지만 시장 내부를 다니는 배달업체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교육하거나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 오토바이를 단속하면 이를 이용하는 상인들이 ‘장사방해’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고 지역경제 활성화문제 등과도 맞물려 있어 단속은 사실상 지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퇴근 1시간 전에 통보"...차량 5부제 시행 첫날, 공공기관 '혼란' [현장, 그곳&]

“대중교통도 마땅치 않은데 갑자기 차를 두고 오라고 하네요.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져왔는데 어디다 주차할지 막막합니다” 25일 오전 10시 수원특례시 영통구 경기도청 주차장. ‘승용차 5부제’(요일제) 시행 첫날인 이날 운휴 대상인 차량번호 끝자리 ‘3’과 ‘8’(수요일) 차량이 주차장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갑작스러운 지침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직원들은 입구에서 당혹감을 내비치다 차를 돌리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시행으로 내부 혼란이 크다”며 “당장 출퇴근이 어렵고 힘들다는 직원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정부가 중동 사태발 에너지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고자 이날 자정부터 전국 공공기관에 승용차 5부제를 전면 시행한 가운데, 경기도를 비롯한 시군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위반 시 페널티 부여, 반복 위반 시 징계’ 카드까지 꺼낸 고강도 규제임에도 전날 오후 시행 계획이 기습 하달, 일선 지자체들이 내부 전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일보 취재진이 찾은 수원, 평택, 화성 등 기초단체 청사들도 갑작스런 5부제에 혼선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원특례시는 5부제 시행에 대한 통제 방안을 미처 수립하지 못해 시청 주차장 입구를 통과한 운휴 대상 차량들이 곳곳에 뒤엉켰다. 특히 시 산하기관인 수원도시공사는 4월1일 자체 5부제 시행을 예고, 내부 계도와 부제 스티커 발급을 진행하던 와중 갑작스러운 제도 시행으로 혼란을 맞았다. 화성특례시, 평택시도 전날 밤 공무원들에게 제도 시행을 고지했지만 주차장 통제, 재택근무 전환 등 대안은 마련하지 못한 탓에 운휴 대상 차량 출입으로 혼선을 겪었다. 평택시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대중교통이 열악한 곳에서 통근하는 직원의 경우 차량 이용을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미 청사 내 혼잡 방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자체 5부제만으로도 청사 주변 주거지, 상업구역 주차난을 가중하는 상황이다. 출퇴근 시간조정 등 정부의 추가 지침 방향을 지켜보며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량 5부제 시행이 혼선을 감수할 정도로 큰 실익을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준상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차량 5부제 시행은 중동발(發) 유가 폭등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유의미한 자원 안보 대응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향후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격상되면 민간에까지 부제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 방침인데, 이는 민간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우려와 비판을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발밑이 바다"...청라하늘대교 '엣지워크' 공개 [현장, 그곳&] [영상]

“인천 시민들이 서해의 장관을 마음껏 누리길 바랍니다.” 25일 오후 1시40분께 인천 서구 청라하늘대교(제3연륙교) 관광시설 건설 현장. 안전모를 쓴 작업자들이 주탑 주변에서 막바지 공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이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유 시장은 지상 184.2m 높이에 달하는 주탑 전망대에 올라 탁 트인 서해의 전경을 감상했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투명한 바닥 아래로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 보이는 주탑 외부 공간 엣지워크 구간을 직접 걸으며 관광객들이 느낄 스릴과 안전성을 체험했다. 이어 주탑 하부로 자리를 옮긴 유 시장은 서해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길게 뻗은 산책용 보행데크를 따라 걸으며 현장 관계자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유 시장은 미디어아트 연출 공간인 바다영화관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청라하늘대교는 영종국제도시와 내륙을 잇는 해상교량으로, 중구 하늘대로 종점에서 서구 봉오대로 시점까지 연결되는 8.1㎞ 구간이다. 올해 1월 대교 개통에 이어 현재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이 한창이다. 청라하늘대교에는 세계 최고 높이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주탑 전망대를 조성했다. 전망대에는 관광객들이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밑이 내려다보이는 외부 공간을 걷는 엣지워크도 설치했다. 주탑 하부에는 교량에 쏜 빛으로 미디어아트 작품을 연출하는 바다영화관과 다양한 각도로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산책용 보행데크도 마련했다. 시설 이용료는 전망대 1만5천원, 엣지워크(전망대 포함) 6만원이다. 인천시민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인천경제청은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의 교량 주변 25만7천㎡ 부지에 문화·관광 친수공원을 조성해 일대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3시께 찾은 영종해안순환도로 건설 현장도 2026년 상반기 개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사업비 660억원의 이 도로는 인천 중구 중산동에서 운북동까지 2.99㎞ 구간에 폭 15m, 왕복 2차로 규모로 조성한다. 해당 도로가 개통하면 영종도 해안도로 전체 54㎞ 구간을 연결하면서 투자 유치 확대와 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 시장은 “청라하늘대교와 영종해안순환도로는 인천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지역 경제에 활력이 돌 수 있도록 남은 공정의 안전과 완성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17만t급 '바다 위 5성 호텔'… 인천항 크루즈 내부 첫 공개 [현장, 그곳&]

