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정신

하드디스크는 한마디로 컴퓨터의 본체에 장착된 보조기억장치다. 컴퓨터의 기억장치는 주기억장치와 보조기억장치로 나뉘는데 주기억장치는 ‘휘발성’으로 PC를 끄는 순간 모든 기록이 날아가 버린다.

이에비해 보조기억장치인 하드디스크는 PC상에서 작성된 모든 문서나 파일이 그대로 기록, 보존된다. PC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자신이 작성한 데이터를 삭제하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복구할 수 있다.

대부분의 PC사용자가 사용하는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상에서는 ‘휴지통’을 통해 자신의 작업 흔적을 없앨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다양한 특수프로그램을 이용, 지워진 문서를 살려낼 수 있다.

특히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전기충격 등으로 인해 하드디스크가 파손되면서 모든 기록들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해도 전문가들의 손에 넘어가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복원된다. 딱딱한 매체의 기록장치라는 의미의 하드디스크는 크기가 보통 가로 10㎝, 세로 15㎝정도이며 제품마다 일정용량이 있어 용량을 초과해 작업이 지속된 경우, 초기에 작성한 문서나 파일은 지워질 수도 있다.

요즘 소위 ‘언론대책문건’파동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중앙일보 문일현 기자가 귀국직전 노트북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것으로 밝혀져 검찰수사가 암초에 부딪쳤다. 검찰은 기록을 복구할 대상자체가 없어져 디스크를 교체한 경위에 의혹을 갖고 기존 하드디스크의 행방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또 문기자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신변보호’등을 목적으로 누군가에 맡겨 보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 부분도 추궁중이라고 한다.

유감스럽기 짝이 없는 ‘언론대책문건’의 흑백은 밝혀지겠지만 하드디스크 보다 정확한 것은 사람의 정신이다. 정작 누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지 궁금하다./청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