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텅텅, 내부는 컴컴… 아라인천여객터미널 ‘빈껍데기’ [현장, 그곳&]

“여객터미널 맞나요? 배도 안 뜨고 사람도 없는데...” 6일 오후 3시께 인천 서구 아라인천여객터미널. 1층 안내데스크엔 안내원이 없고 주변에 불도 꺼져 있어 낮 시간대 임에도 어두컴컴했다. 여객선 출항 정보를 안내하는 모니터들의 전원도 대부분 꺼져 있었다. 안내데스크 맞은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3년 전 편의점과 분식집이 들어섰던 공간은 텅 비어 있었다. 벽면은 칠이 벗겨져 콘크리트가 노출돼 있었고, 천장에는 전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어쩌다 시민 1~2명만 이 곳을 지나가는 등 적막하고 휑한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만난 이성민씨(36)는 “인천에 놀러 와 여객터미널이라 해서 들어와 봤는데 컴컴하고 뜨는 배도 없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아라인천여객터미널에 여객선이 없고, 편의시설도 전무해 ‘무늬만 여객터미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서쪽 끝 지점에 있는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은 지난 2012년 여객선 등이 드나들도록 만들었다. 인천시와 서구 등은 당초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을 통한 경인아라뱃길 관광 활성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이곳을 출입항지로 사용하는 여객선은 단 1척도 없다. 수자원공사와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사용계약을 맺은 현대해양레져㈜는 여객 수요가 없다며 인천이 아닌 경기도의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을 입출항지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번, 2024년 2번만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을 이용했다. 이 때문에 승객 수는 2023년 95명, 지난해 285명에 그친다. 현대해양레져 관계자는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은 교통편도 불편하고, 승객 수요도 적어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이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의 편의시설인 분식집과 편의점 등도 지난 2022년 4월과 12월 각각 계약 기간이 끝났다. 이후 수자원공사와 새로운 업체 간 계약은 미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객터미널 내 편의시설 공간들은 2년 넘게 텅 빈 채로 방치돼 있다. 이순학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서구5)은 “명색이 여객터미널인데 여객선이 아예 없으니 무늬만 여객터미널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수자원공사가 인천시와 함께 여객선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아라인천여객터미널에서 유람선을 운영할 사업자를 찾아봤지만,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서 수요가 없다”며 “일대 대중교통편 개선 등의 방안을 인천시와 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난방비 0원’ 이웃집 대신… 영문도 모르고 4년간 7억 냈다 [현장, 그곳&]

2014년 ‘난방 열사’로 불린 배우 김부선씨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오른 ‘난방비 0원 아파트’ 문제가 최근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도 발생, 7억원이 넘는 돈이 다른 입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제보자 A씨 등에 따르면 수원특례시 조원동에 위치한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난방 계량기 고장 등의 이유로 최근 4년간 난방비 0원 세대가 사용한 7억여원에 달하는 난방 요금을 다른 입주민들이 대납해 왔다. 해당 금액은 연간 실제 난방으로 발생한 요금과 중앙난방 구조로 발생하는 열손실율 등으로 구성됐다. A씨는 “관리주체의 소극적인 대응과 관리 부실로 인해 선량한 입주민들이 이를 떠넘겨 받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관리주체 측의 성실한 난방 계량기 검침과 유지관리를 요구하는 한편 책임감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금을 입주민들에게 조속히 환원해 줘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외에도 그는 난방 사용이 많은 10월부터 4월까지 매월 ‘난방비 0원 세대’ 및 사용량이 현저히 낮은 ‘미동 세대’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입주자대표회의에 보고하고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아파트 계량기는 19년 전인 2006년에 설치, 상당한 노후화가 진행돼 교체가 시급한 상태지만 그간 관리주체 측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지난해 1월 해당 아파트에 새로 부임한 시설과장이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조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퍼지며 불만이 흘러 나오자 관리사무소는 난방비 0세대와 미동세대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700여개의 계량기가 고장난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 세대에 2천600여만원의 미납금을 부과했다”며 “워낙 단지가 큰 탓에 고장난 계량기의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난방 계량기 고장 세대에 대해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부과된 요금에 대한 환원 조치는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 0원을 기록한 아파트는 총 17만7천391가구로, 이 중 12%인 2만1천539가구가 계량기 고장으로 비용이 청구되지 않았다. 특히 경기지역 경우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 2만1천539세대 중 66.1%인 1만4천242가구를 기록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공수처 체포 불발에… 환호 vs 탄식 [현장, 그곳&]

