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한길만 걸어온 조경수씨

30년 이상을 도자기를 굽는 한길만 걸어온 조경수 조경민속도예연구소장(58·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242의2)의 요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를 지경이다.

소성(燒成)이나 숙성도, 초벌구이상태, 가마온도, 유약건조상황 등 한점의 도자기를 분만(?)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일일히 챙기는 일 외에 또다른 작업거리가 생긴 탓이다.

흙으로 축구공을 빚은 뒤 이를 연한 풀잎형태의 받침대에 얹은 작품.

모든 도자기들이 다 그의 분신(分身)이지만 이 작품은 3년전에 얻은 늦깎이다.

그래선가. 이 작품에 쏟은 그의 정성도 유별나다.

“모든 국민들이 성원하고 있는 월드컵 행사가 우리의 도자기를 제대로 알리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죠.”

처음부터 월드컵을 겨냥해 빚었고 특허청 문턱이 닳도록 출입한 결과 실용신안과 의장등록특허 등을 받았다.

사실 고령토로 완벽한 원형(圓型)을 만드는 작업도, 2천∼3천도를 웃도는 화염속에서 한치의 갈라짐도 없게 굽는 정확성도 다 만만찮은 일이었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든 작품들을 시집 보내는 일(판로문제)이 그가 앞으로 넘어야 할 준령이다.

도예가에서 장사꾼으로 나서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2002년 월드컵조직위측과 이 작품의 총판권을 놓고 협의중으로 시장규모 1천500억원대에 행사기간까지 100만개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도자기도 널리 알리고 외화도 버는데 장사꾼이라고 흉을 좀 보면 어떻습니까?”

귀엣머리는 희끗희끗해도 가슴은 늘 청년이라는 것이 그의 최근 심경이다.

/여주=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