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실향민 할머니가 40여년동안 나무를 키워 모은 재산을 꿈나무 육성을 위해 내놓았다.
북한산 자락에서 관세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주(84·고양시 효자동 122)할머니는 지난 1월 40여년간 나무를 길러 모은 재산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은주육영회’를 설립하고 첫 사업으로 지난 13일 고양종고 등 고양시 관내 9개 중·고교생 11명에게 1년치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김할머니는 내년에는 장학금 수혜자를 50여명으로 늘릴 계획으로 재원마련을 위해 평생 일궈온 1만6천여평의 땅과 각종 수목 등을 정리하고 있다.
“사람은 나무하고 똑같이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는 김할머니는“나라에 인재가 많아져야 통일도 앞당길 수 있다”며 장학재단의 설립 이유를 밝혔다.
지난 51년 1.4 후퇴 때 고향 평양을 떠나 서울에 자리잡은 김할머니는 명동에서 음악다방을 하며 모은 돈으로 북한산 자락 땅을 구입, 지금의 관세농원을 키워왔다.
김할머니는 농원 개척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쟁으로 고아가 된 조카 4남매를 뒷바라지해 지금은 모두 대학을 졸업시켜 번듯한 생활인으로 성장시켰다.
아이를 가질 수 없어 첫 결혼도 실패했다는 김할머니는 “앞으로 수백, 수천명의 자식이 생길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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