“우리의 노력으로 공수처가 물러갔다.”, “5시간짜리 알량한 쇼에 불과한 것이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경찰에게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일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윤 대통령 체포 찬반 집회가 열린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선 환호와 탄식이 뒤섞여 나왔다. 6일 오전 한남 관저 인근 한남초 정문. 이곳에 자리 잡은 신자유연대 등 보수 단체는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포기 기류가 감지되자 “공수처가 물러갔다”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들은 ‘부정선거 OUT 입법 독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어 보였고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전날부터 밤샘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A씨(40대)는 “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우리의 뜻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생각에 피곤이 가셨다”고 말했다. 반대로 진보 단체는 이날 오후 7시로 예정했던 ‘윤석열 체포 촉구 긴급 행동’을 오후 2시로 급하게 당겨 진행,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실시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단상에 올라 “지난 3박4일간 우리가 그렇게 투쟁하는 동안에 공수처는 도대체 무엇을 했나”라며 “5시간 알량한 쇼를 하고 포기에 그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은 오는 11일 광화문 일대에서 윤 대통령 체포와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20대 집회 참가자 B씨도 “충청북도에 살고 있지만 나라가 어지러워 바로잡고자 서울까지 올라와 집회에 참석했다”며 “오늘 대통령 체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아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공수처가 발송한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일임 요청 공무에 대해 “법률적 논란이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체포 영장 집행은 공조수사본부 체제 안에서 집행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2차 집행 시 대통령 경호처가 막을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리 파편 튀고 새까맣게 탄 건물'…아수라장 된 성남 분당 화재 현장 [현장, 그곳&]

“건물에선 시뻘건 불길과 새까만 연기가 치솟았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어요.” 3일 오후 6시30분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일대. 이날 오후 4시37분께 이곳 복합건축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탓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불이 난 건물 외벽은 4층 높이까지 외벽이 새까맣게 타 있었다. 불이 난 건물 2층 창문은 다 깨져 있었고 유리파편은 인도에 여기저기 흩뿌려 있었다. 건물 안에선 수도가 터진 듯 1층 바닥엔 물이 흥건했다. 1층 건물 안은 불길에 휩싸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어고 계단에선 물이 줄줄 흐르고 있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당시 불이 난 것을 목격했다는 김인수(35)는 “주차를 하기 위해 건물을 들어가려고 했는데 연기가 퍼지는 게 보여 황급히 빠져나왔다”며 “밖으로 나와보니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고 건물 1층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건물 바로 옆 한쪽에선 구조자로 보이는 듯한 한 여성이 담요를 두른 채 연거푸 마른 기침을 계속하고 있었다. 구조자들은 소방당국에 안내에 따라 모포 등을 덮어 체온을 유지하며 대피소로 이동해 있었다. 건물에 있었다는 구조자 김모씨(42)는 “처음엔 1층에서 연기 냄새가 나길래 그냥 작은 사고겠지 싶었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점점 짙어졌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와 옥상으로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기와 냄새가 심해서 숨 쉬기도 답답했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멍하니 있었다”며 “소방대원이 구조해줄 때까지 연기가 계속났는데, 정신을 잃을뻔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성남의 한 복합건축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 당시 구조자와 목격자들의 긴박했던 순간이 전해지고 있다. 이날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오후 4시37분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한 복합건축물 1층에서 불이 났다. 해당 건물은 지하 5층~지상 8층으로 된 철골조 건물로 식당, 빵집, 은행, 병원 등이 입주해 있다. 이날 건물엔 300명이 있었으며 화재 당시 사람들은 옥상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으로 출동함과 동시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오후 4시43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불을 끄면서 인명 구조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5시17분께 화재 초진 후 대응 1단계로 하향했으며 이날 오후 6시48분 기준 3차 인명 수색 끝에 240명을 구조했다. 나머지 70명은 자력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화재로 인해 주차장은 전소된 상태이며 차량 피해 여부는 감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수협 인천공판장 새해 첫 경매…“풍요 기원” [현장, 그곳&]

