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에서 소식이 끊긴 언니를 만나기 위해 지난 5일 무작정 부천에 상경했다가 길을 잃은 김정예 할머니(75·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는 앞이 캄캄했다.
김할머니는 너무나 변해버린 부천의 도심지가 생소할뿐만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언니의 집 주소도 모르는데다 전화번호마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에 주저앉은 할머니는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지치고 힘에 겨웠다.
김할머니가 부천남부경찰서 심곡파출소에 구원을 요청한 것은 이날 오후1시께.
김할머니가 기억하는 언니 김순이씨(80)는 2∼3년전에 부천에서 수영장을 운영했다는 것과 언니의 호주가 구씨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뿐이었다.
심곡파출소 오경환 경사는 우선 관내 삼영수영장 등 5개소를 수소문하는 동시에 주민조회를 실시, 구씨 성을 가진 사람의 인적사항을 발췌한 다음 관할 동사무소에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을 일일이 확인했다.
오경사는 김할머니가 언니를 찾지 못하면 어떻게하나 하는 생각에 불안하고 피곤한 기색을 보이자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말벗이 돼 주었다.
4시간에 걸친 수소문끝에 언니가 원미구 춘의동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김할머니는 언니를 상봉한다는 감격보다는 오경사를 비롯한 경찰의 친절함에 대한 감사의 눈물을 글썽였다.
김할머니 자매는 저녁이라도 하고 가라며 오경사의 소매를 놓아주지 않았으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뿐이라는 오경사의 정중한 사양에 섭섭한 마음을 달래며 듬직한 민중의 지팡이를 보는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부천=조정호기자 jh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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