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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6 (일)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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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해도 적자… 문 닫는 하청업체

업체간 제살깎기 경쟁… 이익 줄어 남는 것 없어

“불경기에 일거리 따기도 어렵지만 일을 따도 남는 것이 없으니 문을 닫을 수밖에 더 있습니까.”

 

10년째 아파트와 단독주택용 가구 납품을 하는 A 목재산업 전모 대표는 최근 회사 폐업을 심각하게 고심하고 있다.

 

건설 경기 불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년 동안 야간 잔업을 할 정도로 일감을 마련했지만, 직원들 급여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달에는 납품 건설업체로부터 4억 원의 부도를 맞아 자금 형편이 턱까지 차오른 상태다.

 

전 대표는 “일거리가 없거나 일시적인 어려움이라면 극복하면 되겠지만, 일감도 있고 열심히 하는데도 남는 것이 없고 부도까지 맞다 보니 희망이 사라진 상태”라며 “지금 심정 같아서는 하루빨리 사업장을 정리하고 호구지책으로 구멍가게라도 차리는 것이 낫다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기계부품 2차 하청업체인 B 기계도 지난해부터 납품 수주액이 전년 수준의 70%로 감소한데다 납품 업체 간 제 살 깎기식 경쟁으로 영업이익까지 줄어 일해도 남는 것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2010년에는 납품 수주액이 전년도 보다 40%까지 늘었지만, 연말 영업 순이익은 결국 마이너스에 그치고 말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재 경영 시스템으로는 일거리가 있어도 남는 것이 없어 힘들고, 일거리까지 없으면 회사 존폐 위기를 느껴 무섭다”며 “현재의 경기상황과 중국산 제품이 늘어나는 시장 상황으로는 중소기업과 소기업 하청업체 상당수가 고사 위기를 피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인천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환경과 대기업 중심 유통구조 가속화 현상 등으로 지역 중소기업 상당수가 일해도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선 지자체와 기업, 경제단체 등이라도 나서 중소기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제홍기자 jhyo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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