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여파, 단체 행사 줄취소 체감경기지수 뚝… 소상공인 고통
“이미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에서 연말만 바라보며 기대했는데 계엄령 선포가 작은 희망마저 앗아갔습니다.”
10일 오전 11시께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근처 한 식당. 연말을 목전에 둔 사장 김모씨는 최근 계엄 사태 이후 잡혀 있던 단체 예약 2건에 대한 취소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워낙 불경기다 보니 예약 하나하나가 소중한데 취소되면 힘이 쭉 빠진다”며 “그나마 몇개 남은 예약마저 추가로 취소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고깃집의 상황은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까지 잡힌 단체 예약은 0건. 이 곳에서 13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권영숙씨(가명·60대)는 “올해 연말처럼 송년회 등 단체 예약 자체가 들어오지 않은 적은 처음”이라며 “경기 불황에 계엄 선포 등 악재가 겹치니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불경기로 인해 식당 단체 예약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엄 사태 이후 연말 단체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며 도내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내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 지수(BSI)는 10월 70.9와 비교해 8.3p(포인트) 하락한 62.6를 기록, 전국 17개 시도 평균인 70.6에 미치지 못했다. BSI는 100보다 낮으면 경기악화 예상 기업이 경기호전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로 인해 혼란한 정국이 조성,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연말인데도 계엄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잠긴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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