“올해는 물고기가 많이 잡혀서 모두가 풍족한 한 해를 보내길 바랍니다.” 2일 오전 5시30분께 인천 중구 수협중앙회 인천공판장. 일찍이 공판장에 나온 중도매인들과 상인들이 나무 상자에 담긴 백조기와 농어, 홍어, 아귀 등을 살펴보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서로에게 새해 덕담을 주고받거나 손난로를 나눠주며 정을 나누기도 한다. 부평구 부평깡시장 상인 김판섭씨(69)도 기다란 갈고리로 아귀를 들춰보며 선도를 살핀다. 김씨는 “지난해에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적어 참 힘들었다”며 “올해는 질 좋은 물고기가 많이 잡히고, 많이 팔리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판장에서 50년간 일한 작업자 허광철씨(72)도 “해마다 중국 어선이 늘고 기후변화도 심해져 경매 물량이 줄고 있다”며 올해는 어획량이 늘어 풍족한 경매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해 첫 경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경매사가 큰 목소리로 “경매 시작하겠습니다”를 외치며 특유의 추임새를 시작한다. 중도매인들도 손가락을 빠르게 접었다 펴며 호가를 표시한다. 경매에 부친 수산물들의 낙찰이 이어지자, 낙찰에 성공한 중도매인의 표정엔 웃음이, 실패한 중도매인의 표정엔 아쉬움이 묻어 나온다. 인천 어업인들이 을사년(乙巳年) 첫 경매에 참여를 시작으로 활기찬 새해를 맞이했다. 수협중앙회 인천공판장에서는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30여분간 올해 첫 경매가 이뤄졌다. 어민들이 잡은 싱싱한 수산물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아귀는 1상자당 10만~13만원에, 백조기는 1상자당 7만원대에, 홍어 암컷은 1㎏당 8천~1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경매를 지켜보던 김지순씨(86·미추홀구)는 “새해 첫 경매에 나온 물고기들의 상태가 좋은 것 보니 올해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며 “빨리 시장에 가서 손님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초매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풍어와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어업인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컸다. 경매사는 “국가애도기간이라 초매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어업인들이 이번 첫 경매를 시작으로 모처럼 무탈한 한 해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중 인천공판장장은 “올해 초매식을 올리진 않았지만, 풍족한 1년이 되길 기원하는 어업인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며 “을사년 새해를 맞이하는 어업인들이 모두 행복하고 풍요로운 1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탄핵정국 공방’ 현수막에… 자취 감춘 ‘새해 인사’ [현장, 그곳&]

“신년 인사 현수막을 구경조차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푸른 뱀의 해’ 을사(乙巳)년 첫 날인 1일 오전 10시께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에 위치한 한 횡단보도. 새해를 맞아 정당, 지역 단체들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풍성한 한 해 되세요’ 등 현수막이 보일 법했지만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사람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국민의힘 해산’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마주하며 각자의 목적지로 이동하고 있었다. 같은 날 오전 10시40분께 용인특례시 수지구 죽전동의 포은사거리 인근도 마찬가지. 평소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다양한 현수막이 걸리는 곳이지만 새해 덕담이 담겨 있어야 할 거치대에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설치한 ‘총리탄핵, 국민을 위한 겁니까, 이재명을 위한 겁니까’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 밑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설치한 ‘계엄해제 불참! 탄핵반대!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이를 바라본 시민 A씨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정치권이 싸우기 바쁘니 새해 덕담 인사 대신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네거티브 문구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비상계엄 이후 촉발된 탄핵정국으로 도내 곳곳이 새해 덕담 인사를 담는 대신 여야 간 ‘네탓 공방’을 비토하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기일보 취재진이 수원, 용인, 성남, 과천 등을 둘러본 결과 3개의 현수막을 제외하고 모두 탄핵과 관련된 현수막이 차지하고 있었다. 보통 매년 1월1일 이후에는 거리에 신년 인사를 전하는 현수막이 즐비하지만 올해는 탄핵 정세와 겹치면서 거리에 탄핵과 관련된 현수막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도 새해 덕담 현수막을 게재하기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탄핵 관련 현수막 외에도 곳곳에서 여야 모두 새해 인사 대신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희생자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등 추모 현수막을 게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정국, 경기 악화, 제주항공 사고 등 ‘3중고’로 인해 국민들이 새해 희망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 조성됐다”며 “하루빨리 정치권이 힘을 모아 앞선 문제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계엄·애도에 소비심리 꽁꽁... 소상공인들 '혹독한 겨울' [현장, 그곳&]

지난달 31일 오후 7시께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범계로데오거리. 연말연시면 매번 북적이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던 이곳은 손님 1명 없이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느껴졌다. 인근을 둘러봤지만 이곳 식당가 10곳 중 4곳이 손님 한 명 없이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이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지호씨(가명·20대)는 “저희는 다른 곳에 비해 장사가 잘되는 매장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한달 매출이 200~300만원 감소했다”며 “이 시국에 송년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 강해 이미 잡혀있던 예약도 줄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1일 낮 12시께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한 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 시국이 시국인지라 가게 문을 열지 말지 고민하던 한정숙씨(50대)가 장고 끝에 결심하고 이른 아침부터 음식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가게 문을 연 지 3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아침부터 손님들의 주문소리 대신 TV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가 식당 내부에 맴돌았고 미리 준비한 밑반찬들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한씨는 “국가애도기간 때문인지 이번 연말연시 단체 손님 예약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연말인 어제도 오후 5시까지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선포된 국가애도기간이 계엄 사태 이후 연말연시 회복을 기대하던 지역 상권에 직격탄을 날리며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밤부터 1월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국가애도기간은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정된다. 이 기간 동안 축제, 지자체 행사, 모임 등은 자제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앞서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이후 수원특례시, 광명시, 시흥시, 광주시 등을 비롯한 각 지자체 장들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주변 식당 이용 권장, 취소했던 연말 회식 재개 추진 등을 당부했다. 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자 송년회, 연말연초 행사 등이 잇따라 취소, 각 지자체들의 노력에도 소상공인들이 변화를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비상계엄에 이어 국가애도기간으로 자연스럽게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죄스러운 마음들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부디 좋은 곳 갔길”…새해 첫 날부터 분향소 찾은 도민들 [현장, 그곳&]

