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등 경쟁적 진출… 영세업체 고사 위기
고양에서 20년 가까이 자판기 운영업에 종사하는 강모씨(48)는 최근 대기업들의 무차별 자판기 운영업 진출에 밤잠을 이루지 못 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강씨는 최근 고양의 H백화점 자 판기 물품 공급 입찰에 참여했다 높은 입찰가격으로 치고 들어오는 대기업 계열사에 사업권을 빼앗겼 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약이 만료된 다른 거래 처의 자판기 운영 입찰 때마다 대 기업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늘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강씨는 “신규 거래처 확보는 아 예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대기업 들이 기존 사업장을 언제 빼앗을지 모르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말 했다. 또 다른 자판기 운영업자 윤모씨 (49)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윤씨와 거래하던 모 공공기관이 터무니 없이 높은 입찰 가격을 제시한 대기업 계열사에게 사업권을 넘기려고 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간신히 설득을 통해 사업권을 지 켰지만 언제 사업권을 빼앗길지 모르는 불안감에 빠져있는 상태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SSM(기업형 슈퍼마켓)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업역인 생계형 자판기 운영업까 지 점차 잠식해 나가면서 영세 관련 사업자들이 고사 위기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도내 자동판매기운영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롯데칠성음료, 동아 오스카, 코레일 유통 등 유통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자판기 임대업에 진출, 기존 영세 업체들이 운영하던 대학 및 공공기관들의 자판기 운영 사업권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들 유통 대기업들은 막강한 자 본력을 바탕으로 자판기 운영을 기존 입찰가격의 배 이상을 제시하며 영세 업체들의 사업권을 빼앗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안양의 D대학, 안성의 J대학교, 평택의 P대학 등의 자판기 운영권을 갖고 영업을 하고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코카콜라음료도 여주의 Y대, 공항철도, C산업대학 등의 자판기 운영권을 잠식했으며 동아오츠카도 용인의 M대학교, K자동차, I대 학병원 등에서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코레일유통은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역 등의 자판기 운영을 독점적으로 하면서 최근 몇년 사이 다른 공공기관이나 대형 사업장에 자판기 운영권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한 관계자는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 상권을 장악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최근 대기업 들이 전방위적으로 중소업체 및 상 공인들의 영역까지 무차별 진출 중소업체들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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