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장으로 변한 국감장

11일 오후 5시께 한국마사회 본관앞.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위해 국감장소로 속속 입장하고 있었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과 조교사협회,기수협 등 경마관련 3개 단체 회원 300여명이 두줄로 도열해 피킷을 들고 박수를 치는등 이색적인 모습으로 의원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기획예산처가 지난해 4.3%였던 마사회의 사업이익률을 내년엔 6%로 끌어올리라고 지침을 내린 것에 반발을 표시하기 위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들은“마사회가 마권세 등으로 17%의 세금을 내고 있는 마당에 기획예산처가 달성 불가능한 사업이익률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 경마사업을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이익률이란 기업이 사업을 통해 얼마만큼의 사업이익을 실현하였는가를 나타내는 비율로 매출원가 및 판매 관리비의 관리에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마사회가 이런 지침에 맞추기 위해서는 매출원가에 해당하는 세금을 줄이거나 인건비, 경마상금, 경마시행에 필요한 고정비용이 축소돼야 한다.

문제는 정부 관련부처의 입장이 다르다는데 있다.

마사회 감독부처인 문화관광부는 도박화와 사행심 조장을 우려해 현재 10만원인 마권발매 상한선을 하향조정하는 등 매출액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예산처는 정부 산하기관에 대한 경영혁신차원이니 만큼 반드시 실현돼야 하며 지속적으로 경마매출이 늘고 있어 내년말까지는 목표달성에 무리가 없다고 주장하는등 매출액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오는 25일 청와대 앞 집회, 11월21일 시한부 파업에 이어 내년 4월 총선 40일전 무기한 전면 파업을 벼르고 있다.

정부와 마사회의 이런 대립의 틈바구니에서 경마팬만‘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과천=이동희기자(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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