“얼마 전에 온 가족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다녀와서 그런지 남 일 같지가 않습니다.” 1일 오후 1시40분께 수원시청 입구 왼쪽 주차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분향소를 찾은 도민들은 굳은 표정으로 방명록에 이름을 적은 뒤 조화를 들고 자신의 차례를 묵묵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박미령씨(가명·40대)는 “가족이 함께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갔다 온 직후 이 소식을 접했다”며 “아직까지도 충격이 가시지 않고 희생자 중에 제 딸과 비슷한 또래가 있어 더욱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오산시청 앞에 조성된 합동분향소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분향소 제단에 헌화를 하고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특히 이번 참사의 희생자 김민찬(12)군의 친구 5명이 분향소를 찾아 김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한 친구는 분향소 앞에서 10여분간 오열하다가 자리를 떠나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새해 첫날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고인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마련된 경기지역 분향소에 도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현재 도에는 수원역·의정부역 합동분향소를 포함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분향소 16곳, 그리고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분향소 등이 설치돼 있다. 도 관계자는 “국가 애도 기간 이후인 10일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언제 무너질지 ‘불안불안’… 인천 용현동 폐건물 ‘처치불가’ [현장, 그곳&]

“새 아파트로 이사 와서 깨끗한 동네를 기대했는데, 폐건물 하나 때문에 지저분하고 분위기가 엉망이에요.” 지난 31일 오후 3시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359의1. 대형 사우나와 오피스텔 등이 있던 7층 짜리 복합 상가는 폐건물로 변해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풍겼다. 건물은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낡아 보였고 바람이 불 때마다 층마다 깨진 창문에서 아슬아슬하게 유리 파편이 흔들렸다. 건물 주변은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다가가기도 싫을 정도다.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쓰레기가 워낙 많아 쓰레기 처리장인가 묻는 사람도 있다”며 “무엇보다 초등학교가 가까워 학생들이 사고를 당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폐건물이 토지주와 건물주 간 분쟁으로 4년째 방치 중이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인근 주민 위생 문제는 물론,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2월 강제 집행을 통해 건물 안 상인들과 오피스텔 임차인들을 내보냈다. 이후 토지주와 건물주 간 소송이 이어졌고, 건물주들이 유치권 행사를 하는 바람에 건물 철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토지주와 건물주 모두 이곳 관리에 소홀, 피해는 인근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러나 구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민 안전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가림벽이나 낙하물 방지망도 없는 실정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사유재산권 관리 문제다 보니 행정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며 “구에서 시민의 안전과 주변의 슬럼화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종전까지 건물주와 연락하면서 출입구 통제 등 조치를 취해왔다”며 “직접적으로 행정력을 행사하기는 어렵지만, 민원이 들어올 때 마다 건물주에 안전대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기체 형체도 없이 꼬리 잔해만… 참혹한 현장 [현장, 그곳&]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살아 있는 사람은 없는 건가요?” 29일 오후 5시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끝자락. 기체의 꼬리 부분만 검게 그을린 채 잔해 사이에 처참히 남아 있었다. 좌석 일부는 폭발과 충격으로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고, 활주로 외벽을 넘어선 샛길에는 가방, 신발, 책 등 승객들의 소지품으로 추정되는 천 조각들이 잔해와 함께 어지럽게 흩어져 폭발 당시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활주로와 기체 주변에서는 소방대원들과 군인들이 잔해를 하나씩 걷어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대형 크레인은 거대한 금속 파편을 들어 올리며 기체 내부를 확인하고 있었고, 방호복과 헬멧을 착용한 구조대원들은 탄 냄새와 먼지 속에서 생존자의 흔적을 찾는 데 여념이 없었다. 손전등을 비추며 잔해 구석구석을 확인하던 대원들의 눈빛에는 단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잔해를 들어 올리고 손으로 더듬으며 진행되는 수습 작업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더뎠다. 대부분은 심각하게 훼손돼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활주로 입구 근처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었고, 경찰이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구조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구급차들이 줄지어 대기하며 희생자와 부상자를 신속히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잔해 속에서 시신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되면, 방호복을 입은 구조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잔해물을 정리한 뒤 들것에 시신을 올렸다. 이동 중에는 한 대원이 앞에서 길을 확보하며 구급차로 향했고, 들것 위는 남색 천으로 덮여 있었다. 구급차에 대기하던 의료진은 들것을 받아 차량 안으로 옮겼고, 곧바로 병원으로 출발했다. 더러는 운구 작업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구조대원들은 긴장과 슬픔이 깃든 표정으로 다시 잔해 속으로 돌아가 다음 작업을 이어갔다. 구조 현장을 멀찍이서 바라보던 한 시민은 “여기에 주변 누군가의 가족이 있을지도 모른다. 제발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 있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삼켰다. 한편, 관할 지자체인 전라남도와 무안군은 현장 통제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공무원을 파견, 유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에 나섰다.