“크루즈 여행은 인생에서 꼭 한번쯤은 즐겨야 할 휴가입니다.” 19일 오전 11시30분께 인천 연수구 인천항 크루즈여객터미널에 정박한 크루즈 ‘스펙트럼 오브 더 씨(Spectrum Of The Seas)’호. 터미널과 배를 연결한 갱웨이(gangway)를 넘어가자 5성급 호텔의 인테리어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로비가 나타난다. 천장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조형물이 스스로 움직이고 통로 양쪽 벽은 고급스러운 미술 작품이 걸려 있다. 중국어와 영어를 혼용한 안내 표지판은 주 승객을 짐작하게 한다. 이고르 벤코비치(Igor Benkovic) ‘스펙트럼 오브 더 씨’호 여객 총지배인은 “크루즈는 배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항구를 방문하면서 그곳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여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크루들이 1천600여명 정도 상주하고 있는데, 이들은 60여개국에서 온 승무원들”이라며 “승객들은 이 크루들로부터 각국의 문화를 전달받고 소통하는 경험이 좋아 다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적 로얄 캐리비언(Royal Caribbean) 선사의 ‘스펙트럼 오브 더 씨(Spectrum Of The Seas)’호는 17만여t급 대형 크루즈로,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해 이날 오전 7시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했다. 총 승객 4천29명, 선원 1600명 등 5천600여명이 탑승해 있으며 오후 7시 상하이로 출항 예정이다. 전체 승객 가운데 3천489명(86.5%)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총 16층 규모의 이 대형 크루즈는 1천300여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주 공연장과 제2공연장, 면세점, 카지노, 실내외 수영장, 운동 및 오락시설, 암벽등반 등의 레포츠 시설, 노래방, 각종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매일 2~3차례 브로드웨이 수준의 특별한 공연이 열리고 승객들은 뷔페 식당에서 무료로 음식을 즐긴다. 6~13층까지 사용하는 객실 통로 곳곳에는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걸어 승객들의 미적 감각을 충족시킨다. 내부 시설의 언론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항이 개항 이래 최대 크루즈 호황을 맞고 있다. 이날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해 인천항을 오가는 크루즈는 132항차, 여객은 40여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인천항 전체 항차 가운데 107항차(81%)는 중국발 선박이다. 중·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일본행 선수가 한국으로 이동했다. 다만, 정부의 중국 무비자 정책이 전담여행사를 통한 3인 이상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적용하다 보니 아쉬운 점도 남는다. 이날 ‘스펙트럼 오브 더 씨’호에서 인천과 경기, 서울 등지로 관광을 나선 중국인 관광객은 2천600여명 뿐이다. 나머지 개별 관광객 900여명은 비자가 없어 인천 땅을 밟지 못한 채 크루즈 안에서 인천대교와 송도국제도시를 바라보며 지냈다. 로얄 캐리비언 관계자는 “인천항에 입항하고도 개별로 참여한 중국인 수백명이 비자가 없어 관광을 나서지 못했다”며 “조금 아쉬운 부문”이라고 말했다. IPA 관계자는 “올해 크루즈 항차가 크게 늘어난 만큼 터미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 백령 세계지질공원 등재 재추진 시급…박찬대 “평화 이니셔티브가 해법” [현장, 그곳&]

