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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6 (Sun)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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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승용차의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정부가 ‘연두색 번호판’ 도입을 예고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말 ‘법인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 방안 공청회’를 열고 이르면 올해 7월부터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승용차량을 법인 명의로 구입해 자가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탈세의 온상’이라는 비판이 지속된 데 따른 조치다. 공청회 당시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용 번호판 적용 대상은 공공부문(리스차 및 렌터카)·민간부문(리스차)의 법인 승용자동차로, 민간분야 렌터카는 제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업에서 연두색 번호판을 피해 장기 렌트로 이동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중이다.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신규 등록 자동차 수는 2017년 184만5천대에서 2021년 174만9천대로 연평균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 등록 법인차 수는 45만4천대에서 49만9천대로 연평균 2.4%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이 중 ‘1억원 이상’의 고가 법인차는 ‘관용’이 아닌 ‘자가용’(리스차 포함)이 96.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법인차는 구입비·보험료·유류비 등을 모두 법인이 부담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연간 최대 800만원을 차량 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사적 유용 우려가 있는 법인차의 전용 번호판 도입이 현실화 되면서, 전용 번호판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렌터카 업계에서는 반사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법인에서 연두색 번호판을 피해 장기렌트로 넘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적용 대상이 확정된 게 아니다 보니 기업에서도 업계에서도 추후 조치를 전망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기업이 전용 번호판을 피해 장기 렌트로 넘어갈 경우 ‘무늬만 법인차’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법인에서 장기 렌트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민간분야 적용 대상을 렌터카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 중에 있다”며 “리스차만 전용 번호판을 적용하게 되면 이를 피해 일반 번호판과 동일한 렌터카로 넘어갈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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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보려고 옆 동네까지 간다” 파주 농산물센터, 4년째 공사 스톱

“기초 파일공사만 해놓고 공사가 4년째 멈췄습니다. 짓겠다는 건지, 짓지 않겠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6일 오후 2시께 파주시 와동동 1518번지 운정1∼2지구 내 농협하나로유통의 운정농산물종합유통센터(농산물종합센터) 신축 현장. 이곳에서 만난 시민까페모임인 운정신도시연합회 이승철 회장이 가리킨 곳에선 철제 펜스만 설치된 채 공사 차량이 한 대도 출입하지 않고 있었다. 주위에 아파트들이 속속 건축되거나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으나 농산물종합센터 신축 현장은 사방이 고요했다. 인근 고층아파트에서 내려다본 현장은 둠성듬성 기초파일만 심어 놓았고 마른 수풀만 무성해 장기간 공사가 중단됐음을 알 수 있었다. 인허가 알림판이 부착된 녹슨 철문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고 현장 주변은 불법 주차가 난무했다.  파주 운정1∼2지구 내 농협하나로유통의 운정농산물종합유통센터 신축 현장이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어 입주민들이 원거리로 장을 보러 가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운정농산물종합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2013년 파주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당시 800여억원을 들여 2015년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2만6천572㎡에 지상 2층, 전체 면적 1만1천550㎡ 규모로 농산물직판장, 도소매점, 집배송장 등을 갖추기로 했다. 이어 2015년 9월 파주시와 투자협약식을 열면서 2018년까지 운정신도시에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은 제때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17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건립 부지를 매입, 소유권을 이전한 뒤 2018년 12월 파주시로부터 인허가를 받은 뒤 착공계까지 냈지만 대내외 경제 침체로 인한 사업성 악화로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공사 시작 1년이 지나지 않은 2019년 12월 공사가 중단됐다.  이승철 회장은 “운정1∼2지구 입주에 맞춰 열겠다고 약속한 뒤 건립 인허가를 받은 농협하나로유통이 지금까지 화장실 하나 짓지 않고 있다”며 “신뢰가 생명인 농협이 입주민 장보기 편의를 내팽개친 불신용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농협은 타 농협하나로마트 지점들의 매출 감소와 경쟁 업체들과의 출혈 경쟁으로 운정농산물종합센터 건립공사를 잠정 중단했다고 파주시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사가 중단되자 입주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운정1∼2지구 가람마을 및 해오름마을 입주민들은 “농협이 농산물종합센터를 짓겠다는 보도를 접하고 입주했는데 수년째 짓지도 않는다”며 “운정점이 건립되기 전까지 차로 20분 거리인 고양시 대화동 농협하나로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언제까지 장보기를 남의 동네에서 해야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시 관계자는 “조속히 공사가 재개되도록 행정사항을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인근에 신교하농협의 하나로마트 조기 개점 등 주민 편의를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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