혹한에 방치된 삶… 취약계층 혹독한 ‘겨울나기’ [현장, 그곳&]

“집안이 얼음장이라 차라리 낮에는 밖에 앉아 있는 게 나아요.” 23일 오전 10시께 성남시 수정동 일대 한 다가구 밀집 주거지역. 빽빽하게 줄지어 선 주택들 사이 성인 2명이 겨우 지나갈 듯한 골목이 곳곳에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이용순씨(가명·70대)는 골목 초입에서 멀지 않은 한 노후 주택가 반지하에서 10년째 생활하고 있다. 이씨가 거주하는 집은 2평 남짓한 공간으로, 화장실과 난방시설조차 없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부엔 의류 수거함에서 가져왔다는 겨울 외투가 빼곡했고, 한켠엔 겨우 잠만 청할 수 있는 공간에 전기장판만이 전부였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남수동의 한 쪽방촌의 상황도 마찬가지.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김영건씨(79)의 방은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정도였고 차가운 공기만이 감돌았다. 방 안에 있는 창에는 문 대신 비닐이 덮여 있어 외부의 찬 공기가 그대로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유일한 난방기구인 라디에이터가 잘 작동하지 않는 탓에 김씨는 외투를 입고 생활해야 했다.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성탄절이 오고 있지만 반지하, 쪽방촌 등 ‘비주거 시설’ 거주민은 난방, 주거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반지하 가구는 7만8천여가구로 집계됐다. 쪽방촌은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현황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일선 지자체의 지원책은 실현 가능성이 요원한 ‘이사비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긴급 난방비 지원’은 한시 지원에 불과하고 쪽방촌의 경우 집계조차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탓에 수혜가 더 어렵다. 도 관계자는 “쪽방촌, 반지하 거주민에 대한 별도 지원 사업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다만 이들 대다수가 기초생활수급자인 점을 감안, 읍면동을 통해 신청할 경우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단기적으로는 단기 지원 수요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주거 개선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선 쪽방촌 거주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발굴을 통해 한파에 노출된 주거 취약계층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주거 취약계층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공공 임대주택 확대, 공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 때도 없는 먼지… 인천 남동구 건폐물 처리장 “업무 방해” [현장, 그곳&]

“자꾸 먼지가 날아와 업무가 곤란할 정도입니다.” 20일 오전 10시께 인천 남동구 운연동의 한 건설폐기물 처리장. 건물을 지탱하는 철근은 엿가락처럼 휘어져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지붕을 감싸고 있던 비닐 역시 다 찢어져 너덜너덜한 상태로 바람이 불 때마다 비닐이 깃발처럼 펄럭였다. 먼지 외부 유출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와중에 굴삭기는 바쁘게 움직이며 산처럼 쌓인 폐기물을 압축시키고 있었다. 굴삭기가 움직일 때마다 먼지는 겨울 칼바람에 사방팔방으로 흩날렸다. 지붕이 없으니 흩날린 먼지가 그대로 바깥으로 빠져나가 주변 상가나 공장 등으로 흘러들어갔다. 인근 공장에서 일하는 A씨(47)는 “폐기물을 압축하거나 옮길 때 먼지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생기는데, 그대로 날아와 일하기 힘들 정도”라며 “탄광에서 일하는 것도 아닌데 마스크를 써야 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인천 남동구 한 건설폐기물 처리장이 지난 11월 말께 내린 폭설로 지붕이 무너졌음에도 보수 작업 없이 작업을 진행해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등의 규정에 따르면 건설폐기물 보관시설에는 폐기물이나 비산먼지 등의 흩날림을 막기 위해 지붕,덮개 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폭설 등 자연재해로 지붕이 무너졌을 때 운영을 중단시킬 조항은 따로 없다. 업체 측이 비산먼지를 막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지만 영하의 날씨 탓에 물이 얼어붙어 주민 불편이 오히려 가중되는 상황이다. 무너진 건폐물 처리장 역시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자연재해로 지붕이 무너졌지만 지원책도 없고 폭설 여파로 처리 물량은 더 몰리고 있다. 지붕 수리를 의뢰해 놓았지만 순서가 밀려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폐기물 처리장 관계자는 “구에서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해서 우리도 막막하다”며 “지붕이 없어 먼지가 많이 날릴까 봐 평소 받는 물량의 절반만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주변에 피해가 없도록 내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복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남동구 관계자는 “일단 먼지를 줄이도록 임시 시설 사용을 권했으며 빠른 시일내로 지붕을 수리하도록 계도했다”고 말했다.