“인천 서해5도 국가지질공원의 유네스코 등재 재추진 해야 합니다.” 18일 오전 11시께 인천 옹진군 대청면 농여해변. 썰물이 빠진 해변 끝으로 높게 솟은 절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절벽 면에는 갈색과 회색, 붉은빛 등의 지층이 겹겹이 포개져 있다. 굽이치듯 휘어진 암석의 결은 마치 나무의 나이테를 떠올리게 한다. 지층이 수직으로 세워진 독특한 구조와 색이 다른 암석층이 반복하는 특징이 드러난다. 붉은 지층에서 가루가 묻어난다. 바람에 깎여 떨어진 흔적들은 잘게 부서져 발밑에 고스란히 쌓인다. 학계는 이른바 ‘나이테바위’로 불리는 이 암석이 약 10억년 전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억년 동안 바닷속에 쌓였다가 지각 변동으로 솟아오른 뒤, 바람과 파도에 깎이며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또 해변 앞에는 넓은 모래밭과 바위가 펼쳐져 있고, 물이 빠진 자리를 따라 드러난 모래톱 ‘풀등’은 마치 광활한 광장을 연상케 한다. 이 풀등은 썰물 때는 1㎞에 이르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국회의원(연수갑)은 이날 대청도 농여해변에서 “백령·대청의 지질 자원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가치가 있다”며 세계지질공원 등재 재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2025년 5월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이라는 이유로 유네스코측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현장 실사와 최종 심사 등의 등재 절차가 멈춰서 있다. 박 의원은 “남북 간 대치로 인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점은 안타깝다”며 “북한과의 평화적 협력 분위기를 만들면 세계지질공원 등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 예정이다. 그는 ‘평화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인천의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한 공약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인천 강화에서 고작 1.8㎞ 떨어진 곳에 북한 해주가 있고, 그 옆에 개성도 있다”며 “인천은 남북이 맞닿은 지역으로, 단순한 접경지가 아닌 평화를 만들어야 할 중심도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종도에서 신도를 거쳐 강화도로 이어지는 평화도로가 이미 일부 연결해 있다”며 “이 도로가 남북을 잇는 상징적 축이 되도록 국도 지정을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인천은 지리적 여건 상 남북간 대치 상황보다는 공전 관계가 필요하다”며 “강화 대북방송 등의 피해로 시민의 삶이 크게 위축됐고, 앞서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격침 등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정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이는 곧 전쟁 위험과 직결되는 가장 큰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도로 하나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남북 교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며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것이 인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 이니셔티브를 통해 남북 협력의 길을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영상] 유정복 “인천 K-컬쳐 성지 도약 목표”…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박차 [현장, 그곳&]

“인천을 최고의 문화 예술 성지로 만들겠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천예술인회관 사업 부지에서 “인천예술인회관과 인천뮤지엄파크 건립 사업은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날 현장에서 인천을 명실상부한 ‘문화 1위 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인천예술회관은 1982년 건립한 수봉문화회관의 노후화와 공간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예술인 전용 공간이다. 시는 2022년 인천예술인회관 건립 기본 기획을 수립하고 건립 부지 검토를 해 왔다. 이후 시는 추가 검토를 거쳐 용현학익지구를 최종 건립 부지로 확정했다. 인천예술인회관은 총사업비 747억원(부지비 159억원, 건축비 등 588억원)을 투입하며, 부지 7천619㎡에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약 1만500㎡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인천예술인회관은 2031년 하반기 공사에 착수해 203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시장은 이어 인근 인천뮤지엄파크 건설 사업의 착공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시민 등 200여명이 함께했다. 인천뮤지엄파크는 인천의 문화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천 최초 시립미술관이다.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미추홀구 학익동 587의53번지 일대에 지하 1층에 지상 2층, 연면적 3만8천889㎡ 규모로 조성한다. 총사업비는 약 2천416억원이다. 인천뮤지엄파크는 박물관과 미술관, 공원형 문화공간이 결합한 복합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설계한다. 시민들이 전시와 교육, 문화 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유 시장은 이날 김재업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인천시연합회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마주 앉아 현장의 고충과 정책 건의 사항을 직접 확인했다. 그는 “건립 과정에서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상시 청취하겠다”며 “문화예술 지원을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인천예술인회관과 인천뮤지엄파크를 차질 없이 건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인천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도시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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