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뽀>정신지체자들 자활의 꿈 일궈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일반인과 함께 살 수 있다’

19일 오후 7시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정신보건센터 회의실. 100여명의 정신질환자와 가족, 자원봉사자들이 한데 어울려 소시오 드라마(socio drama)에 참여해 재활의 꿈을 일구고 있었다.

이 드라마는 정신질환자들이 정기적인 약물투여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나 사회적인 편견과 병을 숨기려는 가족들로 인해 사회적응을 할 수 없는 현실을 고발했다.

이날 행사는 정신질환자의 사회적응을 돕는 대학생 자원봉사 모임인 돋을볕이 2000년 4월4일 정신건강의 날에 정신질환자들이 일반인과 자전거를 함께 탈수 있도록 자전거 마련을 위해 열렸다.

정신질환자들이 만든 찰흙 인형, 난초, 분재 등 섬세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 판매됐고, 장기자랑, 플룻 기타 연주를 하는 이들의 공연과 솜씨는 정상인과 다름없었다. 이승훈 등 연예인들의 공연도 이어지며 다채롭게 진행된 행사에 참여한 정신질환자들은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하루를 보냈다.

또 이들의 자활의지를 북돋기 위해 학생들이 판매용으로 마련한 음식 메뉴판도 클로자릴(모듬안주), 할돌(과일), 브롬(사라다), 리튬(골뱅이) 등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이름으로 표기, 튀는 기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위의 사랑과 관심만이 이들을 재활시킬수 있다. 정신질환자들이 일반인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대학생 자원봉사자 30여명은 이 행사에 참여한 환자 가족과 일반인들에게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아주대병원 정신과학교실 조희수씨는 “정신질환은 흔한 병이고 완치가 가능하지만 사회적인 편견 등으로 환자들이 사회적응을 못한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회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김창우기자 cw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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