대북방송 극심한 소음… 고통받는 인천 강화 [현장, 그곳&]

“시국도 불안한데 대북방송 그만하면 안되나요? 괜히 북한 자극해 전쟁이라도 날까 너무 불안해요.” 17일 오전 10시께 인천 강화군 양사면 강화제적봉 평화전망대. 이 곳은 고작 북한과 2.3㎞만 떨어져 있어 멀리 북한이 보인다. 이때 오른쪽 산속에서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말과 함께 ‘봄날’,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의 각종 K-POP 음악이 북한쪽으로 울려 퍼진다. 또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 삼성전자 세계 1위 출하량, 지역별 날씨, 북한 장마당 물가 동향 등의 소식을 전하는 방송들까지 쉬지 않고 나온다. 이는 모두 국방부가 북한으로 내보내는 대북방송이다. 반면 북한에서는 개짖는 소리, 귀신소리, 쇳소리 등이 섞인 섬뜩한 소음 등 대남방송이 나온다. 이날 평화전망대에서 이 같은 대북방송과 대남방송 소리는 최고 67㏈(데시벨)로 법적 소음 기준(70㏈)을 육박한다. 이 때문에 평화전망대 인근에서는 소음 때문에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 곳에서 만난 주민 김옥산씨(71)는 “국방부가 대북방송을 시작하니, 북한이 대남방송으로 맞받아치면서 벌써 6개월째 이 같은 소음에 잠도 못자고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정국 등으로 어수선한데 이 근본적인 원인인 대북방송을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많은 주민이 전쟁 걱정 탓에 이제 북한 자극을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인천 강화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주민들은 자칫 대북방송이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와 강화군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6월9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로 인해 북한은 곧바로 대남방송을 시작해 강화군 송해·양사·교동면 등의 주민 4천여명이 고통을 받고 있다. 당산리 등의 주민들은 최근 ‘대북방송, 대남방송 둘 다 안돼’라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고 국방부에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한 소음 피해가 크지만 대북방송이 빌미를 제공한 만큼, 대북방송 중단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환무 당산리 노인회 사무장은 “국방부가 대북방송을 끄도록 인천시와 강화군이 적극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도 국방부 장관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강화군도 국방부 등에 대북방송 중단을 건의했지만, 국방부는 묵묵무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강화군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 내용 등을 국방부에 전달했지만, 여전히 대북방송은 나오고 있다”며 “대북방송 중단에 대한 구체적 말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방송은 합동참모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아직 전달 받은 사항은 없다”며 “또 이와 관련해 내부에서 별도로 논의나 검토가 이뤄지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항은 군사 기밀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 복구 막막” 화성 117년만 폭설... 농가들 한숨 [현장, 그곳&]

