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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 거주
기상서비스 수요 많고 정확성 민감도 높아
道, 도시·농촌 혼재 지역마다 날씨도 다양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기상으로 정확한 기후예측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정확한 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날씨는 하루의 계획을 결정하는 일상생활부터 산업 전반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확한 예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가 된다.

대한민국 기상청은 날씨를 예보하는 동시에 기상현상에 따른 재해의 가능성을 따지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 가운데 수도권기상청은 경기도를 비롯한 서울ㆍ인천 등 수도권을 관할한다. 2015년 신설돼 기상청 산하 지방청 중에서는 ‘막내급’에 속하지만,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가량이 살고 있는 만큼 그 역할은 가히 중추적이다.

‘하늘을 친구처럼 국민을 하늘처럼’이라는 각오 아래 경기도의 기상예보를 책임지고 있는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

Q. 수도권기상청의 역할과 특징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A. 기상청의 역할은 지역 특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은 다른 지역보다 인구밀집도가 높고 도시가 많다. 수치상으로 따져보면 수도권기상청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의 면적은 1만여㎢로, 전 국토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반면 수도권에 사는 인구는 약 2천6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살고 있다. 그만큼 기상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고 정확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지역이다.

특히 경기도에는 도시와 농촌이 혼재돼 있다 보니 지역마다 필요로 하는 날씨정보의 특징이 다양하다. 예컨대 도시에선 일상생활에 필요한 비 소식, 주말 날씨 등 단기예보에 관심이 많다면 농촌에서는 한 해 농사를 바라보기 위해 비교적 중장기예보에 대한 수요가 높다.

또 연평도, 백령도 등 서해 5도에 대한 기상정보 지원 역시 중요한 임무다. 해당 지역은 최북단 접경지역에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인 데다 다른 도서와 달리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Q. 수도권기상청이 질 높은 기상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A. 정확한 기상관측은 기본이며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가장 강조한다. 지역사회가 원하는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활용하기 좋은 형태로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지방청의 존재 이유이자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중점을 둔 것들 중 하나가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방재 효율성 개선이다.

서울은 수도권 주민들이 출퇴근하는 공간이자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몰려 있어 재해 대비가 중요하다. 그러나 31개 시군별로 기상특보가 제공되는 경기도와 달리 그간 서울은 하나의 특보만 발령됐다. 이렇다 보니 서울 동남권에선 폭우가 쏟아져 호우특보를 내렸는데 서북권에선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효율적인 재해 대비가 어려웠다.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 5월 서울권 예보구역을 산맥과 한강을 기준으로 4개로 분할했다.

또 올해부터 수계와 수역에 대한 맞춤 강수량 정보를 별도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수도권은 임진강과 안양천, 중랑천 등 많은 강과 하천이 흐르는 탓에 폭우가 내리면 홍수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올해 여름에도 군남댐 영향권을 비롯해 크고 작은 홍수 피해가 잇따랐다. 물이 흐르는 곳에 맞춤으로 제공되는 강수량 정보는 향후 홍수 피해를 줄이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Q. 2018년 5월 부임 이후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그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A. 올해 10월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와 협력해 판문점 인근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를 설치했다. 비무장지대(DMZ)는 관측장비 설치가 어려워 그간 기상관측 공백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역이지만, 별도 예보ㆍ특보가 없는 것은 물론 위험기상에 대한 정확한 자료 수집도 없이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이번에 설치된 기상관측장비는 군사분계선(MDL)에 가장 근접한 것이며, 비무장지대 내에서 최초로 이뤄진 기상관측이다. 앞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기상관측자료를 활용하고 비무장지대 내 민간마을의 농업활동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말라리아 모기 발생 예측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기술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관리가 잘 돼 다수의 국민이 말라리아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비무장지대 북쪽에서 적당한 기상상태가 만들어지면 말라리아 모기가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8년부터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에 자문을 구해 말라리아가 급증하는 기상상태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해당 지자체에 알리고 있다. 지자체에서 정보를 활용해 보면서 보완을 거쳐 완전한 서비스 형태를 갖춰나갈 예정이다.

Q. 상대적으로 많이 챙기지 못해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A. 지방청은 지방의 고유한 문화라든가 특유한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만큼 지방에 특화된 조직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도권기상청은 신설 기관인 탓에 아직까지 지역에 어울리는 조직으로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느낌이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5월 현재의 자리로 이사를 오기 전까지 사무실은 시내에 있었고 관측소는 다른 곳에 떨어져 있었다. 또 5년 전 이곳이 새롭게 문을 열 때 여러 기상청 조직에 퍼져 있던 직원들이 모인 것이다 보니 하나로 뭉쳐지는 조직문화가 아직은 없다. 수십년 된 단단한 조직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기관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라 본다.

예보에 대한 면에서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수도권 기상관측은 그간 본부에서 직접 챙기던 업무이다 보니 아직까지 수도권에 딱 맞는 예보 경험치가 부족하다.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수도권 지역에 맞춤형으로 특화된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경기도민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날씨정보는 크게 현재를 알려주는 관측과 미래를 내다보는 예보로 나뉜다. 예보 정확도는 화살의 명중률과 비슷하다. 가까운 과녁은 맞추기 쉽고 멀리 떨어질수록 명중률이 떨어지듯이 단기예보는 정확도가 높지만 중장기 예보로 갈수록 예측이 어렵다. 특히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데다 국토 상당 부분이 산악지대인 탓에 날씨 변화가 더욱 심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예보 정확도는 약 94%에 이른다. 다만 민감하고 예민한 시기에 틀리게 되면 기관과 정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 많다.

예보가 알 수 없는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고 정확한 날씨정보가 필요하다면 조금 더 자주 최신 기상예보를 접하길 부탁드린다. 기상청은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기상예보의 틀을 대대적으로 개편 중이며 변화무쌍해지는 기후변화에 발 맞춰 예보체계에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도 ‘하늘을 친구처럼 국민을 하늘처럼’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지역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날씨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장희준기자

사진=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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