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온라인-디지털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쿠팡으로 생필품을 주문하는 인터넷 장보기,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이나 키오스크(무인 안내 단말기)로 음식을 구입하거나 챗봇을 통해 상담하는 등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핵심 언택트 성장주로 급부상, 지난달 18일 기준 73조9천344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 기준으로 5위에 올랐다. 격변하는 세상의 상징적 사건들이다.
인터넷이 기업의 서열은 물론 세상을 바꾸면서 올해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는 ‘메타버스(Metaverse)’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결합된 ‘초(超)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계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 자본도 직업도 뒤흔드는 새로운 기회로 등장한 메타버스는 게임·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산업·교육·의료·쇼핑 등 모든 영역에서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생을 지칭하는 Z세대들이 유튜브와 틱톡 등 기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게임보다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체류시간을 늘리면서 메타버스가 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개발한 증강현실(AR) 기반 3차원(3D) 아바타 앱 ‘제페토’가 대표적인 메타버스 사례다. 2018년 8월에 첫선을 보인 제페토는 지난해 3월 누적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0월 1억9천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대 이용자 비중이 80%, 이 중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에 달한다.
인터넷을 넘어 ‘인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은 경제 활동의 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중국 등 주요 국가와 구글·애플·MS 등 글로벌 ICT기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메타버스와 맞물려 있는 XR(eXtended Reality 즉 확장현실: AR·VR·MR을 아우르는 가상융합기술) 시장 규모가 3년 후 6~10배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경제·사회 전반의 XR 활용 확산 △선도형 XR 인프라 확충 및 제도 정비 △XR 기업 세계적 경쟁력 확보 지원 등 ‘가상융합경제 발전 전략’을 마련했다. ICT인프라 고도화 및 시설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지원으로 성큼 다가온 메타버스 시대에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박종렬 가천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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