“폭설로 인한 농가의 피해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17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상광교동 한 축사는 지난달 폭설이 휩쓸고 간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달 27일부터 내린 많은 눈으로 축사 3동 중 2동은 무너졌고 나머지 1동도 절반 이상이 쓰러진 채 위태롭게 버티고 있었다. 폭설로 인해 키우던 소의 다리가 부러지고 축사 대부분이 주저앉는 등 피해가 크지만 비용 마련이 어려워 복구는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농장주 한기호씨(80대)는 “보험도 없고 지원도 없어 복구는커녕 내년 봄까지 눈이 녹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날 이천시 마장면 한 인삼 농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5만3천㎡(1만6천평)에 달하는 인삼밭은 지난달 내린 폭설로 차광막이 무너졌고 곳곳은 녹은 눈이 얼어붙은 상태였다. 내년 수확할 예정인 인삼은 물론이고 보수작업도 인력 부족 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인삼 특성상 수확 시 피해 확인이 가능한 탓에 피해 상황도 파악이 어려워 농가들은 그저 눈이 완전히 녹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때이른 폭설로 경기도내 농가들이 큰 피해에 따른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계엄 선포 등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까지 더해지면서 회복이 더뎌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 기준 폭설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271.93㏊이며 경기지역은 211.22㏊로 집계됐다. 포도 등 시설하우스의 경우 28.89㏊의 피해를 입었으며 인삼과 과수 등 기타 시설 피해는 182.3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폭설로 인한 피해가 대규모인 점, 폭설 피해 확인을 위한 선제적 제설작업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피해 접수 기간을 당초 지난 8일까지에서 13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와 함께 피해 규모 확정을 위해 신고내용을 토대로 현장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피해 규모가 확정된 이후에야 재난지원금이 확정되는 등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이뤄지는 탓에 피해 회복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년간 생육이 필요한 농작물의 경우 피해는 장기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의 경우 시중 판매를 위해선 3~5년 생육이, 인삼은 생육 6년과 휴지기 2년 등 8년의 기간이 필요해 해당 농가들의 피해는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내 한 인삼 농가는 “현재 확인되는 피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녹은 눈으로 인삼이 땅속에서 썩었는지 내년에야 확인 가능하고 그마저 수확 시기까지 기다려봐야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자체는 농가 피해 회복을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지역 내 접수된 피해 상황에 대한 현장 조사는 마치고 피해 규모를 확정한 상태”라며 “추후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피해 복구 등을 위한 재난지원금을 확정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도 “폭설로 인한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고 민생 회복을 위해 재정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향후 복구계획이 수립되면 이에 따라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영상] 꽹과리 치고 쓰레기 치우고…집회 끝난 여의도 [현장, 그곳&]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14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 여의도 일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 이뤄짐에 따라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초록색, 노란색, 파란색 등 신길, 영등포역으로 향하는 거리에는 각종 응원봉이 신호등, 가로등과 어우러져 형형색색으로 빛났다. 국회의사당 인근에서는 탄핵안 가결을 축하하며 그룹 God의 노래 ‘촛불하나’가 울려퍼졌고, 꽹과리를 치며 춤을 추는 등 시민들은 하나같이 후련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셀카를 찍었다. 이들은 자신이 사용했던 응원봉, 돗자리, 팻말 등을 줍고, 쓰레기를 모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거리를 치우는 모습도 보였다. 이제야 할 일을 끝냈다는 듯 식당으로 들어가 밥을 먹기도 하고, 거리 한복판에 앉아 함께 국민의 승리를 자축했다. 집회에 참여한 뒤 주변 쓰레기를 치우는 데 동참한 A씨(10대)는 “뒷정리부터 잘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 생각한다”며 “오늘의 승리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34)는 “오늘 탄핵소추안 가결은 기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첫걸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국민들의 힘으로 탄핵안을 통과시켰으니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국회 앞 시위대 환호성 [현장, 그곳&]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14일 오후 5시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 결과를 발표하며 ‘찬성 204표로 가결됐다’고 하자 국회의사당 일대는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퍼져나갔다. 시위대들은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 노래를 따라 부르며 머리 위로 손을 흔들면서 환호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이 적힌 탄핵봉이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민주주의’가 적힌 파란색 깃발, 태극기 깃발 등이 바람을 따라 휘날렸다. 목도리와 모자, 장갑을 끼고 3~4시간씩 목구멍이 터져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시민들은 추위도 잊은 듯 서로 껴안으며 소리쳤다. 이날 3시간 넘도록 국회 앞에 앉아 집회에 참여했던 이지민씨(21) “이번 탄핵안 통과는 국민들의 힘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추운 날씨였지만 지금까지 기다린 것에 후회하지 않는다. 이곳에 모인 모두의 의지가 모여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이라고 환호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온 이윤정씨(55)도 “탄핵을 염원했던 국민들의 마음이 닿았다는 증거”라며 “무엇도 두렵지 않다. 수만명의 국민들이 든든히 지키고있는데 누가 감히 대한민국을 넘볼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또 안재용씨(72)는 “정의가 승리했다. 오늘은 감격적이고 역사적인 날이다 살아생전 목도하게 되서 감개가 무량하다”며 “대한민국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고등학생 이현유양(17)은 “탄핵이 안되면 오늘 이 자리에 온 게 헛고생이 될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고 정의로운 국회의원들이 정말 멋지다. 좋은 어른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탄핵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주최 측인 윤석열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추산 200만명으로 집계됐다.

“가뜩이나 어려운데”…‘계엄 사태’에 묻힌 연말 특수 [현장, 그곳&]

“이미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에서 연말만 바라보며 기대했는데 계엄령 선포가 작은 희망마저 앗아갔습니다.” 10일 오전 11시께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근처 한 식당. 연말을 목전에 둔 사장 김모씨는 최근 계엄 사태 이후 잡혀 있던 단체 예약 2건에 대한 취소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워낙 불경기다 보니 예약 하나하나가 소중한데 취소되면 힘이 쭉 빠진다”며 “그나마 몇개 남은 예약마저 추가로 취소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고깃집의 상황은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까지 잡힌 단체 예약은 0건. 이 곳에서 13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권영숙씨(가명·60대)는 “올해 연말처럼 송년회 등 단체 예약 자체가 들어오지 않은 적은 처음”이라며 “경기 불황에 계엄 선포 등 악재가 겹치니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불경기로 인해 식당 단체 예약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엄 사태 이후 연말 단체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며 도내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내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 지수(BSI)는 10월 70.9와 비교해 8.3p(포인트) 하락한 62.6를 기록, 전국 17개 시도 평균인 70.6에 미치지 못했다. BSI는 100보다 낮으면 경기악화 예상 기업이 경기호전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로 인해 혼란한 정국이 조성,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연말인데도 계엄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잠긴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대통령 탄핵’ 한목소리…인천지역 첫 퇴진 촛불 집회 [현장, 그곳&]

