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로고
2025.07.08 (화) 메뉴 메뉴
위로가기 버튼

[꿈꾸는 경기교육] 사회문제 다룬 게임...각성일까, 폄하일까

현실서 벌어지는 실질적 문제 해결, 위안부 피해자 소재 ‘웬즈데이’

국내 게임 이용자 수가 날마다 증가하며 게임 시장도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다. 근래에는 외국 기업과 연동한 게임회사들도 여럿 들어서며 새로운 게임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인 만큼 전보다 장르와 종류도 광범위해졌다.

국민의 온라인 게임 관심도와 참여율이 높아짐에 따라 기능성 게임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단순 오락적 요소들을 넘어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종의 목적성을 가진 게임을 말한다. 뚜렷한 메시지가 내포된 만큼 최근엔 그 분야도 다양해졌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사회문제를 다룬 게임을 핵심적으로 다뤄 보려고 한다.

함께 살펴볼 게임은 ‘웬즈데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다룬 이 게임은 역사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를 망각하지 말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우선 위안부 피해자로 등장하는 순이라는 인물이 화자가 돼 게임이 시작된다. 노년의 순이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집회에 참여한 순간 1945년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기고 플레이어들이 과거로 가 당시의 피해자들을 구하며 그들의 고통을 간접 체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상에서 일본군 전쟁 범죄 관련 단서들을 찾아내고 추리하는 과정을 통해 은폐된 진실을 규명하고 미래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내용이다.

실제로 게임을 해봤다. 깊은 주제 의식에 반해 게임 내 자체 기능이 구조적으로는 허술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은 물론 기존 어드벤처 게임과 지나치게 유사성을 띠고 있어 차별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높은 투자금액에 비해 기술적인 면에서도 퀄리티가 떨어졌다. 이런 문제점들이 플레이어들의 몰입력을 저하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라는 기획자의 초기 의도와는 완전히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

더욱이 국내 역사에 문외한 외국인들이 접할 때는 내국인보다 더 이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가정을 감안할 때 캐릭터 이미지라던지, 게임 속 설정 배경이 사실과 상충하는 부분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 무겁고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게임이라는 요소가 지니는 한계점까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어서는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게임이 활성화되는 시기,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유저들이 콘텐츠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판별하는 게임 리터러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능성 게임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도 플레이어들과 개발자의 커뮤니케이션이 순기능과 역기능의 경계를 정할 키를 쥐고 있다. 사회문제가 게임의 형식과 결합하여 더 큰 울림이 될지, 전락이 될지 우리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지아 안양예고 

댓글(0)

댓글운영규칙

-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해될 수 있습니다. 공공기기에서는 사용 후 로그아웃 해주세요.

0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