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5명의 어린 천사들과 함께 목숨을 잃은 ‘샘터조기교실’ 임성창 원장(33·파주시 금릉동 199-6)의 희망은 자폐아, 뇌성마비 등 정신지체아동에게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학교를 설립해 주는 일이었다.
임원장은 양친 모두가 농아라서 이 꿈은 더욱 절실했다. 부모가 선천적 장애를 안고 산다는 사실을 깨친 임원장은 중·고등학교시절 우수한 학업성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87년 G복지대학 특수교육학과에 입학해 꿈을 키워나갔다.
정신지체아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안 임원장은 지난 93년초 고양시 토당동 현재 위치에 지금의 학원을 설립했다. 현행법상 정신지체 아동들을 교육할 수 있는 사설학원은 설치할 수 없어 인가를 받지 못했다.
곧이어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졸업한 송은수씨(29)와 결혼한 임원장은 비인가 시설임에도 장애아들인 동진(4), 동현(5) 등 자신의 두 아들이 남들못지않게 자라도록 열심히 일했다.정원장의 소문은 서울 일대까지 알려져 임원장에게 자식을 맡기기 위해 고양시로 이사하는 부모들도 있었다.
사고 차량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양진영군의 아버지 양명수씨(45·고양시 마두동)는 “부천에 살다 아들이 다니는 병원에서 임원장의 소문을 듣고 지금의 강촌마을로 이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씨는 “부모도 장애인인데다, 뚜렷한 신념을 갖고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했다는 말을 다른 학부모로 부터 듣고 임원장에게 우리 아이를 맡기기로 결심했었다”며 젊은 일꾼의 죽음에 넋을 놓았다.
임원장의 친구인 송해성씨(34·현대자동차 벽제영업소 근무)는 “임원장이 최근에는 너무 힘들다며 운전기사를 구하는 중이었다”고 말하고 “조금만 서둘렀다면 이같은 비운은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애통해 했다./고양=한상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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