“인천시민은 불법 계엄을 저지른 윤석열 대통령을 거부한다.” 9일 오후 6시30분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 인천점 앞 거리. 강한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두터운 외투를 입은 시민 2천여명이 ‘탄핵이 평화다’, ‘즉각 퇴진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탄핵을 외친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 백발의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돗자리를 펴고 앉아 촛불을 켠다. 이곳에서 만난 한민희씨(57·부평구)는 “계엄 당일 고등학생 딸과 같이 TV로 군인들이 국회에 들이닥치는 장면을 보며 불안해 잠을 못 이뤘다”며 “계엄을 선언한 대통령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 분통 터진다”고 말했다. 또 거리에는 형형색색 ‘아이돌 응원봉’을 손에 든 20대 대학생들도 노래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은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친다.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오거나,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단위 참가자도 눈에 띈다. 6살 아들과 함께 참가한 배주현씨(40·서구)는 “불의에 당당하게 맞서는 시민들의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함께 나왔다”며 “인천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루빨리 윤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도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의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 이후 처음이다. 전국적으로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인천시민들은 대부분 가까운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해왔다.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촛불 집회에 인천시민 2천여명(주최 측 추산)이 동참,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인천지부와 지역 종교계의 규탄 발언, 인천대 학생들의 자유 발언 등과 함께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따라 부르며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롯데백화점부터 농산물시장사거리를 지나 길병원사거리에 있는 국민의힘 인천시당까지 행진하며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등에 참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광호 인천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집회·정치활동 금지, 언론 통제 등 시민의 기본권을 유린하고 헌법을 파괴한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하고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시민들은 윤 대통령 퇴진과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앞 시민들 “포기하지 않아…탄핵까지 집회 참여” [현장, 그곳&]

“포기하지 않겠다. 탄핵될 때까지 집회에 나오겠다!”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표결 불성립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곳곳에서 원성과 분노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오후 5시45분께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105명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퇴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105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을 각각 호명하면서 표결에 참석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으로 재적의원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는 탄핵안 통과도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이 소식을 접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탄핵소추안 표결에 동참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국회 정문 등에서 진행하는 집회를 국회 전체로 확대하며 국회를 둘러싸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조차 참여하지 않을 줄 몰랐다”며 “어서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탄핵안이 이번에 통과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며 “탄핵안이 통과될 때까지 집회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여의도 일대에는 오후 4시30분 기준 주최 측 추산 100만명, 경찰 추산 10만7천명이 밀집했다.

“왜 오늘 샌드위치 먹어요?”…교육공무직 파업에 학교는 대체 급식 [현장, 그곳&]

“오늘은 급식실이 아니라 교실에서 친구들과 샌드위치를 먹는다고 해서 재밌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 경기지부가 총파업을 진행한 6일 수원 지역의 한 초등학교. 평소처럼 북적거렸어야 할 급식실은 점심 시간임에도 한산했다. 급식판이 올라갔어야 할 급식실 테이블에는 각 테이블마다 몇 학년 몇 반이라는 표시와 함께 음식이 담긴 비닐봉지로 가득했다. 봉지 안에는 학생들이 먹을 햄치즈샌드위치, 쥬스, 가래떡 등이 담겨 있었다. 교내에서 근무하던 조리실무사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대체 급식이 준비된 것. 점심 시간이 되자 교사 1명과 학생 2명이 급식실로 도착했다. 이들은 교내 직원의 안내에 따라 분류된 봉투를 들고 각자의 반으로 돌아갔다. 반으로 돌아 온 학생들은 담임 교사의 지도에 따라 준비된 음식을 받았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샌드위치 맛있겠다”, “왜 교실에서 먹지” 등 수다를 떨면서 대체 급식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왔다. 일부 학생들은 집에서 싸준 도시락에 담긴 유부초밥, 김밥을 먹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전부터 이날 점심을 대체 급식으로 준비될 것이라는 안내를 해뒀고 만반의 대비를 갖췄다”며 “혹시나 메뉴를 못 먹을 경우 도시락을 준비해도 된다는 공지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교육공무직 파업에 참여한 학교 수는 1천330개교, 참여 인원은 6천923명에 달한다.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급식 종사자가 5천72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초등 교육 전담사 292명 ▲특수교육 지도사 199명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 75명 순이었다. 특히 대체 급식을 운영한 학교는 1천15개교, 급식을 실시하지 않은 곳은 27개교로 집계됐다. 도교육청은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현장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무직 노조는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 집회를 실시했다. 집회에는 경기도내 학교 급식종사자, 초등보육전담사, 유치원방과후전담사, 특수교육지도사 및 그 외 교육공무직 등 집회 측 추산 1천7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합리적 임금체계 마련, 처우 개선, 교육공무직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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