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해방감 휘청거리는 수험생들

경기·인천지역 청소년거리마다 수능 해방감을 만끽하려는 수험생들이 넘쳐나 밤늦도록 북새통을 이뤘다.

17일 오후 5시30분 시험장 문이 열리면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수험생들은 해방감을 만끽하려는듯 무리를 지어 호프집, 노래방, 극장 등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수원 로데오거리, 안양 일번가, 부천 중동, 인천 주안역 일대는‘사람 정체현상’을 빚을 정도로 10대 물결로 넘쳐났다. 재학생부터 재수생, 삼수생, 또 이들을 응원했던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밤 10시 넘어설 무렵 수원 역전 H노래방에 들어서자 곳곳에는 수험생들로 보이는 10대들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풀어 버리려는듯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댔으며 어둠이 짙은 골목 곳곳에서는 등을 두드려가며 속을 게워내는가 하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친구의 등에 업혀 어디론가 가는 여학생들의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평소 10대들로 넘쳐나던 수원 남문 로데오거리에는 술에 취한 10대 5∼6명이 어깨동무를 한채 비틀거리며 걷다 맞은편 사람과 어깨가 부딪히자 서로 언성을 높혀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같은시각 안양1번지 주변의 소주방과 호프집들은 수능해방을 만끽하려는 수험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며 노래방에서는 괴성만이 흘러넘쳤다.

부천 중동지역 노래방과 호프집 등도 넘쳐나는 수험생들로 인해 밤늦도록 간판불을 밝힌채 성업중이었으며 주점입구마다 술취한 동료의 등을 두드려대는 10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천 주안역 부근 콜라텍에도 몸과 머리를 마구 흔들어 대는 10대들로 가득했으며 인근 당구장에는 불을 밝힌채 당구공 부딪히는 소리가 밤늦도록 들려왔다.

인천 ‘라이프Ⅱ’호프 화재참사와 관련, 경찰과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밤 8시부터 12시까지 청소년을 즐겨찾는 유흥업소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였으나 수험생들의 ‘참았던 욕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능울타리’에 갇혀 그동안 억눌려왔던 수험생들의 감정표출은 새벽까지 계속됐다.

/이관식 kslee@kgib.co.kr 한경일 gihan@kgib.co.kr 김창우 cwkim@kgib.co.kr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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