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로고
2025.07.02 (수) 메뉴 메뉴
위로가기 버튼

[경기시론] 시민자산은 에너지 전환의 마중물

image
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필요한 전력량 대부분을 당진과 태안의 화력발전소에 의존하는 경기 남부지역 대도시들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오래된 건물들에서 효과도 없이 빠져나가는 에너지 구멍을 메우는 일과 상업시설 등에서 과소비되는 에너지사용 총량을 관리하는 일이다. 그렇게 해야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효과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무한정 공급을 중심으로,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에너지정책과 방법은 없다.

 

낭비와 효율, 재생에너지, 세 가지가 ‘대도시’ 에너지정책의 핵심 축이다. 입체화된 공간과 결합한 재생에너지 시설은 기후위기 시대 도시에서 발견한 새로운 에너지원이다. 그 공간을 주행하는 전기차와 전기버스는 그 자체로 에너지 저장 장치이고, 이런 자동차들의 사용 후 배터리는 ‘사용 후 핵연료’와 다르게 재생에너지 발전의 저장고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것을 ‘대물림’하는 것이 좋을지 여러분이 판단해 보시라. 우리는 더 이상 기후위기를 급속하게 촉진하는 대륙붕 유전과 가스전 광구 개발에 매달려 생물종과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인류의 수명을 재촉하지 않아도 된다.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17일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위해 조달했던 시민햇빛펀드(조합원 차입) 원금 일부를 참여 조합원들에게 돌려주고 연 4% 이자도 지급했다. 시민햇빛펀드는 수원시 동부버스공영차고지에 나눔햇빛발전소 10호기 건립을 위해 지난 2021년 2월과 3월 모두 3회에 거쳐 모집했다. 당시 건립비의 90%에 해당하는 13억5천만원 상당을 직접 조합원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조달했으며, 신규 조합원을 포함해 330여명이 출자 가입과 햇빛펀드 약정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중 과반수가 50만~100만원가량의 비교적 소액 참여자들로, 시민조합원(지역주민) 참여 발전사업의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지급한 총액은 6억3천412만원 상당이다. 앞으로 연 단위로 이자가 지급되고 이율도 연 5%로 조정한다.

 

완공된 발전소들은 도로와 상하수도, 전기통신망, 도시숲처럼 도시의 인프라로서 지속가능한 전력 공급원으로 시민들의 안전 자산이 될 것이다. 경기도의 32개 시민발전 협동조합으로 모이는 출자금과 조합원 차입금 등 시민자산은 재생에너지 발전이라는 명백한 목표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당위와 생존의 목적, 상호 신뢰와 협동이라는 선의의 사회적 경제 방법으로 에너지 전환을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이익 보장을 통해 공동체 시민자산을 탄탄히 할 것이다. 극단적인 화석연료 에너지 소비처로서 도시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의 단면이다. 여기서도 티핑포인트는 있어 시민자산이 일정한 경제 규모를 넘어서면 성장 중심 경제를 위해 무한정 이윤만을 좇는 체계를 대체해 새로운 ‘지역 협동경제’를 만들어 갈 것이다.

댓글(0)

댓글운영규칙

-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해될 수 있습니다. 공공기기에서는 사용 후 로그아웃 해주세요.

0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