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배 디지털뉴스부장
올해 태어나는 아이들은 ‘베타(β)세대’로 불린다.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α)세대’의 다음 세대로 호주의 미래학자 마크 매크린들이 제안한 개념이다. MZ세대의 자녀들이며 2025년부터 2039년까지 약 15년간 태어날 아이들이다.
베타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다. 기성 세대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자랐다면 이들은 인공지능(AI)을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시대에 태어난다. 이를 예고하듯 올해 초 등장한 ‘딥시크 R1’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기존 생성형 AI 시장을 위협하며 기술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했다.
이어 생성형 AI 분야의 선두 주자인 오픈AI는 이달 초 ‘딥리서치’를 공개해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해당 기술을 사용한 연구자들은 대학원생이 몇 달에 걸쳐 수행할 작업을 단 몇 시간, 심지어 몇 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불과 3년 전인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이후 AI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한 결과다.
베타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이 같은 AI 기술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활용할 것이다. 유아기에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과정은 성인이 돼 배우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베타세대는 마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AI를 빠르게 내재화할 것으로 보인다.
AI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메타버스, 양자컴퓨터 등 미래 기술이 융합된 환경 속에서 성장할 것이다. AI와 협력하며 학습하고 창작하며 심지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크다. 베타세대는 인류가 가진 문제에 해답을 제시할 잠재력을 갖춘 세대가 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AI 업계는 미국이 선두 주자이고 이를 중국이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캐나다,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도 집중 투자를 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발표된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조사 대상 83개국 중 6위로 올랐지만 강대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빠른 국회 입법, 빅테크 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 국내 유치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우리는 준비와 지원을 통해 다가오는 베타세대를 맞이해야 한다.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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